원아는 이연이 이런 요구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려 할 때 소남이 말했다.“그거 괜찮은 방법이네요.” 그는 한마디로 승낙했다.원아는 놀랐다.‘소남 씨가 설거지를 한다고?’원아는 소남이 전자레인지도 잘 사용하지 못하는 남자라는 걸 기억했다. 주방의 전자제품은 그와 큰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다.이연도 충격적인 표정을 지었다.‘당당한 T그룹 대표, 문씨 가문의 후계자가 정말 설거지를 맡겠다고?’세 아이는 서로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오히려 밥을 먹는 속도가 더 빨라
“우리 아빠는 결벽증이 있으니까 깨끗하게 설거지할 거예요.”헨리는 정색하며 말했다.이연은 웃음이 세어나오는 걸 막기 위해 입을 가리고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소남은 설거지를 하다가 자기 아들의 말을 듣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말 하는지 다 들린다.”헨리는 입을 틀어막고 히죽거리며 말했다.“아빠, 열심히 집안일을 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요!”“맞아요! 정말 멋져요!” 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나중에 저도 현욱 씨한테 해보라고 할게요.”“현욱이한테는 저녁을 만들어 달라고 해요.” 소남은
원아는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문을 열며 말했다.“그럼, 같이 들어가요.”이연은 원아의 침실에 들어가 심플한 디자인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솔직히 말해서, 초설 씨, 내가 오늘 밤 여기에 있는 게, 정말 방해되는 거 아니에요?”“아니요.” 원아는 옷장을 열고 안에서 입지 않은 새 잠옷 한 벌을 꺼냈다. “오히려 이연 씨가 여기 있어서 나 마음이 더 편해졌어요. 이 잠옷은 내가 입지 않았는데, 오늘 저녁에 연이 씨 이 옷을 입는 게 어때요?”이연은 받아서 웃으면서 말했다.
원아의 방 밖에 헨리가 서서 간절히 보고 있었다.이 아이는 방 안에서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들어가서 엄마와 이야기하고 싶었다.소남은 위층으로 올라가 막내아들이 버려진 아이처럼 억울하게 원아 방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헨리야, 왜 아직도 방으로 돌아가지 않았어?”“아빠, 저 들어가고 싶은데 들어가도 돼요?” 헨리는 머리를 돌려 입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안 돼, 오늘 밤은 우리 모두 방해하면 안 돼.” 소남은 아들의 손을 잡고 헨리를 자기 방으로 데려다 주었다.헨리는 소남
소남은 친자 확인 검사 결과 보고서를 꺼내 임문정에게 건네주었다.“이것은 아이들이 가짜 원아의 신분을 의심한 후 몰래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나서 나온 결과입니다. 친자 확인 결과로는 그 여자는 아이들과 아무 관계도 없었습니다.”임문정은 친자 확인 검사 결과를 받아 마지막 감정결과를 펼쳐 보았다.“아이들이 직접 몰래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어?”“예, 아이들은 안씨 저택의 한 운전기사한테 부탁해서 보호자 사인을 받았습니다.”소남이 말했다.임문정은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아이들이 정말 너랑 닮았네. 지금은 나도 그 원아가 가
소남은 임문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지사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면서 사모님을 잘 위로해주시면 됩니다.”“알겠다.” 임문정은 한마디로 승낙했다.소남이 줄곧 임문정 부부에게 숨긴 원인은 아마도 주로 주희진일 가능성이 더 컸을 것이다.만약 주희진에게 이 모든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면 주희진의 성격상 참지 못하고, 분명히 울면서 마지막에는 결국 ‘염초설’의 진짜 정체를 밝혀버릴 것이다.그때가 되면 보이기에는 모든 것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은 더 큰 위험요소가 뒤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도 모르는 일이었고. 그것이 오
“왜? 안돼? 우리 하룻동안 만나지도 못하고 이제 겨우 만났어, 내 여친하고 포옹하고 뽀뽀하는 게 뭐가 문제야?”현욱은 이연의 부끄러움을 눈치채고 그녀를 더 꽉 껴안았다.최성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타이핑하며 USB에 파일을 복사했다.이연은 마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전혀 대수롭지 않다는 것처럼 여유롭게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듣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근심 어린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현욱 씨,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잖아, 내가 뭘 하면 되죠?”현욱은 이연의 볼에 뽀뽀했다.“좀 있으면 알게 될 거
성진은 자신 있게 말했다. 사윤을 통해서 쉽게 정보를 빼내올 수 있었다면 자신이 현욱과 함께 굳이 하룻밤을 보내면서 힘들게 정보를 얻을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현욱의 손을 부드럽게 두드리자, 그는 더욱 이연을 꼭 껴안았고, 이 포근한 느낌이 그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 매우 좋았다.곧이어 사무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났고 현욱의 비서가 문을 밀고 들어와 보고했다. “대표님, 아래 회의장의 모든 준비를 다 끝마쳤는데 지금 기자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할까요?” “준비해.” 현욱이 말했다.“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