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된 이상, 세세한 것까지 다 알아야겠어. 정말 갈 건지, 어떤 차를 살 건지, 그 차를 누구한테 선물할 건지까지도 다.’ 주희진이 임미자와 함께 다 된 음식을 차리며 소파에 있는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식사하세요.”찻잔을 내려놓은 원아가 임문정과 함께 몸을 일으켜 다이닝 룸으로 걸어갔다. 네 사람이 식탁에 둘러앉자, 임영은이 내려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원아가 물었다. “이모, 영은 씨는요?”주희진이 한숨을 쉬며 설명했다. “영은이는 몸이 아파서 이틀 전에 또 입원했어.”원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
원아의 마음이 따뜻해졌다.주희진의 관심 어린 말들은 마치 일상생활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관심을 갖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괜찮아요, 한 가지 일을 더 하는 거니까, 아직은 감당할 수 있어요.” 국을 다 먹은 원아가 젓가락을 들고 음식을 집어 먹기 시작했다. 음식은 모두 주희진이 직접 준비한 것으로, 손님을 접대하기에 적합한 가정식 요리들이었다. 원아가 천천히 여러 요리를 맛보았다.‘특별히 맛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엄마만의 손맛이 느껴져. 내가 정말 그리워했던 맛이야.’ 임문정과 눈빛을 교환한 주희진이 다시 물었다.
원아가 눈살을 찌푸렸다.‘전에 그 가짜 원아가 해외에 산다는 건 다 소남 씨가 위조한 건데... 아빠 엄마가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지금 큰따님이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 원아가 떠보듯 물었다.임문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지난달에 외국에 있는 원아가 보낸 소포를 받았는데, 그 위에 주소가 있었어. 아무래도 거기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저씨의 친구한테 좀 찾아봐 달라고 부탁하려고. 원아가 기억을 잃고 너무 여기저기 자유롭게 놀러 다니는 바람에 우리조차도 그 아이를 찾기 힘든 상황이란다.”임문정
휴대전화를 든 원아가 연결되지 않는 전화와 시간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직 이르구나.’그녀는 서류 가방을 내려놓고 어수선한 아파트 내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 시간 후, 원아는 가지런히 정리를 마쳤으나, 알렉세이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무슨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인지 다시 전화를 걸어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던 그녀는 옆에 놓인 종이에 메모를 남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아파트를 나선 원아는 택시 한 대를 잡아 별장으로 향했다. 시간은 이미 밤 11시를 지나고 있었다.거실에 들어간 원아는 아무도
‘항상 다른 사람의 보살핌만 받으며 살아왔을 거야, 혼자 우유를 데운 적이 있기는 할까?’‘이 일도 시간이 늦지만 않았다면, 가정부가 했을 거야.’“대표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전자레인지가 작동하는 것을 지켜보던 원아가 몸을 돌려 소남을 바라보았다. 소남은 원아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오늘 식사할 때 들은 이야기인데요, 지사님께서 친구분께 대표님의 아내인 원아 사모님을 찾아달라고 부탁할 생각이라고 하셨어요.” 원아가 말했다.소남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원아를 찾을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술을 좀 마셨습니다.]알렉세이가 자신이 취한 것에 대한 핑곗거리를 찾으려 했다. 그는 요 며칠 줄곧 술을 마셨다. 원아가 문소남의 곁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알렉세이의 마음은 평온할 수 없었기에 끊임없이 그녀를 자신의 곁으로 데려오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다. 그러나 원아는 알렉세이가 이렇게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는 술로 근심을 달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그의 허스키하고 약간은 퇴폐적인 말투를 듣던 원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알렉세이,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는 거야?” 알렉세이는 오랫
방안의 인기척이 사라지고, 밤이 깊어 공기가 더욱 차가워진 후에야, 소남은 자신의 침실로 돌아와 남은 업무를 처리했다. 원아가 납치당하기 전, 소남은 훈아를 문씨 가문의 후계자로 양성하여, 대학교를 졸업한 아이에게 T그룹을 인수하게 하고 원아와 함께 세계 일주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소남은 빨리 일을 처리하여 원아를 자신의 곁으로 돌려놓을 생각만 하고 있었다. 소남이 느릿느릿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 한 통을 걸었다. 동준의 부주의로 인해 소포의 주소가 노출된 것이었기에, 그는 한밤중에 동준에게 연락하는 것을
원아가 생각하기엔, 그렇더라도 임문정 부부가 분명히 여전히 자신을 의심할 것 같다.원아는 다소 난처했지만, 그래도 일단 승낙했다.“네, 제가 점심때 가겠습니다.”“그래. 그럼 나도 초설이 일을 방해하지 않을게.” 주희진은 ‘초설’이 승낙하는 것을 보고 말투가 경쾌해졌다. 마치 ‘초설’이 소개팅에 나가기만 한다면 반드시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주희진 눈에는 ‘초설’은 아주 우수한 사람이고, 임문정이 추천한 그 사람도 아주 우수하니 이렇게 비슷하게 훌륭한 남녀가 만나게 된다면 반드시 서로를 마음에 들어할 것이다.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