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는 눈앞의 남녀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눈앞에 중요한 일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두 사람을 룸에서 쫓아내 버렸을 것이다.김유주는 그녀가 자기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임수호의 귓가에 뭐라고 속삭이는 듯했다.“인터넷에서 원아의 흑역사와 관련한 자료가 있다고 하는데 그게 뭐지?”장나라가 급하게 물었다. 김유주는 오늘 한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물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원아의 흑역사에 관련된 자료를 고가로 구매하겠다는 내용이었다.그녀는 지난번 해외여행을 할 때 원아를 만나
임수호는 그녀의 잔에 얼음 한 조각을 넣어주었다.“자기는 정말 즐길 줄 몰라. 이 술은 독하지만 맛있어. 기다려 봐. 얼음을 좀 넣어줄게. 네가 취하면 귀찮아지니까.”그는 취한 그녀를 감당할 수 없었다.김유주는 술을 받고 또 한 모금 마셨다. 얼음으로 희석된 위스키는 목넘김이 아까보다 훨씬 좋아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가 싫어졌다.‘역시 벼락부자는 달라. 품위가 전혀 없잖아. 위스키에 얼음을 넣어서 마시다니.’‘이제 나도 돈이 생겼으니 이 남자와 만나는 게 귀찮아지는 걸? 얼굴로, 몸매도 게다가 관계에 있어서도 별로야!’
“정말 보기 흉해요.”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빨리 다시 가려야겠어요, 아이들이 놀랄 수 있을 것 같아요.”만약에 헨리와 원원이 이 상처를 보면 틀림없이 울 것이다.소남은 그녀의 이마를 어루만졌다.“난 괜찮은데.”사윤은 가볍게 웃었다.‘두 사람은 정말 옆에 있는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군.’그는 깔끔한 솜씨로 상처를 싸맸다.“제가 상처를 꿰매는 솜씨 하나는 훌륭합니다. 담백한 음식만 먹으면 흉터가 남지 않을 거예요.”“네, 선생님을 믿어요.” 원아는 가볍게 웃으며 거울을 들고 상처를 싸맨 자리를 살펴보았다
“그날은 내가 잘못했어요. 너무 급하게 진실을 알려고 했거든요. 유미 씨의 감정은 신경도 쓰지 않고서 말이죠. 그래서 생각없이 그녀를 자극하는 말을 해버렸어요. 사실, 난 유미 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가서 함께 있고 싶어요.”원아는 소남의 손을 잡고 허락해 달라고 속삭였다.“소남 씨, 나를 가게 해줘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무 미안해질 거예요.” 그녀는 유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소남은 그녀를 어쩔 수 없었다. 원아는 연약해 보이지만 일단 어떤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비록 마지막에 문소남이 그 사장에게 다른 방안을 제시해, 출구를 가르쳐 주긴 했지만.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사장은 지금 이전보다 몇 배는 더 나아진 생활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당시 문소남의 냉담함과 무자비함은 앞다투어 보도되었고, 많은 사람이 그를 비난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기의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문소남은 원아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이 결정한 것을 바꾸는 사람이 아니었다.원아는 문소남의 인생에서 항상 의외의 존재였다.민석은 백미러를 통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문소남은 노트북을 펴고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유미는 감았던 눈을 떴다. 그 눈에는 한이 가득히 서려 있었다.데릭은 평소에 말이 많지 않아서 가끔 한두 마디는 흘려들으면 됐다. 그리고 유미는 다시 자기만의 슬픈 세계로 빠져들었다.하지만 원아의 말은 무시할 수 없었다…….유미는 자리에 앉았다. 수술을 한 후라 연약해진 몸은 똑바로 앉을 수 없었고 손도 계속 떨렸다.“원아 씨, 여기서 능청스럽게 연기하지 말고, 가지고 온 것들을 가지고 꺼져요!”원아는 그녀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곰탕 그릇을 내려놓고 병상 옆으로 갔다. 그리고는 허리를 굽혀 절했다.“죄송해요.”데릭이
문 밖에서 기다리던 소남은 원아가 나오는 것을 보고 얼굴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여보.”“소남 씨, 우리 가요.” 원아는 유미가 정신을 차린 모습에 기분이 정말 좋았다.“음.” 소남은 얼른 그녀의 손을 잡고 그 곳을 떠났다.경호원은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다.“우리 대표님이 부드러워도 너무나 부드럽네요…….”“사모님한테만 그래요.” 다른 경호원이 말했다. “우리 형님이 그러던데 대표님은 애처가래요. 역시, 오늘 보니 정말이네요.”그가 말하는 형님은 에런이었다.“맞아요. 남자의 변덕스러움이
“주방에 가서 장인어른을 도와드릴게요.” 소남은 원아의 얼굴에 가볍게 뽀뽀하고 와인 2병을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네.” 원아는 빙그레 웃으며 주방 앞까지 그를 따라간 뒤 되돌아왔다.주희진은 소남이 원아를 잘 돌보지 않아 불만이 있었는데,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에 불만이 점차 사라졌다.때때로 티격태격할 수는 있지만, 서로 잘 해주면서 행복하면 그걸로 됐다. 그렇기만 하다면 엄마인 주희진도 안심할 수 있었다.“원아야, 우리 같이 꽃꽂이 할래?” 주희진은 검은색 도자기병을 원아 앞에 내려놓았다.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흰나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