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남은 이번 수법이 왠지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원아와 블루캐슬에 있을 때, 페르시안 고양이가 사람을 다치게 했던 수법과 똑같았기 때문에 의심이 커졌다.동준는 냉정하게 분석했다.“대표님, 이런 독사는 아시아 내에는 거의 없습니다. 혹시 있더라도 암시장 같은 데서나 찾아볼 수 있을 것 같고요.”소남은 눈을 가늘게 뜨고 다문 입술에 힘을 주었다. “송현욱에게 연락해서 독사의 출처와 구체적인 뒷거래 기록을 찾아달라고 해.”그는 이번 사건의 뒤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렴풋이 짐작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다.하지만 일단 그를
문소남의 표정에서 용의자의 신분이 그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소남의 준수한 얼굴은 우박으로 뒤덮인 듯 음침했고, 다이아몬드 같은 눈동자는 곧 불어 닥칠 폭풍을 예고하고 있었다.‘원아가 이런 일을 당하다니!’‘참을 수가 없어!’‘이런 느낌은 정말 싫다!’소남은 원아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양심의 가책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그는 원아에게 행복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곁에서 또 한 번 위험을 감당해야 했다. 독사에 물릴지도 몰랐을 그녀와 옷 아래 사이
누군가 영은에게 찬물을 끼얹었다.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 사방을 둘러봤다. 버려진 공장 같은 곳에 녹슨 철제 선반과 구식 기계가 놓여 있었다. 너덜너덜한 창문은 곧 떨어질 것처럼 매달려 있었다.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바람이 불어들자 녹슨 선반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며 공포영화를 연상시켰다.그녀는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갑자기 자신이 병원에서 남자들에게 맞아 기절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영은은 몸부림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녀는 그제야 손발이 밧줄에 묶여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다
차가운 빛을 내뿜는 날카로운 칼이 임영은의 뺨에 닿았다.옷자락을 움켜쥔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그녀는 두려움을 애써 참으며 더듬거리며 말했다.“소…… 소남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칼은…… 위험해요…… 그것 좀 나에게서…… 멀리 둘 수는 없나요…….”그는 여전히 잘 생겼고 모든 사람이 주목할 만한 모습이었지만, 지금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원망과 혐오감이 가득했다. 영은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문소남은 나를 너무 미워해!’ 그녀는 지금 상황을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그가 자신에게
소남은 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영은을 바라봤다. 그녀는 넋이 반쯤 나간 모습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설도엽은 일 처리를 깔끔하게 하는 사람이야. 단 한 번도 흔적을 남긴 적이 없어. 그런데 이번에는 어떻게 이렇게 금방 꼬리를 밟혔지?’도대체 그는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찾아냈을까? 만약 사진이 유출되기라도 하면, 그녀의 연예계 활동은 완전히 무너질지도 몰랐다!십 년 전, 연예계에서는 전국을 뒤흔든 ‘사진 스캔들’이 있었다. 그 사건으로 국내 연예계에서 힘들게 키워낸 뛰어난 여자 연예인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인기
병원에 있는 동안, 원아는 이제 자신은 영원히 병원과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전에 교통사고로 다친 다리가 이제 겨우 회복되었는데, 다시 독사의 공격으로 아이가 유산될 뻔한 위기에 처했다.소남과 함께 하는 동안, 몇 번의 사건, 사고가 있었고 그때마다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그와 관련이 있었다. “원아, 너 혹시 대표님과 궁합이 안 맞는 거 아니야? 예전에 네가 대표님과 같이 있지 않을 때는 얼마나 근심 걱정 없이 살았니. 메일이 평온하고 순탄했잖아. 감기도 거의 안 걸리고 아주 건강했다고! 그런데
원아가 속으로 소남이 임영은을 납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고 있을 때 어디선가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어떤 방법을 찾든 맞는 골수를 찾아야 해! 의사가 골수 이식이 아니면, 재원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고 했어. 그 아이는 내 소중한 아들이야. 당신의 유일한 자식이기도 하고. 그 애가 죽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남자는 그녀를 위로했다.“조급해하지 마. 꼭 적합한 골수를 찾을 수 있을 거야.”남자의 목소리가 익숙하다고 느낀 원아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돌아봤다. 복도 끝에 소남의 비서 동준이
그녀를 잘 알고 있는 동준은 그녀의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무슨 말을 하려다 관뒀다. 지금은 솔직하게 말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한숨을 쉬며 입을 다물었다. 성격이 털털한 이연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동준에게 농담을 건넸다. “동 비서님, 우리 회사 여직원들은 모두 비서님이 ‘골드 미스터’인 줄 알았는데, 아들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대단 한데요! 아드님은 몇 살이에요?”동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오 년 전, 백문희과 이혼했을 때는 그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제가 이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