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은 곧 회의실에 있는 남자가 T그룹 대표인 문소남이 아닌 중간 규모 회사의 책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살다 보니 이런 희한한 일도 있었다!어떻게 똑같이 생긴 남자가 이름까지 같을 수가 있을까?하지만 눈앞에 증거가 있으니 믿고 싶지 않아도 믿어야 했다.약 삼십 분 후, 경찰은 수갑을 찬 사 위원장을 회의실로 데려왔다.사 위원장은 오십 대 중반의 남자로 고위 간부로서의 기세는 여전했지만, 얼굴은 초췌했다. 눈에 생기가 없는 데다 살도 빠져 감옥에 있는 동안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은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이
이번 일은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 A시의 ‘상업계의 거물’ 인 문소남과 관련이 있는 데다 진술도 번복되었기 때문에 검찰 측에서는 한층 더 신경 써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별다른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영상 속 남자는 분명 스스로 자수한 문소남의 모습과 일치했다. 또, 사강진을 통해 현장을 확인한 결과, 그들이 서명한 계약서에서도 ‘남녘 남’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물론 이 ‘문소남’의 정체도 사실이었다. 그는 고아로 현재 다른 가족은 없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의 이력과 성장 배경도 확실했
사강진의 불법 자금은 종적을 감췄고, 행방은 묘연했다. 사강진이 중도에 갑자기 진술을 번복한 것은 문소남이 자세한 내막을 알아냈기 때문이었다. 그는 비밀리에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고, 둘 사이에는 아이도 있었다. 그는 체포 직전, 모자를 스위스로 피신시키고, 거액의 재산을 아이의 명의로 돌렸다.이 사실을 안 소남은, 이것을 이용했다. 만약 그가 자신의 말대로 하지 않을 경우, 재산은 물론 숨겨둔 모자의 목숨까지 걱정해야 할 것이라며 그를 협박한 것이었다. 그는 분노했지만, 협박에 못 이겨 결국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그
로얄 스위트룸의 큰 침대가 심하게 흔들렸다. 남자의 낮은 목소리와 여자의 높은 신음이 뒤섞이며 방안은 짙은 욕정의 냄새로 가득 찼다.한바탕 난리가 지난 후 에야 방안은 평온을 되찾았다. 영은은 설도엽의 가슴에 기대어 그의 목을 껴안고는 애교를 부렸다.“오빠, 오늘 나랑 어땠어요? 좋았어요?”“말해봐, 네 발로 직접 나를 찾아온 이유 말이야. 대체 무슨 꿍꿍이야?” 설도엽은 침대에 누워 영은을 껴안고는 그녀의 몸을 주물럭거렸다. “꿍꿍이라뇨? 난 단지 오빠가 그리워서 찾아온 것뿐이에요. 무슨 의도가 있겠어요?” 영은은 애
둘째 형은 상업계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비즈니스 수완 또한 보통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도 문소남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말투가 달라졌다. 그는 수법이 사악한 사람이라 되도록 건들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하지만 그는 눈앞의 영은이 잔뜩 기대에 찬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마음이 바뀌었다.‘형은 문소남을 두려워하지만, 나는 절대 그렇지 않아!’그는 용감한 특전사이자 용병의 우두머리로서 국제적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런 그에게 한갓 상인일 뿐인 소남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는 음흉
원아의 비명을 들은 소남은 마음이 다급 해졌다. “원아, 너 왜 그래?”눈앞의 광경을 본 원아는 너무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뱀! 수없이 많은 뱀이었다!그네에 앉아 있던 그녀는 다리가 풀려 내려오기가 쉽지 않았다. 다친 다리가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아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도 한 손으로 굵은 나뭇가지를 움켜잡은 탓에 바닥에 구르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다. “도대체 왜 그래!” 소남이 다급히 소리쳤다.원아는 꼼짝도 하지 못한 채 서 있었고, 휴대전화는 땅 위의 무서운 생물들을 비추었다. 소남은 수십 마리
매우 긴급한 상황에서 원아는 마지막 힘을 냈다. 그녀는 간신히 높은 곳에 서서 뱀의 공격을 피했다. ‘도대체 왜 이런 무서운 생물이 나타났을까?’원아는 온몸이 뻐근하면서 배가 심하게 아파왔다. 도저히 달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대문 앞은 계단이었고 그녀는 한 걸음 뗄 때마다 몸이 힘들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위급한 상황에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독사 한 무리가 쫓아오는 것이 보였다. 커다란 뱀 한 마리가 다시 원아를 물려고 하는 순간 명철 아저씨가 되돌아왔다. 그는 놀란 얼굴로 외쳤다.“사모님!”그는 근처에 있는
“원아!” 문밖에서 소남의 고함이 들려왔다.지금 그는 무척 놀라고 격분한 상태였다. 그는 사냥총을 들고 독사들을 향해 마구 쏘아대며 원아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원아는 그의 소리를 듣고 비틀거리며 창가로 걸어가 유리를 마구 두드렸다.“소남 씨, 나는 괜찮아요. 밖에 독사가 많아요. 조심해야 해요…….”소남은 눈이 충혈된 채,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독사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를 보자 원아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소남은 원아가 다친 곳이 없는 것을 보고 갑자기 긴장이 풀렸다.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전자 문이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