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남이 웃으며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쓸어내렸다. 그녀의 오똑한 코에 입을 맞추며 반쯤 농담으로 말했다.“내가 만날 이 사람 사기범으로 인터폴에 수배 중인데, 당신 두렵지 않아?”“뭐…… 뭐라고요…….”경악한 원아가 작은 입을 벌렸다.그녀의 귀여운 모습을 바라보며 문소남이 그녀의 귓불을 쓰다듬었다.“이 바보, 진짜라고 생각한 거야?”문소남의 놀리는 눈빛에 참지 못한 원아가 주먹으로 그를 한 차례 가볍게 때렸다.“앞으로는 이런 말로 나를 속이지 말아요. 나는 걱정한단 말이예요.”원아를 바라보며 웃는 소남의 눈이 초
깊이 들어갈수록 복사꽃도 많아지고 향기도 훨씬 짙어졌다.쉼터까지 간 두 사람은 그곳의 등나무 벤치에 앉아 잠시 쉬었다.원아가 경탄하며 소남에게 말했다.“여기 복사꽃이 정말 아름다워요. 복사나무 숲의 주인은 틀림없이 삶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일 거예요.”이곳에 푹 빠진 그녀를 보는 소남의 얼굴은 애정이 철철 넘치는 듯하다.“당신이 원한다면, 내가 이 복사나무 숲을 당신에게 사 줄게.”이렇게 큰 복사나무 숲을 사들이겠다는 말을 소남은 눈도 깜빡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했다. 마치 오늘 날씨가 좋다는 말을 하듯이 말이다.소남은
소남은 원아에게 직접 에메랄드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이 목걸이에는 위치 추적 장치가 들어 있어. 목걸이를 끼고 있으면 어디에 있든 내가 널 찾을 수 있어.”촉감이 뛰어난 목걸이를 부드럽게 쓰다듬던 원아가 이해가 안 되는 듯 작은 입을 부풀렸다.겨우 이 몇 십만 원 정도의 목걸이에 그런 첨단 장치가 내장되어 있다니,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의 기억에서 엄청난 가격의 목걸이라야 이런 장치가 있었던 것 같은데.그러나 늘 소남을 믿어왔던 원아는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목걸이를 착용한 후, 소남을 향해 몸을 돌렸다.
가장 아슬아슬했던 그날, 남궁산의 행적이 불행하게도 노출되어 버렸다. 총을 든 많은 경찰들이 그를 겹겹이 포위하고 있었다. 위기일발의 그 순간, 이 자식이 FBI스태프 중 하나로 위장할 줄은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신기의 연기를 펼쳐 결국 탈출에 성공한 놈이었다.이후, 남궁산은 깨끗이 손을 털고 더 이상 금융사기를 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사생활은 여전히 화려한 향락 그 자체였다. 그렇게 자유롭게 지내던 중 한 암흑가 보스의 애인을 임신시켜 버렸고, 그 길로 암흑가 조직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분노와 모멸감에 암흑가 보스
과연 잠시 고민하던 남궁산은 바로 문소남의 요구를 받아들였다.어쨌든 지금 그는 돈이 필요했다.물론 옛날에 불법적인 수단으로 엄청난 돈을 벌기도 했지만, 계속된 사치와 향락으로 다 써버렸다. 가진 돈을 모두 탕진한 것은 물론이고 빚까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호기심을 참지 못한 남궁산이 소남에게 물었다.“이토록 문 대표님이 저를 신임해 주시니 감사하군요. 그런데 당신은 내가 사기 칠까 봐 걱정되지도 않나 봐요? 다른 사람들한테 사기 쳤듯이 당신 회사도 몽땅 해먹으면 어쩔려고요?”소남이 자신만만하고 진중한 표정으로 웃었다.“
원아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소남 씨 감정선, 사업선, 또 지혜선이 모두 깊고 기네요. 나는 이런 손금 처음 봐요. 소남 씨 일생은 전반적으로 순조로운 편이네요.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더라도 결국 위험을 잘 벗어나는 편이고요. 어…… 당신 감정선을 잘 봐야 해. 당신 감정선이 검지와 중지 사이까지 이어진 건 품성이 반듯해서 사랑에 한결 같다는 걸 말해요. 다만 여기 손금 모양이 좀 어지러운데, 이건 당신이 도화운이 왕성하다는 뜻이예요. 뭐 대체적으로 괜찮네요.”근데 이 남자의 도화운을 생각하니, 곽영진, 임영은, 하지윤…… 저도
반대편.허요염이 노래방에서 셀럽 파티를 열면서 임영은을 특별히 초대했다.영은은 원래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허요염이 준 약을 먹고 정신을 잃고 순결까지 잃은 게 아닌가. 오늘은 이 나쁜 년과 결판을 내려고 온 것이었다.허요염이 파티를 열고 있는 장소는 고급 노래방 VIP룸이었다.영은이 들어가자마자, 귀를 찢을 듯한 음악이 들렸고 룸을 뒤덮은 술 냄새가 코를 찔렀다.룸 중간에 원형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무대 한 가운데에는 철봉이 높이 세워져 있었다. 허요염은 마치 유연한 한 마리 꽃뱀처럼 철봉 옆에 서
요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바람이 휘몰아치듯 떨어진 손바닥이 그녀의 얼굴을 가격했다. 바로 얼굴에서 뚜렷한 통증이 전해지고 입안에서는 비릿한 피 맛이 느껴졌다. 그제야 요염은 경악해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하, 자신이 임영은에게 맞다니!’요염이 사납게 일그러진 영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맞은 이유를 알 지 못하는 요염은 빨갛게 부은 자신의 얼굴을 감싸고 억울해했다.“영은이 너 날 왜 때리는 거야?”영은이 냉소 가득한 음성으로 설명했다.“왜 때려? 너 설마 모르는 거야? 그때 네가 나한테 준 약, 가짜였지? 아니면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