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은은 닭고기 수프를 사무실 책상 위에 가볍게 올려놓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어머니는 한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먼저 그의 위를 사로잡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물론, 그녀는 요리를 할 줄 모르고, 닭고기 수프도 끓여본 적 없지만, 그녀의 양어머니 주희진은 요리 솜씨가 뛰어나다. 문소남이 몸을 돌리자 잘생긴 얼굴 윤곽이 드러났다. 임영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이 남자는 정말 너무 잘 생겼다. 그리고 그의 성숙하고 우아한 분위기는 그를 아름다워 보이게 한다. 문소남은 아직 젊지만, 그에게는 또 자연스러우
"그럼 오시기로 결정하신 거예요. 시간 되실 때, 대표님이 저에게 전화를 주세요. 이건 제 개인 명함입니다."문소남은 담담하게 명함을 받고, 다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영은은 속으로 뛸 듯이 기뻐하며, 입꼬리를 적절한 높이까지 끌어올렸다.”그럼 대표님의 귀중한 업무 시간을 방해하지 않을게요. 다음에 뵙겠습니다."임영은은 이 남자에게 자신에 대한 호감이 깊어지게 하려면 천천히 점진적으로 나가야 하며, 한 번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문소남에게 자신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자신을 알고
문소남은 담담하게 원아를 힐끗 훑어보았다. 몸에 맞게 재단이 잘 된 여성 정장이 그녀의 영롱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감싸고 있었고, 드러난 긴 다리는 희고 곧았다. 폭포수 같은 긴 머리는 얌전하게 뒤로 늘어뜨려져 있었고, 얼굴은 예쁘고 깨끗했으며, 눈은 별처럼 반짝거렸고, 붉은 입술에는 옅은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목덜미에는 그녀에게 아름다움을 더하는 스카프가 매어져 있다. 물론 그는 그녀가 어젯밤에 생긴 많은 키스의 흔적을 숨기기 위해 스카프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눈에 들어온 그녀의 모습은 마치 흐드러지게 핀 벚꽃처럼 아
말하면서 원아의 눈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으며, 그의 앞에서 통제력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눈물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그래서 장정안의 요구에 응했다고?" 문소남은 맹렬한 기세로 담배를 끄고,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원아의 눈을 쳐다보았다. 마치 폭발하기 직전의 짐승 같았다.원아는 숨을 크게 쉬며 주먹을 꽉 쥐었다."네."문소남은 욱해서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고, 책상 위의 서류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마음속의 복잡한 감정을 억제하려
사무실에 들어온 동준은 문소남이 의자 등에 기대어 깊숙이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남자의 목에 걸린 넥타이는 약간 느슨했고, 그는 말할 수 없는 쓸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마치 온 세상에게 버림받은 것 같은 표정이라 동준은 좀 놀랐다.동준은 대표가 몹시 피곤한가 보다고 생각했다.대표는 며칠 전 서유럽 쪽 일을 처리하자마자,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돌아왔다.막 회사로 돌아왔는데, 이쪽에서는 또 중요한 회의들을 참석해서 여러 가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아마 대표는 이미 며칠 동안 눈을 붙이지 못했을 것이다. 대표는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던 동준은 하마터면 놀라서 다이어리를 떨어뜨릴 뻔했다.문소남은 원아가 자신을 두려워하던 모습이 생각나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눈동자로 동준을 쳐다보며 물었다. "동 비서, 내가 무서워?"문소남은 오늘 반드시 이연를 구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뒤끝이 긴 원아 성격에 틀림없이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어젯밤의 일은 확실히 그의 잘못이다. 원아는 그렇게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그는 오히려 그녀를 괴롭혔다.원아가 너무 화를 내고 있어, 그는 어떻게 그녀를 위로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남편이 자신을 욕하는 것을 듣고 박영란은 더욱 심하게 울었다.한참을 울다가 박영란은 장인덕을 노려보았다."지금 내가 아들을 잘못 가르쳤다고 탓하는 거야? 당시에 당신은 뭘 했는데? 하루 종일 돈 버는 일밖에 모르고, 밤에 돌아오지 않거나, 매일 출장이나 가고, 아이는 나한테만 맡겨놓고 키우라 그러고. 당신도 아들이 어떤 성격인지 알잖아. 내가 이 녀석을 통제할 수 있냐고?"“나도 우리 가족을 위해 돈 버는 것잖아? 당신은 일도 안 하는데, 내가 더 노력하지 않으면, 당신 두 모자를 그냥 굶겨 죽여?” 장인덕이 말했다.이렇게
박영란은 계속 눈물을 닦았다. 눈은 울어 빨갛게 되었고,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장인덕, 봐봐, 결국 그 엄마에 그 아들이지. 당신의 여동생은 사리에 밝은 사람 아니고 소남이도 결국 부잣집 망나니네. 그 녀석 정도면 어떤 여자를 가질 수 없어 하필 자기 사촌 형수하고 얽혀서 뭐 하는 거야. 이건 천륜을 저버리는 짓이야! 당신네 장 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똑같아. 내가 정말 재수가 없어서 이런 집에 시집을 와가지고......”박영란은 항상 허영 덩어리 시누이를 업신여겼다. 그러나, 장인숙이 아무리 형편없어도 그녀는 스스로 노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