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안의 말투는 조금도 농담 같지 않았다.그의 모습이 매우 진지했기 때문에, 원아는 그를 바라보면서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당신이 우리 할아버지를 데려갔어?" 원아가 물었다.장정안은 그녀의 당황과 증오로 가득 찬 두 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그녀에게 대답했다."그렇지 않으면 누가 감쪽같이 당신의 할아버지를 데려갈 수 있었겠어?"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 보았다.원아는 눈에 뜨거운 눈물을 머금고 미친 듯이 그를 때리며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했다."비열하고, 파렴치한 놈. 당신 이거 범죄야. 이건 납치라고!"
"변태." 원아는 슬프면서도 분함을 참기 어려웠다. 장정안은 원아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이 세상에는 나보다 더 변태적인 사람이 있어. 만나 봤을 텐데?” 그가 가리키는 것은 문소남이었다."5시 20분이야." 장정안은 시간을 한 번 보더니 앞으로 나와 떨고 있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T그룹 빌딩.문소남은 회사를 떠나기 위해 차를 지하 차고에서 몰고 나왔다. 그는 핸드폰을 들고 원아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전원이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반복해서 전화를 걸어도 모두 같은 안내음이었다
"원아 아줌마……."원아는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무의식중에 고개를 들었다.문훈아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원아를 바라보고 있었다.장 씨 집안은 문소남의 가족도 초대한 것이다.호텔 레스토랑의 VIP 룸 내부는 아주 호화로웠고, 큰 원탁에 사람들이 가득 둘러앉아있었다. 그녀가 아는 사람도 있고 그녀가 모르는 사람도 있었으며, 테이블 위에는 값비싼 요리와 술도 가득 차려져 있었다.원원이의 작은 얼굴도 디저트 사이에서 보였다. 원아의 눈에 험악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문소남이 들어왔고, 원아는 갑자기 주위가 온통 어두워지는 듯한 느
"내가 바래다줄게."곧 룸에서 문소남의 세 식구가 나갔다.원아의 안색이 좀 누그러졌다.호텔 밖.장정안은 차 문을 열고 훈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녀석, 여동생을 잘 돌봐주는 구나."문훈아는 여동생을 차에 태우고 나서 물었다."큰아버지 원아 아줌마가 부인이라니 무슨 뜻이에요?""앞으로 네가 원아 아줌마를 만나면 큰어머니라고 불러야 한다는 뜻이지." 장정안은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에게 설명했다. 설명을 마친 후 그는 다시 원아를 닮은 아이의 얼굴을 한 번 보았다.호텔 로비에서 정부 부처의 한 인사가 문소남을 발
문소남의 시선이 그녀에게 닿았지만, 그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녀가 진퇴양난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그는 눈썹을 찌푸리고 재떨이에 담배꽁초를 비벼 끄더니, 핸드폰을 들고 일어나 회의실을 떠났다.회의실에는 두 개의 문이 있었고, 그는 다른 쪽 문으로 나갔다.원아는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다가 한참만에 자신이 무엇을 하러 왔는지 생각해내고,칸막이로 다가가 기계를 켰다. 그녀는 이어폰을 끼고 스크린에 나타난 회의 장면을 눈으로 보면서 중점을 잡고 노트북 컴퓨터의 키보드를 끊임없이 두드리며 기록했다. 회의 내용
"내가 원아 씨 집 아래에서 할아버지 돌아오기를 기다려 준 보상이라고 생각해요."원아가 대답했다. "네."퇴근할 시간이 되어 커피잔을 씻으러 나갔던 원아는 밖에서 바쁘게 일을 마치고 돌아온 이연과 마주쳤다.이연이 원아에게 말했다. "퇴근하면 너희 집에 갈게. 우리 얘기 좀 하자."주소은이 다가왔다."내가 좀 전에 원아 씨와 저녁에 술 한잔하기로 약속했는데, 만약 이연 씨가 얘기하려는 거 내가 알아도 괜찮다면 우리 셋이 함께 마실까요?"이연은 주소은을 싫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퇴근 후.
장 씨 집안 저택.장인덕은 어두운 표정으로 2층 베란다에 서 있었다. 그의 아내는 위층으로 올라와서 한참을 찾다가 겨우 남편을 찾아냈다."당신은 어떻게 할 거예요?" 그녀는 남편의 성질을 잘 알고 있다. 보통 그는 분노를 잘 폭발시키지 않지만, 한번 폭발하면 아들도 쉽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아무리 나쁜 놈이라고 해도, 장정안은 결국 자신이 낳은 아들이고, 어머니 된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아들을 감싸고 싶어 하는 법이다. 장인덕이 콧방귀를 뀌었다."당신 아들이 돌아오면 먼저 그놈이 어떻게 문 어르신에게 합리적으로 설명
"지난번에 원원이가 있어서 물어보기 불편했는데, 전화해도 안 받더라. 이제 말해봐, 너 뭐 하는 거야? 겨우 내 아들 옆에서 사라지나 했더니, 이번에는 내 조카를 건드려? 너 도대체 무슨 속셈이야?""나는 아무런 속셈도 없어요. 왜 당신 조카에게 무슨 속셈인지 묻지 않죠?" 원아가 말했다.장인숙이 냉소하며 말했다. "사촌 오빠와 결혼하다니 너무 파렴치하지 않니? 네 할아버지와 네 아버지는 너를 이렇게 가르쳤니?"원아는 차분하게 장인숙을 바라보며 말했다. "모태에서 가져온 나쁜 유전자일 수도 있죠." 말을 마친 원아는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