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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 화

일을 마치고 문소남은 떠났다.

피곤했던 원아는 한참 동안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 있었다.

의사 말로는 이렇게 하면 임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문소남은 회사일을 마치고 매일 별장에 왔었다.

박기사와 정집사는 반백이 넘는 부부였는데 피곤한 도련님에게 무엇보다도 건강이 제일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성질이 도도한 도련님은 주장이 세고 말하기 어렵기로 소문났었다!

그래서 부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원아는 정력이 왕성한 도련님을 상대하느라 매일 지쳐있었고 나른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번 달 마지막 밤.

원아는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일부러 아프게 하는 문소남의 행동에 이해가 안 갔다.

반복되는 일상에 그녀의 몸은 피곤하게만 느껴졌다.

일을 마친 그는 옷을 다 차려입고 이불 속 그녀에게 “좋은 소식 기다릴게요”라고 냉혹하게 말하고는 집을 나섰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문소남은 원아에게 악몽 같았다. 그의 몸속에는 마치 괴물이 살고 있는 것만 같아 그녀를 두렵게 했었다.

이날 밤, 그는 별장에서 머물다 떠났다.

그녀는 “딸깍”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가 침실에서 나와 별장 밖에 서서 라이터를 다루는 소리가 분명했다.

일어나서 창밖을 향해 그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두려웠다.

……

한 달 뒤.

원아는 임신에 성공했다.

임신을 기다리던 지난 한 달 동안, 그녀는 정 집사 외에 다른 누구도 본 적이 없었다.

만약 임신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녀는 또 악몽 같은 일상을 반복했어야만 했다.

임신에 성공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그녀는 하루빨리 뱃속의 아이를 낳아 그동안의 아픈 기억들을 지워버리고 싶었다.

지난 일은 잊어버리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려나가려고 다짐했다.

상대방은 임신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정밀 검사를 안배했다.

정 집사와 얘기 나눌 때, 원아는 단지 두 가지 요구를 제출했다.

첫째, 그녀는 계속 학교에 다닐 것이며 배가 커지기 시작할 때 휴학을 하고 출산을 기다릴 것.

둘째, 학교에 다니는 동안 그녀는 비교적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임대주택에서 생활할 것,

그녀는 별장에 매우 적응이 안 되었다.

정 집사는 “아가씨의 요구는 제가 먼저 사장님의 동의를 구해야 해요. 뱃속에 아이가 필경 도련님의 아이니까요!”라며 말하고는 돌아서서 전화를 걸었다. 원아의 두 가지 요구를 전화 쪽 사장에게 전달했다.

1분 뒤, 정 집사가 원아에게 말했다.

“사장님께서 허락해 주셨어요.”

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고 말했다.

……

임대주택에 돌아온 원아는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조 선생님 핸드폰 맞으십니까? 제 아버지 몸 상태는 어떠신지요?”걱정하지 마세요.닥터 조가 그녀에게 말했다.“돈은 이미 마련되었고 간도 곧 도착할 것입니다. 수술은 준비 중이니 도착하는 즉시로 곧 수술을 진행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원아는 더 이상 무슨 말을 이어갈지 몰랐다. 돈, 간, 이것들은 모두 그녀가 몸으로 바꿔온 것이었다.

기뻐해야 하는가?

슬퍼해야 하는가?

둘 다 아니었다!

전화를 끊고 고개를 숙인 채 책상에 엎드려 혼자서 멍하니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손바닥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한참 동안 닦았다.

그리고는 또 억지로 웃었다, 아빠가 다시 살아날 수 있어서 기뻤다.

……

5개월 뒤.

그녀의 배는 커지기 시작했다.

휴학 수속은 정 집사가 전적으로 처리했다.

정 집사가 학교를 나설 때 교감선생님이 직접 배웅하며 공손한 태도로 악수를 청했다.

원아는 멀리서 약간 의아해하면서 정 집사의 배후에 있는 사장, 즉 아이의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짐작이 갔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그녀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정 집사는 차 옆에 서 있던 그녀에게 “걱정 마세요, 아가씨가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휴학 신청 한 거예요, 아무도 임신했다는 걸 모를 거예요, 우리 모두 비밀로 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원아는 그제야 안심했다.

그날 오후.

원아는 병원에 가서 아버지를 보았다.

그녀가 꽃다운 나이에 임신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은 아버지 원강수 로서는 절대 허용되지 않는 일이었다!

다행히도 지금은 가을이라 옷을 많이 입어서 배를 가릴 수 있었다!

그녀는 얇은 스웨터에 헐렁한 망토를 걸쳐서 커진 배를 가렸다.

A 시에서 의료 기술이 가장 좋은 사립 병원이었다.

원아는 아버지가 입원한 층으로 왔다.

병실로 왔는데 문 앞에서는 새엄마 이혜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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