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엘아, 무슨 옷 입을지 생각했어?" 진아연은 그녀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일반 장례식에 참석할 때는 검은색 옷을 입는단다. 검은색 치마에 검은색 스타킹을 입는 건 어때?"라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엄마... 하나도 안 기쁜 거 같아요. 근데 뭘 보고 있었어요?"진아연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회사 일이야.""그럼 아빠한테 도움을 요청하면 되잖아요." 라엘은 그녀에게 말했다. "집에도 있으니깐 도와달라고 해요. 분명 도와줄 거예요.""괜찮아. 엄마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야. 자, 엄마가 옷 갈아 입는 거거 도와줄게!" 진아연은 일부러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 "라엘아, 다음 주에 정말로 학교 갈 거야?""네. 다른 친구들도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저도 할 수 있어요.""라엘이는 정말 대단하네. 자랑스러워." 진아연은 무릎을 꿇고 딸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그리고 거실에서 박시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지성은 벨 소리를 듣고 검은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박시준은 아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강진 씨 인터뷰 보셨습니까?" 조지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터뷰하면서 피해자인 척 합니다. 대표님께서 강 씨 가문의 모든 것을 집어 삼키기 위한 계획이라며... 도움을 요청을 하며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난리입니다."박시준은 순식간에 창백해 졌다!뻔뻔하고 늙은 여우같은 여자!설마 그가 그녀를 가만히 둘 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대표님, 인터뷰 영상 차단할까요?" 조지운이 물었다. "영상에서는 매우 초췌해 보이긴 했지만 확실히 의도가 보이는 인터뷰입니다.""설마 돈을 원하는 건가? 절대 한 푼도 줄 생각이 없는데." 박시준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고작 그런 인터뷰 영상으로 내가 눈 하나 깜짝할 거라 생각한 건가? 바보같은 생각이군!""네! 확실히...악랄하네요!" 조지운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강진이 왜 회사에서 죽기로 결심한 건지 알 거 같습니다. 모녀가 아주 똑같네요."진아연은 라엘의
서류류라니?박시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혹시 택배 상자에서 꺼낸 종이가 맞아?"라엘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요. 어디서 꺼냈는지는 모르겠어요. 근데 표정이 많이 좋지 않았어요."라엘이가 진지하게 그에게 부탁한 것도 엄마를 돕게 하기 위함이었다.그녀는 엄마 혼자 힘들어 하는 걸 원치 않았다.박시준은 딸의 말을 마음 속에 새기며 말했다. "걱정마. 아빠가 엄마 도와줄 거니깐. 우선 장례식식에 갔다온 다음에 이야기 한번 해볼게."라엘: "제가 말했다고 하지 마세요. 엄마가 알아서 한다고 했어요."박시준은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엄마가 우리 라엘이를 아낄 수 밖에 없네.""당연하죠. 저는 엄마를 사랑해요.""저번에 오빠를 가장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박시준은 일부러 라엘에게 곤란한 질문을 했다."엄마랑 오빠가 제일 좋아요!" 라엘이가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그럼 난?" 박시준은 라엘의 마음에 자신이 어느 정도 위치인지 궁금했다.라엘은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다 고민 끝에 말했다. "오빠... 뒤에요."박시준은 라엘의 대답을 듣고 만족했다. "마이크 삼촌보다 먼저라면 아빠는 만족해."라엘은 눈쌀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 마이크 삼촌 뒤에 있어요! 마이크 아저씨가 저한테 얼마나 잘 해주는데요... 아빠가 아니라면 마이크 아저씨가 더 좋아요."박시준: "..."라엘은 자신의 말을 설득시키기 위해 아기침대에 누워있는 지성이에게 말했다. "동생아, 누나 말이 맞지~?"박시준: "..."라엘: "봐요. 고개를 끄덕였어요."박시준은 지성이는 아무 것도 모르는 얼굴로 가만히 있었다.하지만 딸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화를 낼 수도 있을테니깐.그는 자신이 조급해 한다는 것을 느꼈다.마이크와 라엘이는 6~7년 동안 함께 살았고 자신보다 가까운 관계라는 걸 인정해야 했다. 중간에 갑자기 나타난 아빠가 그 자리를 갑자기 대신할 수 있을까?그는 딸과 함께 한 뒤 다시 이 질문에 대해서 물어볼 것이다!...침
지난 며칠 동안 그녀가 이렇게 행복한 미소를 지은 게 아주 오랫만이었다.오전 10시, 하은의 장례식이 치러졌다.추도식을 끝낸 뒤, 하은은 화장을 위해 보내졌다.박시준은 한 손으로 라엘을 안고 다른 한 손에는 티슈로 눈물을 닦아줬다."집에 가요." 진아연이 말했다."응."장례식장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그때 한 사람이 취재 마이크를 들고 박시준에게 물었다. "박시준 대표님, 강씨 가문을 망하게 만들기 위해서 이런 짓을 꾸몄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맞습니까?"경호원은 곧바로 기자를 밀쳤다.박시준은 딸이 겁에 질린 모습을 보고 먼저 딸을 차에 태울 생각이었다.하지만 진아연은 발걸음을 멈췄다.박시준은 다른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그녀는 관심있었다!"지금 추모식 소녀가 어떻게 죽었는지 아십니까?" 진아연은 기자의 마이크를 가져가 말했다. "그 소녀는 하은입니다. 올해 겨우 6살인 아이입니다. 그 아이는 내 딸 친구였어요. 근데! 강진 씨가 그 아이를 죽였어요. 그녀의 독약을 먹고 죽었죠! 기자님, 아이가 있나요? 아이가 있다면 이렇게까지 하고 싶으세요?!"기자는 진아연의 질문에 부끄러워졌다. "진 아가씨, 저는 강씨 가문의 누명을 벗겨주고자 온 사람이 아닙니다. 저 역시 강부인의 인터뷰를 보고...""강씨 가문의 누명을 벗어주려고 온 게 아니라면 강씨 가문의 일을 박시준 씨한테 물어보는 거죠? 증거 있어요?" 진아연은 한 글자, 한 글자 정확하게 말했다. "강부인의 인터뷰 저는 보지 않았어요. 하지만 강부인이 살아있는데 강씨 가문이 망했다니요? 강부인은 강씨 집안 사람 아닌가요?"기자: "...""앞으로 이렇게 직접 찾아오시려면 먼저 팩트 체크를 하고 와주세요. 강씨 가문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진아연은 말을 마친 뒤, 마이크를 기자에게 돌려주었다.진아연은 차에 탄 뒤, 상기된 얼굴로 가만히 앉아있었다.박시준은 물병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고마워. 변호해 줘서.""저는 당신을 변호한 게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 싶었
그의 대답은 다소 그녀의 예상을 빗겨나갔다.그녀는 그가 자신의 정체성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방금 그의 대답은 단호했다.그는 자신이 정말 박시준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그를 위해 영원히 비밀로 할 것이다."시준 씨, 그냥 농담이었어요."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따스하게 웃었다."네 농담은 참 재밌어." 그는 진지하게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자 했다. "근데 왜 내 정체성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물어본 거야?"그의 진지한 표정에 그녀는 기꺼이 그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기로 했다."내가 지금 가진 모든 것은 모두... 내가 직접 일궈낸 노력의 결과야. 경력, 재산, 친구... 그리고 당신과 내 아이들 모두. 내 정체성이 흔들려도 이 모든 건 내가 직접 일궈낸 나의 것이야. 이건 변치 않는 사실이고. 그러니 난 내 정체성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아. 하지만... 만약 현재의 내 신분이 흔들린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잃게 되겠지. 난 그걸 원치 않아."진아연은 그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당신은 참 대단해요."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전 동의하지 않아요.""말해봐.""제가 보기에는 당신의 능력과 매력은 당신의 정체성보다 훨씬 대단해요. 당신의 신분이 ST그룹의 회장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당신일 뿐이죠."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나와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아요."그녀는 그를 칭찬하며 뒤에는 거의 고백에 가깝게 말했다.그는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그래. 그럼 네게 물어볼게." 그가 말했다. "만약 네 신분이 지금과 다르다면 넌 어떨 거 같아?""저는 당신만큼 성공하지 않았어요. 돈도 그렇게 많이 벌지 못했고요. 하지만 지금 제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저를 떠나지 않을 거예요. 저 역시... 똑같을 거고요." 그녀는 말했다.그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 신
"그래."박시준은 진아연을 진명그룹에 내려줬다.마침 출근 시간이라 직원들은 모두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좋은 아침입니다! 아, 박 대표님도 좋은 아침입니다!""박 대표라고 부르다니! 앞으로 대표님의 약혼자시니깐. 좀더 편하게 불러도 돼요." 마이크는 사람들 사이에서 비꼬듯이 말하며 나왔다.진아연이 그를 보며 말했다. "뭐야.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출근한 거야?""일찍 오는 게 뭐 잘못된 거야?" 마이크는 박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박 대표님께서는 결혼 준비는 잘 되고 있으신가요? 한 달 밖에 안 남았는데!"마이크의 말에 박시준은 마음이 조급해 졌다.지난 주, 그는 스타팰리스 별장에서 라엘과 시간을 보낸다고 요즘 들어 결혼식 준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다."아연아, 그럼 가볼게." 그가 말했다.박시준이 자리를 떠난 뒤, 진아연은 마이크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할 말이 있어.""무슨 일이야? 너무 흥분되는데?!""환자 한 명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좀 알아봐줘." 진아연은 그에게 말했다. "휴대폰 번호를 하나 줄 테니, 위치 정보 좀 알아봐 줄 수 있겠어?"두 사람이 탄 엘리베이터에는 다른 직원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 대화를 중단했다.그리고 잠시 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두 사람은 진아연의 사무실로 들어갔다."환자 위치는 갑자기 왜? 지금 A국에 있어?" 마이크는 진아연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진아연, 너 지금 한 달 뒤에 결혼이야. 환자 위치까지 왜 네가 신경을 쓰는 건데. 박시준 씨 성격이라면 네가 그렇게 신경을 쓰는 환자라는 걸 안다면 바로 없애버릴 수도 있는데.""그 문제에 대해서 이미 말했어. 박시준 씨 역시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고." 진아연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박시준 씨가 너처럼 그렇게 인색한 사람은 아니거든!""쳇! 꿀떨어지는 구나!" 마이크는 그녀 앞으로 걸어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환자 가족이랑 연락이 안 되는 거야?""그 사람들은 내가 연락하는
진아연은 종이를 건네 받고 그를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 "박시준 씨가 관리해서 뭐해? 그리고 내가 관리하는 것도 그냥 자기 만족을 위해 하는 거라고."마이크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근데 네가 말한 이 환자... 박시준 씨랑 아주 가까운 곳에 있던데? 이것도 우연의 일치라고 말할 수 있을까?"마이크는 그녀에게 종이를 하나 건넸다. 그가 그린 대략적인 지도였다.사진 중앙의 빨간 점은 박시준의 별장 위치였고, 남동쪽에도 빨간 점이 표시되어 있었다. 최운석 휴대폰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었다."더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대략적인 위치만 알 수 있지." 마이크는 말했다. "박시준 씨가 도와준다며? 박시준 씨한테 사람을 보내 수색하면 바로 그 환자를 찾을 수 있을 건데."진아연은 종이를 치우고 고개를 저었다. "지금 결혼식으로 바쁜 사람한테 무슨. 내가 직접 찾을거야야!""어떻게 찾으려고? 경호원한테 부탁이라도 해." 마이크는 그녀에게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됐다. "아름다운 신부는 그냥 여기서 기다려.""마이크, 알아. 네가 날 걱정한다는 거." 진아연은 그에게 말했다. "그 환자가 엄청 위험한 상태는 아닐 거야. 나도... 지금 당장 찾겠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이제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았으니깐 괜찮아.""알겠어. 그럼 난 먼저 가볼게." 마이크는 자리를 떠났다.마이크가 떠난 뒤, 진아연은 다시 종이를 가져와 보았다ㅡ그녀는 박시준의 집에 대해 잘 알 고 있었다. 박시준의 별장은 독채였고, 그 주위는 수백 미터에 걸친 녹지로 둘러 쌓여 있었다.그의 별장에서 주요 도로까지는 최소 2km 이상으로 떨어져 있었다.마이크가 준 그림은 최운석 역시 도로 옆 쪽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그쪽에는 주택가였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다 집집마다 찾아가서 찾기에는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마찬가지였다.그 외에도 그녀는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최경규는 가족을 A국에 정착시킨 뒤, 박시준 별장 근처에서 살기로 결정한게 정말 우연일까?그녀는 최
박시준은 흥분한 채로 대표석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걸어 나갔다.회의실 문에서 멈춰서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제 아들이 말을 했다고 하네요! 엄마라고...! 당장 가서 봐야겠습니다!"...그렇게 말한 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임원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엄마라고 불렀다는데... 대표님께서 왜 저렇게 호들갑이시지?" 누군가가 말했다."대표님께서 처음으로 아버지가 되셨으니 다들 이해해 주십시오." 조지운이 안경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라엘과 한이가 박시준의 삶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미 그는 헤어나올 수 없었다.특히나 지성이가 태어난 뒤, 박시준은 진정한 아버지가 된 신선함과 감동을 느끼게 해줬다."아! 알겠습니다. 처음으로 아버지가 된다는 기분은 설명할 수 없죠.""회의나 계속 하시죠!" 조지운은 시계를 흘끗 보더니 말했다. "제가 대표님에게 회의록을 정리해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ST그룹은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빌딩이었고 밤에도 여전히 도시를 비추었다!박시준은 주차장으로 걸어가 차에 올라타려고 할 때, 낯익은 모습이 언뜻 눈에 들어왔다.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검은 그림자에게 향하고 있었다ㅡ최경규!감히 이곳에 오다니!하지만 최경규는 혼자 오지 않았고 옆에 한 남자와 같이 찾아왔는데, 몸집이 컸지만 경호원처럼 보이지 않았다.박시준이 그들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보았을 때, 그들 역시 박시준을 쳐다보았다.최경규는 박시준을 향해 무표정한 모습으로 쳐다보며 저번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를 생생하게 떠올렸렸다."최운철, 네가 가서 말해. 난 또 맞을까봐 두려우니깐." 최경규는 자신의 아들에게 말했다. "빌딩 봤지? 박시준이 네 동생이다. 우리 부자를 인정만 한다면 이 건물도... 우리 몫이 되는 거야!"최운철은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박시준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박시준은 서서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지켜봤다.최운철은 박시준과 가까워지면 질 수록 그의 아우라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박시준, 아버지께서 너랑 할 말이 있데. 여
스타팰리스 별장.진아연은 박시준으로부터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일이 있어서 내일 보러 갈게."진아연은 대답했다. "알겠어요."답장 후, 진아연은 라엘을 바라보며 말했다. "라엘아, 아빠가 오늘 밤에는 못 오실 거 같다고 하네. 그러니 옷 갈아입을 필요는 없을 거 같아."라엘은 실망한 표정으로 품에 안고 있던 원피스를 내려놓았다."아빠는 왜 안 온데요?""일이 있어서 내일 오겠데." 진아연은 라엘을 위로했다. "라엘이 아빠이기 전에 회사 대표잖아. 그리고 결혼식도 준비하고 있어서 많이 바쁘신가봐."라엘은 뾰로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속상한 마음을 숨기려고 노력했다. "오늘 동생이 아빠라는 말을 했다면 아빠가 왔을텐데!""하하하, 그래. 네 말이 맞아." 진아연은 딸의 순진한 생각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한편.박시준과 최 씨 부자는 서로 마주 앉아있었다.경호원은 자리를 비켜주었다.그는 그들이 자신의 출신신에 대해서 대체 무엇을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친자 확인 검사라는 게 있다는 건 알테고?" 박시준은 차갑게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최경규의 얼굴과 자신은 전혀 닮지 않았다.대체 이 사람이 어떻게 그의 아버지라는 말인가?최운철과 박시준 둘 역시 전혀 비슷하지 않았다!최경규는 웃음을 참느라 고역이었다. "내가 아무리 못 배워 먹었지만 그 정도 상식도 없이 네게 말했겠느냐?! 그 정도 자신감도 없이 네 앞에 나타났을 거라 생각한 것이냐?!"박시준의 표정이 급속도로 나빠졌다.최운철은 이어서 말했다. "만약 믿지 않는다면 친자 검사를 해도 상관없어."그들의 단호한 얼굴을 본 박시준은 휴대폰을 들고 번호 하나를 찾았다."지금 네가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건 안다. 말보다는 팩트가 중요하지, 암. 아무튼 네가 어떻게 받아들이든 내가 바로 네 진짜 아버지다!" 최경규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턱을 치켜올렸다.박시준은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억제시키고 있었다."당신이 내 아버지라면 내 어머지는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