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진아연은 집에 들어가자 박시준과 디자이너가 기다리고 있었다.디자이너는 진아연의 사이즈들을 재러 온 것이었다."엄마, 나도 예쁜 치마 갖고 싶어요." 라엘은 진아연을 바라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라엘아, 엄마가 새 치마를 많이 사줬잖아, 너 아직 한번도 안 입은 치마가 많아!" 진아연은 라엘을 달랬다."이거랑 달라요." 라엘은 눈살을 찌푸렸다."뭐가 달라?""아빠가 결혼식 날 엄마가 입을 드레스를 보여줬어요. 제 치마들보다 엄청 예쁘던데요." 라엘은 말하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아빠가 저한테도 똑같은 드레스 사준아고 했어요."진아연은 박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라엘한테 드레스를 사주려고요?"박시준은 수줍게 말했다. "딸이 좋아한다면야 뭐."진아연은 박시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우선 웨딩드레스의 치마가 너무 커서 라엘이 입고 있으면 행동이 많이 불편할 것이다.둘째, 어떻게 애가 하자는 대로 다 해주지?"애가 하자는 대로 다 해주면 어떡해요? 나중에 라엘이가 아무 남자나 데리고 와 시집 간다고 해도 이런 태도로 대할 거예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틀린 교육방법을 대놓고 지적했다.아직 이사를 오지도 않았는데 지금처럼 하자는 대로 다 해주는데, 나중에 집에 들어와서 살게 되면 더 할 것이다.진아연의 질문에 박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박시준 눈에 라엘은 그냥 어린 아이뿐이었다. 시집 같은 건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아직까지 박시준은 딸이 시집 가는 거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냥 딸이 다른 남자랑 같이 생활할 것을 상상만 해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라엘이는 18살 전에 연애하면 안돼., 그리고 25살 되기 전에 결혼도 하면 안되고." 잠깐 고민하던 박시준은 규칙을 정했다. "18살 전에는 심적으로 아직 아이여서 나쁜 사람에게 속을 수 있어. 25살까지도 완전히 어른이라 보긴 힘들어 어떤 남자한테도 마음 편하게 우리 라엘이 시집 못 보내."진아연은 박시준의 기준이 어이가 없었다."딸이 18
그러면 감사해야 할 사람은 그때 진아연 씨를 지키던 경호원이네요?디자이너는 두 사람이 다투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진 아가씨, 두 분이 여기까지 온 것도 인연이에요. 과거에 어떤 어려움을 겪었든지 이제부터는 두 분 행복할 거예요."진아연은 디자이너에게 밝게 웃으며 말했다. "글쎄요. 오늘 사이즈 재러 오셨죠? 재세요. 옷을 벗어야 되나요?""겉옷은 벗고 안에는 조금 타이트한 걸로 입으시면 사이즈가 더 정확히 나올 수 있어요.""아, 그럼 들어가 갈아입고 올게요." 진아연은 방으로 들어갔다.라엘은 조용히 박시준에게로 다가가 질문을 했다. "아빠, 식물인간이 뭐예요? 저 식물은 알아요. 뭐 꽃이나 나무 그런 거 다 식물 맞죠?"박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꽃과 나무는 다 식물이지...""네" 라엘은 박시준의 말을 끊었다. "그러면 식물인간이란 사람이 꽃이 펴서 식물인간이라고 하는거죠."박시준은 딸의 말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라엘아, 그런게 아니야." 이모님이 다가왔다. "식물인간은 사람이 식물처럼 움직이지 못하지만 생명이 있는 사람을 말하는 거야. 아주 심각한 병이 있는 사람이야."라엘은 깜짝 놀랐다. "아빠가 예전에 그렇게 심하게 아팠어요?""응. 너희 아빠가 일어난 건 기적 같았어." 이모님은 말했다.저녁 9시, 아이 방.라엘은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라엘은 베개를 안고 한이 침대에 올라갔다.두 아이는 6살 이후로 침대를 나눠 잠을 잤다.하지만 여전히 같은 방을 쓰고 있었다.가끔 소나기가 내릴 때, 라엘은 무서워서 한이 침대에서 자곤 했다."오빠, 아빠가 예전에 식물인간었대." 라엘은 자랑하듯이 말했다. "오빠는 식물인간이 뭔지 알아?"한이: "나한테 말할 필요 없어. 관심없어.""그래...아빠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었대, 그래서 식물인간이었다는데." 오빠가 관심이 없다고 하니 라엘은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다.한이는 '탁' 하고 불을 켰다. "라엘아, 하나도 재미없거든. 네 침대로 가서 자."
강진은 성빈의 손을 바라보며 차갑게 거절했다. "싫어요."성빈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면 당신이 시킨 거 맞아요?!""아니라니까! 왜 제 말을 믿지 않아요? " 강진은 화를 내며 의자에 앉았다. "성빈 씨, 방금 저한테 한 말 박시준이 한 말 맞아요?"성빈은 두 손으로 책상을 집고 말했다. "아니면 제가 왜 굳이 강진 씨를 만나러 여기까지 왔겠어요? 당연히 시준이 말이죠! 저 며칠 전까지 A국에 없었어요, 어제 돼서야 국내에서 벌어진 일들을 알게 되었어요.""아, 청산 별장에서 일어난 일 저도 들었어요. 아무일도 없었다던데요." 강진의 입가엔 비웃는 미소를 지었다. "아무일도 없었는데 지금 저를 의심하고 있는 건 괜히 저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거네요?"성빈은 강진의 긴장과 두려움이 섞인 말투에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박시준의 말은 옳았다.강진은 얼굴이 망가진 이후 심리적으로 정상이 아니었다.강진은 박시준을 제일 사랑했었다. 누가 박시준을 해친다면 가장 먼저 나서 맞서 싸울 사람이었다.하지만 지금 강진은 박시준을 죽이려는 마음까지 가진 것이다.마음을 가진 것뿐만 아니라 실행에 옮길려한다.비록 계획은 실패했고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정말 이 여자를 살아 남겨두면 반드시 또 다른 계획을 세울 것이다."강진 씨, 더 이상 거짓말하지 말고 끔찍한 일들을 멈춰요." 성빈은 인상을 찌푸리고 말했다. "사람은 자기의 잘못된 행동에 책임을 져야 돼요. 당신 목숨만 목숨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생명은 똑같이 소중한 거예요.""성빈 시, 제가 아니에요... 제가 아니라니까요, 아무런 증거도 없이 죄를 단정 지을 거예요?" 강진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전에 전가네 결혼식에 갔던 걸 잊었죠? 시준이는 기억하고 있어요. 시준이가 확신이 없으면 저 오늘 당신을 찾아오지도 않았을 거예요." 성빈은 강진의 마지막 희망까지 저버렸다.강진은 몸이 약간 떨리며 눈물이 와르륵 터지고 말았다."저 많이 아파요..." 강진은 갑자기 서랍을 열고 몇 박스의 약을
강진의 불쌍한 모습에 성빈은 마음이 약해져 그녀를 안았다. "강진 씨의 고통 저 이해해요. 여태까지 여왕 대접만만 받았었는데 이런 고통 언제 겪어봤겠어요."강진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강진은 이제야 이 세상에서 자기를 가장 사랑하는 남자는 성빈이라는 걸 알았다.그러나 강진은 죽기 전에 또 한번 이 남자에게 상처를 주려고 했다."성빈 씨, 다음 생에는 성빈 씨한테 시집 갈래요... 성빈 씨 오늘 허락해 줘요. 저 이제 곧 죽는데, 한번만 만족시켜줘요."성빈: "그래요, 다음 생에는 저한테 시집 와요."...A시.정신과 의사를 만나 상담을 받은 여소정은 진아연에게 전화를 했다.진아연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는 바로 여소정을 만나러 출발했다.두 사람은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준기 씨는 왜 같이 안 왔어? 내가 있는 자리가 불편하대?" 진아연은 물었다.여소정: "불편할게 뭐가 있어, 우리 둘이 이야기하는데 옆에 있어봤자 방해만 됐지, 내가 오지 말라고 했어."진아연은 웃으며 물었다. "정신과 의사 상담을 받아보니 어때?""좀 복잡한 것 같아." 여소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사람마다 자기만의 고통이 있다는 걸 나도 알아. 사람이 이 복잡한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게 어찌 그리 쉬워. 굴곡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아무래도 소수일 거야.""다른 정신과 의사 한번 알아봐 줄까?" 진아연이 보기에 여소정은 더 심해진 것 같았다.여소정은 고개를 저었다. "이 정신과 의사 좋아. 나한테 고통을 피하지 말고 직면하라고 하고 그래야 극복하고 이겨나갈 수 있다고 해줬어.""그래, 과정이 필요해." 진아연은 말했다."의사 선생님이 재미있는 얘기 해줬어." 여소정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박시준이 찾아갔었대. 근데 한번 상담 받고 다시 오지 않았대."진아연은 감짝 놀랐다. "의사가 너한테 그 얘기 왜 한거야?! 환자 개인 정보 공개하면 안되는 거 아니야?"여소정은 고개를 저었다. "박시준 치료에 관한 얘기는 하나도 안했어. 그냥 찾아왔었다고 했
전화 연결음은 계속 갔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만약 성빈이라면 바로 전화를 받았을 것이다.그는 분명히 성빈에게 무슨 일이 있어났을 것이라 확신했다!그는 바로 성빈을 찾으러 나가려 할 때, 성빈에게서 문자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시준아, 지금 전화 받기가 좀 그래."이 문자 메시지를 보고 박시준은 바로 대답했다. "대체 무슨 상황인데? 위험한 상황이야?"성빈: "아니, 위험은 무슨. 나한테 시간을 좀 줘. 내일 이야기 하자."박시준은 그의 문자 메시지를 보고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 "알았어."스타팰리스 별장.라엘은 숙제를 마친 뒤, 진아연에게 보여주었다."엄마, 근데 아빠는 오늘 안 와요?" 라엘이가 궁금한다는 듯이 물었다."아빠가 왔으면 좋겠어?" 진아연은 딸의 숙제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라엘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오빠는 아빠가 싫겠지만... 저는 좋아요. 근데... 오빠를 배신하는 거 같아요.""라엘아,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진아연은 라엘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랑 아빠의 일은 두 사람의 일이야. 그러니깐 우리 라엘이는 표현하고 싶으면 마음껏 표현해도 돼. 다만 오빠 앞에서만 조심하면 되지."라엘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엄마는 역시 똑똑해요! 저는 엄마 딸인데... 왜 아직 똑똑하지 않은 거죠?!"진아연: "누가 똑똑하지 않다고 말했어? 우리 라엘이는 엄마보다 더 똑똑해. 어렸을 때 엄마는 우리 라엘이처럼 똑똑하지 않았어!""엄마가 제일 좋아요! 라엘이는 결혼 안 하고 엄마 곁에서 영원히 함께 할 거예요.""설마 어제 아빠가 말한 것 때문에 그런 거야? 우리 라엘이는 아직 어려. 결혼하려면 한참 멀었는 걸. 지금 라엘이는 하루하루 행복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자라주면 돼. 알았지?" 진아연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쩜 우리 라엘이는 점점더 글씨를 예쁘게 쓰네. 칭찬해.""오빠도 그랬어요. 제 글씨가 예쁘다고요! 오빠가 상금 받으면 그걸로 저한테 선물 주겠다고 말했어요." 라엘
라엘은 숙제 확인을 마친 뒤, 놀라며 물었다. "정말이야? 뭐라고 말했어?"옆에 있던 경호원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라엘: "동생이 '멍! 멍!' 이라고 했어요! 그것도 엄청 큰 목소리로요! 경호원 삼촌도 들었죠?!"진아연은 경호원을 쳐다보았고, 경호원은 흘러져 나오는 미소를 꾹 참으려고 노력했다. "라엘 아가씨가 말하신 게 맞습니다. 지성 도련님께서 강아지와 대화를 나누셨죠! 강아지가 듣고 놀랄 정도로 말이죠."진아연은 눈썹을 찡그렸다.정말 말을 했다고 해야하는 것일까? 강아지를 따라한 게 아니라?!이모님은 지성에게 매일 아빠, 엄마라는 단어를 가르쳤지만 지성은 아직 그 말을 하지 않았다."동생! 지금 다시 한 번 해 봐!" 라엘은 지성을 보며 재촉했다. "이렇게 멍! 멍!"지성은 기분이 나쁜다는 듯 찡그린 표정을 지었고, 그의 작은 입은 열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라엘: "멍! 멍!"지성: "..."진아연은 강아지를 흉내내는 소리를 계속 듣자니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라엘아, 오빠가 곧 올거야."그러자 라엘은 입을 꾹 다물었다.오빠가 만약 자신이 강아지 소리를 내는 걸 들으면 틀림없이 그녀를 싫어할 것이다.저녁 9시, 진아연은 샤워를 마친 뒤, 머리를 말리기 위해 화장실에서 나왔다.그리고 침대 위 휴대폰이 울리자 바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아연아, 왜 이제야 전화를 받는 거야?" 박시준은 이미 그녀에게 세 번이나 전화를 한 상태였다."방금 샤워 했어요." 진아연은 침대에 앉았다. "오늘 안 와서 라엘이가 보고 싶다고 말한 거 알아요? 기쁘죠?"휴대폰 반대편에서 박시준은 웃으며 말했다. "한이는?""한이는 바쁜지 요즘 늦게 들어와요. 6월 달에 대회가 있다는데 그것 때문에 요즘 스트레스가 많은 거 같아요. 근데 또 자신감 있게 또 상금을 받아 라엘이 선물을 주겠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진아연은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만약 대회에서 떨어진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어요.""걱정마." 박시준은 그녀를 안심시키며 말했다.
짧은 고민 끝에 그는 용천시로 직접 가기로 결정했다.강진이 정말로 죽었다면 성빈을 도와 그녀의 장례를 치루기로 결정했다.강진이 죽지 않았고 성빈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오전 10시, ST그룹.부대표는 조지운의 사무실 문을 노크하며 물었다. "대표님 오늘 안 오시나요? 또 어제부터 재무부장님도 계속 연락이 안 되네요?"조지운: "대표님께서는 일이 좀 있으셔서 오늘 출근하지 않으실 겁니다. 재무부장님은... 저 역시 연락이 되지 않네요. 무슨 일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아... 설마 재무부장님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죠? 이렇게까지 연락이 안 된 적은 없었는데." 부대표는 걱정되는 얼굴로 물었다. "대표님께서 재무부장님 만나러 가신 겁니까?""아마도요! 제게 다 말을 하시진 않았습니다." 조지운은 안경을 올리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도 없으실 겁니다. 무슨 일이 있다면 대표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시겠죠."부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 기억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 그러고보니 며칠 전에 대표님께서 청산 대학 쪽 훈련 캠프가 오늘부터 정식 폐쇄 절차를 밟았다고 들었습니다.""네? 그런 가요? 아직 뉴스를 보지 않아서요." 조지운은 물었다. "어디서 그 소식을 들으셨죠?""방금 청산 쪽에 있던 친구가 제게 말해주더군요." 부대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며칠 전에 전훈 씨가 행사에 참석해서 사람들이 모두 화가 났다고 하더군요. 뭐 위험한 일은 없었지만 전훈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사람들이 다시 봤다고 합니다. 전부 그와 인연을 끊겠다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전훈 씨께서도 어쩔 수 없이 훈련 캠프를 폐쇄한 게 아닌가... 아무도 가지 않을 테니깐 말이죠.""그렇겠네요. 전훈 씨가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니라면 누군가 배후에 있다는 건데.""그 말은 전훈 씨를 누가 뒤에서 조종했다는 건가요?" 부대표가 물었다.조지운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르겠네요.""흠, 아무튼 대담한 사람이네
라엘은 비명을 듣고 다시 그곳으로 돌아왔다.'하은' 이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그녀의 자리 옆에 앉아있었던 소녀였다.옆에 있을 때는 밥을 먹느라 하은의 상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는데... 하은은 갑자기 왜 잠이 든 것인가?"하은아?" 라엘은 '잠자는' 하은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하은아! 하은아! 왜 그래?!"그때, 선생님이 소리를 듣고 왔다."선생님! 하은이가 갑자기 정신을 못 차려요! 불러도 안 일어나요! 어떻게 하죠?!" 몇몇 학생들이 물었다.선생님은 하은이이의 식탁을 보았고, 음식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점을 알았고, 그 옆에 체리 상자 두 개를 발견했다.이미 체리 상자 하나를 다 먹은 상태였고, 다른 상자에는 체리 세 개가 남아있었다.선생님은 하은의 어깨를 흔들며 크게 말했다. "하은아! 일어나! 정신 차리렴!""흑흑...! 선생님! 하은이... 죽었어요?! 왜 안 일어나죠?! 무서워요...!" 한 학생이 울기 시작했다. "드라마에서... 저렇게 죽은 사람을 봤어요!"그 학생의 말에 순식간에 아이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선생님 역시 겁에 질린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하은의 코 밑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호흡을 확인했다.5초 후, 선생님은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비, 비켜! 다들! 여기요! 여기 아이가 쓰러졌어요!" 선생님은 하은을 안고 밖으로 달려나갔다.라엘은 하은의 옆에 있었기 때문에 하은의 숨을 확인한 뒤의 선생님 표정을 분명히 보았다.하은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하은이가 죽었다...!하은이가 갑자기 왜? 사람이 죽을 때는 고통스럽게 죽는 것이 아니였나? 하은이는... 체리를 아무렇지 않게 맛있게 먹고 있었다...순식간에 식당은 난장판이 되었다!아이들은 무서워하며 울기 시작했고, 교사들은 바로 아이들 모두를 데리고 교실로 돌아갔다. 그리고 부모님들을 불렀다.진아연 역시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무척이나 당황했다.지금 시간이라면 아이들의 점심 시간이었다.그녀는 선생님의 조급한 목소리를 듣고 심장이 내려 앉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