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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장

말을 마친 고객은 바람처럼 사라졌다.

비서: "대표님, 박 대표님에게 올라오라고 할까요?"

진아연은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한편으로 그가 걸어온 전화나 문자가 있는지도 확인했다.

결과는 없었다.

갑자기 찾아온 건지, 그냥 지나가던 길에 들린 건지, 아니면 또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녀의 고요하던 마음이 뒤집혔다.

그녀는 응접실에서 나와 그를 만나러 갔다.

그녀가 1층 로비에 도착했을 때 그의 고객이 박시준과 얘기하는 것을 보았다. 그 고객이 허리를 구부정하고 아첨하는 모습이 눈에 거슬렸다.

그녀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을 발견한 박시준의 깊은 눈동자가 즉시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다.

"박 대표님, 그럼 방해하지 않고 이만 가보겠습니다."고객은 진아연이 오는 것을 보고 즉시 박시준에게 작별했다.

진아연은 성큼성큼 박시준 앞으로 다가가서 변함없이 준수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일이에요? 전화로 말할 수는 없어요?"

"회사에 찾아왔다고 지금 나를 탓하는 거야?" 그의 매 같은 눈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프론트 데스크와 경비원이 멀지 않은 곳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찾아왔다는 뉴스가 곧 그녀의 회사에서 퍼질 것이다.

"탓이라뇨? 참 듣기 거북하게 말하네요." 진아연은 회사 밖으로 걸어 나갔다. "아무 일 없으면 직접 찾아올 필요도 없는 거 아닌가요? 당신 회사랑 업무상 관계가 없는 것 같은데."

"업무상 관계를 맺고 싶다면 언제든지 맺을 수 있어."

"박시준 씨!"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그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더 이상 나를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그래 놓고 지금 여기에 나타나서 이런 말은 왜 하는 거예요?"

"정말 이상하네." 그는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준기도 전에 그렇게 말했는데, 난 분명히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

진아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내 개인 욕심 때문에 널 귀찮게 하지 않을 건 맞아. 하지만 아이 생일에 날 초대하지 않는 건 너무한 거 아니야?" 그는 그녀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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