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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장

이때 커다란 손바닥이 뒤에서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는 입술을 오므리고 몸을 긴장된 채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성빈 씨, 대표님께서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목소리를 낮추십시오." 박시준의 경호원은 정중하게 그에게 알렸다.

성빈은 멀지 않은 곳에서 음침한 안색의 박시준을 발견했다.

그는 무릎에 화살을 맞은 듯 바로 무릎을 꿇고 싶었다.

방금 그가 진아연과 그들의 관계에 대해 그렇게 큰 소리로 불평했으니 박시준도 다 들었을 것이다. 들었을 게 분명했다!

"시준아!" 성빈은 바로 미안함이 섞인 환한 미소를 지었다.

"꺼져!" 박시준이 말하자 경호원은 즉시 성빈을 밖으로 내보냈다.

...

차에 탄 성빈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성빈 형." 휴대폰에서 조지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때야 성빈은 그가 전화를 끊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지운은 박시준이 방금 꺼지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을 것이다.

에고! 체면이 싹 구겨지게 됐구먼.

"너도 내가 우습지?" 성빈은 매우 낙담했다.

"아니야. 방금 내가 제안한 거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 봐. 사실 진아연은 좋은 사람이야. 형이 그분이랑 어울릴 일이 별로 없어서 약간의 편견이 있는 거같아." 조지운은 종종 진아연의 집에 놀러 갔다. 마이크도 그의 앞에서 진아연 얘기를 많이 했고 지운도 그녀의 아이들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호감이 컸다.

그녀는 다른 여자들과 다를 뿐이다. 자신보다 강한 남자 앞에서도 쉽게 자신을 낮추지 않았다.

"편견은 없어! 지운아, 넌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거야. 난 그냥 둘이 같이 있으면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것 같다고 생각할 뿐이야. 긴 아픔보다는 짧은 아픔이 나은 법이니까, 차라리 헤어지는 게 낫지. 하지만 둘 다 내 친구라는 사실에는 영향 주지 않아!" 성빈이 설명했다.

"하지만 그 둘은 정작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 조지운은 웃음이 나왔다. "앞으로 그들 앞에서 그런 말을 하지 마. 안 그러면 다음엔 유배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성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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