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아버지가 만약 정상적인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박시준처럼 냉철하고 잔인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진아연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그의 화려한 삶 뒤에 이런 비극적인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그녀는 아버지의 바람, 부모님의 이혼, 계모의 괴롭힘으로 자신이 가장 비참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보다 더욱더 비참했다.그녀의 불행은 모든 이들이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의 불행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었다. 그저 스스로 꾹 삭히는 수 밖에."진아연, 그런 눈빛으로 보지마."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동정하지마."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동정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당신이 일찍 내게 말해줬다면 우리가... 그렇게 멀어지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나 생각했어요.""내 성격 때문이야. 일찍 말할 수 없었어." 그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너에 대한 내 사랑은 하루 하루 쌓여갔어. 그래서 더욱더 말할 수 없었어. 진아연... 너와 함께 하는 이유는 아이들 때문도 아니야...""전... 그게 싫어요." 그녀는 그의 뒤에 서서 말했다. "당신과 처음으로 알던 해에 전 저에 대해서 다 말했어요. 나에 대한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니! 웃기지도 않아요! 내가 기다려 주지 않았다면 머리가 백발이 될 때까지도 말하지 않았겠죠?"그는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미안해.""미안하다는 말이 다 무슨 소용이죠. 그 말로 제 기분이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전 다시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 그녀는 그의 코트를 벗어 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새 구두 때문에 발이 아파서 이제 집에 갈래요."이 하이힐은 저번에 여소정과 쇼핑을 갔을 때 산 것이다.그때 신발을 신었을 때는 편했는데 걸어보니 발에 맞지 않았다.마치 두 사람처럼 말이다. 처음에는 서로의 다른 모습 때문에 끌렸지만, 오래 지나고 나서야 서로의 단점을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아연아, 정말 내가 너한테 상처만 줄 거라고 생각해?" 박시준이 물었다."박시준 씨, 당
여소정: "괜찮아???"진아연: "안 싸웠어. 하지만 연애할 기분도 아니야."여소정: "우리 엄마가 그러더라. 그렇게 싸워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다 지워진다고."진아연은 그녀의 메시지에 어떤 말로 답장을 해야할 지 몰랐다.그녀와 박시준은 수년 동안 크든 작든 갈등을 겪어왔다.그와 강렬하게 사랑에 빠졌던 기억이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불나방처럼 사랑할 수 없었다.그 역시 그랬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아낀다는 그녀를 길에 혼자 두고 가지 않았을 것이다....박시준은 성빈으로부터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소정 씨가 말하는데 집으로 돌아갔다고? 설마 아직 용서 안 해주겠데?"박시준: "집에 간다고 했어. 난 바람 좀 씌려고."그는 그녀가 자신의 행동을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자리를 피해주기로 했다.성빈: "뭐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둘이 그렇게 싸우는 것도 정말... 서로가 맞지 않은 것일 수도 있어. 준기랑 여소정만 봐도 그래. 정말 헤어질 것처럼 하더니. 이렇게 다시 만나는 거 보니깐 말이야."박시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내 과거에 대해서 솔직하게 다 말했어. 근데도 그녀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 같아."성빈은 그의 말을 듣고 괴로워했다. "시준아, 넌 너무 겸손해. 네 과거가 어떻든 넌 최고의 남자야. 물론 아연 씨 역시 대단한 여자지. 그래서 그게 문제야. 너희 둘은 서로가 없어도 강해서 너무 잘 산다는 거야."진아연은 호텔로 돌아와 주차장에 차를 찾으러 왔다. 또한 박시준의 차가 아직도 주차장에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그가 이미 떠났다고 생각했다.하준기 결혼식은 이미 끝났다. 손님들 역시 모두 떠났기 때문에 박시준이 여기에 머물 이유가 없었다.그래서 그는 어디로 간 걸까?그녀는 그의 차 쪽으로 걸어가 서서 한동안 멍하게 쳐다보았다.그때 갑자기 검은 형체가 튀어나와 그녀를 놀라게 했다."진 아가씨, 대표님은 어디 계시죠?" 박시준의 경호원이었다.진아연의 깜짝 놀랐다. "아, 저
"정말 그렇게 말한 게 맞아?" 그가 물었다.경호원은 머리가 새하얗게 된 거같았다. 진아연이 방금 한 말이 잘 생각나지 않았다."어... 아무튼 화를 내지 않으시더군요." 경호원이 단호하게 말했다."... 설마 그녀한테 뭐라고 했어?" 박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권리로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한 거지?!"경호원은 죄책감이 들고 무서웠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그냥 저는... 대표님께서 잘 해주시는데 어떻게 계속 그렇게 하는지! 매번 대표님이랑 싸우시기나 하시고...! 제가 보기에는 여소정 씨보다 더 대단하신 거 같습니다! 저라면 그렇게 가만 두지 않을 겁니다! 아이들도 데리고 오고 후회 속에 살도록 만들 겁니다!"박시준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만약 경호원이 그의 앞에 있었다면 바로 손이 날라갔을지도 모른다.경호원은 박시준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오금이 저리기 시작했다. "대표님, 그냥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절대 앞에서 그렇게 말한 적 없습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전화해서 물어보세요!"- 뚜뚜뚜!박시준은 전화를 끊었다.비참했다. 성빈과 친구들 모두 그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제 경호원조차 '정의' 라는 명목으로 자신을 불쌍하다고 생각한다!경호원은 진아연이 화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그는 믿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전화하지 않을 생각이다.그는 오늘 그녀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녀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게다가 그녀는 고작 경호원이 말한 것 때문에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진아연이 집에 돌아왔을 때 이미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이었다.그녀는 방으로 돌아가 집에서 입는 옷으로 갈아입었다.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오늘 박시준이 그녀에게 한 말을 계속 생각했다.그들이 그렇게 다퉜던 크고 작은 의문들이 오늘에서야 다 풀렸다.그녀는 좋아해야 했지만 오히려 패닉에 빠져 있었다.그들은 혹독한 댓가들을 치뤘다.그녀는 박시준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옳고 그름에 대
"세연 삼촌, 소정 이모에게 전화하고 싶어요." 라엘은 진아연의 휴대폰을 김세연에게 건넸다. "전화 걸어 주세요."김세연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소정 이모 전화 번호라면 나한테도 있어. 엄마 휴대폰은 다시 가져다 놓아.""소정 이모가 전화를 안 받으면 어떻게 해요? 엄마랑 사이가 제일 좋은데. 엄마 휴대폰으로 전화하면 꼭 받을 거에요." 라엘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휴대폰 잠금을 해제를 했다.김세연은 라엘에게 다가가 진아연의 휴대폰을 가져갔다.전화를 걸기 전에 그녀는 카카오톡 아이콘에 메시지 알림을 보았다.그는 마음 같아서는 클릭해서 보고 싶었지만, 허락없이 보는 것은 큰 잘못이다.그는 여소정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어 스피커폰으로 돌렸다.여소정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소정 이모! 저 라엘이에요!" 라엘이는 달콤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엄마는 지금 자고 있어요. 이모, 괜찮아요?"라엘의 걱정을 듣고 여소정은 눈이 시큰해졌다 "우리 라엘이.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까.""에헤! 엄마랑 같이 가고 싶었는데... 준기 삼촌은 보고 싶지 않았어요! 준기 삼촌은 이모를 슬프게 하는 사람이니깐요. 나쁜 사람...!"옆에서 전화를 듣고 있던 하준기는 울고 싶은 마음이었다. "라엘아, 그렇게 말하니깐 이 삼촌은 슬프구나. 소정 이모랑 나랑 화해했어."라엘은 잠시 당황했다.여소정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라엘아, 나랑 준기 삼촌은 화해했어. 삼촌도 잘못한 게 있지만 이모도 잘못한 게 있어서 말이야...""아아..." 라엘은 웃으며 말했다. "소정 이모가 행복하다면 됐어요! 준기 삼촌이 괴롭히면 말 하세요. 전화로 내가 혼내줄게요!""알았어."통화를 끊은 뒤, 라엘은 휴대폰 화면을 보았다.그녀는 작은 손으로 카카오톡을 열고 박시준이라는 단어를 보더니 바로 대화창을 열었다.김세연은 웃으며 말했다. "라엘아, 평소에도 이렇게 엄마 폰을 가지고 놀아?""헤헤, 가끔 보기는 해요! 아빠랑 이야기 했는지 안 했는지 봐요." 라엘은 밝게 웃으며
진아연은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것 같았다.안 어울린다라...성빈 씨가 말했다는 건가, 아니면 박시준?박시준은 더 이상 그녀를 괴롭히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박시준은 두 사람이 어울리지 않다고 말했기 때문에 성빈이 그렇게까지 말했을 것이다!"아연아, 뭐야? 설마 내가 거짓말이라도 한다는 거야?" 마이크는 당황해 하며 말했다. "지운 씨가 들었데. 지운 씨가 말하기로는 성빈 씨가 그렇게 말했다던데.""믿을 수 없어." 진아연은 젓가락을 들고 덤덤한 척을 했다. "그렇게 생각한다니. 존중해줘야지!""그래? 목소리는 좀 실망한 거 같은데? 박시준 씨 미워하지 않았어? 이제 너 괴롭히지 않겠다는데 즐거워 해야하는 거 아니야?" 마이크는 말했다.마이크는 연애를 안 해본 것도 아니고 진아연이 실망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박시준을 미워했다. 박시준은 아직 그녀를 달래지 못 했다. 박시준은 계속해서 그녀를 달래다 풀리면 박시준과 다시 사랑에 빠질 것이다.그녀는 박시준이 '잘못된' 관계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니."그녀의 행복은 그녀의 문제입니다." 김세연은 마이크가 더 이상 말하지 못하도록 막았다."아연이가 후회할까봐 그렇죠" 마이크는 술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박시준 씨가 더 이상 괴롭히지 않기로 했다는데. 아연 씨가 후회한다 한들 뭐가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김세연은 일침을 가했다. "왜 그렇게 빈정 거려요. 박시준 씨가 좋다면 박시준 씨와 만나면 돼죠."마이크는 말문이 막혔다."아연 씨 남자 때문에 기분 상해 하지 말아요." 김세연은 다정하게 바라보며 위로했다. "한이와 라엘이 생일이 곧 다가오던데. 오늘 라엘이에게 물었더니 파티를 원한다고 하더라고요."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언제 시간 되세요? 쉬는 날 맞춰서 열게요!""이미 시간은 맞춰놨죠. 생일에 쉴 수 있도록.""세연 씨는 정말 세심하세요. 말해주지 않았다면 생일 파티도 까먹었을지도 몰라요." 진아연은 감동했다."라엘이가 저번에 말했어요. 곧 생일이 다
한이: "별로 안 친해요."진아연은 잠시 생각했다. "다들 초대하고 싶으면 다 초대하자! 어쨌든 반에 사람이 많지도 않은데."라엘: "알겠어요! 친구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밌으니깐요!"한이는 자신의 여동생이 흥분해 하는 것을 보고 흥을 깨트리고 싶지 않았다.김세연이 떠난 뒤, 진아연과 마이크는 초대 명단을 작성했다."아연아, 지운 씨가 온다고 할 건데. 하준기 씨도 초대해야 하고. 그러면... 성빈 씨도 초대해야 할 거고. 그럼 박시준 씨만 초대하지 않아도 될까?" 마이크는 말했다. "아니면 성빈 씨를 초대하지 말까?"진아연은 관자놀이가 아파왔다.행복해야만 하는 아이들의 일에 박시준과의 관계로 인해 얽히고 얽혀 고통스럽게 되었다."그건 네가 알아서 해줘!"진아연은 말을 마치고 아이를 데리러 갔다.마이크는 조지운에게 메시지를 보내 문제를 설명하고 조언을 구하려고 했다.조지운: "대표님께서 더 이상 그녀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한 게, 아연 씨가 힘들까봐 그런 거 아닌가요? 대표님께서 아이들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마이크: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했지만. 하지만 김세연 씨가 아연이한테 박시준 씨를 초대하지 말라고 했어요."조지운: "그렇다면 반성해야 겠네요. 당신과 김세연 모두 그녀의 환자인데 왜 김세연 씨의 말을 더 듣나요? 분명히 마이크 씨가 아연 씨와 더 친한 거 아니었어요?"마이크: "제길! 그것도 내 탓이냐고?!"조지운은 잠시 침묵을 지켰고, 진정된 후 계속해서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우선 빈이 형은 초대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 다 초대했는데 대표님만 초대하지 않는 다면 분명 슬퍼하실 겁니다!"마이크: "알았어요!"조지운: "혹시 알아요? 진아연 씨가 생일 파티 전날 마음을 바꿀지도?"마이크: "대표님 일로 이렇게 긴장하는 건 처음 보네요."조지운: "시끄러워요!"저녁 10시, 진아연은 침실로 돌아왔다.세 아이는 잠에 들었고 별장은 모든 게 멈춘 듯 조용했다.그녀는 자신의 심장 뛰는 소리까지
진아연은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것 같았다.여소정의 목소리였다.그녀는 하준기와 좋아진 것이 아닌가?"소정아, 왜 그래?! 울지 말고 무슨 일이야?!" 진아연은 침대에서 바로 일어나 코트를 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아연아, 나... 못 하겠어... 무서워..." 여소정은 울음을 꾹 참는 듯이 목소리가 갈라지기 시작했다."무서워 하지마. 설마 하준기 씨랑 아직 같이 있어? 내가 갈까?" 진아연은 불안했다.여소정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분명했다.박시준의 아버지의 그림자가 평생을 따라다니는 것처럼 말이다.여소정 역시 납치 사건의 후유증이... 오랫동안 아니 평생 영향을 미칠 것이 당연했다.여소정은 울면서 '와줘.' 라고 말하자마자 바로 침실에서 뛰쳐나왔다.나갈 때, 이모님은 소리를 듣고 나왔다."아연 씨, 벌써 12시인데 어디가세요?"시간이 몇 시든지 그녀는 가야만 했다."네. 오늘 밤에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요. 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진아연은 집에서 바로 나갔다.유럽풍 빌라.하준기는 손에 따뜻한 물 한 컵을 들고 여소정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소정아, 울지마. 자, 먼저 물 좀 마셔. 진아연 씨 곧 올거야."하준기는 머리가 아파왔다.그는 여소정 사이와의 길다 긴 시련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될 지 누가 알았겠는가!"미안... 해..." 여소정은 두 손으로 자신의 무릎을 끌어 안으며 울부짖었다. "안 마실래... 그냥 혼자 있고 싶어... 가서... 자!"하준기는 너무나도 걱정됐다. "내가 어떻게 널 혼자 두고 가?""으흑... 널 보면... 힘들어..." 여소정은 더욱더 울부짖기 시작했다.하준기는 바로 일어났다. "아, 알겠어. 울지마.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을게."하준기는 물잔을 내려놓고 침실에서 거실로 나왔다.그는 우울했다. 이 기분을 친구들에게 말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았다.잠시 뒤, 초인종이 울렸다.하준기는 문을 열었다.진아연은 하준기에게 인사할 시간도 없이 바로 침실로 걸어갔다.하
조지운: [쓰담쓰담]성빈: [쓰담쓰담]박시준: [쓰담쓰담]하준기: "아무튼 이 시간에 안 자고 들어줘서 고마워요. 기분은 훨씬 좋아졌어요. 소정이도 울지 않는 거 같아요. 역시 진아연 씨."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준기: "뭐죠? 뭐 진아연 씨가 언제부터 금지어가 된 건가요? 시준 형이랑 헤어져도 말 못 하나요?!"조지운: "주무십시오."성빈: "잘 자."박시준: 응.@하준기하준기: 시준 형, 걱정 말고 푹 자세요.하준기는 메시지를 보낸 뒤, 휴대폰을 내려놓고 침실로 걸어갔다.침실에서는 진아연과 여소정이 침대에 누워 자매처럼 속삭이고 있었다.하준기는 방에서 나가 문을 조용히 닫았다.여소정은 진아연과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박시준과 진아연이 싸웠다 하더라도 하준기는 진아연의 편을 들 수 밖에 없다.여소정은 제 멋대로 였지만 마음만큼은 착했다. 여소정과 친구인 진아연 역시 착한 여자라는 것을 말해준다.다음 날 아침.진아연은 여소정과 함께 병원에 갔다.산부인과에 간 뒤, 여소정은 일반검사를 받았다.진아연과 하준기는 밖에서 기다렸다."아연 씨, 고마워요!" 하준기는 그녀에게 물 한 병을 거넸다. "소정이...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랑 상담이 필요할 거 같아요."진아연은 물을 마시며 말했다. "우선 몸 상태를 확인한 다음에요. 좋지 않은 거 같아요.""저번에 퇴원할 때, 의사가 몸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긴 하던데. 이혼한 뒤, 몸 관리를 했는지 모르겠어요." 하준기는 엄숙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술을 많이 마시긴 했어요... 앞으로 마시지 못하게 해요." 진아연이 말했다."알았어요. 오늘 바빠요? 바쁘면 먼저 가도 좋아요. 오늘 소정이 기분도 괜찮은 거 같으니깐 저 혼자 있어도 될 거 같아요." 하준기는 이어서 말했다. "아니면... 장모님을 불러올게요.""괜찮아요.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릴게요."여소정은 일련의 검사를 마친 뒤, 세 사람은 대기실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이때, 진아연의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마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