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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장

밤에는 사람이 쉽게 감정적이게 된다.

그녀는 그에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던 찰나 전화가 바로 왔다.

그녀가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50%의 희망을 믿고 그는 전화를 걸었다.

진아연은 그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보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잠시 망설이다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아연아, 하준기는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잔인하지 않아." 박시준은 바로 하준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여소정에 대해서라면 민감했기 때문에, 그녀가 바로 전화를 끊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하준기는 결혼을 이용해 여소정을 자극하고 싶어 하는 거야."

진아연은 무슨 의미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만약 소정이가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면요?"

"그렇다면 그 둘의 인연은 거기까지라는 소리지." 박시준은 차분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네가 만약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다면 난 절대 그냥 두지 않을 거야."

그의 말을 들은 진아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죠? 제 결혼에는 당신이 막을 권리는 없어요! 강진 씨와 결혼을 할 때도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요!"

"그래. 나도 말하고 싶은 게 있어." 박시준은 화제를 돌리며 천천히 말했다. "아연아, 내가 정신병이 있다면 넌 날 포기할 거야? 바로 대답할 필요는 없어. 강주승이랑 저번에 타협을 할 때도 난 오직 이것만 생각했어. 세상이 날 어떻게 바라보는 것보다... 아이들이 그걸 알고 실망할까 봐. 아이들이 남들에게 무시 당할까 봐 그랬어."

"박시준 씨, 저랑 아이들이 그렇게 약해 보이나요? 그런 편견을 무서워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예요." 진아연은 그의 말을 가로막고는 말했다. "핑계 대지 말아요. 당신은 아이들이 걱정되는 것보다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게 싫을 뿐이라는 거 알아요! 공항에서 당신이 포기한다고 했을 때, 가장 날 아프게 만들었으니깐요!"

그녀가 말을 마치자 휴대폰 건너편의 그는 조용했다.

잠시 뒤,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 "솔직히 당신이 병이 있다고 해도 저는 아무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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