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는 바로 연결되었고 박시준의 목소리를 약간 잠겨있었다. "라엘이니?""저예요." 진아연은 어색한 듯 말했다. "왜 갑자기 돈을 보낸 거죠?"박시준: "아... 아이들 세뱃돈이야."진아연은 당황스러웠다. "아니... 세뱃돈을 왜 직접 주지 않고? 그것도 저한테 보내는 거죠?"박시준은 변명했다. "아... 라엘이가 나한테 연락한 거 못 봤구나. 네 휴대폰으로 연락 왔길래."진아연: "..."그녀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그저 입금 메시지만 보고 위를 보지 않았다.그녀는 통화 화면을 최소화하여 다시 대화 상자를 클릭해 대화 내용을 위로 올려 확인했다.이게 바로 라엘이가 보낸 걸 것이다.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당황한 얼굴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엄마!" 그때 라엘이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진아연이 휴대폰을 들고 통화하는 모습을 본 뒤, 라엘은 바로 손으로 입을 가렸다.진아연은 딸을 보며 휴대폰을 건네줬다. "아빠야."어찌 되었든 박시준은 라엘인 줄 알고 전화를 받았을 것이다.이렇게 두 사람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라엘이는 휴대폰을 건네받고는 물었다. "아빠, 제가 보낸 메시지는 보셨어요?""응. 아빠 봤어. 그래서 아빠가 세뱃돈을 보냈는데... 엄마 폰에서 확인해 보렴.""아! 저한테만 보낸 거예요? 아니면 오빠랑 같이?""응, 같이.""와! 그럼 동생은요?!" 라엘은 계속해서 물었다.박시준: "응. 동생도.""헤헤, 그럼 엄마는요?" 라엘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엄마가 매일 오빠랑 동생 돌봐주느라 힘들단 말이에요."박시준은 대답했다. "당연하지." 그리고 바로 다시 돈을 보냈다.그리고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눈앞에는 큰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는 밤하늘 아래 빛나는 불꽃을 바라보았고, 더 이상 어둠이 두렵지 않았다.불꽃은 오직 어두운 곳에서 그 빛을 발휘한다.그래서 어둠이 두렵지 않았다."아빠! 설마 폭죽놀이하는 거예요?! 소리 들었어요!" 라엘은 신이 나서 물었다."응. 보고 싶니?" 그
"그냥 됐어요! 밖은 너무 추워요." 라엘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떼며 말했다. "그냥 아빠 집 불꽃놀이 볼래요!""그래, 자!" 진아연은 카메라에서 멀어졌다.그녀가 보이지 않자, 박시준은 다시 침울해졌다....진아연은 방에서 나와 마이크를 찾아갔다. "마이크, 소정이한테 전화했어?""응. 했어." 마이크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한이 형한테 전화해서 오라고 한번 해볼게."진아연: "어휴, 정말 못 살아.""하하하! 여소정이 너한테 화났지. 아이들한테 화난 건 아니잖아?" 마이크는 그녀의 새 드레스를 보며 말했다. "뭐야, 자기들끼리 드레스코드까지 맞추고? 난 뭐 가족이 아니라는 거야?""넌 이런 거 좋아하지 않잖아." 진아연은 반박하며 말했다. "네 취향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널 가족으로 존중한다는 거야."마이크는 할 말이 없었다.잠시 후, 여소정이 도착했다. 그녀 혼자였다."아주머니는?" 여소정은 싸웠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대했다. "남자친구 데리고 온다며? 선물도 준비했는데."여소정 역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엄마는 아빠가 있는 본가로 내려갔어. 그리고 남자친구랑은 헤어졌고."마이크는 소리 없이 입으로 '와우' 를 외쳤다!진아연은 그런 마이크를 노려보며 조용히 하라는 눈빛을 보냈다."자면서 혼잣말했거든." 여소정은 솔직하게 말했다. "자다가 잠결에 하준기를 불렀어. 그걸 남자친구가 들었고. 그거 가지고 자꾸 질척거리길래, 귀찮아서 헤어졌어."진아연: "..."마이크: "여소정, 대박! 슬퍼할 필요 없는 거 알지? 네 남자친구는 너무 유치해! 널 정말 사랑했다면 그 정도는 이해해야지!"여소정: "처음에는 솔직히 죄책감이 들었거든. 근데 네 말을 들으니깐 그것도 맞는 거 같아."두 사람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좋은 술을 먹자며 말했다.잠시 뒤, 라엘이는 영상 통화를 끝내고 진아연의 휴대폰을 들고 방에서 나왔다."엄마, 아빠가 보낸 세뱃돈 얼마예요?" 라엘이는 진아연에게 휴대
B국.마이크와 여소정은 와인을 몇 잔을 마시더니 솔직한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했다.여소정은 하준기와 절대 안 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마이크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그녀에게 상처를 보여주었다. "내가 죽을 뻔했을 때, 그리고 엄청 힘들어했을 때, 내 남자 친구는 그냥 날 바로 버리더라. 넌 나보다는 나아.""그래... 네가 더 비참하네. 그 사람은 날 버리지는 않았으니까. 죽지도 않았고." 여소정은 그를 향해 잔을 건넸다. "근데 어떻게 견뎠어?"마이크는 와인을 한 모금 넘긴 뒤, 말했다. "지금이야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때는 진짜 너무 무서웠어. 아연이가 날 그 지옥 속에서 꺼내준 뒤, 알았지. 살아있어야 고통도 즐거움도 다 느낄 수 있다고... 하하하!"여소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엄청 힘들거든. 잠도 쉽게 못 이루고. 근데 이렇게 살아남아 너희들이랑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으니까... 살아있으니까 좋네."마이크: "그래! 우리 소정이는 이렇게 예쁜걸, 분명 더 좋은 남자가 있을 거야."여소정: "고마워. 위로해 줘서... 진짜 기분 좋아졌어.""우린 친구잖아! 당연하지! 아무튼 오늘만큼은 행복하게 보내자!" 마이크는 그녀에게 와인을 따랐다.진아연은 주스 한 병을 가져와 테이블 위 와인과 바꿨다."적당히 마셔. 취하면 머리 아프잖아."마이크는 즉시 자신의 와인 잔을 진아연에게 건네줬다. "알겠어. 아, 조금 있다가 라엘이 공연도 봐야지!"여소정은 와인 잔을 들고 진아연에게 말했다. "아연아, 저번에는 내가 너무 충동적이었어. 미안해.""무슨 일? 난 몰라. 다 잊었어." 진아연은 쑥쓰러워 하며 그녀에게 들린 와인 잔을 뺏어왔다. "여기서 자고 가! 집에 가도 아주머니도 없을 텐데. 너 혼자 두기 싫어.""응... 응..." 여소정은 자신의 손을 만지며 말했다. "우리 애들한테 세뱃돈을 줘야 하는데? 내 가방은?""소파에 있어. 세뱃돈이 뭐가 그렇게 급해. 먼저
진아연: "..."이렇게까지 취했으면서 취하지 않았다고 말하다니."새해 복 많이 받아요." 그녀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말 듣자고 지금 영상 통화를 한 거예요?""아니."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지성이는? 좀 보여줄 수 있을까?"그녀는 그가 이런 부탁을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드디어 아이가 보고 싶은 거예요?" 그녀는 비아냥 거리며 말했다. "아이를 탓하지 않는 거죠?"박시준은 그녀와 논쟁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아이를 잊은 적 없어."그가 최선을 다해 지키려 했던 아이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그럼 아이를 원망하지 않는 거죠?" 그녀는 그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아이가 죽는다고 해도 시은이가 살아 돌아오지 않아." 그의 말투는 차갑고 매서웠지만 눈빛만은 부드러웠다. "작은 아이를 원망해서 뭐해.""왜 자책을 하세요? 시은씨가 당신에게 강요한 것도 아닌데." 진아연은 그에게 말했다. "박시준 씨, 그렇게 살면 피곤하지 않아요? 저도 시은 씨를 잃어서... 슬퍼요. 근데 이렇게 계속 붙잡고만 있는다면 모든 사람들이 그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그녀의 말은 그를 잠시 침묵에 빠지게 만들었다.그는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 역시 그를 바라보았다.마치 정지 버튼이라도 누른 것처럼, 영화 속 재회 장면을 하는 슬로 모션처럼 말이다.시간이 얼마나 흐른 지도 모르게 두 사람은 서로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먼저 침묵을 깼다. "지성이를 보여줘."그녀는 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침대를 바라보았다.지성이의 크고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지성아, 언제 일어났어? 울지도 않고 착하네." 진아연은 미소를 지으며 지성이 쪽으로 화면을 보여주며 말했다. "지성아, 여기 봐봐. 아빠네."박시준은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용히 지성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지성이의 모습이라면 이모님께서 매일 사진을 보내 잘 알았지만 영상으로 보는 자신의 아이의 모습은 감회가 새
그녀와 아이들을 보며 행복했지만 그의 내면 속 약함과 어둠을 견뎌낼 수 없을까 두려웠다.자신의 이런 엉망인 모습이 그와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기를 원했다.진아연은 말 없는 그의 모습과 복잡한 눈빛을 보았지만,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직접 그를 초대한다면 그가 순순히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계속 아무 말이 없었다.아이를 보고 싶지 않다면 바로 거절하면 될 텐데 말이다!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안 되면 어쩔 수 없고요." 진아연은 그의 침묵을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꺼냈다. "라엘이가 혼자 집에서 새해를 보낼 거라고 해서 물어 본...""넌... 내가 갔으면 좋겠어?" 그는 그녀의 말을 가로채며 물었다.그가 만약 거절한다면 그녀는 슬퍼할 것이다.그는 그녀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의 노골적인 질문에 진아연은 얼굴이 빨개졌다.이렇게 그를 먼저 초대했는데 그는 여전히 무슨 의미인지 다시 확인을 하고 싶은 걸까?"... 오고 싶으면 오고, 싫으면 말고요..." 이 말을 듣고 그는 바로 대답했다."비행기 표 확인해 볼게."대답을 들은 그녀는 갑자기 답답한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았다."지성이 밥 먹을 시간이에요. 가봐야 할 거 같아요. 먼저 끊을게요!""응." 그는 취기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그리고 방금 자신이 했던 말과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을 깨달았다.라엘이는 그를 아빠로 인정했고, 한이 역시 예전처럼 반감이 크지 않았다.그리고 진아연은 지성이를 원망한 자신에 대해 비난하지 않았다.그녀와 아이들은 그를 인정했고 그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단 며칠만이라도 가족의 따뜻한 온기를 느껴보고 싶었다.그는 바로 비행기 표를 예매한 뒤,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잠시 뒤, 그는 옷을 차려입고 캐리어를 들고 위층에서 내려왔다.성빈과 조지운은 그를 보며 놀랐다.방금 기가 죽은 채로 방에 들어가던 모습과는 다르게 뭔가 기분이 좋아 보였다."뭐야?
박시준을 초대한 것은 그녀였기 때문에 그가 가기 전까지는 이곳에서 머물러야 한다. 그럼 아이들과 더 가까워지겠지.그녀는 지성을 안아 거실로 나왔다. 이모님은 바로 지성이를 안았다."엄마, 방금 누가 전화한 거예요?" 라엘이는 테이블에서 내려와 진아연에게 다가왔다."아빠야." 진아연은 라엘의 손을 잡고 식당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아빠가 여기로 와서 함께 새해를 보낼 거야."그리고 식당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이 말을 들었다."아연아, 지금 박시준 씨가 온다고 한 거야?" 마이크가 소리치며 물었다."응. 지금 비행기 탔데.""오... 그럼 지운 씨는...? 지운 씨도 같이 오려나?" 마이크의 관심은 박시준이 아닌 오직 조지운에게 있었다.진아연: "나한테 물어보지 마. 직접 지운 씨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면 돼잖아."마이크는 씩씩거리며 말했다. "됐어. 안 올 게 분명해. 구정에는 부모님을 보러 간다고 했거든.""응, 그럼 이해 해야지! 다른 때면 바빠서 가볼 시간도 없을 텐데. 구정이나 되어야 부모님과 시간을 보낼 거 아니야." 진아연은 실망한 그를 위로했다.마이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 여소정을 바라보며 그녀에게 눈짓했다. "너 가고 또 엄청 마시더라. 아니면 아연이 네가 하준기 씨한테 한번 전화해 보는 건 어때?!"진아연은 여소정을 바라보았다.여소정은 울지는 않았지만 계속 술만 마시고 있었다.진아연은 돌아서서 하준기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죄송합니다.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시스템 안내 목소리가 차갑게 들렸다.순간 진아연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하준기의 번호가 어떻게 없는 번호가?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 쉽게 전화번호를 쉽게 바꿀 리가 없었다.그녀는 다시 하준기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똑같이 없는 번호라고 말했다.하준기... 그는 전화번호를 없앴다!갑자기 왜 번호를 바꾼 거지?!마이크는 진아연의 당황한 모습을 보며 불길한 느낌에 바로 물었다. "뭐야? 무슨 일인데?""없는 번호야..." 진아
진아연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마이크: "왜 영향이 없겠어? 집에 남는 방이 어딨어? 소정이 데리고 간 게스트룸은 엄청 작잖아. 소정이는 괜찮지만. 박시준 씨가 견뎌낼 수 있을까?"진아연: "소정이도 괜찮은데. 그 사람이 왜 못 견뎌? 아니 싫으면 5성급 고급 호텔에 보내면 되지."마이크는 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진아연은 그런 그에게 말했다. "뭐야, 그 표정은? 그 사람이 여기 머물지는 나도 몰라. 비행기에서 내리면 바로 호텔에 갈 수도 있어."마이크는 담담하게 '오' 라고 말했다. "며칠 동안 있는데?""몰라. 아니, 설마 영원히 여기서 살겠어?""아, 그냥 물어본 거지. 왜 이렇게 민감하데?" 마이크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근데 왜 갑자기 오겠다는 거야? 어제는 왜 안 오고? 설마 네가 부른 건 아니지?"진아연은 귀까지 얼굴이 빨개졌다."한 마디만 더 하면 네 방을 손님 방으로 만들 줄 알아." 진아연이 그에게 협박했다.마이크는 말했다. "내 방이라도 주고 싶네. 박시준 씨가 정말 원한다면! 근데 내가 알기로는 결벽증이 있다고 하던데?"진아연은 마이크와의 말씨름에 지친다는 표정으로 돌아서서 설거지를 돕기 위해 주방으로 갔다.마이크는 바로 그 뒤를 뒤쫓았다. "내가 할게. 넌 가서 한이 형이나 돌보라고! 박시준 씨가 온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안 좋아질 텐데!"진아연은 그 말을 들은 뒤, 바로 아이의 방으로 걸어갔다.확실히 이 말을 들은 한이는 짜증이 났다.새해를 맞이하여 기분이 좋았는데 갑자기 박시준이 온다는 소식에 절망했다.그는 박시준과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좋지 않은 표정으로 보는 그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진아연은 문을 열고 들어와 한이 옆으로 다가갔다."한이야, 엄마가 네가 듣기 싫은 말을 하나 하려고 하는데." 진아연은 한이가 억지로 그를 아빠로 인정하라고 시키고 싶지 않았다. "엄마가 아빠를 이곳에 오라고 불렀어. 왜냐하면 시은 누나가 그
B국 시간 밤 12시 5분경, 박시준이 탄 비행기는 B공항에 착륙했다.마이크가 공항에 마중을 나와 있었다.마이크한테 박시준 마중을 나가라고 한 사람은 진아연이 아니라 조지운이었다.조지운은 마이크에게 박시준을 만나면 진아연의 집으로 데려가 어디에 머물지는 진아연에게 맡기라고 했다.마이크도 조지운의 말에 따라 박시준을 집으로 데리고 갔다.늦은 시간이라 경호원과 아이들은 자고 있었다.하지만 진아연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마이크는 진아연을 보고 하품을 하며 말했다. "데리고 왔으니 이제 나 들어가 자도 되지?"진아연은 마이크의 말을 들은 체 만 체 했다.박시준의 시선도 진아연에게 고정되어 다른 누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마이크는 이 순간 자기가 마냥 순수한 공기인 것처럼 느껴졌다.어색하기도 하면서 기분도 썩 좋지 않았다. 그는 혼잣말로 "그럼 나 방에 들어간다?"하지만 여전히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마이크는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조지운에게 전화를 했다.거실.진아연은 직접 캐리어 가방을 끌고 있는 박시준을 보고 물었다. "경호원 없이 혼자 왔어요?""응." 박시준이 이번에 B국에 온 이유는 아이들이랑 설날을 같이 보내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그는 경호원에게도 휴가를 줬다.B국은 A국이 아니라 여기에는 박시준을 알아볼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진아연의 머릿속은 갑자기 복잡해졌다.늦은 시간이라 일단은 쓸 방을 마련해 줘야 했다.하지만 작은방은 사실 좀 많이 작았다. 그리고 평소에 집에 오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전에는 거의 창고로 쓰다시피했었다.지성이를 낳고 나서 진아연은 이모님과 경호원을 더 쓰고 있어 방이 부족했다.오전까지만 해도 진아연은 당당하게 박시준이 오면 작은 방에 머물면 된다고 했는데, 정작 박시준이 집에 오니 작은 방을 쓰게 하려니 좀 고민됐다."배 안 고파요? 이모님이 음식을 준비해 놨어요, 덥혀서 먹으면 돼요." 진아연은 이렇게라도 시간을 좀 벌어, 자기 방에 들어가 생활용품을 빼고 박시준을 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