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의 방에는 아이들의 생활용품들로 가득했다.진아연이 요즘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박시준을 이 방에 머물게 할 것을 미리 계획했다면 이미 정리를 해 놓았을 것이다.진아연은 잠깐 고민하다가 솔직히 얘기하기로 했다. "집이 원래 좀 작아요. 그리고 아이 하나가 더 늘어서 이모님을 더 모셨어요. 여기 치안이 좋다고 해도 안전을 위해 경호원도 더 뽑아서 매일 번갈아가며 집에서 자게 하고요..."진아연이 이렇게 길게 설명하는 것도 단 한 가지를 얘기하기 위해서였다."방이 부족하면 나 호텔에 묵어도 괜찮아." 박시준은 진아연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게... 빈 방이 없는 건 아닌데..." 진아연은 작은 목소리도 말했다.늦은 시간이 아니었으면 어쩌면 진아연은 박시준을 호텔에 가게 놔뒀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이번에 오면서 경호원도 같이 오지 않았는데, 혼자 밖에 나갔다가 위험한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지?진아연의 대답에 박시준은 어리둥절했다.빈 방이 있는데 왜 자기 방을 쓰게 한다는 것일까?"그냥 이 방 쓰고, 제가 다른 방 쓸게요." 진아연은 박시준이 오해라도 할까 봐 바로 말했다. "다른 방이 하나 있는데 좀 작아요, 불편할까 봐 그래요.""괜찮아, 잘 곳만 있으면 돼, 작은 건 문제없어." 박시준은 조금 실망한 눈치였다. 하지만 그는 재빨리 표정을 감췄다."그럼 일단 이리 와 한번 봐요." 진아연은 입구 쪽으로 갔다.박시준은 짐을 들고 그녀의 뒤를 따라 작은방에 왔다.방은 솔직히 좀 작았다. 방안에는 침대 하나와 머릿장 빼고는 다른 가구를 놓을 공간조차 없었다.방 안의 화장실도 간신히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었다.사실 이 방은 설계할 때 가정부 방으로 설계된 방이었다.하지만 진아연은 이모님을 이 방에 살게 하기에 너무 작다고 생각해 이모님이 손님방을 사용하게 했다.그렇다고 손님이 왔다고 이모님을 다시 이 방으로 옮기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전에 여소정 같이 술에 취해 하루만 묵고 간 것처럼 하
최근 들어 두 사람은 눈에 띄는 갈등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예전 같아서는 별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도 3일 동안 싸우고 그랬었다!그러나 박시준을 본 순간 진아연 마음속의 모든 감정은 비로소 안정이 되었다.그리고 박시준도 진아연과 싸우러 온 것은 아니었다.아마도 아이 셋이 있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감정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것도 있다. 예전처럼 화가 조금이라도 나도 펄쩍 뛰고 그러지는 않았다.가정부 방.샤워를 마친 박시준은 침대 옆으로 걸아가 앉았다.그는 휴대폰을 꺼냈다. 조지운한테서 문자가 와 있었다.조지운이 보내온 것은 다름이 아니라 호텔 예약 정보였다. 대표님, 진아연 집에서 가장 거리가 가까운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호텔에서 직접 픽업하러 오실 겁니다. 차로 왔다 갔다 10분도 안 걸립니다, 아이들이랑 지내는 데에 아무 지장이 없을 겁니다.조지운은 마이크로부터 박시준이 진아연 집의 가정부 방을 쓰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조지운은 자기 대표가 이러한 대접을 받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진아연 이 여자가, 사랑하지 않으면 그만이지 굳이 사람을 괴롭힐 필요까지 있었을까?박시준은 답장을 했다. 나 진아연 집에서 머물기로 했으니까 예약 취소해.조지운: "가정부 방을 쓰라고 했다면서요? 본인은 왜 가정부 방을 안 쓴대요? 가정부는 왜 또 가정부 방을 안 쓰고 큰 방을 쓴대요? 가정부 방이면 엄청 작은방 아니에요? 그런 곳에서 어떻게 주무세요?"조지운의 반응에 박시준은 자기가 진아연 집에 개 우리에라도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가정부 방이 비록 작긴 하지만 그래도 침대는 나름 퀸 사이즈였다.박시준에게는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이면 다른 건 상관없었다.원래 이번에 B국에 온 것도 아이들을 위한 것이지 휴가 보내러 온 것이 아니었다.박시준은 더 설명하기가 귀찮아서 그냥 "나 잔다." 하고 답장을 하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이상하게도 박시준은 분명히 비행기에서 잠을 잤지만, 자리에 눕자 바로 잠이 들었다.약 먹는 것조차 잊었다.
박시준은 '으흠' 하고 소리를 냈다.진아연의 말에 답하는 건지 아파서 하는 신음 소리인지 구분이 안됐다.이때, 문밖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박시준은 소리가 나는 문 쪽을 바라보았다——이모님이 지성이를 안고, 마이크가 라엘을 안고 네 사람은 문밖에서 몰래 방 안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사실, 다들 몰래 볼 필요가 없었다. 그냥 들어와서 봐도 됐었다.그런데 왜 다들 밖에서 몰래 보고 있는지 몰랐다.머리를 부딪힌 건 잘한 것이 아니지만 그리 창피한 일도 아니었다.진아연은 박시준의 상처를 붕대로 잘 처리하고 약 상자를 치웠다."아침부터 일단 먼저 먹고 병원에 같이 다녀와요." 진아연은 말했다.박시준: "혼자 갈게.""여기 병원 잘 알아요?" 진아연은 반박하며 말했다. "병원에 아는 사람이 있어요, 가면 바로 CT촬영을 할 수 있어요, 아니면 이곳 병원의 진료 절차를 다 따르다간 오늘 안에 촬영 못할 수도 있어요."박시준은 할 말이 없었다.비록 돈은 많았지만 어쨌든 여기는 자기 나라가 아니었다. 아는 사람도 없었는데다 병원에 가는 일은 진아연 말을 따르는 게 나을 듯했다.두 사람은 방에서 나왔다.모두의 시선은 약속하듯이 박시준의 얼굴을 향했다."아빠, 왜 벽에 부딪혔어요?" 라엘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박시준을 바라보았다.마이크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않았어? 아빠 방이 너무 작아서 그랬다고."라엘은 방안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제가 보기엔 하나도 안 작은데요!"마이크: "그건 네 아빠가 너보다 크기 때문인 거 아니야. 이 방이 너에게는 크지만 네 아빠에게는 너무 작아."라엘이는 다시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아... 아빠 너무 불쌍해. 우리 방에서 자게 할 수도 없고, 오빠가 동의하지 않을 거니까. 하지만 마이크 아저씨 방에서 자면 돼요. 마이크 아저씨 방이 엄청 커요, 침대도 크고 해서 둘이 같이 잘 수 있어요."마이크: "!!!"박시준도 안색이 확 변했다. 그리고 말했다. "엄마 방에 가서 자면
진아연은 박시준이 말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다."박시준 씨, 남자들은 원래 다 당신 같이 생각하는 건가요? 소정이가 왜 이혼하려고 하는 건지 정말 몰라요? 소정이가 준기 씨를 사랑하지 않으면 왜 준기 씨가 자기 부모님한테서 부담 받을 것까지 걱정하겠어요...""진아연, 하준기가 끝까지 여소정이랑 헤어지지 않으려고 한 건 부모님이 주는 부담 같은 게 무엇이든지 다 받아들일 준비를 했기 때문이야. 절대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야. 그리고 지금 준기가 번호를 바꾸든 다시 새롭게 결혼 생활을 하든 그건 다 준기 마음이야."...두 사람은 또 싸웠다. 그것도 본인들의 일이 아닌 하준기와 여소정의 일 때문에.하지만 진아연은 바로 진정이 되었다.진아연은 박시준이 한 말을 진지하게 생각해 봤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다."왜 다들 항상 자기 입장에서만 상대방을 위한다고 생각하고 행동을 할까요? 그게 상대방에게 정말 좋은 걸까요?" 진아연은 낮은 목소리로 한탄을 했다."자기 합리화인 거지." 박시준은 간단 명료하게 답해줬다. "자기 합리화를 하는 거 준기나 여소정 뿐이야? 우리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진아연은 아무 말도 못 했다.문제점을 알면서도 그걸 바꾸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한 사람의 노력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바꾸려면 두 사람의 노력을 다 필요로 했다.병원에 도착했다. 진아연은 박시준을 데리고 알고 지내던 의사한테로 갔다.의사는 박시준을 데리고 가서 CT촬영을 했다. 그리고 진아연은 사무실에서 기다렸다.약 40분 후 의사가 박시준의 CT촬영 결과를 가지고 왔다."아연 씨, CT 결과로는 친구분 머리에는 아무 문제 없어요." 의사는 사진을 진아연에게 건네주었다. "혹시 점심에 시간이 있어요? 제가 밥을 사고 싶은데."진아연: "미안해요. 오늘은 시간이 안 돼요.""중요한 일이 있는 건가요? 우리 얘기를 나눈지도 꽤 오래됐는데요." 의사는 아쉽게 말했다."친구가 방금 전화 왔어요, 저 좀 만나자고요." 진아연은 말했다.
"박시준 씨." 진아연은 박시준의 표정을 보고 바로 말했다. "좋은 명절 날에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시비 걸고 그러지 마요."진아연의 말에 박시준은 조금이나마 진정을 했다.김세연은 계속해서 말했다. "저 명절 때마다 아연이한테 선물을 해 줘요. 반지 빼고 다른 건 다 해줬을걸요. 박시준 씨는 평소에 전혀 관심이 없겠지만 저는 지금처럼 그냥 평소에 하던 대로 하는 거예요, 근데 박시준 씨가 무슨 자격으로 화까지 내는 거죠?"진아연 기억 속의 김세연은 늘 점잖고 부드러운 이미지였다. 하지만 지금 박시준에게 따지는 그의 모습은 진아연도 조금 낯설었다.물론 김세연이 한 말에 진아연은 화내거나 하지는 않았다.김세연이 박시준을 겨냥한 이유도 진아연을 위해서였다."명절 때마다 선물을 주는데, 그게 뭐요?" 박시준은 경멸하듯 말했다. "둘이 사귀는 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 입 좀 다물어요."박시준의 이 말은 김세연을 입을 다물게 했다.하지만 진아연을 화니게 했다."박시준 씨...""운전할래 안 할래? 안 할 거면 내가 할게." 박시준은 진아연의 말을 끊었다.박시준은 진아연이 김세연을 위해 자기한테 뭐라 할 것을 알았다. 하지만 듣고 싶지 않았다.진아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서 내려 뒷좌석 김세연 옆에 탔다.박시준은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조수석에서 내려 운전석에 앉았다.박시준이 핸들을 잡는 순간 진아연은 후회가 됐다."B국 운전면허 없죠?"박시준은 바로 가속 페달을 밟으며 여유롭게 대답했다. "응, 없어. 하지만 운전 경력만 20년이야."진아연은 머리가 아팠다.박시준은 운전석에서 절대 내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김세연은 다시 선물 박스를 진아연에게 건네주었다. "받아, 내가 너한테 주는 선물들은 하나, 하나 다 내가 직접 고른 거야. 안 받으면 난 분명 슬플 거야."박시준은 백미러로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진아연은 처음에는 난처해 하더니 마음이 슬슬 풀리면서 결국은 김세연의 선물을 받았다."세연아, 이번이 마지
박시준은 진아연의 손을 잡고 아무 말도 없이 백화점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진아연는 바로 박시준의 의도를 알아챘다."박시준 씨, 저한테 선물 같은 거 하지 마요! 저 지금 집에 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어요!" 진아연은 박시준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박시준은 놔주지 않았다."김세연 선물은 왜 싫다고 안 해?" 박시준은 반박하며 말했다. "김세연 건 받고 내 건 안 받는다, 말이 안 되잖아."진아연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박시준 입에서 이렇게 유치한 말이 나오다니?김세연은 박시준이 진아연을 끌고 가는 걸 보고 바로 차에서 내려 쫓아갔다."당신이 여기 왜 따라와요?" 박시준은 아주 싫은 표정으로 김세연을 바라보았다. "우리 대스타님, 사람들이 알아보면 어떡해요? 괜히 저랑 진아연도 당신 때문에 파파라치한테 찍히게 하고 싶어요!"박시준의 말에 김세연은 할 수 없이 다시 차에 돌아갔다.파파라치를 무서워하는 김세연이 아니었다. 하지만 진아연이 몰래 찍히는 걸 싫어하는 걸 김세연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김세연이 차에 탄 후 진아연은 박시준을 보며 말했다. "다음에 저한테 선물을 하고 싶으면 미리 사 놓던가 해요. 이게 뭐예요? 창피하지도 않아요?"박시준: "창피해 할 사람은 김세연이지, 감히 내 앞에서 자랑질이라니.""당신 앞에서 저한테 선물을 주면 그게 자랑질 하는 거예요?" 진아연은 물었다. "당신이 저랑 무슨 사이인데요?"박시준은 깊은 눈으로 그는 진아연을 바라보았다. "우리 관계 네가 원하는 대로 해, 난 다 괜찮아."진아연: "..."박시준의 대답에 진아연은 당황스러워 얼굴까지 붉혔다. 진아연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박시준은 진아연을 데리고 다이아몬드 가게에 갔다."이 가게에서 제일 비싼 걸 가져와요." 박시준은 가게 직원에게 말했다.박시준은 졸부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다.가게 직원은 박시준의 말에 매우 기뻤다. "고객님, 저희 쪽에 프리미엄 시리즈는 고객 맞춤형 제품이라 본점에서 제품을 가져와야 합니다. 혹시 예산을 말씀해 주시면
두 사람이 백화점에서 나올 때, 김세연은 두 사람이 많이 가까워졌고 편안해진 것을 보았다.마치 쇼핑을 하고 있는 커플 같았다.방금 백화점에 들어갈 때만 해도 두 사람은 싸우는 듯했었는데 말이다.두 사람 관계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좋아지게 한 것은 백화점의 선물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박시준이 진아연에게 선물을 해줘서 두 사람의 갈등이 해결될 거였으면 진작에 싸우지 않았을 것이다.박시준이 진아연에게 져준 게 분명했다.별장으로 돌아와 진아연은 선물을 방에 갖다 놓았다.이모님은 이미 박시준의 짐을 방에 가져다 놓았다."배고프다고 하지 않았어? 밥 먹자!" 박시준은 말했다."네. 좀 정리를 하고 나갈게요. 오늘은 이 방에서 자요, 제가 작은방을 쓸게요.""그럴 거면 내가 작은방을 계속 쓸게." 박시준은 진아연의 방을 차지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는 내가 부주의하는 바람에 그랬던 거야. 앞으로 내가 조심할게.""협박하는 거예요?" 진아연은 박시준 이마의 상처를 보며 말했다. "설마 저랑 같이 자려고 하는 거 아니죠?""그 '설마' 는 빼 좀." 박시준은 방에 들어와 문을 닫았다. "너랑 같이 자면 어때? 내가 뭘 너를 잡아먹기라도 할까봐?"진아연은 얼굴이 빨개졌다. 박시준이 이렇게 뻔뻔하게 나올 줄 몰랐다."네가 출산한지도 얼마 안 됐는데 내가 너한테 뭔 짓을 하겠어?" 박시준은 가까이 다가가 진아연을 내리보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너를 작은방에 보내고 나 혼자 여기서 잘 수 있겠어?"진아연의 박시준에 대한 오해가 사라졌다.박시준의 뜨거운 숨결은 진아연을 감쌌다. 진아연은 부끄러운지 그를 살짝 밀어냈다. "밥이나 먹으러 가죠!"사실 진아연은 배가 고프지 않았다.목걸이를 살 때 가게 직원이 간식을 주었다. 꽤 맛있었다. 진아연은 맛있게 먹었고 지금은 그리 배가 고프지 않았다.두 사람은 방에서 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식탁에 둘러앉아 있었다.두 사람을 보자마자 이모님은 그들을 불렀다. "어서 와서 식사해요! 라엘이가 배고프다고
"그래, 안 온다고 하면 강요하지 마." 진아연은 마이크에게 말했다."OK."진아연이 예상했듯이 여소정은 오기 싫어했다.하지만 이유는 박시준이 아니라 김세연이었다.김세연은 여소정의 우상이었다. 여소정은 자기 우상을 만나고 싶어 했다.하지만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그리고 술김에 엄청 울어 얼굴이 완전히 퉁퉁 부어 있었고 눈은 거의 뜨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서 여소정은 밖에 나와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저녁 식사를 마치고 잔아연은 김세연을 집 밖까지 바래 주었다.다시 거실로 돌아온 진아연은 박시준이 지성이를 안고 있는 것을 보았다.진아연은 아이를 안은 박시준의 모습을 처음 보았다.박시준은 긴장한 티를 숨길 수가 없었다. 그는 온몸에 힘을 주고 특히 두 팔에 힘을 너무 줘 근육이 터질 듯했다.박시준은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길었다. 거기에 비해 지성이는 엄청 작아 보였다.아마도 박시준은 아이를 잘못 안아서 떨어뜨리기라도 할까 봐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봐봐, 내가 안아도 안 울어." 박시준은 기뻐하며 말했다.이모님은 웃으며 말했다. "지성이가 아직 어려서 사람을 가려볼 줄 몰라요!"박시준은 어색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대표님, 아이랑 같이 살아야 나중에 아이가 커서 부모님과의 사이가 가까워지는 법이에요." 이모님은 건의해 줬다. "나중에 귀국해서 다시 아연 씨 집에 들어와서 같이 지성이를 키우세요! 지성이뿐만 아니라 한이랑 라엘이를 위해서라도요."진아연은 이 말을 듣고 바로 시선을 박시준에게로 돌렸다.박시준은 여전히 지성이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모님의 말은 못 들은 것 같았다.이모님은 이쪽을 바라보는 진아연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지성이가 방금 깼어요, 대표님이 아이를 안아보고 싶다고 하셔서 안겨 드렸어요.""네. 지성이가 분유 먹어야 하죠? 제가 가서 타올게요." 진아연은 소독기에서 젖병을 꺼냈다.박시준은 지성이를 안고 진아연에게로 다가가 분유 타는 법을 배웠다.잘 배워두면 박시준도 혼자 아이에게 분유를 타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