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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장

진아연은 박시준이 말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다.

"박시준 씨, 남자들은 원래 다 당신 같이 생각하는 건가요? 소정이가 왜 이혼하려고 하는 건지 정말 몰라요? 소정이가 준기 씨를 사랑하지 않으면 왜 준기 씨가 자기 부모님한테서 부담 받을 것까지 걱정하겠어요..."

"진아연, 하준기가 끝까지 여소정이랑 헤어지지 않으려고 한 건 부모님이 주는 부담 같은 게 무엇이든지 다 받아들일 준비를 했기 때문이야. 절대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야. 그리고 지금 준기가 번호를 바꾸든 다시 새롭게 결혼 생활을 하든 그건 다 준기 마음이야."

...

두 사람은 또 싸웠다. 그것도 본인들의 일이 아닌 하준기와 여소정의 일 때문에.

하지만 진아연은 바로 진정이 되었다.

진아연은 박시준이 한 말을 진지하게 생각해 봤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왜 다들 항상 자기 입장에서만 상대방을 위한다고 생각하고 행동을 할까요? 그게 상대방에게 정말 좋은 걸까요?" 진아연은 낮은 목소리로 한탄을 했다.

"자기 합리화인 거지." 박시준은 간단 명료하게 답해줬다. "자기 합리화를 하는 거 준기나 여소정 뿐이야? 우리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진아연은 아무 말도 못 했다.

문제점을 알면서도 그걸 바꾸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사람의 노력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바꾸려면 두 사람의 노력을 다 필요로 했다.

병원에 도착했다. 진아연은 박시준을 데리고 알고 지내던 의사한테로 갔다.

의사는 박시준을 데리고 가서 CT촬영을 했다. 그리고 진아연은 사무실에서 기다렸다.

약 40분 후 의사가 박시준의 CT촬영 결과를 가지고 왔다.

"아연 씨, CT 결과로는 친구분 머리에는 아무 문제 없어요." 의사는 사진을 진아연에게 건네주었다. "혹시 점심에 시간이 있어요? 제가 밥을 사고 싶은데."

진아연: "미안해요. 오늘은 시간이 안 돼요."

"중요한 일이 있는 건가요? 우리 얘기를 나눈지도 꽤 오래됐는데요." 의사는 아쉽게 말했다.

"친구가 방금 전화 왔어요, 저 좀 만나자고요." 진아연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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