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준 씨." 진아연은 박시준의 표정을 보고 바로 말했다. "좋은 명절 날에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시비 걸고 그러지 마요."진아연의 말에 박시준은 조금이나마 진정을 했다.김세연은 계속해서 말했다. "저 명절 때마다 아연이한테 선물을 해 줘요. 반지 빼고 다른 건 다 해줬을걸요. 박시준 씨는 평소에 전혀 관심이 없겠지만 저는 지금처럼 그냥 평소에 하던 대로 하는 거예요, 근데 박시준 씨가 무슨 자격으로 화까지 내는 거죠?"진아연 기억 속의 김세연은 늘 점잖고 부드러운 이미지였다. 하지만 지금 박시준에게 따지는 그의 모습은 진아연도 조금 낯설었다.물론 김세연이 한 말에 진아연은 화내거나 하지는 않았다.김세연이 박시준을 겨냥한 이유도 진아연을 위해서였다."명절 때마다 선물을 주는데, 그게 뭐요?" 박시준은 경멸하듯 말했다. "둘이 사귀는 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 입 좀 다물어요."박시준의 이 말은 김세연을 입을 다물게 했다.하지만 진아연을 화니게 했다."박시준 씨...""운전할래 안 할래? 안 할 거면 내가 할게." 박시준은 진아연의 말을 끊었다.박시준은 진아연이 김세연을 위해 자기한테 뭐라 할 것을 알았다. 하지만 듣고 싶지 않았다.진아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서 내려 뒷좌석 김세연 옆에 탔다.박시준은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조수석에서 내려 운전석에 앉았다.박시준이 핸들을 잡는 순간 진아연은 후회가 됐다."B국 운전면허 없죠?"박시준은 바로 가속 페달을 밟으며 여유롭게 대답했다. "응, 없어. 하지만 운전 경력만 20년이야."진아연은 머리가 아팠다.박시준은 운전석에서 절대 내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김세연은 다시 선물 박스를 진아연에게 건네주었다. "받아, 내가 너한테 주는 선물들은 하나, 하나 다 내가 직접 고른 거야. 안 받으면 난 분명 슬플 거야."박시준은 백미러로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진아연은 처음에는 난처해 하더니 마음이 슬슬 풀리면서 결국은 김세연의 선물을 받았다."세연아, 이번이 마지
박시준은 진아연의 손을 잡고 아무 말도 없이 백화점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진아연는 바로 박시준의 의도를 알아챘다."박시준 씨, 저한테 선물 같은 거 하지 마요! 저 지금 집에 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어요!" 진아연은 박시준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박시준은 놔주지 않았다."김세연 선물은 왜 싫다고 안 해?" 박시준은 반박하며 말했다. "김세연 건 받고 내 건 안 받는다, 말이 안 되잖아."진아연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박시준 입에서 이렇게 유치한 말이 나오다니?김세연은 박시준이 진아연을 끌고 가는 걸 보고 바로 차에서 내려 쫓아갔다."당신이 여기 왜 따라와요?" 박시준은 아주 싫은 표정으로 김세연을 바라보았다. "우리 대스타님, 사람들이 알아보면 어떡해요? 괜히 저랑 진아연도 당신 때문에 파파라치한테 찍히게 하고 싶어요!"박시준의 말에 김세연은 할 수 없이 다시 차에 돌아갔다.파파라치를 무서워하는 김세연이 아니었다. 하지만 진아연이 몰래 찍히는 걸 싫어하는 걸 김세연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김세연이 차에 탄 후 진아연은 박시준을 보며 말했다. "다음에 저한테 선물을 하고 싶으면 미리 사 놓던가 해요. 이게 뭐예요? 창피하지도 않아요?"박시준: "창피해 할 사람은 김세연이지, 감히 내 앞에서 자랑질이라니.""당신 앞에서 저한테 선물을 주면 그게 자랑질 하는 거예요?" 진아연은 물었다. "당신이 저랑 무슨 사이인데요?"박시준은 깊은 눈으로 그는 진아연을 바라보았다. "우리 관계 네가 원하는 대로 해, 난 다 괜찮아."진아연: "..."박시준의 대답에 진아연은 당황스러워 얼굴까지 붉혔다. 진아연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박시준은 진아연을 데리고 다이아몬드 가게에 갔다."이 가게에서 제일 비싼 걸 가져와요." 박시준은 가게 직원에게 말했다.박시준은 졸부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다.가게 직원은 박시준의 말에 매우 기뻤다. "고객님, 저희 쪽에 프리미엄 시리즈는 고객 맞춤형 제품이라 본점에서 제품을 가져와야 합니다. 혹시 예산을 말씀해 주시면
두 사람이 백화점에서 나올 때, 김세연은 두 사람이 많이 가까워졌고 편안해진 것을 보았다.마치 쇼핑을 하고 있는 커플 같았다.방금 백화점에 들어갈 때만 해도 두 사람은 싸우는 듯했었는데 말이다.두 사람 관계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좋아지게 한 것은 백화점의 선물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박시준이 진아연에게 선물을 해줘서 두 사람의 갈등이 해결될 거였으면 진작에 싸우지 않았을 것이다.박시준이 진아연에게 져준 게 분명했다.별장으로 돌아와 진아연은 선물을 방에 갖다 놓았다.이모님은 이미 박시준의 짐을 방에 가져다 놓았다."배고프다고 하지 않았어? 밥 먹자!" 박시준은 말했다."네. 좀 정리를 하고 나갈게요. 오늘은 이 방에서 자요, 제가 작은방을 쓸게요.""그럴 거면 내가 작은방을 계속 쓸게." 박시준은 진아연의 방을 차지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는 내가 부주의하는 바람에 그랬던 거야. 앞으로 내가 조심할게.""협박하는 거예요?" 진아연은 박시준 이마의 상처를 보며 말했다. "설마 저랑 같이 자려고 하는 거 아니죠?""그 '설마' 는 빼 좀." 박시준은 방에 들어와 문을 닫았다. "너랑 같이 자면 어때? 내가 뭘 너를 잡아먹기라도 할까봐?"진아연은 얼굴이 빨개졌다. 박시준이 이렇게 뻔뻔하게 나올 줄 몰랐다."네가 출산한지도 얼마 안 됐는데 내가 너한테 뭔 짓을 하겠어?" 박시준은 가까이 다가가 진아연을 내리보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너를 작은방에 보내고 나 혼자 여기서 잘 수 있겠어?"진아연의 박시준에 대한 오해가 사라졌다.박시준의 뜨거운 숨결은 진아연을 감쌌다. 진아연은 부끄러운지 그를 살짝 밀어냈다. "밥이나 먹으러 가죠!"사실 진아연은 배가 고프지 않았다.목걸이를 살 때 가게 직원이 간식을 주었다. 꽤 맛있었다. 진아연은 맛있게 먹었고 지금은 그리 배가 고프지 않았다.두 사람은 방에서 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식탁에 둘러앉아 있었다.두 사람을 보자마자 이모님은 그들을 불렀다. "어서 와서 식사해요! 라엘이가 배고프다고
"그래, 안 온다고 하면 강요하지 마." 진아연은 마이크에게 말했다."OK."진아연이 예상했듯이 여소정은 오기 싫어했다.하지만 이유는 박시준이 아니라 김세연이었다.김세연은 여소정의 우상이었다. 여소정은 자기 우상을 만나고 싶어 했다.하지만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그리고 술김에 엄청 울어 얼굴이 완전히 퉁퉁 부어 있었고 눈은 거의 뜨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서 여소정은 밖에 나와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저녁 식사를 마치고 잔아연은 김세연을 집 밖까지 바래 주었다.다시 거실로 돌아온 진아연은 박시준이 지성이를 안고 있는 것을 보았다.진아연은 아이를 안은 박시준의 모습을 처음 보았다.박시준은 긴장한 티를 숨길 수가 없었다. 그는 온몸에 힘을 주고 특히 두 팔에 힘을 너무 줘 근육이 터질 듯했다.박시준은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길었다. 거기에 비해 지성이는 엄청 작아 보였다.아마도 박시준은 아이를 잘못 안아서 떨어뜨리기라도 할까 봐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봐봐, 내가 안아도 안 울어." 박시준은 기뻐하며 말했다.이모님은 웃으며 말했다. "지성이가 아직 어려서 사람을 가려볼 줄 몰라요!"박시준은 어색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대표님, 아이랑 같이 살아야 나중에 아이가 커서 부모님과의 사이가 가까워지는 법이에요." 이모님은 건의해 줬다. "나중에 귀국해서 다시 아연 씨 집에 들어와서 같이 지성이를 키우세요! 지성이뿐만 아니라 한이랑 라엘이를 위해서라도요."진아연은 이 말을 듣고 바로 시선을 박시준에게로 돌렸다.박시준은 여전히 지성이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모님의 말은 못 들은 것 같았다.이모님은 이쪽을 바라보는 진아연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지성이가 방금 깼어요, 대표님이 아이를 안아보고 싶다고 하셔서 안겨 드렸어요.""네. 지성이가 분유 먹어야 하죠? 제가 가서 타올게요." 진아연은 소독기에서 젖병을 꺼냈다.박시준은 지성이를 안고 진아연에게로 다가가 분유 타는 법을 배웠다.잘 배워두면 박시준도 혼자 아이에게 분유를 타 줄
박시준은 조금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방금 애가 울어서 분유를 줬는데 다 토해 버렸어. 먹이는 방밥이 틀렸나?"진아연은 순간 뭔지 알았다. 그는 박시준의 옆에 가 아이를 보았다.지성의 입가에는 아직도 하얀색 거품이 남아 있었다."아기는 토할 수도 있어요. 좀 더 크면 좋아질 거예요.""근데 오후에 네가 먹일 땐 토하지 않았잖아." 박시준은 자기가 먹일 때 어딘가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다.지성이는 방금 먹은 분유 한 병을 거의 다 토해냈다. 때문에 박시준의 옷은 완전히 젖어 버렸다.박시준이 너무 진심으로 물어보기에 진아연은 같이 분석을 하기 시작했다. "분유를 탈 때 젖병에 많은 공기가 따라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그리고 아이가 분유를 다 마시고 나면 세워서 안고 있어야 돼요. 하지만 아무리 주의한다고 해도 가끔은 토해요. 때문에 완전히 당신 때문이라고 할 수 없어요, 지금 이 나이에 분유를 토하는 거는 아주 정상이에요."박시준은 이제야 한시름 놓았다. "방금 먹은 분유를 다 토해 버렸는데, 배고프지 않을까? 한 병 더 타줄까?""아니요. 지금 울지 않잖아요, 배고프지 않다는 거예요." 진아연은 박시준에게서 아이를 안아왔다. 그리고 분유에 젖은 그의 몸을 보며 말했다. "가서 씻어요! 온몸에서 분유 냄새가 나요."박시준의 몸뿐만 아니라 방안 전체가 분유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박시준이 욕실에 들어가자 진아연은 아들을 침대에 눕히고 물티슈로 입을 닦아주며 부드럽게 물었다. "지성아, 아빠가 안아주니까 어때, 좋아? 너 방금 토해 가지고 아빠가 많이 놀랐어! 근데 아빠가 겁이 많아서 그러는 거 절대 아니야! 너를 너무 아껴서 긴장해서 그런 거야."진아연은 아이랑 얘기를 하면서 지성이의 턱받이를 깨끗한 걸로 바꿔 주었다.깨끗한 턱받이를 바꿔 한 지성이는 아주 귀엽게 웃었다.지성이는 이제 웃을 줄 안다. 하지만 웃을 때 보통 소리를 내지 않는다, 아주 얌전했다."너 아까 아빠 보고 웃었니? 아빠 보고 웃으면 아빠가 엄청 좋아할 거
"이제 모든 일에 직접 나서지 말고 아이들만 잘 보살피면 돼. 몸 상태는 어때?" 박시준은 아직 자지 않은 진아연을 보며 물었다.제왕절개 분만 수술은 자연 분만보다 몸에 더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못내 걱정이었던 것이다.진아연은 그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왜 갑자기 몸 상태를 묻는 거지? 이 늦은 밤에 이런 질문을 하니 곰곰이 생각 안 해볼 수 없었다."출산 후 3개월 동안 동침할 수 없어요. 이건 상식이에요." 그녀는 긴장한 듯 목소리가 떨고 있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냥 네가 어느 정도 회복했는지 묻고 싶은 거야. 난 그런 생각 하지도 않았어." 박시준은 침착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진아연은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지 숨을 돌렸다. "잘 회복하고 있어요!"박시준은 그녀의 괜찮은 척하는 모습에 방의 불을 켰다.진아연은 갑자기 환해진 불빛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뭐 하시는 거예요? 오후에 낮잠 자서 잠이 안 오는 거예요? 피곤하지 않으면... "이때 박시준은 갑자기 일어나 그녀의 이불을 들추고 그녀의 잠옷 자락을 올렸다. 아무래도 그녀의 상처가 궁금했다."박시준 씨! 왜 갑자기 이런 짓을!" 진아연은 놀랐는지 그의 팔을 때리며 소리 질렀다.다만 박시준은 그녀의 발버둥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확인한 후 바로 이불을 덮어줬다."진아연, 적어도 가정부 4명은 필요할 것 같은데." 박시준은 진아연이 편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갑자기 여소정의 말이 떠오른 진아연은 그를 비웃었다. "차라리 10명을 부르지 그래요? 아이가 3명이니까 가정부를 각각 2명씩 붙여주고 식사 담당 1명, 청소 담당 2명에, 나머지 1명은 저를 보살피면 되겠고요."박시준은 그녀의 말에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10명 정도 필요하겠군."진아연: "..."박시준은 그녀의 농담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만약 장난이라고 알려주지 않으면 다음날 진짜 가정부 10명을 데리고 올지도 몰랐다."한이한테 가정부를 붙여주지 않아도 돼요. 라
박시준은 갑자기 숨소리가 거칠어지더니 그녀의 질문에 대해 생각했다."며칠 더 있다 갈 거야."그녀가 묻지 않았다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던 문제였다."네... 잠이 안 오면 나가서 노세요. 혼자 재미없으면 마이크한테 말해서 같이 가도 돼요." 진아연은 심심할 그를 생각해 말을 이었다."설마 내가 마이크 씨와 어울릴 거라 생각해? 피곤하지 않아? 아니면 내가 불편해서 그런 거야?" 그는 비아냥거리더니 진아연에게 되물었다.진아연은 그의 말에 한숨을 쉬었다. "피곤하긴 한데, 곁에 있어서...""그럼 나갈까?" 박시준은 그녀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어디 갈 생각이에요?"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박시준 씨가 곁에 있어서 잠이 안 오는 게 아니에요. 아직 우리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 같은데 뭔지 몰라서 그런 거예요.""진아연, 자꾸 기분 나쁜 일들만 생각하면 잠을 잘 수 있겠어?" 그는 말하면서 진아연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잠깐 뒤돌아봐.""뭐 하시려고요?" 진아연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지만, 순순히 등을 돌렸다."아무 생각 하지 말고 눈 딱 감아." 박시준은 그녀의 등허리를 살며시 눌러주며 마사지해 줬다.아이를 낳고 나면 등허리 부분이 쑤시고 아프다는데박시준은 진아연이 그런 고통으로 힘들어할까 봐 이런 방식으로 도와줬다.그의 따뜻한 손길은 마법이라도 새겨진 듯 그녀의 피곤함을 온데간데없이 날려버렸고 마치 구름 속을 둥둥 떠다닌 듯한 기분에 몸이 한껏 편안해졌다.누구한테서 배운 건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너무 편안한 나머지 바로 잊어버렸고얼마 지나지 않아 깊이 잠에 빠져버렸다.진아연이 잠들자 박시준은 그녀를 품속에 안고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익숙한 냄새에 취해 있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몸매, 목소리와 미소, 기세등등한 모습마저 그리웠던 그는 그녀와 이대로 계속 쭉 함께 하고 싶었다.다른 방.마이크와 조지운은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다."전 조지운 씨의 대표님이 미인계를 쓰지 않았나 싶어요! 심하게 다쳤다고 하는데 피는
진아연은 그의 말을 듣더니 갑자기 궁금해졌다. "마이크가 박시준 씨한테 말한 거예요? 왜 저한테 알려주지 않았죠?"박시준은 우유를 한 모금 마시면서 말했다. "지운이 고향 집이 어딘지 물어봐서 알게 된 거야.""네? 조지운 씨 고향 집은 왜요?" 진아연은 왠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설마 어르신들께 인사하러 간 건가요? 아니면...""아마 네 생각이 맞을 거야. 지운이의 부모님께 두 사람의 관계를 알릴 생각인가 봐." 진아연은 박시준의 말을 듣더니 마음이 더욱 복잡해졌다."지운 씨의 고향 집 주소도 모르는 것 같은데, 그러면 지운 씨가 불러서 간 게 아니잖아요. 갑자기 찾아가서 이런 사단을 일으키면 지운 씨가 화낼 텐데요." 진아연은 마이크한테 전화해 말리고 싶었다.박시준은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봤다. "이 둘의 일에 신경 쓰라고 알려준 게 아니야. 대부분 커플들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기 마련이란 걸 너한테 알려주고 싶었어.""저도 알아요." 진아연은 눈길을 돌려 말을 계속해서 이었다. "어젯밤에 머리 감겠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아침 식사하고 같이 헤어숍에 가요.""그래.""머리를 감고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가요! A국은 구정이라 축제가 많겠지만 B국도 여러 곳에 축제가 있어요." 진아연은 모든 일정을 미리 정리해뒀다."그래. 지성이도 데리고 갈 거야? 아직 어린데 데려가도 괜찮을까?" 박시준은 지성이를 데려가고 싶지만, 날씨가 추워 지성이가 추울까 봐 걱정이었다."당연히 안되죠. 아직 어린아이인데 사람 많은 곳으로 데려가면 안 돼요." 진아연은 말하면서 라엘이와 한이를 바라봤다.엄마의 뜻을 이해한 한이는 바로 말했다. "엄마, 전 아직 숙제가 남아서 집에 있을게요.""그래." 진아연은 라엘이를 보면서 물었다. "라엘아, 넌 갈 거야?""동생도 오빠도 가지 않는데, 저까지 못 간다고 하면 엄마, 아빠 너무 슬프지 않을까요?" 라엘은 입을 쩝쩝거리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진아연은 그런 라엘이의 모습에 자상한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