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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장

진아연의 방에는 아이들의 생활용품들로 가득했다.

진아연이 요즘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박시준을 이 방에 머물게 할 것을 미리 계획했다면 이미 정리를 해 놓았을 것이다.

진아연은 잠깐 고민하다가 솔직히 얘기하기로 했다. "집이 원래 좀 작아요. 그리고 아이 하나가 더 늘어서 이모님을 더 모셨어요. 여기 치안이 좋다고 해도 안전을 위해 경호원도 더 뽑아서 매일 번갈아가며 집에서 자게 하고요..."

진아연이 이렇게 길게 설명하는 것도 단 한 가지를 얘기하기 위해서였다.

"방이 부족하면 나 호텔에 묵어도 괜찮아." 박시준은 진아연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게... 빈 방이 없는 건 아닌데..." 진아연은 작은 목소리도 말했다.

늦은 시간이 아니었으면 어쩌면 진아연은 박시준을 호텔에 가게 놔뒀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오면서 경호원도 같이 오지 않았는데, 혼자 밖에 나갔다가 위험한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지?

진아연의 대답에 박시준은 어리둥절했다.

빈 방이 있는데 왜 자기 방을 쓰게 한다는 것일까?

"그냥 이 방 쓰고, 제가 다른 방 쓸게요." 진아연은 박시준이 오해라도 할까 봐 바로 말했다. "다른 방이 하나 있는데 좀 작아요, 불편할까 봐 그래요."

"괜찮아, 잘 곳만 있으면 돼, 작은 건 문제없어." 박시준은 조금 실망한 눈치였다. 하지만 그는 재빨리 표정을 감췄다.

"그럼 일단 이리 와 한번 봐요." 진아연은 입구 쪽으로 갔다.

박시준은 짐을 들고 그녀의 뒤를 따라 작은방에 왔다.

방은 솔직히 좀 작았다. 방안에는 침대 하나와 머릿장 빼고는 다른 가구를 놓을 공간조차 없었다.

방 안의 화장실도 간신히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었다.

사실 이 방은 설계할 때 가정부 방으로 설계된 방이었다.

하지만 진아연은 이모님을 이 방에 살게 하기에 너무 작다고 생각해 이모님이 손님방을 사용하게 했다.

그렇다고 손님이 왔다고 이모님을 다시 이 방으로 옮기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전에 여소정 같이 술에 취해 하루만 묵고 간 것처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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