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난 상처를 본 뒤, 강진은 침묵했다.그리고 그녀는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그녀의 오른쪽 뺨은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그녀의 왼쪽 뺨은 모든 살갗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푹 주저앉아 있었고 피가 가득했다!상처는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 엄청나게 끔찍했고 참을 수 없었다!그리고 그녀의 자존심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과거에 안 좋았던 일들조차 모두 지금의 그녀의 지금 상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게다가 갑자기 충격받은 오빠의 얼굴도 한몫했다.그녀의 엄마 역시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는 뒤로 물러섰다."주승아, 먼저 퇴원하거라!" 강주승과 강진의 엄마는 강진을 나무라며 말했다. "그렇게 병원에 있고 싶다면 그렇게 하거라! 원하는 대로 다 들어줘.""엄마,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예전에 얼마나 예뻤냐고! 잊었어요?!" 강주승은 새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며 비웃었다.두 사람이 떠난 뒤, 의사는 강진의 얼굴 상처를 치료하고 다시 붕대를 감았다."강 아가씨, 비록 얼굴은 이렇게 다쳤지만 살아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세요." 의사는 강진이 겪었던 일에 괴로워했다. "살아 있으니깐 된 겁니다. 아름다움 역시 살아있어야 의미 있는 거니까요."강진은 의사를 차갑게 바라보았다."당신이 나에 대해 안다면 얼마나 알아요?!" 의사는 정중하게 말했다. "퇴원하시면 약을 드리겠습니다. 얼굴에 난 상처는 3일에 한 번씩 발라줘야 합니다.""여기 있을래요! 집에 가고 싶지 않아요!""병원에 있으면 지루하고 아프기 쉽습니다. 집에 가서 푹 쉬시는 게 좋을 겁니다.""하... 퇴원이라니! 벌써 퇴원할 수 없어요! 죽을 엄두도 안 나는데... 나한테 왜 그래요!" 강진은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다.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강진은 수많은 생각을 했다.그녀는 박시준에게 미련 따위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박시준이 그리웠다.박시준은 그녀의 엄마보다 그녀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었고, 그녀를 아끼는 것같이 보였지만 그저 그녀의 미모를 사
기자: 라엘 씨, 새해 결심이 있다면 뭔가요?라엘: 예쁜 선물을 많이 받고 싶어요...기자: 그럼 최근에 특별히 기쁜 일이 있었나요?라엘: 예전에는 아빠와 사이가 안 좋았는데 지금은 화해했어요. 아빠가 있어 너무 좋아요.여기까지 영상을 본 박시준의 눈가가 촉촉해졌다.그는 자신의 딸이 인터뷰에서 자신을 언급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라엘의 마음속에서 그는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기자: 아빠는 어떤 사람이죠? 오늘 이곳에 왔나요?라엘: 아니에요. 그리고 아빠는 몰라요. 화해는 했지만 완전히 사이가 좋아진 건 아니니까요! 앞으로 아빠의 행동을 지켜보려고요!기자: 아빠가 어떤 표현을 했으면 좋겠나요? 라엘: 최대한 저를 슬프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쁜 짓도... 부끄러운 짓도 안 했으면 좋겠어요.이 말을 끝으로 영상은 끝이 났다.라엘의 마지막 말은 오랫동안 그의 마음에 울려 퍼졌다.아버지로서 그는 아이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그는 자신들의 아이를 위해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는 언제나 이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영상을 저장했다.그리고 위로 올라갈 때쯤 휴대폰이 울렸다.휴대폰을 집어 들어 화면을 본 뒤, 미간을 찌푸렸다.그녀가 감히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거에 기분이 나빴다.그는 고민하다가 궁금함에 전화를 받았다....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비행기는 마침내 B국 공항에 도착했다.마이크는 두 아이들을 데리고 순조롭게 진아연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엄마, 저 고백할 게 있어요." 라엘이는 진아연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머리핀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이거... 사실 아빠가 새해 선물로 라엘이한테 줬어요. 그리고 아빠라고 불렀어요..."진아연: "엄마도 알아. 마이크 아저씨가 이틀 전에 말해줬어.""... 엄마, 화났어요?"진아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빠라고 부르는 게 당연하지. 라엘이한테도 잘 해주니까.""그래도 저는 엄마가 가장 좋아요...
진아연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고, 대답하지 않았다.마이크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물었다."마이크, 대체 이런 질문을 왜 하는 거야?" 진아연은 답답한 마음에 물었다.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일을 하겠어?"마이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잘 모르니까 너한테 묻는 거잖아.""아니, 잘 모른다면서 왜 갑자기 이 병에 대해서 물어보는 건데? 갑자기 그런 질문을 네게 한다면 좋겠어?" 진아연은 박시준과 냉전 중이기도 했지만 이런 취급을 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들었다.마이크는 박시준에게 비밀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빨개진 얼굴로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그와 시은씨는 쌍둥이니깐. 시은씨에게 그런 병이 있다면, 그 역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이란성 쌍둥이야. 두 사람은 완전히 달라. 혈액형까지 모든 게." 진아연은 설명했다.마이크는 문득 깨달으며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박시준은 어렸을 때 병을 치료했다고 했다. 대체 그 이유가 뭘까?기적의 의사는 박시준의 병을 치료했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후유증도 남기지 않났다.더군다나 그는 사업 수완이 좋은 사람이며, 지능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IQ가 뛰어나다는 점까지 증명했다."박시준 씨한테 연락 왔어?" 마이크는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진아연: "갑자기 그건 또 왜 물어봐?""아니, 둘 사이에 이렇게 귀여운 세 아이들이 있는데 뭐 이렇게 영원히 안 볼 사람들처럼 구는 거야?" 마이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성이 일로 널 원망하는 게 아니라는 거 알잖아. 네가 시은 씨를 치료했다는 걸 숨겼기 때문에 그런 거잖아. 네가 처음부터 숨기지 않았다면, 심윤 씨를 곁에 두지 않았을 거야. 그럼... 이런 일들도 다 일어나지 않았겠지...""마이크, 다시 되돌아간다고 해도 난 지금처럼 했을 거야." 진아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소정이는 내가 이기적이라고 하는데... 맞아."마이크는 큰 충격을 받은 듯 말했다. "여소정이 너한테
그는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마이크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아이들이 걱정되어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연락했다.진아연: 네. 잘 도착했어요.그 말을 보낸 뒤,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지성이의 옷을 벗겼다.그녀는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척을 하고 싶었지만 지성이의 옷을 벗긴 뒤, 다시 휴대폰을 들어 답장이 왔는지 확인했다.결과는 답장은 오지 않았다.뭔가 답답한 마음에 휴대폰을 내려놓고 지성이을 안아 화장실로 왔다.한 시간 뒤, 이모님이 지성이을 재우러 데려갔다.그리고 그녀는 다시 휴대폰을 들어 박시준에게 받은 메시지들을 읽었다.보면 볼수록 마음이 뭔가 답답해졌다.그녀는 확실히 이기적이고, 충동적이었다.시은이의 죽음은 그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조금 더 너그럽게 그를 이해하려고 했다면, 싸웠다고 이렇게 지성이를 바로 B국으로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다.그녀는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지만 뭐라고 보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실수로 달력을 클릭했다. 이틀 뒤면 A국의 새해이다. 그럼 그때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새해 당일이 되었다.진아연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들에게 옷을 입히고 마이크와 함께 새해맞이 장식품을 집안에 걸었다.라엘이는 분위기를 살피더니 조용히 진아연의 방으로 들어갔다.오늘은 새해. 라엘이는 혼자 있는 아빠가 생각나 엄마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진아연의 휴대폰은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라엘이가 들어와 그녀의 휴대폰을 들어 카카오톡을 들어갔다. 바로 보이는 박시준이라는 세 글자.라엘이는 아직 이 글자를 쓸 수는 없었지만 읽을 수는 있었다.그녀는 박시준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그리고 그때 A국은 저녁 8시였다.오늘 성빈과 조지운은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박시준과 함께 있었다.마당에는 폭죽들이 가득했고 성빈은 폭죽에 막 불을 피울 참이었다.박시준은 통화를 마친 뒤, 진아연에게 온 음성 메시지를 보았다.그의 눈빛은 살짝 흔들렸고 긴장됐다. 살
전화는 바로 연결되었고 박시준의 목소리를 약간 잠겨있었다. "라엘이니?""저예요." 진아연은 어색한 듯 말했다. "왜 갑자기 돈을 보낸 거죠?"박시준: "아... 아이들 세뱃돈이야."진아연은 당황스러웠다. "아니... 세뱃돈을 왜 직접 주지 않고? 그것도 저한테 보내는 거죠?"박시준은 변명했다. "아... 라엘이가 나한테 연락한 거 못 봤구나. 네 휴대폰으로 연락 왔길래."진아연: "..."그녀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그저 입금 메시지만 보고 위를 보지 않았다.그녀는 통화 화면을 최소화하여 다시 대화 상자를 클릭해 대화 내용을 위로 올려 확인했다.이게 바로 라엘이가 보낸 걸 것이다.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당황한 얼굴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엄마!" 그때 라엘이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진아연이 휴대폰을 들고 통화하는 모습을 본 뒤, 라엘은 바로 손으로 입을 가렸다.진아연은 딸을 보며 휴대폰을 건네줬다. "아빠야."어찌 되었든 박시준은 라엘인 줄 알고 전화를 받았을 것이다.이렇게 두 사람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라엘이는 휴대폰을 건네받고는 물었다. "아빠, 제가 보낸 메시지는 보셨어요?""응. 아빠 봤어. 그래서 아빠가 세뱃돈을 보냈는데... 엄마 폰에서 확인해 보렴.""아! 저한테만 보낸 거예요? 아니면 오빠랑 같이?""응, 같이.""와! 그럼 동생은요?!" 라엘은 계속해서 물었다.박시준: "응. 동생도.""헤헤, 그럼 엄마는요?" 라엘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엄마가 매일 오빠랑 동생 돌봐주느라 힘들단 말이에요."박시준은 대답했다. "당연하지." 그리고 바로 다시 돈을 보냈다.그리고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눈앞에는 큰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는 밤하늘 아래 빛나는 불꽃을 바라보았고, 더 이상 어둠이 두렵지 않았다.불꽃은 오직 어두운 곳에서 그 빛을 발휘한다.그래서 어둠이 두렵지 않았다."아빠! 설마 폭죽놀이하는 거예요?! 소리 들었어요!" 라엘은 신이 나서 물었다."응. 보고 싶니?" 그
"그냥 됐어요! 밖은 너무 추워요." 라엘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떼며 말했다. "그냥 아빠 집 불꽃놀이 볼래요!""그래, 자!" 진아연은 카메라에서 멀어졌다.그녀가 보이지 않자, 박시준은 다시 침울해졌다....진아연은 방에서 나와 마이크를 찾아갔다. "마이크, 소정이한테 전화했어?""응. 했어." 마이크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한이 형한테 전화해서 오라고 한번 해볼게."진아연: "어휴, 정말 못 살아.""하하하! 여소정이 너한테 화났지. 아이들한테 화난 건 아니잖아?" 마이크는 그녀의 새 드레스를 보며 말했다. "뭐야, 자기들끼리 드레스코드까지 맞추고? 난 뭐 가족이 아니라는 거야?""넌 이런 거 좋아하지 않잖아." 진아연은 반박하며 말했다. "네 취향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널 가족으로 존중한다는 거야."마이크는 할 말이 없었다.잠시 후, 여소정이 도착했다. 그녀 혼자였다."아주머니는?" 여소정은 싸웠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대했다. "남자친구 데리고 온다며? 선물도 준비했는데."여소정 역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엄마는 아빠가 있는 본가로 내려갔어. 그리고 남자친구랑은 헤어졌고."마이크는 소리 없이 입으로 '와우' 를 외쳤다!진아연은 그런 마이크를 노려보며 조용히 하라는 눈빛을 보냈다."자면서 혼잣말했거든." 여소정은 솔직하게 말했다. "자다가 잠결에 하준기를 불렀어. 그걸 남자친구가 들었고. 그거 가지고 자꾸 질척거리길래, 귀찮아서 헤어졌어."진아연: "..."마이크: "여소정, 대박! 슬퍼할 필요 없는 거 알지? 네 남자친구는 너무 유치해! 널 정말 사랑했다면 그 정도는 이해해야지!"여소정: "처음에는 솔직히 죄책감이 들었거든. 근데 네 말을 들으니깐 그것도 맞는 거 같아."두 사람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좋은 술을 먹자며 말했다.잠시 뒤, 라엘이는 영상 통화를 끝내고 진아연의 휴대폰을 들고 방에서 나왔다."엄마, 아빠가 보낸 세뱃돈 얼마예요?" 라엘이는 진아연에게 휴대
B국.마이크와 여소정은 와인을 몇 잔을 마시더니 솔직한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했다.여소정은 하준기와 절대 안 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마이크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그녀에게 상처를 보여주었다. "내가 죽을 뻔했을 때, 그리고 엄청 힘들어했을 때, 내 남자 친구는 그냥 날 바로 버리더라. 넌 나보다는 나아.""그래... 네가 더 비참하네. 그 사람은 날 버리지는 않았으니까. 죽지도 않았고." 여소정은 그를 향해 잔을 건넸다. "근데 어떻게 견뎠어?"마이크는 와인을 한 모금 넘긴 뒤, 말했다. "지금이야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때는 진짜 너무 무서웠어. 아연이가 날 그 지옥 속에서 꺼내준 뒤, 알았지. 살아있어야 고통도 즐거움도 다 느낄 수 있다고... 하하하!"여소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엄청 힘들거든. 잠도 쉽게 못 이루고. 근데 이렇게 살아남아 너희들이랑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으니까... 살아있으니까 좋네."마이크: "그래! 우리 소정이는 이렇게 예쁜걸, 분명 더 좋은 남자가 있을 거야."여소정: "고마워. 위로해 줘서... 진짜 기분 좋아졌어.""우린 친구잖아! 당연하지! 아무튼 오늘만큼은 행복하게 보내자!" 마이크는 그녀에게 와인을 따랐다.진아연은 주스 한 병을 가져와 테이블 위 와인과 바꿨다."적당히 마셔. 취하면 머리 아프잖아."마이크는 즉시 자신의 와인 잔을 진아연에게 건네줬다. "알겠어. 아, 조금 있다가 라엘이 공연도 봐야지!"여소정은 와인 잔을 들고 진아연에게 말했다. "아연아, 저번에는 내가 너무 충동적이었어. 미안해.""무슨 일? 난 몰라. 다 잊었어." 진아연은 쑥쓰러워 하며 그녀에게 들린 와인 잔을 뺏어왔다. "여기서 자고 가! 집에 가도 아주머니도 없을 텐데. 너 혼자 두기 싫어.""응... 응..." 여소정은 자신의 손을 만지며 말했다. "우리 애들한테 세뱃돈을 줘야 하는데? 내 가방은?""소파에 있어. 세뱃돈이 뭐가 그렇게 급해. 먼저
진아연: "..."이렇게까지 취했으면서 취하지 않았다고 말하다니."새해 복 많이 받아요." 그녀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말 듣자고 지금 영상 통화를 한 거예요?""아니."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지성이는? 좀 보여줄 수 있을까?"그녀는 그가 이런 부탁을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드디어 아이가 보고 싶은 거예요?" 그녀는 비아냥 거리며 말했다. "아이를 탓하지 않는 거죠?"박시준은 그녀와 논쟁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아이를 잊은 적 없어."그가 최선을 다해 지키려 했던 아이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그럼 아이를 원망하지 않는 거죠?" 그녀는 그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아이가 죽는다고 해도 시은이가 살아 돌아오지 않아." 그의 말투는 차갑고 매서웠지만 눈빛만은 부드러웠다. "작은 아이를 원망해서 뭐해.""왜 자책을 하세요? 시은씨가 당신에게 강요한 것도 아닌데." 진아연은 그에게 말했다. "박시준 씨, 그렇게 살면 피곤하지 않아요? 저도 시은 씨를 잃어서... 슬퍼요. 근데 이렇게 계속 붙잡고만 있는다면 모든 사람들이 그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그녀의 말은 그를 잠시 침묵에 빠지게 만들었다.그는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 역시 그를 바라보았다.마치 정지 버튼이라도 누른 것처럼, 영화 속 재회 장면을 하는 슬로 모션처럼 말이다.시간이 얼마나 흐른 지도 모르게 두 사람은 서로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먼저 침묵을 깼다. "지성이를 보여줘."그녀는 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침대를 바라보았다.지성이의 크고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지성아, 언제 일어났어? 울지도 않고 착하네." 진아연은 미소를 지으며 지성이 쪽으로 화면을 보여주며 말했다. "지성아, 여기 봐봐. 아빠네."박시준은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용히 지성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지성이의 모습이라면 이모님께서 매일 사진을 보내 잘 알았지만 영상으로 보는 자신의 아이의 모습은 감회가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