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왜 전화를 한 거지?그녀는 다시 누워 전화를 받았다."아연아,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어." 전화기 너머로 박우진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진아연은 멍해 있다가 너무 갑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니? 어떻게 돌아가신 건데?""박시준이 죽였어!" 박우진이 울먹이며 말했다. "나한테 총을 쐈는데 엄마가 대신 총알을 막았어. 아연아, 나 지금 너무 힘든데 누구한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진아연이 벌떡 일어나 앉았다.박시준이 왜 그런 거야?시은이는 지성에게 피를 헌혈하느라 사고가 났고 박우진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일 수 없고 그럴 사람도 아니다!"박우진, 삼촌이 그렇게 한 건 네가 무슨 가증스러운 일을 해서 그런게 아닐까?" 진아연이 따져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거야?"박우진은 진아연에게 한탄할 생각이었는데 진아연이 자신보다 더 격동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내가 끔찍한 짓을 저지르긴 했어. 삼촌이 날 죽인다고 해도 삼촌을 원망하진 않을 거야. 하지만 엄마는 억울하잖아!" 박우진은 숨을 들이쉬고 나서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내가 심윤과 함께 할머니를 죽였어... 내가 너무 어리석었어! 심윤이 날 좋아하면 남은 생을 편하게 살 줄 알았거든!""박우진, 할머니를 죽이고 반성을 해야지, 엄마마저 너 때문에 죽었는데 삼촌을 원망할 자격이 있기나 해? 내가 삼촌이라도 널 죽이고 싶었을 거야!" 진아연이 이를 갈며 말했다. "사람은 능력이 없어도 되지만 양심이 없으면 안 돼!"박우진이 눈물을 멈췄다. "진아연, 위로를 안 해도 돼, 하지만 내가 가장 힘들 때 날 비난하는 건 하지 말아줘. 엄마가 죽었다고! 내가 죽인 게 아니잖아! 내가 아무리 양심이 없어도 내 손으로 우리 엄마를 죽이지 않을 거야!""그럼 할머니는? 할머니가 너한테 뭘 잘못했는데?" 진아연이 물었다. "네가 네 손으로 할머니를 죽였으니 난 널 비난해도 돼!"박우진은 이를 악물고 전화를 끊었다.진아연은 귓가에 들려오
장 이모는 고개를 저었다. "아침에 나가실 때 안색이 너무 안 좋아서. 감히 묻지 못했어요. 아니면 아연 씨가 전화해 볼래요?"진아연은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그의 번호를 눌렀다. 전화가 걸렸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아연 씨, 먼저 안으로 들어오세요! 밖이 너무 춥네요." 장 이모는 그녀를 부축했다."몸은 어때요?""많이 좋아졌어요." 그녀는 가볍게 말했다.사실 그녀는 복부의 상처가 여전히 많이 아팠다. 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그녀는 종종 몸의 고통을 잊게 되었다."저도 여자고 애를 낳은 적이 있어요. 아직 산후조리 중인데도 매일 집과 병원을 왔다 갔다 해서 회복에 영향이 많을 거예요." 장 이모는 한숨을 쉬었다. "지성이가 안정되면 집에서 편히 쉬세요. 대표님은 혼자서 헤쳐 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네. 전 그냥 잠깐 보러 온 거예요." 와서 보지 않으면 걱정이 되기 마련이었다."저녁이면 돌아오실 거예요." 장 이모는 그녀에게 따뜻한 물 한을 따라주었다. "어제 시은의 방에서 밤새 머무셨어요. 아마 밤새도록 주무시지 않았을 거예요.""시은의 방에 잠깐 가서 볼 수 있을까요?" 아연은 컵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네. 하지만 방에 있는 물건에는 손대지 마세요. 대표님이 화내실 수도 있으니까요.""그냥 볼게요." 시은이에게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다면 진아연은 함부로 그녀의 방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시은은 지성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고, 진아연은 이 은혜가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그리고 그녀는 한 번도 시은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았다.장 이모는 그녀를 시은의 방으로 데려갔다.시은의 방은 환상적인 공주방 스타일이었다. 눈부신 샹들리에에서 머리 빗 한 자루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건이 정교하고 독특하였고, 시중에서 아무렇게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박시준은 자기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을 모두 시은에게 주었다.그리고 시은은 그의 아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돈은 헤아릴 수 있지만
그러나 시은은 독사진이 한 장 있었다.당시 박시준은 겨우 네 살짜리 아이였을 뿐, 또래보다 생각이 깊다 해도, 동생이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진아연은 시은이 가족 관계 등록부에 없는 이유가 박시준의 아버지가 지적 장애가 있는 시은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그렇지 않으면 딸과 제외한 채 가족사진을 찍을 리 없었다.그녀는 계속해서 사진을 보았다. 새 페이지를 넘기자 그녀의 눈앞에 5살 박시준의 독사진이 나타났다.5살 때의 박시준을 보니 지금의 그를 보고 있는 듯했다.그러나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심장이 조여왔고, 앨범을 들고 있는 손이 살짝 떨렸다.앞의 박시준 사진을 보면 박시준이 이렇게 생기지 않은 것 같았는데... 5살 사진의 박시준은 분명 박시준이었다!그녀는 사진첩을 앞으로 넘겨 그가 4살 때의 사진을 찾았지만 없었다!분명 방금 그의 독사진을 본 기억이 있는데... 어떻게 없을 수 있지?그녀는 계속해서 앞으로 넘겼다... 3살 때의 독사진도 없었다.그의 2살 때 사진뿐이다.그녀는 그의 2살 때 사진을 꺼내 그의 5살 때 사진과 비교했다.그건 분명... 서로 다른 두 아이였다!3살과 4살 때 사진이 없어서 많이 달라 보이는 건가?왜 2살부터 5살까지 3년 동안의 사진이 없을까?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겼던 거지?이때 장 이모가 들어와 말했다. "아연 씨, 이제 저녁을 준비해야겠어요."진아연은 사진첩을 닫고 문을 향해 걸어갔다. "박시준 씨는 아직 안 돌아왔나요?""네. 저녁 드시고 가세요!" 장 이모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눈이 왜 빨개졌어요? 시은이 생각 난 거예요??"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에고, 시은이한테 일이 생기거나 지성이한테 일이 생기거나, 대표님과 아연 씨 모두 괴로우실 텐데." 장 이모가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 지성이가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시은의 희생도 헛되지 않죠."오후 6시밖은 완전히 어두워졌다.장 이모는 박시
병원 복도는 조용했다.진아연은 신생아과 중환아실로 왔다.간호사는 바로 그녀를 알아보고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진아연 씨, 지성이는 오늘도 상태가 좋네요! 별다른 일만 없으면 지성이가 퇴원할 때까지 편히 집에서 쉬면서 기다리시면 돼요."진아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지성이 무사한 거라면 여기에 남아 있어도 소용없었다.병원에서 나오자 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웠다.그녀는 자신이 괴로운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그녀는 박시준의 태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수없이 자신을 위로할 수 있었다. 시크한 척 할 수도 있었고 혼자서 아이들을 돌봐도 잘 살 수 있지만, 왜 마음은 이렇게 아픈 걸까?그건 마치 그녀가 한이와 라엘이 입으로는 아빠가 필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과 같았다.그리고 그녀도 그가 필요했다.하지만 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것 같았다.그가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하거나, 그녀가 그에게 가까이 가고 싶을 때마다 이 보이지 않는 손은 둘을 밀어냈다!그들은 결국 함께하지 못할 운명인 걸까?저녁 9시, 그녀는 집에 돌아왔다.그녀의 차가운 얼굴을 본 마이크가 추측했다. "박시준을 찾아갔었어?""병원에서 오는 길이야." 그녀는 박시준을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나도 오늘 병원에 갔었어. 의사가 지성이 상태가 안정됐다고 말했어. 큰 문제는 없을 거래." 마이크는 그녀를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지운이가 그러는데, 지금 박시준을 찾지 않는 게 좋을 거래. 박시준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한동안 우울해했대. 지금 비슷한 상황이지."진아연은 눈을 들어 마이크를 바라보았다. "박시준은 오늘 본가에 갔었어. 박우진을 죽이기 위해. 박시준의 어머니를 죽인 건 박우진이야. 그리고 박우진의 어머니가 대신 총을 맞았어. 그리고 오늘 돌아가셨어."마이크는 말없이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시은의 목숨을 앗아간 건 지성이야." 그녀는 계속 말했다."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지성이는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아
진아연도 회사에 나가고 싶었지만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그녀가 가려 해도 마이크는 그녀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오늘은 또 폭설이 내렸다.올해 겨울의 기온은 저번 년보다 낮아서 마이크는 출근하기 전에 그녀에게 오늘 외출하지 말라고 했다."심심하면 친구 불러서 집에서 놀고 있어." 마이크가 말했다.진아연은 가볍게 대답했다.마이크가 나간 후 그녀는 그녀에게 친구가 별로 없다는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 여소정은 그 사건 후 트라우마가 남았고, 지금 위정 마저도 사라진 상태라 그녀와 놀아줄 친구가 없었다.한 시간 후 마이크가 돌아왔다.그는 털실을 사왔다."아연아, 너무 심심하면 스웨터나 짜고 있어! 아이들에게 짜도 되고, 날 위해 짜도 좋아." 마이크는 뜨개질이 덜 피곤하고 시간도 보내기에도 좋다고 생각했다.진아연은 손에 든 책을 내려놓고 그를 쳐다보았다. "내가 그렇게 할 일 없어 보여?"마이크: "계속 책만 보고 있으면 눈이 피곤하지 않아?""피곤하면 쉬면 되지." 그녀는 그가 사 온 털실을 꺼내 보았다. "네가 사온 털실로는 강아지 옷이나 짤 수 있겠어.""지성이는 지금 강아지랑 비슷하게 큰 거 아냐?" 마이크가 놀렸다."퇴원할 때 되면 그렇게 작지 않을 거야. 뜨개질을 하지 않은 지 너무 오래되어서 지금은 못할 수도 있어.""그냥 아무거나 짜.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이크는 시계를 흘끔 쳐다보고 말했다. "그만 회사 갈게. 연말이라 할 일이 많아.""천천히 운전해. 눈이 와서 도로가 미끄러울 거야." 진아연이 당부했다."그냥 우리 마당에나 눈이 두껍게 쌓였지. 거리는 그렇게 많이 쌓여있지 않아." 마이크가 떠나려던 때, 그는 갑자기 뭔가가 떠올랐다. "아 참, 의사가 2주 뒤면 지성이를 데려갈 수 있대."진아연은 알고 있었다.의사는 그녀에게도 전화를 걸었다.아마 박시준에게도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다만 그가 그때 병원에 나타날지는 알 수 없었다.2주 후, 진아연은 조지운의 강아지이게 목도리와 옷을 짜주었다.마이크는 그
그녀가 정식으로 이 작은 녀석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전에 그가 인큐베이터에 있었을 때 거의 잠만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회복된 후 그녀는 그를 찾아가지 않았다.지금 그의 밝은 눈을 보니 그녀의 입꼬리는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지성아! 귀여운 베이비!" 마이크는 그녀 옆에 서서 손가락으로 지성의 작은 볼을 살짝 눌렀다. "삼촌이 안아줄게!"마이크는 조심스럽게 진아연의 손에서 아이를 받아 안았다.이때 조지운이 아기 바구니를 들고 와 마이크에게 아기를 바구니에 놓으라고 했다."작은 아기를 안을 줄 모르면 안지 마요." 조지운은 그에게 알려주었다. "목뒤를 받치고 있어야 돼요.""꼭 경험이 엄청 많은 것처럼 얘기하네요. 내가 전에 한이와 라엘을 얼마나 잘 돌봤는지 못 봐서 그래요!" 마이크가 자랑스러워하며 지성을 바구니에 놓았다.30분 후, 차는 스타팰리스 별장에 도착했다.바구니에서 자고 있던 지성은 소파에 올려졌다.라엘과 한이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동생을 바라보았다.두 아이는 한동안 잠든 지성을 지켜보더니 호기심은 금세 만족해졌다.조지운은 휴대폰으로 지성의 사진을 찍었다.마이크가 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지성의 사진은 왜 찍은 거에요? 대표에게 보내주려고?""제가 보려고 찍었어요, 왜요?" 지운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보고 싶으면 매일 와서 볼 수 있잖아요. 사진은 왜 찍어요?" 마이크는 그의 속내를 폭로했다. "그 인간에게 사진 보내지 마요. 아들이 보고 싶으면 직접 와서 보면 돼죠. 안 오면 전혀 보고싶지 않다는 뜻이죠. 굳이 지성의 사진으로 귀찮게 할 필요 있어요?"마이크의 말에 조지운은 할 말을 잃었다.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진아연의 마음에는 파문이 일었다.그녀는 바구니에서 지성을 꺼내 안고 침실로 걸어갔다.장 이모가 그녀의 뒤를 따랐다.침실에 들어간 후 장 이모는 문을 닫았다."아연 씨, 제가 지성이를 보고 있을게요. 피곤하면 쉬세요." 장 이모가 말했다.진아연은 장 이모를 보며 물었다. "저를 도와
박시준이 여기에 온 건 일은 둘째치고 도망치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시은이 지성을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의 마음은 찢어져 피가 낭자했다!휴대폰 화면이 밝아지자 그는 메시지를 열었다.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 속 지성은 까맣고 밝은 눈과 귀엽게 멍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그와 시선이 마주친 것처럼.사진을 보니 그의 호흡이 무거워졌다.그는 심호흡하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이성은 그에게 시은의 죽음은 지성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시은은 더 이상 그의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그를 다정하게 오빠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슬픔은 멈출 수 없었고, 그의 모든 이성을 파괴했다.저녁, 스타팰리스 별장.마이크가 지성의 퇴원을 축하하기 위해 하준기와 성빈을 초대했다.지성과 같은 아기는 잠이 많다.그들이 왔을 때도 지성은 자고 있었다.그들은 지성이 박시준을 닮았다고 말했지만 진아연은 속으로 알고 있었다. 지성은 박시준을 닮지 않았다는 걸.얼마 전에 박시준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았기 때문이다.박시준이 아기였을 때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물론 그녀는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그냥 보면 지성은 지금의 박시준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저녁 식사 때 성빈은 진아연에게 주스 한 잔을 따라주었다."아연 씨, 전에 아연 씨를 오해한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릴게요." 성빈은 난연하게 말했다. "그리고 지성이 낳느라 수고 많으셨어요!"조지운이 물었다. "성빈 형, 대표님은 언제 돌아오는지 알아?""비서 실장은 너 잖아. 너도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아는 건, H시에는 정말로 일이 있어서 갔다는 거야. 다만 H시는 그가 선택한 거지.""H시가 따뜻해서 가셨을 수도 있어요!" 조지운은 대표를 위해 설명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아마도 지성이의 퇴원을 마주하고 싶지 않겠지." 성빈은 터놓고 얘기했다. "아연 씨, 걱정할 필요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생각
그러나 밤 11시가 되어서도 박시준은 오지 않았다.정말로 지성이 보고 싶었던 거라면, 오늘 밤 분명히 왔을 것이다."아연 씨, 방에 돌아가서 쉬세요!" 장 이모는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지성이가 그래도 많이 얌전하네요. 새벽에 울면, 제가 우유를 먹일게요.""네, 수고 많으셨어요. 내일 아침에 제가 할게요."진아연은 방에서 나와 침실로 걸어갔다.그녀의 심정은 훨씬 차분했다.한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는 법이다. 이제 아이가 셋이나 있으니, 세 아이가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만 있다면 다른 건 모두 중요하지 않았다.그렇게 생각하니 그녀는 한결 홀가분해졌다.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잠이 오지 않았다.장 이모가 지성이를 돌보고 있어 그녀는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그녀는 갑자기 임신했을 때 자신이 치료했던 환자가 떠올랐다.환자 쪽에서 급해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임신 말기부터 그 일을 내려놓았다.그녀는 서랍에서 환자의 의료 기록을 꺼내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다.이 환자는 시은이의 병과 매우 유사했다. 시은이 없는 지금 그녀는 이 환자를 꼭 치료해주고 싶었다.비록 이 환자의 병이 낫는다 해서 시은이 돌아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녀에게 위로가 될 수는 있었다. 그녀는 더 많은 선행을 하려고 다짐했다. 만약에 환생이 있다면 그렇게 함으로써 시은이가 다음 생에서 무탈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눈이 조금 아팠다. 하지만 여전히 졸리지 않았다.그녀는 침대 옆 스탠드를 밝게 켜자 의료 기록에 담긴 일련의 정보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얼마 전 지성이의 병 때문인지 그녀는 혈액형에 더 민감했다. 환자의 혈액형이 한눈에 보였다.혈액형: RH 마이너스 O형그것을 본 진아연은 감전된 듯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이 환자는 혈액형이 시은이와 똑같고, 시은이의 병과도 비슷했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더 무서운 건 이 환자와 시은이와 약간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지?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