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을 몰랐던 현이는, 순간적으로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지성이가 또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사실 네가 그를 무시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어. 나쁜 사람은 아니거든. 그냥 내내 버림받은 것처럼 굴 뿐이야. 난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현이가 물었다: 예전에 언니는 그 사람과 무슨 관계였어요?지성: 밥이나 같이 먹는 친구였을 거야! 누나는 그 사람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은 없었어. 그런데 그 사람이 혼자서 착각을 해버린 거야.몇 초 동안 고민한 끝에 현이가 대답했다: 그 사람, 지금 우리 학교 밖에 와 있다고 해요. 언니의 친구이기도 하고,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만나보고 올게요! 그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볼 겸.지성: 나도 처음에는 너와 같은 생각이었어. 그런데 결국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걸 깨달았지. 그 사람이 널 계속 귀찮게 하면, 너도 바로 그 사람 차단해 버려.현이: 알았어요.한 시간 후, 현이가 미르가 있는 카페에 도착했다.현이는 한눈에 미르를 알아보았고, 미르 역시 현이를 한눈에 알아보았다.미르는 카페 안에 있는 유일한 외국인이었기 때문이다.미르가 현이를 알아본 건, 현이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그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미르가 현이에게 손짓하자, 현이가 곧장 그를 향해 걸어갔다."안녕하세요, 현이 씨. 전 현이 씨 언니의 친구 미르라고 해요. 언니에게 제 얘기를 들으셨을지 모르겠네요." 미르가 웃으며 먼저 말을 걸었다.현이가 고개를 저었다. "언니는 북쪽 나라에 갔거든요.""저도 알고 있어요. 전 정말 아쉬운 마음이 커요. 전 진심으로 라엘이를 좋아하는데, 도저히 라엘이의 마음을 얻을 방법이 없네요.""미르 씨를 좋아하고, 미르 씨에게 고백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은데, 미르 씨도 모든 사람의 고백을 받아주지는 않으실 거잖아요." 현이의 대답에 미르는 놀라 입을 다물 수 없었다.오랫동안 그를 괴롭혀 온 문제에 대한 해답을 마침내 찾아낸 것 같았다."현이 씨가 보기에, 저와 현이 씨의 언니 사이에
현이가 집에 돌아왔을 때, 학과 그룹 채팅방의 누군가가 그녀를 태그해, 그녀의 사진이 학교 게시판에 올라왔다고 알려주었다.외국인과 만난 게 뭐 어쨌다는 말인가.무슨 지저분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몰래 사진을 찍어서 학교 게시판에 올리기까지 하다니.이런 행동에 반감을 품은 많은 학생이 현이를 대신해 말했다.현이가 그룹 채팅방의 메시지를 확인했을 때, 그룹 채팅방의 사람들은 이번 일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동기 1: 우리 과 사람이 한 짓이겠지? 다른 과 사람이 이렇게 쓸데없는 짓을 했을 리 없어!동기 2: 난 이런 몰카범들이 제일 싫어! 아프면 치료라도 받던가! 다른 사람이 커피를 마시는 것까지 찍어대다니. 자기는 커피를 마신 적도, 외국인을 만나본 적도 없대?! 불쌍한 놈 같으니!동기 3: 내 생각에 이 몰카범은 박현을 좋아하는 사람일 것 같아! 자기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니, 박현이 외국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자 질투가 나서 돌아버린 거야!이 추측에, 곧바로 한 여학생이 말했다: 요즘 박현을 쫓아다니던 사람이 있었어. 내 눈으로 똑똑히 봤거든. 그 사람은 분명히 우리 신문방송학과 사람이었어. 그러니 그 사람도 지금 이 그룹 채팅방에 있을 거야!그러자 현이의 머릿속에 안경남의 얼굴이 떠올랐다.원래 그녀는 그 사람의 얼굴이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그 사람의 얼굴이 갑자기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랐다.현이는 대학에 진학한 이후, 누구와도 부딪히지 않았다.그녀는 누구에게나 다정했고, 그녀에게 연락처를 물어보는 남자도 안경남 한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그녀가 한두 번 거절하면 눈치껏 그녀에게 다시 만나자고 하지 않았는데, 안경남은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혔다.이번에 그녀의 사진을 몰래 찍어 학교 게시판에 올린 건 더욱 저속한 짓이었다.이런 일이 또다시 발생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현이는 가만히 참고 있지 않을 생각이었다.학과 그룹 채팅방의 메시지를 확인한 안경남이 어쩔 수 없이 나타나 대답했다.학교
현이는 그의 집 통조림 공장에 실질적인 행동을 가하지는 않을 거라던 엄마의 말을 기억했다.안경남: 왜, 우리 집 통조림 공장을 또 건드리려고? 내가 방금 사과했잖아! 네 사진을 몰래 찍어서 게시판에 올린 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어서 그랬어! 예전에 너희 집은 가난하다고 했던 것도 다 거짓말이지? 아까 보니, 그 외국인과 정말 즐거워 보이던데!그에게서 온 메시지를 보자, 현이는 화가 나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언니가 줄곧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마음이 너무 여려서,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쉽다고.그녀는 안경남이 이렇게 제멋대로 구는 건, 정말로 자신이 너무 물러터져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깊게 심호흡한 뒤, 자신과 안경남이 한 채팅을 스크린샷 해, 그룹 채팅방에 보냈다.그룹 채팅방에 스크린샷을 보낸 후, 그녀는 곧바로 설명을 덧붙였다: 나에게 그렇게 대단한 능력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그에게 몇 번이나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을 거야. 이번 일은 이쯤에서 끝낼게. 너희들은 친구를 사귈 때 조금 더 신중하길 바라.그룹 채팅방에 메시지를 보내자, 현이는 마침내 마음이 편안해졌다.뒤이어 안경남의 카카오톡을 삭제하려던 그녀가 잠시 망설였다.그녀는 자신이 그룹 채팅방에 스크린샷을 보내면, 그가날뛸 줄 알았다. 하지만 어쩐지 그는 아무런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이제 학과 내 모든 사람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그가 한 말 대로, 진상을 알게 된 후, 모두 그를 싫어하게 될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모든 것은 그가 자초한 일이었다.집에 도착했을 때, 현이는 이미 평정심을 되찾은 뒤였다.이번 일은 이미 해결되었으니, 그녀는 부모님에게 알릴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엄마와 아빠가 학교 게시판을 보시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현이야, 배 안 고프니? 식사 다 됐단다." 딸이 돌아온 것을 보고 진아연이 곧바로 웃으며 다가와 그녀의 책가방을 받아 들었다.매일 밤 현이가 집에 돌아올 때마다, 진아연은 그녀에게 배가 고프지 않
현이는 전화를 끊은 후, 엄마를 마주 보았다."이 시간에 선생님께서 전화를 다 하시고, 무슨 일 있는 거니?" 진아연은 주방에서 딸의 전화가 끝나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다.하지만 마음이 영 놓이지 않았다."별일 아니에요... 예전에 그 통조림 공장 남학생 있잖아요. 걔가 오늘 저와 미르 씨가 카페에서 만나는 걸 몰래 찍어서 학교 게시판에 올렸거든요..." 현이는 원래 엄마에게 말씀드릴 생각이 없었지만, 그녀가 말하지 않으면 엄마가 개인적으로 선생님께 여쭤보실까 걱정되었다."오늘 미르와 만났니?" 진아연은 그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 "미르가 왜 너를 찾아온 거야?""미르 씨는 언니를 좋아하는데, 언니는 아닌가 봐요. 그래서 힘들다며 저에게 하소연하러 왔어요." 현이가 엄마를 안심시켰다. "제가 잘 말했으니, 또다시 저를 찾아오는 일은 없을 거예요. 언니를 귀찮게 하는 일도 없을 거고요."진아연: "그 남학생은 왜 네 사진을 학교 게시판에 올린 거래?""제가 단정하지 못한 여자라며, 일부러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어요." 현이가 엄마를 주방으로 이끌었다. "학교에서 이미 게시판의 사진과 황당무계한 말들을 모두 삭제했어요. 선생님께서 그 남학생의 시간표도 조정하셨대요. 앞으로 그와 마주치는 일은 없을 거예요."진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남학생이 너에게 사과는 했니?"현이가 휴대폰을 열어 엄마에게 휴대폰을 보여주었다: "사과했어요. 방금 온 메시지예요."진아연이 딸의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그 남학생은 정말로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 다시는 그녀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며, 그녀 뒤에서 숙덕거리는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라고 했다. "평범한 가정의 예쁜 여자아이는 이런 질 나쁜 남자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쉬워." 진아연이 딸에게 말했다.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엄마에게 얘기하렴. 넌 아직 어려서 나쁜 사람들이 무슨 짓까지 할 수 있는지 아직 잘 몰라."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 못생겼을 땐, 이런 일이 없었어요.""이런 일은 앞
——보니깐 지금 2위가 박현 씨인데 제 마음속 1위는 영원히 박현 씨에요! 사실 지금의 1위는 스펙을 이용해 돈으로 올라간 것 같아요....댓글을 확인한 현이의 얼굴은 순간 빨개졌고게시판에 이런 투표 이벤트가 있을 거라 예상 못 했다.그리고 인기가 이리 높을 거라 상상도 못 했다.물론 현이는 이런 명성에 관심이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지지에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관리자한테 본인의 투표 삭제를 요청한 적이 없었고 게시판 관리자가 먼저 삭제한 거라 생각했다.물론 현이도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고 싶지 않은 생각이어서 이 또한 괜찮다고 생각했다.사람들의 관심이 클수록 불편한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잠시 후, 언니가 그녀의 메시지에 답장했다.라엘: 이틀 후에 돌아갈 생각이야. 아직 설산에 올라가 보지 못했어!방금 현이는 그녀한테 언제 돌아올지 물어봤었다.현이: 언니, 설마 혼자 올라갈 생각이에요?라엘: 유감스럽게도 언니한테 그런 실력은 없어서 말이지. 그냥 케이블카로 올라가서 보고 내려올 생각이야.현이: 아, 그럼 예쁜 사진들 많이 찍으세요.라엘: 그래.현이는 휴대폰을 들고 언니한테 김세연에 관한 일들을 물어볼지 망설였지만, 어떻게 물어야 할지 고민이었다.언니가 모두 알게 됐다는 걸 알게 되면 서로 불편해지지 않을까?2분 후, 라엘은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김세연 씨도 불렀어. 같이 올라갈 생각이야. 그리고 이제 그와의 관계도 완전히 끝낼 생각이고 앞으로 더는 연락하고 지내지 않을 생각이야.현이는 라엘의 메시지에 순간 넋을 잃었고갑작스러운 소식에 너무 놀랐는지 뭐라고 답장해야 할지 몰랐다.한참 멍하니 휴대폰을 바라보던 그녀는 바로 방에서 나와 어머니를 불렀다.때마침 박시준이 집으로 돌아와 진아연은 박시준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진아연은 딸의 부름에 바로 달려갔고박시준도 함께 따라가려 했지만진아연은 급히 그를 말렸다. "얼른 밥 먹으러 가요! 딸이 저를 불렀지, 당신을 부르지 않았어요.""무슨 일인지
어젯밤에 도착한 김세연은 공항에서 내려바로 호텔에 가서 쉬어그리 피곤하지 않았다."시간 있으면 조금 두꺼운 옷이라도 사러 가요!" 김세연은 국내에서 가져온 얇은 겉옷을 걸치고 있었다.북쪽 나라의 기온은 국내보다 훨씬 낮았고 국내에서 입던 겉옷으로는 이런 추위를 이겨내기 어려웠다.그리고 설산에 올라가면 더 추울 텐데이대로 올라가면 무조건 감기 걸릴 거라 생각했다."그래." 김세연은 그녀의 말에 담담하게 고래를 끄덕였다."호텔 근처에 옷 가게 있어요. 저도 거기서 옷을 샀어요." 라엘은 그보다 미리 왔으니 주위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 알고 있었다."알았어. 일은 모두 끝냈어?" 김세연은 궁금한지 라엘에게 물었다.라엘: "다 해결됐어요. 물론 김세연 씨가 오지 않아도 며칠 더 지낼 생각이었어요. 주위 경치가 너무 좋아요."라엘은 말하면서 창문 밖을 바라봤다이곳은 아무 곳에서나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할 수 있어 너무 좋았고파란 하늘과 새하얀 눈은 마법처럼 머릿속의 잡념을 지워 하얘지면서 깔끔해진 느낌이었다."앞으로 도수 높은 술은 마시지 마. 특히 밖에서 마시면 말이야." 김세연은 그날 밤 라엘이 취해 했던 말들을 생각하자 바로 진지한 표정을 보였다."취하지 않았어요." 라엘은 바로 변명했다. "제가 정말 취했다면 김세연 씨한테 전화했을까요? 진짜 취했으면 오빠 혹은 아빠한테 연락했겠죠.”물론 라엘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식사를 마친 김세연은 티슈로 입을 닦으면서 말을 이었다. "오늘 여기 오기 전에 네 엄마한테 얘기했어."라엘은 그녀의 말에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말을 이었다. "엄마한테 뭐라고 했어요? 저는 몰랐으면 하는 마음에 알려주지 않았는데, 김세연 씨는 제 부모님이 하루라도 빨리 알았으면 하는 건가요?"김세연은 그녀의 말에 바로 설명했다. "우리 그냥 만나는 거잖아. 굳이 숨길 필요가 있을까?""그냥 만나면 되잖아요. 왜 굳이 엄마한테 얘기하는 거죠?" 라엘은 그를 노려보면서 말을 이었다. “앞으로 만날 때마다 부모님께 이를 거예
"추운 건 싫은가 봐요?" 라엘은 롱 패딩을 선택한 그를 보면서 웃었다."설산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네! 그러니까 롱 패딩 사요! 비웃는 게 아니에요. 키도 커서 롱 패딩을 입어도 괜찮을 거예요."롱 패딩을 입자 몸이 따뜻해지기 시작했고가게 내의 난방 때문에 더울 정도였다."그럼 이걸로 살게!" 김세연은 말하면서 패딩을 벗었다."바지도 하나 사요! 아니면 다리 시려요." 라엘은 다가가 남성용 다운 팬츠를 건넸고김세연은 바지의 사이즈부터 확인했다."사이즈 괜찮아요? 아무거나 고른 거예요." 라엘은 김세연의 바지 사이즈까지 알고 있지 않았다."괜찮아. 딱 맞아." 김세연은 바지를 들고 드레스 룸으로 들어갔고라엘은 여성 의류를 구경하면서다른 스타일의 패딩을 살펴봤다."아가씨, 롱 패딩 입어볼래요? 남자친구분께서 입고 있는 롱 패딩과 비슷한 디자인이에요. 그리고 다들 커플룩으로 많이 입어요!" 점원은 라엘에게 어울리는 롱 패딩을 추천했지만라엘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 "남자친구 아니에요. 그냥 어떤 디자인인지 보는 거예요.""알겠습니다!" 점원은 그녀의 말에 바로 옷을 제자리에 걸었고잠시 후 김세연은 옷을 갈아입고 드레스 룸에서 나왔다."어때요?" 라엘은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김세연: "진짜 따뜻하네."라엘: "그럼 이걸로 사요! 패딩 다시 입고 지금 바로 출발해요."점원은 이들의 말에 궁금한지 다가가 물었다. "혹시 어디 가서 놀 생각이에요?"라엘: "저희 설산으로 가려고요."점원: "아, 장갑은 필요하지 않으세요? 많이 추울 텐데 장갑 꼭 필요할 거예요. 그리고 모자와 목도리도 있는데 한번 보시겠어요?"김세연은 이미 점원의 말에 이끌려 다가갔고모든 장비를 구매하고 나오자 밖에 눈이 엄청 쌓여 있었다."여기는 계속 눈만 오는 건가?" 전날 밤 김세연이 공항에 도착할 때부터 눈이 계속 내렸었다.라엘은 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냥 눈이 오는 날이 많을 뿐이에요."김세연은 차 문을 열어 라엘에게
사실 라엘의 말에는 다른 의미도 포함되었다.그녀의 말인즉 앞으로 김세연이 이곳으로 와도 라엘은 함께 오지 않을 거라는 뜻이었다.물론 김세연도 그녀의 뜻을 이해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설산 보고 더 재밌는 관광지가 있는지 알아볼게.""제 비서가 여행 가이드북까지 만들었어요. 제가 이따 보내라고 할게요." 라엘은 그가 아무 반응 보이지 않자 계속해 말을 이었다."알았어. 그런데 비서는 왜 함께 오지 않았어?" 김세연은 궁금한지 라엘에게 물었다."원래 함께 올 생각이었고 함께 와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저희 얘기에 방해될까 봐 나중에 혼자 오기로 했어요."1시간의 운전 끝에 이들은 설산 산기슭에 도착했고그래도 꽤 유명한 관광 명소인지관광객들이 꽤 많았다."여기는 눈이 적게 내리네." 김세연은 차에서 내리자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모자 쓰고 목도리를 둘러. 눈이 적게 내려도 추워."라엘은 그의 말대로 모자를 쓰고 스카프를 둘러 똘망똘망한 눈망울만 드러냈다.아직 25살인 나이지만 눈동자는 어린아이처럼 맑고 순수했다."장갑." 김세연은 그녀가 장갑을 끼지 않자 바로 알렸고라엘은 얌전히 가방에서 장갑을 꺼냈다."지퍼도 올려." 김세연은 계속해 말을 이었다.이에 라엘은 불만인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아이를 챙기는 듯 말하지 마요! 춥지 않아요." 입으로는 춥지 않다고 말했지만 손은 이미 지퍼를 끝까지 올렸다.지금의 그녀는 눈을 빼고 노출한 피부 한 곳이 없었고 추위 따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티켓은 어딨어?" 김세연은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물었다."휴대폰으로 예약했어요. 주문 번호만 보여주면 돼요." 라엘은 휴대폰을 꺼내면서 말을 이었다. "장갑 때문에 휴대폰도 놀 수 없잖아요.""이렇게 추운 날, 무슨 휴대폰을 한다는 거야? 동상 걸리겠어.""잠금 해제하지 않으면 주문 번호를 어떻게 보여줘요?" 라엘은 그를 힐끗 보면서 반박했고이들은 말하면서 대문 개표소에 향했다."저쪽에 편의점 있네." 김세연은 말하면서 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