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그럼 내일 저도 함께 갈게요." 이때 지성이도 이어 말했다.지성이는 동생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고물론 집안의 막내 자리를 잃었지만, 그래도 동생을 원망할 아이가 아니었다."그래." 한이는 바로 동의했고아이들의 얘기를 듣고 있던 진아연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 만약 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거야?"진지한은 그녀의 걱정과 달리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일 없을 거예요. 엄마, 걱정 마세요."진아연: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아니요." 진지한은 다른 사람과 얘기하고 접하는 자체를 꺼려 했고심지어 말하는 것조차 좋아하지 않았다.그가 말한 데려온다는 말 그래도 데려오겠다는 뜻이었다."엄마는 네 동생이 원하지 않을까 봐 걱정이야." 진아연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한이에게 알렸다."엄마, 생각보다 그리 복잡하지 않아요. 얼른 가서 쉬세요! 내일 제가 데리러 올게요." 진지한은 무조건 이뤄낼 거라는 의지를 보이며 어머니에게 약속했다."데려오면 좋지만, 혹시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 강요하지 마." 박시준은 이어 말렸다. "그리고 급한 일도 아닌데 얼른 가서 쉬어!"진지한은 피곤하지 않았다.몇 년 동안 찾던 동생을 드디어 찾았는데 그는 이제야 마음이 조금 놓인 듯했다.물론 지성이도 피곤하지 않았다.비행기에서 잠깐 자서 정신이 멀쩡했다."저는 조금 배가 고파요..." 지성이는 바로 소파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에 가서 면이라도 끓일게요. 배고프면 말하세요."라엘: "주방에 뭐 있는지 봐봐. 난 라면 먹고 싶어."지성이: "우리 집에 라면이 있었어?"라엘: "그럼 가서 사와! 난 라면 먹고 싶어."지성이: "알았어... 무슨 라면?"라엘: "난 신라면."지성이: "누나, 매운 건 질색했잖아."라엘: "난 가끔 너를 싫어하지만, 매일 싫어하는 것도 아니잖아."지성이: "..."지성이가 라면 사러 나가자 박시준은 밤 10시가 된 걸 확인하고 진아연에게 달랬다."여보, 우리 먼저 자
어젯밤의 일을 겪은 후 그녀가 좀 생각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위정은 게스트룸 문을 두드렸다.수현이 문을 열었다.수현은 방에서 수수와 함께 있었다."수수야, 오빠가 찾아왔어." 위정은 문 앞에 서서 수수를 향해 말했다. "B국에 있었는데 널 만나려고 일부러 귀국한 거야."어제 라엘이는 수수에게 가족들 상황을 설명해 줬다.그래서 수수는 곧 ‘오빠’라는 이 호칭이 ‘진지한’을 말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수수는 진지한에 대해 완전히 낯설었다. 그가 아주 대단한 천재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B국에서 일부러 자신을 보러 와줄 줄은 몰랐다. 그래서 그녀의 가슴이 콩닥콩닥 심하게 뛰었다."수수야, 한이 오빠는 좋은 사람이니 두려워할 필요 없어. 보기에는 사납게 보여도... 사나운 게 아니지, 한이 오빠는 조금도 사납지 않아. 다만 별로 웃지 않을 뿐 아주 좋은 사람이야." 수현이가 낮은 소리로 수수에게 말하며 수수를 방에서 내보냈다.진지한은 거실에 앉아 위정이 있는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잠시 후 수현이 수수와 함께 방에서 나왔다."한이 오빠!" 수현이 진지한을 향해 다정하게 불렀다.진지한의 얼굴에 부드러운 표정이 떠올랐다. "급하게 오느라 네 선물을 못 샀어. 다음에 사줄게."진지한의 목소리는 낮고 듣기 좋았다. 사납지 않은 건 물론, 감미롭게 들리기까지 했다.수수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진지한을 바라보던 그녀는 진지한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전류가 온몸을 타고 흐르는 듯했고 그녀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다."수수야, 난 너의 큰 오빠인 진지한이야. 널 데리러 왔어." 진지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짐은 다 정리했어?"수수는 아직 짐을 싸지 않았다.아무도 그녀에게 진지한이 오늘 그녀를 데리러 올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짐이 별로 없었다."한이야, 엄마가 수수를 데리고 가래?" 위정이는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나한테 그런 말 한 적 없어.""
수수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수수야, 엄마 아빠가 10년 넘게 널 찾아 다녔어. 지금 DNA 검사 결과도 나왔으니 넌 우리 가족이야. 너 설마 또 우릴 떠날 생각하는 거 아니지?" 박지성이 궁금한 마음에 물었다.박지성은 수수가 대답해 주길 강요했다."박지성, 할 얘기가 그렇게 없어? 이미 우리 식구인데 가긴 어디로 간다는 거야?" 진지한이 말했다.그 말에 수수는 마음이 졸여왔다.그녀가 다른 생각을 먹을 수 없도록 기회를 아예 차단하는 것이었다.큰 오빠는 과연 남달랐다. 아우라가 대단할 뿐만 아니라 하는 말마다 위압감이 느껴졌다."그럼 됐어. 엄마가 슬퍼하는 걸 보기 싫어서 그래." 박지성은 멋적게 웃고나서 수수에게 말했다. "수수야. 우리집에 가면 알게 되겠지만 우리 모두 널 아주 좋아해."30분 후, 차는 천천히 박시준의 별장으로 들어갔다.수수는 며칠 전에 여기에 온 적이 있다.당시 박시준은 진아연과 함께 B국에서 휴가 중이라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때 그녀는 여기가 수현이의 집인 줄 알았고 위정의 집이 참 호화롭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수수는 이렇게 빨리 또 여기에 올 줄은 몰랐다.그리고 여기는 그녀의 집이 되었다.박시준과 진아연이 소리를 듣고 곧 방에서 걸어 나왔다.오늘은 날씨가 아주 좋았다. 화창한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차에서 내린 수수는 박시준과 진아연을 보았다.그들은 더는 인터넷 속의 허무한 사진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모습으로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박시준은 키가 훤칠하고 아우라가 남달랐으며 그의 얼굴로만 봐선 실제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그리고 그의 옆에 서 있는 진안연은 날씬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였는데 이목구비가 마치 그림처럼 예뻤다.두 사람은 마치 선남선녀처럼 아주 잘 어울렸는데 그들의 사이가 세상 무엇보다 돈독하다는 걸 알아볼 수 있었다.그들은 손을 꼭 잡고 있었다."수수야, 난 진아연이라고 해. 네 엄마란다. 이분은 박시준이라고 하는데 네아빠야. 우린가 계속 널 찾고 있었는데 네가 어디로 숨어
수수는 핑크색 샌들과 진아연이 신고 있는 샌들을 번갈아보았다.같은 색상, 같은 스타일의 두 샌들은 크기만 서로 달랐다."수수야, 아침 먹었어? 배는 안 고프고?" 진아연은 그녀가 신을 갈아 신는 걸 보며 물었다. "목 마르지 않아? 뭐 좀 마실래? 물도 있고 음료수도 있는데...""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아요." 수수는 신발을 갈아 신으며 대답했다."그럼 집에 익숙해 질 수 있도록 구경시켜 줄게. 네 방도 가 보고." 진아연은 수수가 이곳 환경에 빨리 익숙해 지도록 하고 싶었다.수수는 긴장한 마음에 진아연을 따라나섰다.그녀에게 말을 걸고 있는 진아연 외의 다른 사람은 모두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박시준 등과 집안의 도우미를 포함해서 말이다."1층에는 방이 여섯 개 있는데 안방 하나와 게스트룸 두 개, 그리고 유모방과 다용도실이 있어. 우리는 주로 2층과 3층에서 살고 있어." 진아연이 수수에게 말했다. "여기엔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계단을 이용하고 싶지 않을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돼. 우린 보통 운동 겸 계단을 이용하고 있어. 하지만 아파서 운동할 수 없을 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돼.""나랑 너의 아빠는 2층에서 지내고 너의 언니도 2층에서 지내. 큰오빠랑 둘째 오빠는 3층에서 지내구." 진아연이 말을 이었다. "네 방은 언니 옆 방이니 지금 같이 가 보자."수수는 진아연의 옆에서 걸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수수야. T국에 돌아가 그곳 생활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걸 알아. 나랑 아빠가 함께 가줄게." 진아연은 수수가 말이 별로 없자 한마디 보충했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에요." 수수가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김영아가 저의 엄마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사람들은 진실을 몰라." 진아연은 수수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 작은 소파에 앉아 얘기를 나눴다. "이 일이 좀 수치스러운 일이기도 하고 김형문 일가가 다 죽었기도 해서 그래. 너무 많은 사고
이들 부자는 이 일에서 의견이 같았다.진아연은 그들이 불필요한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말리지 않았다."이 일은 제가 처리할게요." 진지한이 말했다. "엄마, 아빠는 집에서 현이랑 함께 있어요.""그냥 사람을 보내면 되는데 네가 직접 갈 필요 뭐 있어?" 박시준은 아들이 이번 외출에서 무슨 사고라고 날까 걱정되었다.진지한: "여동생이 생활하던 곳을 둘러보려고요.""그래. 그럼 경호원을 데리고 가. 안전 조심하고." 박시준이 말했다....수수는 방에서 잠이 들었다.눈을 뜬 그녀는 낯선 방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오전에 진아연은 그녀를 데리고 별장을 둘러보며 그 해 일어났던 일을 자세히 설명했다.그녀는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다만 아직 막연히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뿐이었다.그녀는 자신의 친 부모님을 인정하기 싫은 건 아니었다. 박시준과 진아연이 그동안 끊임없이 그녀를 찾아헤맸다는 걸 알았을 때 크게 감동했다.하지만 그녀의 지난 십여 년과 지금의 생활은 너무 달랐다.그녀는 끝에서 다른 끝으로 달리는 기분이었고 이 모든 걸 받아들이고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그녀는 침대에 앉아 한동안 멍때리다가 침대에서 내려 방에서 걸어 나왔다."현이야." 진아연은 그녀가 방에서 걸오나오는 걸 보고 곧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진아연은 방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딸의 움직임을 제때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수수는 엄마가 자신을 ‘현이’라고 부른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 집에 돌아왔으니 앞으로 그녀는 현이로 살아야 할 것이다."배고프지 않아? 엄마랑 같이 내려가서 과일 먹자." 진아연은 현이의 손을 잡고 말했다. "아빠는 낮잠 자고 계셔.""엄마, 엄마는 왜 안 자요?" 수수가 머뭇거리다가 물었다.진아연은 딸이 ‘엄마’라고 부르자 기분이 좋아져 그동안 고생했던것이 보람차게 느껴졌다."잠이 안 와. 너랑 얘기하고 싶어서. 내가 현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해?" 진아연이 물었다.수수는 고개를
"수수라는 신분을 없앨 거야. 앞으로는 수수는 없어지고 현이만 존재하는 거지." 진아연은 부드럽게 말했다. "현이야, 이렇게 하는 건 앞으로 닥칠 위험을 대비해서야."수수는 고개를 숙이고 엄마의 말을 되새겼다.'수수' 의 신분이 아쉬운 건 아니었다. 다만 조금 마음이 불편했다.어쨌거나 그녀는 이 신분으로 십여 년을 살아왔으니 말이다."현이야, 네가 아쉬워한다는 걸 알아. 하지만 이건 가장 좋은 선택이야. 앞으로 네가 원하는 걸 우린 뭐든 다 줄거야...""엄마, 난 좀 아쉬울 뿐이에요. 다들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해요. 어차피 전 친구도 별로 없거든요." 수수는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하지만 제가 진 빚을 아직 다 못갚았어요.""그들의 이름과 계좌 번호를 알려 줘. 내가 갚아줄게. 아니면 내가 너한테 돈을 줄테니 네가 직접 돌려주렴." 진아연이 말했다. "또 해야 할 일이 있니?"수수가 고개를 저으며 유감스럽게 말했다. "겨우 T에 붙었는데 다닐 수 없게 됐네요.""좋은 학교에 입학하기란 정말 쉽지 않아. 하지만 우리가 좋은 대학에 가는 건 좋은 학교라서 가는 게 아니라 거기가서 학업을 계속 하기 위해서잖아. 그렇다면 T대든 A대든 상관없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해." 진아연이 위로했다. "A시의 대학은 네가 마음대로 선택해도 돼. 앞으로 배우고 싶은 걸 마음껏 배워. 엄마 아빠가 전부 지원해줄게."진아연은 주문이라도 걸 듯 몇 마디 말로 수수의 불안하던 마음을 위로했다."엄마, 작은 부탁이 있어요" 수수는 과일을 먹으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전 평범한 사람의 삶을 원해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제가 엄마아빠 딸이라는 사실을 몰랐으면 좋겠어요. 제 또 다른 신분때문에 너무 관심이 쏠릴까봐 걱정돼서 그래요."지난 몇 년 동안 그녀는 조용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그녀는 그런 삶에 더욱 익숙했다."그래. 엄마는 너의 그런 마음을 이해해. 많은 지인들이 우리가 널 찾았다는 걸 알고 널 보러 오려 했는데 내가 다 거절
"이건 옷이고, 바닥에 있는 건 백이야." 진아연이 딸에게 설명했다. "직원들이 아직 진열을 못했어. 네가 이렇게 일찍 일어날 줄 몰랐거든. 좀 있다 신이랑 화장품도 도착할거야.""엄마, 너무 많아요..." 현이는 깜짝 놀랐다.그녀는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다."천천히 골라. 마음에 드는 걸 남겨두고 아닌 건 그냥 돌려보내." 진아연이 말했다. "날씨가 덥지만 않았어도 엄마랑 함께 쇼핑가는건데. 쇼핑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옷은 두 벌만 고르면 돼요. 백은 필요없어요. 책가방이 있으면 충분해요...""그래도 골라봐. 캐주얼 한 백으로 고르면 되잖아... 책가방 같은 스타일도 있어. 방에 큰 드레스 룸이 있으니 많은 걸 놓을 수 있을 거야." 진아연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현이야, 우린 너에게 빚진 게 너무 많아. 함께 하고 싶고 보상해주고 싶은데 넌 이미 어른이 되었고 앞으로 학교도 가야하니 함께 있을수도 없잖아. 그래서 엄마 아빠가 경제적으로라도 보상하려는 거니 거절하지 말아줄래?"현이는 엄마아빠가 그녀에게 보상해 주려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물건은 사치고 낭비인 것 같았다."돈이 아까워서 그래? 엄마는 너의 지난 삶을 잘 알아. 돈을 어렵게 벌었다는 걸 말이야. 하지만 우리집은 돈이 부족하지 않아. 네 아빠는 재벌 순위에 몇년 씩이나 순위권에 들었었고 엄마도 은퇴하기전에 부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었어. 우리가 매일 네게 새옷을 사주고 새 가방을 사준대도 아무런 문제도 없단다." 진아연이 말했다. "네 큰오빠가 돌아와 우리가 네게 제대로 된 옷이나 가방조차 사주지 않은 걸 발견하면 분명 널 데리고 사러 갈거야. 그냥 큰 오빠랑 쇼핑갈래?"현이: "..."큰오빠가 좋긴 하지만 그녀는 큰오빠랑 쇼핑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큰오빠는 말수가 너무 적어서함께 쇼핑한다면 어색할 것 같았다."그럼 좀 고를게요." 현이가 선반 앞에 다가가자 직원이 포장을 하나씩 풀고 그녀에게 보여
"고를 필요 없어." 박시준이 입을 열었다. "색상이 다른 가방은 색상이 다른 옷에 맞춰야 해. 너의 언니는 백이 이것보다 훨씬 많아."진아연이 곧 말을 이었다. "그래, 현이야, 언니 백이 훨씬 더 많으니 이것들은 다 남겨 두자. 여러가지 스타일이 다 있어야 해."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신발과 화장품도 도착했다.도우미는 거실에 있는 가방과 옷을 현이 방으로 옮겼다.화장품과 신이 거실로 옮겨진 후 라엘이와 지성이도 일어나 구경하러 나왔다.."이 신발들은 사이즈만 맞으면 다 남겨." 라엘이가 입을 열었다. "화장품은 맞는지 꼭 써봐야 해."라엘이는 동생을 위해 화장품을 발라봤다."현이야, 이 시리즈가 좋아. 네가 사용해도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을거니 이것부터 써." 라엘이는 가장 비싼 세트를 가져와 현이의 손등에 발랐다."언니, 엄마 아빠가 저한테 옷이랑 신이랑 가방이랑 너무 많이 사줬어요. 좀 낭비인 것 같은데..." 현이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뭐가 낭비야. 돈을 카드 안에서만 두는게 진정한 낭비야." 라엘이가 말했다. "며칠 뒤 내가 쇼에 데려가 줄게. 디자이너에게 네 옷을 만들어달라고 하자... 넌 귀엽게 생겼으니 예쁜 옷을 입어야 해."박지성은 우유 한 컵을 손에 들고 마시면서 말했다. "아빠, 왜 동생에게 악세사리는 안 사준 거예요? 우리 박씨 집안 작은 공주님이 얼마나 초라해 보여요.""네 형이 주문했으니 좀 있다 가져올거야." 박시준이 말했다. 현이: "...""박지성, 넌? 아무 것도 없니?" 라엘이가 발을 들고 박지성을 향해 발길질을 날릴 준비를 했다.박지성은 우유를 한숨에 들이키고 차 키를 꺼냈다. "현이야, 오빠는 차 한 대 선물할게. 이 차는 내가 산 후 아직 한 번도 타보지 못한 거야.""네 낡은 차는 네가 타고 다녀. 현이에겐 새 차를 뽑아줄 거야." 진아연은 아들의 차 키를 도로 그의 손에 집어줬다. "네 차는 안 예뻐서 현이 마음에 들지 않을 거야."박지성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난 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