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해 동안 박시준과 진아연은 현이를 줄곧 마음에 두고 있었다.두 사람은 다년간 현이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위정 역시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럴 방법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었다.현이를 만난 지금, 그는 문득 어쩌면 수수가 바로 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세상에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두 사람이 닮을 가능성도 물론 있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적다.수현이의 방 안.수현이가 자신의 방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수수에게 소개해 주었다.수현이의 방에 있는 대부분의 장식품과 장신구, 그리고 생활용품들은 모두 부모님이나 친척들로부터 받은 것들이었다.그들로부터 이미 많은 것들을 받았기 때문에 수현이는 본인이 무언가를 더 살 필요가 없었다."난 언제나 내가 부모님의 친딸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막 이 집에 왔을 땐 내내 두려움에 떨곤 했어. 또다시 버려지지는 않을까 무서웠거든." 수현이가 방 안의 물건들을 모두 소개한 다음, 침대에 앉아 수수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너라면 분명 내 마음을 이해할 거로 생각해. 난 실수를 할 수도, 생떼를 부릴 수도 없었어. 그리고 운이 좋게도 우리 부모님과 친척분들 모두 지금까지 내게 정말 잘 해주셨지...""수현아, 그런 생각 하지 마. 너희 부모님께서 너를 진심으로 친딸처럼 대하시는 게 느껴지던걸. 네 여동생도 너를 친언니로 생각하는 것 같았고.""맞아. 하지만 난 친구가 한 명도 없어." 수현이가 씁쓸하게 웃었다."왜?" 수수는 시은이 수현이에게 친구가 없다고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차마 친구를 사귀지 못하겠더라고. 난 진짜 친구와 가짜 친구를 구분하는 방법을 모르거든." 수현이가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을 수수에게 꺼냈다. "초등학생 때, 옆 반에 항상 나를 백발 마녀라고 부르던 남자아이가 있었어. 그 아이는 심지어 내 바로 뒤까지 쫓아와 그렇게 불러대곤 했어. 하루는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는데... 엄마가 이 사실을 아시곤,
수수가 이렇게 협조적일 거로 기대하지 않았던 위정은 조금 당황스러웠다."아빠, 흰머리가 필요하셨으면, 왜 저한테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제 머리는 온통 흰머리에요! 필요하신 만큼 뽑아가세요!" 수현이가 말했다.위정: "수현아, 아빤 네 흰머리는 필요하지 않단다. 네 흰머리는 다른 사람의 흰머리와 조금 다르거든."수현이가 식식거리며 말했다: "알았어요!""아빠! 그럼, 제 것은요?" 소소도 끼어들었다.위정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 "아빤 수수 머리에 있는 흰머리를 보자 갑자기 요즘 진행 중인 연구가 생각이 났을 뿐이야... 흰머리가 많이 필요한 건 아니란다!"남편의 속셈을 알고 있는 시은이 소소를 끌어냈다.위정이 수수의 포니테일을 풀었다.그러자 새까맣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위정이 흰머리를 찾으려 수수의 머리를 이리저리 뒤적였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수수의 머리에는 흰머리가 없었다.위정이 남몰래 깊게 심호흡을 한 다음, 손에 잡히는 아무 검은 머리카락 한 가닥을 뽑았다."아빠, 저도 수수 흰머리 볼래요." 수수의 흰머리와 자신의 흰머리가 무엇이 다른지 궁금했던 수현이가 말했다.위정은 살면서 이렇게 당황스러웠던 순간이 없었다.그는 한평생 이렇게 공공연하게 다른 사람을 속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우선 지금은 아빠가 어서 가져가서 잘 보관하고 올게... 흰머리가 보고 싶으면, 수수 머리에서 다시 찾아보면 돼..." 위정이 곧바로 그의 서재를 향해 걸어갔다.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아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수현이가 작게 '음'하고 말한 다음, 수수의 옆으로 다가가 손을 들어 수수의 머리카락을 뽑았다."수수야, 너 머릿결 정말 좋다!"수수가 손을 뻗어 자기 머리카락을 만져보았다. 하지만 뭐가 좋다는 건지 느껴지지 않았다.머리카락이 다 이런 것 아니었던가?"난 나한테 흰머리가 있는 줄도 몰랐어!" 수수가 속삭였다."나도 보지 못했어..." 수현이가 수수의 머리에서 열심히 흰머리를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흰
위정은 집안의 어른이다. 무슨 일이 있으면, 진아연이나 박시준과 직접 이야기했다. 라엘이처럼 손아래뻘을 찾는 일은 없었다.위정이 2초 동안 침묵하더니, 신중하게 대답했다: "우선 이쪽으로 오렴. 오면 얘기해 줄게.""알겠어요! 이미 가는 길이에요. 아마 20분 정도면 도착할 거예요." 라엘이는 말을 하면서 조금 배가 고파졌다. "고모부, 집에 저녁 거리 있어요? 저 배고파요.""남은 음식뿐이야... 내가 지금 아주머니에게 준비해 달라고 할게.""아니에요, 괜찮아요. 전 그냥 남은 거면 돼요. 전 가리는 게 없거든요." 라엘이가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20분 후, 라엘이가 한 손에는 꽃다발을, 다른 한 손에는 과일 한 봉지를 들고 위정의 집에 도착했다."어? 아이들은요?" 라엘이는 수수를 만나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셋이 놀러 나갔어." 시은이 라엘의 손에서 과일과 꽃을 받아 들었다. "배고프다며. 우선 밥부터 먹으렴!""네... 그런데 무슨 일로 저를 여기로 부르신 건지 그 이유가 더 궁금해요. 설마 제게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시려는 건 아니죠?" 라엘이가 시은과 위정을 각각 바라보았다.시은: "당연히 아니지. 우린 네게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고 싶어도, 네게 소개해 줄 만한 사람이 없어! 위정 고모부가 널 부른 건, 네 머리카락을 뽑고 싶어서야."라엘: "..."머, 머리카락을 뽑는다고? 머리카락을 뽑히고 나면 대머리가 되는 거 아닌가?!영문을 모르는 라엘이는 두피가 벌써 아픈 것 같았다."긴장할 것 없어, 라엘아." 위정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너희 고모가 말을 조금 무섭게 했지... 많이 뽑겠다는 게 아니야. 한 가닥이면 돼."라엘이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두 분 왜 이러시는 거예요? 깜짝 놀라 죽을 뻔했잖아요! 아까까진 배가 엄청 고팠는데, 두 분 때문에 너무 놀라서 지금은 아무것도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아요." 라엘이가 울먹거리며 식탁 의자에 앉더니, 고개를 들어 위정에게 물었다. "제 머리
수현이가 놀란 얼굴로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 아빠가 사진 보정도 할 줄 아셨어요?"물론 시은 역시 위정이 사진 보정도 할 줄 아는지 몰랐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은은 위정을 대변해야 했다: "너희 아빤 못 하는 게 없으셔. 할 줄 몰랐던 것도 금세 배우시고."수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아요. 역시 아빤 정말 대단해요. 그렇지만 저도 사진을 보정할 줄 안단 말이에요. 이런 사소한 일 정도는 제가 혼자 해도 되는데... 아빤 출근도 하셔야 하고, 엄청나게 바쁘시잖아요...""수현아, 기왕 아빠가 사진 보정을 도와주겠다고 하셨으니, 이번엔 아빠께 맡기렴! 넌 친구가 왔으니,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지." 여기까지 말하곤, 시은이 따뜻한 눈빛으로 수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시간이 늦었는데, 너희 모두 피곤하지? 어서 씻고 쉬렴!"시은의 말에 수현이가 곧바로 수수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갔다.소소는 아빠가 사진을 보정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 서재로 달려갔다.위정은 이미 노트북을 켜고, 카메라에 있던 사진을 모두 컴퓨터로 사진을 옮긴 뒤였다.시은도 함께 방으로 들어왔다.두 모녀는 위정의 옆에 서서 컴퓨터 화면 속의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았다."정말 예쁘게 잘 찍었다! 소소야, 이거 다 네가 찍은 사진이야?" 시은이 물었다.갑작스러운 시은의 목소리에 위정이 화들짝 놀랐다.위정은 방금까지 화면을 보는 데 온 정신을 집중하느라, 두 모녀가 들어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두 사람, 어서 쉬러 가지 않고 뭐해? 벌써 시간이 많이 늦었어." 위정이 의자에서 일어나, 한 손으로는 시은의 허리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 딸의 손을 잡고서 두 사람을 데리고 서재를 나섰다."아빠, 제가 찍은 사진 어때요?" 소소가 물었다."정말 잘 찍었더라. 아빠가 따로 보정할 필요도 없겠던걸!" 위정이 소소를 칭찬하며 말했다. "소소야, 정말 잘했어. 언니와 수수는 서로 만나기가 힘들잖아. 네가 사진으로 두 사람의 추억을 남겨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박지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저 졸업하고 나면, 형이랑 같이 일하고 싶어요..."진아연은 어리둥절했다.박시준 역시 어리둥절했다.박지성은 겁에 질려 심장이 쿵쾅쿵쾅 격하게 뛰었다. 그의 엉덩이는 이미 형이 있는 쪽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겨우 이거였어?" 진아연이 말했다: "난 또 무슨 큰일이라도 난 줄 알았잖아! 형 회사에서 일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렴! 하지만 아직 대학교도 졸업하지 않았잖아. 졸업할 때가 되면 네 생각이 바뀔지도 몰라. 이런 문제는 급하게 결정할 필요 없단다."박시준의 생각은 아내와 달랐다.그는 조금 신경질이 났다."어째서 아빠 회사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은 거야?"박시준이 이렇게 묻자, 박지성은 곧바로 형 옆에 앉았다. 형이 대신 무슨 말이라도 해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다.그러자, 진지한이 일어나 선을 그었다."예전에 지성이에게 자동차 수리를 배우게 한 건, 지성이가 알아서 포기하게 하려고 그랬던 거예요. 전 지성이가 졸업하고 나서 우리 회사에 와서 일하는 걸 원치 않아요. 물론 지성이가 제게 울면서 받아달라고 빌면, 저도 형으로서 계속 거절할 수만은 없겠지만요." 진지한이 자신의 태도를 확실하게 밝혔다.박지성은 지금까지 줄곧 ST 그룹의 미래 후계자가 될 교육을 받았다.박시준이 그를 편애해, 곧 죽어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 아니었다.진지한과 진라엘이 모두 ST 그룹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진지한은 동생이 앞으로 자기와 함께 일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아버지가 한평생 힘들게 일궈 온 사업을 이을 후계자가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는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그가 동생에게 자동차 수리를 배우게 한 것은 그 이유 때문이었다.동생이 알아서 포기하고 물러나길 바랐기 때문이다.그런데 동생은 포기하기는커녕, 굉장히 열심히 일을 배웠다.그리고 그건, 마냥 온실 속의 화초처럼 보였던 동생에 대한 진지한의 시각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그저 비리비리하기만 해 보였던 동생이, 알고 보니 매우 근성이 있는
거실.지성이가 아빠 곁에 앉아, 아빠에게 마음을 털어놓았다: "아빠, 아빠 곁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에요. 형 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요.""경험은 아빠 곁에서도 쌓을 수 있잖아?" 박시준이 반문했다.박지성이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우선, 형 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다음에, 다시 아빠 곁에서 경험을 쌓을게요... 아빠, 전 정말 아빠를 사랑해요, 물론 엄마도 사랑하고요...""네가 너희 엄마를 사랑한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어." 박시준의 말은 네가 나를 사랑하는지, 사랑하지 않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뜻이었다. "네가 나와 네 형에게는 한마디 말도 없이 형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을 때, 내 기분이 어떨지 생각해 봤니?"박지성: "그건 엄마께도 말씀드리지 않았어요."박시준: "그 말은, 넌 우리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구나."박시준: "아빠, 그런 말이 아니에요. 전 우선 형과 상의한 후에 두 분께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랬더니 형은 제게 먼저 자동차 수리부터 배워보라고 했고요... 자동차 수리를 배우기까지 정말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형은 저를 받아주지 않았고, 우선 두 분과 이야기해 보라고 했어요."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지성이는 진작 아빠에게 먼저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다."넌 우리 곁에 남을 생각이 전혀 없었던 거야. 네 형처럼 독립해서 우리와 떨어져 지내고 싶었겠지. 그럼, 우리가 네 일에 간섭할 수 없을 테니." 박시준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막내아들이 독립할 능력을 갖추기도 전에 이미 떠날 생각부터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그것은 그를 조금 슬프게 만들었다.역시 아들보다는 딸이 나았다.적어도 라엘이는 그들을 떠날 생각은 하지 않으니 말이다."아빠, 저도 당연히 아빠와 엄마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형이랑 같이 일하다가 영원히 드림 메이커에 남고 싶어진다 해도, 형에게 A국에 드림메이커의 계열사를 열어달라고 할 거예요! 전 절대 형처럼 B국에 정착하지 않을 거예요." 박지성이 그들 곁을 떠나지
박지성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멍하니 어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휙'하는 소리와 함께 아빠가 소파에서 일어나 엄마를 쫓아갔다."여보, 왜 갑자기 귀국하겠다는 거야?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박시준이 진아연의 걸음을 쫒아가,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잡았다.박시준은 엄마의 대답이 듣고 싶어, 함께 뒤따라가 두 사람의 대화를 몰래 엿들었다."이것 좀 봐요." 진아연이 위정이 보낸 사진을 박시준에게 보여주었다.박지성은 계단에 서서 부모님이 휴대폰을 응시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쉽게도 거리가 멀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뭘 보고 계시는 거예요? 저도 보여주시면 안 돼요?" 박지성은 그들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고 싶었다.하지만... 항상 그를 아기라고 부르던 그의 엄마 아빠는, 그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 듯했다.두 사람은 걸음을 늦추지도 않고, 곧장 2층으로 향했다.박지성은 충격을 받았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어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 엄마 아빠가 오늘 귀국하실 거래. 나한테 이따가 공항까지 데려다 달라고 하셨어. 형도 알고 있었어?""우리 집에 너는 아는데, 내가 모르는 일이 있을 것 같아?" 진지한의 대답에 박지성은 얼어붙었다."엄마가 형한테는 말씀하셨어?""응.""왜 갑자기 귀국하시겠대? 내가 두 분을 화나게 해서 그러시는 거야? 아침까진 모든 게 다 괜찮았는데... 며칠 뒤에 함께 서핑 가자고도 하셨고!""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 두 분이 귀국하시는 건 너와 아무 상관 없어." 진지한은 동생에게 미리 주의를 줄 생각이었다.박지성은 언제나 집 안의 막내였기 때문에, 모두 그에게 너그러웠다."그래? 그러면 다행이고. 난 두 분이 나한테 화가 많이 나신 줄 알았어." 박지성이 그제야 숨을 내쉬었다."아빤 화가 나셨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엄만 아니실 거야." 여기까지 말하고는, 진지한이 말을 돌렸다. "어쩌면 아빠가 네게 화를 내시는 것도 잠깐일지도 몰라. 앞으로는 네가 무슨 일을 하건, 아무도 신경 쓰지
1층 거실.박지성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진지한에게서 온 전화였다."너한테 얘기한다는 걸 깜빡했어. 늦어도 내일 오후에는 나도 귀국할 거야. 우리 회사가 그렇게 좋다며? 내 사무실에서 놀게 허락해 줄게."박지성은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욱 이해되지 않았다: "모두 귀국하겠다니,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아무도 내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알려주지 않았는데!""왜냐하면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그래? 아무 일도 없는데 왜 모두 귀국하려는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형?" 박지성은 혼자 아무것도 모른 채 어리둥절해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친형이라고 부를게...""네가 나를 친형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난 네 친형이야." 진지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알려주지 않으면, 다음에 만났을 때 뽀뽀한다!" 박지성은 형이 다른 사람과 접촉하는 걸 가장 싫어한다는 걸 알고,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잠시 후, 박시준이 한 손에는 짐을, 다른 한 손에는 진아연의 손을 쥐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박지성은 부모님이 내려오시는 걸 보자마자 곧바로 아빠의 손에서 짐을 받아들었다."엄마 아빠, 먼저 돌아가 계세요. 전 내일 형이랑 같이 갈게요." 방금 형이 그에게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드디어 그들의 여동생을 만날 희망이 생겼다.박지성은 물론 매우 기뻤지만, 기쁜 마음 외에 약간의 실망감도 들었다.아까 형이 말했던 것처럼, 어쩌면 부모님은 앞으로 그가 무슨 일을 하건, 다시는 신경 쓰지 않으실지도 모른다."형이 네게 말해줬니?" 진아연이 물었다."네. 아빠, 엄마. 왜 별로 기뻐 보이지 않으시는 거예요? 이렇게나 오랫동안 동생을 찾아 헤매셨고, 이제 마침내 찾았는데, 기쁘지 않으세요?""지성아, 넌 모를 거야. 엄마, 아빤 물론 정말 너무너무 기뻐... 사람은 너무 기쁘면 오히려 눈물이 나기도 한단다." 진아연은 말을 할수록 목이 멨다.박지성이 곧바로 엄마에게 휴지를 건넸다."엄마, 울지 마세요. 그 아이가 제 동생이 아닐지도 모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