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것도 없죠. 내가 남자였어도, 우리 딸 같은 여자가 공개 구혼을 하는 걸 보면, 메일을 보내지 않고는 못 배길 거예요." 진아연이 얼굴을 닦으며 박시준의 곁으로 다가가 컴퓨터 화면을 흘끗 보았다.마침 박시준이 서준빈이 보낸 메일을 클릭한 참이었다."이 사람은 꽤 멀끔하게 생긴 것 같은데요?" 진아연이 서준빈의 프로필을 흘끗 보았다. 뒤이어 그가 빨간색으로 굵게 표시한 '처가살이 가능'이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하하, 이 사람은 처가살이도 할 수 있대요!""제 분수도 모르는 놈이야! 우리 집에서 처가살이를 하고 싶어 하는 남자라면, 지구 몇 바퀴를 줄 세울 수도 있어. 빨간색으로 굵게 표시한 걸 보면, 내가 그 말에 혹해 자기를 눈여겨볼 거로 생각했나보지?! 지능에 문제가 있는 놈은 아닌지 의심스러워."박시준이 그 말과 동시에 서준빈의 메일을 삭제했다."여보, 그만 봐요. 더 보다가는 이따 당신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까 걱정돼요." 진아연이 그의 노트북을 닫더니, 그대로 들고 가버렸다."여보, 만약 라엘이가 괜찮은 상대를 찾지 못하면 어떡하지?" 박시준은 원래 이번 일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딸의 공개 구혼을 시작한 이후, 그의 생각은 극단적으로 치달았다. "우리 둘이 죽고 난 뒤에, 라엘이 홀로 덩그러니 남으면 어떡하는 말이야...""한이와 지성이가 있는데, 왜 라엘이가 홀로 덩그러니 남아요?" 진아연이 노트북을 탁자 위에 올려놓은 뒤, 침대로 돌아와 박시준의 곁에 앉았다."한이와 지성이가 각자 결혼한 뒤에도 라엘이를 돌봐줄 수 있을까?" 박시준은 걱정스러웠다. "지성이는 별로 걱정되지 않아. 지성이는 나중에 분명 별 탈 없이 아내를 맞이할 거야. 한이도 별로 걱정할 게 없어. 한이는 아내 없이도 스스로 잘 해낼 아이니까. 하지만 우리 라엘이는...""그런 걸 걱정할 시간에, 우리 둘 중에 누가 먼저 죽게 될 지나 걱정해요!" 진아연 그가 한가한 걱정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신이 먼저 죽으면, 나 혼자 남게 될 텐
진아연: "......"진아연이 자리에 누워 이불을 덮었다."여보, 당신 배신하기 없기야!" 박시준도 따라 자리에 누우며, 긴 팔을 뻗어 불을 껐다."내가 무슨 배신을 한다고 그래요? 당신, 너무 갔어요."진아연이 이불 끄트머리를 잡고 그에게 덮어주었다."정말로 김세연 씨가 당신을 꼬드긴 거 아니야?" 박시준이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내가 세연 씨와 통화할 때, 문 앞에 서서 모두 듣고 있지 않았어요?" 진아연이 웃으며 말했다. "아니면 나 몰래 세연 씨한테 물어보러 가던가요.""내가 그런 짓을 왜 해?" 박시준이 거만하게 말했다. "내가 몰래 그를 찾아갔다가는, 나도 모르게 그를 쳐버릴까 걱정이야.""여보, 그러지 말아요." 진아연이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나이에 세연 씨와 싸움이라도 붙었다가, 이기지도 못하면 어떡해요. 당신이 다치기라도 하면, 난 정말 마음이 아플 거예요."박시준: "...여보, 나 그렇게 연약하지 않아."진아연: "남자는 죽을 때까지 소년 같은 마음을 품고 산다는 것 나도 알아요. 하지만 당신도 이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해요. 나이가 들수록 체내 칼슘 손실이 가속화돼요. 더 이상 예전처럼 무턱대고 덤비면 안 돼요. 만에 하나 문제라도 생기면, 회복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거예요. 본전도 찾기 어려운 거죠. 뭐든 다 당신이 나서려고 하지 말아요. 내 말 알아들었어요?"박시준: "알았어, 여보. 기억할게.""하지만 당신이 경호원을 대동해 세연 씨를 만나러 간다면, 나도 바로 알게 될 거예요." 진아연이 그를 끌어안고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당신 내일은 회사에 출근해요! 아니면 우리 같이 여행이라도 가요."박시준이 계속 집에서 빈둥거리게 둘 수는 없었다."우리 아들이 아직 개강 전이잖아! 아들이 개강하고 나면 출근하고 싶어.""아들이 개강 전이면 뭐 해요.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아들이랑 같이 놀아 주는 것도 보지 못한 것 같은데요?" 진아연이 말했다."난 자동차 수리에 관심이 없어."
어쩌면 인생은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조금의 아쉬움이 남아야 비로서 기억이 짙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눈 깜짝할 사이에 한 달이 훌쩍 지났다.마당 안의 눈은 이미 다 녹았고, 갈수록 기온이 높아지고 있었다.날씨는 여전히 추웠지만, 수수의 마음은 굉장히 들떠있었다.최근, 과외 선생님께서 수수의 성적이 크게 올랐다고 칭찬해 주셨기 때문이다. 이대로면 안정적으로 T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칭찬해 주셨다.게다가, 곧 수수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었다.열여덟 살은 어린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분기점이다."도련님, 내일 저녁 식사 후에, 저 집에 좀 다녀올게요." 수수가 서은준에게 내일의 일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우리 영화관에서 만나요. 어때요?"서은준: "왜 영화를 보려는 거야?"수수는 잠시 당황했다: "말했잖아요. 제 생일에 도련님한테 비밀 하나를 알려드리겠다고요."서은준은 그것을 잊지 않았지만, 왜 영화를 보러 가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비밀은 영화관에서만 말할 수 있어?"수수: "그건 아니에요. 갑자기 말했다가, 도련님이 놀랄까 걱정되어서요. 영화관에 가면, 제 비밀을 들은 후에 도련님이 영화를 보면서 충격을 좀 가라앉힐 수 있잖아요."서은준: "???"도대체 무슨 비밀이기에 그가 듣고 나면 그렇게 충격을 받을 것이란 말인가?"도련님, 실은 제가 아직 영화관에 가본 적이 없어서 그래요." 수수가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영화관에 가보고 싶어요. 아무 영화나 다 괜찮아요. 저 혼자 가려니 조금 무서워서요."서은준: "무서울 게 뭐 있어? 내일 저녁 몇 시?"서은준이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내일 저녁 7시 어때요? 영화를 보고 나와도 그렇게 늦지 않을 거예요." 수수가 휴대폰을 켜고는 서씨 가문에서 가까운 영화관을 찾았다. "이 영화관 어때요? 마침 일곱 시에 시작하는 영화가 있어요."서은준이 수수의 휴대폰을 가져와 확인했다.수수가 고른 영화는 액션 영화였다.서은준이 제목과 주연
"마음대로 해.""그럼 저 먼저 갈게요. 내일 뵈요!" 수수는 책가방을 등에 메고 쓰레기봉투를 들더니 바로 눈앞에서 사라졌다.매번 떠날 때마다 뒤도 돌아보지 않는 수수의 모습에서은준은 서운한 기분이 들었다.아마 어머니가 그와 상의도 없이 아버지에게 넘긴 이유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집으로 돌아간 수수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등은 이미 땀으로 적셔져바로 문을 잠그고 가방을 내려놓은 뒤 바로 깨끗한 옷을 들고 샤워하러 갔다.바쁜 하루를 보낸 그녀는 이대로 씻지도 않고 공부하면 집중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해샤워를 마친 뒤, 맑은 정신으로 책을 보니 더 집중할 수 있었다.별관.서은준은 샤워를 마친 뒤, 욕실에서 나왔고왠지 노크 소리가 들린 듯해티셔츠를 입고 바로 방문 쪽으로 다가갔다.아니나 다를까, 누군가 노크하는 소리에그는 바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왜 전화를 받지 않는가 싶었는데 샤워하고 있었구나!" 서 어르신은 아들을 힐끗 보더니 바로 별관으로 들어갔다."무슨 일이시죠?" 서은준은 문을 닫지 않았지만 제자리에 서서 자리를 비키지 않았다.바깥의 냉기가 스며들어와 뼈기 시릴 정도였지만아버지가 빨리 나갔으면 하는 마음에 문을 닫지 않았던 거였다."문 닫아! 감기 걸리면 안 돼." 서 어르신은 아들이 문을 닫지 않자 바로 들어가 문을 닫고 말을 이었다. “방금 은비가 내일 집에서 생일 파티가 있는데 네가 왔으면 한다고 연락 왔어. 그래서 왜 너한테 직접 말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네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어. 너 진짜 아비가 뒷목 잡고 쓰러지는 모습 보고 싶은 거야? 아빠는 은비가 너한테 연락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네가 감히 은비를 무시해?”"저 가지 않을 거예요." 서은준은 내일 수수의 생일이어서 함께 있어주기를 약속했고 절대 어길 생각 없었다."하하! 내가 지금 네 의사를 물어보려고 왔을 것 같아? 노씨 가문에게 밑보이면 우리한테 좋을게 있을 거라 생각해? 만약 네가 가지 않으면 노씨 가문이 손가락 하나로 우리를 지옥으로
서은준은 별관의 문을 닫은 후 바로 침실로 돌아갔다.그는 휴대폰을 들고 수수에게 내일 곁에서 함께 있어줄 수 없다고 말하려 했지만전화를 할지, 문자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만약 전화하면 무슨 이유 때문인지 물어볼 테지만서은준은 노은지의 생일 파티 때문에 내일 함께 있어줄 수 없다고 차마 입을 열 수 없었다.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말을 하면 너무 창피할 거라 생각했다.한동안 고민하던 그는 결국 수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일 함께 영화 볼 수 없어.샤워를 마치고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려던 수수는 서은준의 메시지를 확인했다.영화를 볼 수 없다고?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나?그녀는 이런 생각에 바로 답장했다. 네.서은준은 그녀의 답장을 보자 순간 답답한 마음이었다.왜 이유도 묻지 않는 거지?가끔 센 척할 때도 있지 않았었나? 수업도 본인이 매일 끌고 갔었잖아?수수는 휴대폰을 들고 내일 영화 보지 않으면 무슨 일정이 잡혔는지 물어볼 생각이었지만, 서씨 가문의 하인인 본인은 서은준과 친구 사이가 아닌 주종 관계라는 생각에 더는 묻지 않았다.서은준이 영화 보러 갈 수 없다고 말했고 이에 따른 이유를 말하지 않았으면 그냥 거절한 것과 마찬가지였다.그녀가 의자에 앉아 공부를 시작하려고 할 때 서은준이 두 번째 메시지를 보냈다.—내일 일 때문에 나가봐야 해. 밤에 별관 앞에서 기다려. 함께 생일 보내자.수수는 그의 두 번째 메시지에 그제야 미소를 보였고 바로 답장했다. 네!그녀는 지금 바로 서은준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끝내 내일 물어보기로 생각했고메시지를 보낸 후 서은준이 보낸 메시지를 계속해 확인했다.서은준처럼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사람이 먼저 그녀한테 메시지를 보낸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고더욱 놀라운 건, 그녀가 자기 전에 서은준이 세 번째 메시지도 그녀한테 보냈다. 내일 오전에는 오지 않아도 돼.이에 수수는 망설임 없이 바로 '네'라고 답장했다.그 후 서은준은 더 이상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
그녀는 별관을 힐끗 보더니 서은준이 집에 없음을 확인하고바로 본관 주방으로 향했다.장 아주머니는 그녀를 보자 바로 웃으면서 다가갔다. "은준 도련님이 집에 없는데, 오늘은 집에서 쉬지 그래?""도련님께서 점심에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지금 왔죠." 수수는 장 아주머니를 도와 채소를 씻으며 말을 이었다. "도련님은 나갔어요?""노씨 가문 아가씨의 생일 파티에 갔어! 방금 전에 나갔는데!" 장 아주머니는 계속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어르신께서도 엄청 귀한 선물도 준비해 함께 갔어."수수는 그녀의 말에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오늘 일이 있다고 하더니 노씨 가문 아가씨의 생일 파티를 갔구나.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다니! 수수는 노씨 가문 아가씨와 생일날이 같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그리고 생일 파티에 유명한 인사분들을 초대했다고 들었어! 노씨 가문 별장에서 파티를 열어서 사모님도 궁금해하셨지만 갈 수 없어! 왜냐면 노씨 가문은 은준 도련님만 초대했거든! 어르신도 아마 조금 있으면 돌아오실 거야!" 장 아주머니는 알고 있는 정보들을 전부 수수에게 얘기해 줬다. “은준 도련님도 참 운이 좋아! 노씨 가문 아가씨의 마음에 들다니. 그리고 노씨 가문 아가씨의 부모님께서도 말리지 않은 걸 보면 두 사람한테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지.”수수는 그녀의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도련님께서 잘 생겼잖아요. 딱 여자애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죠!""하하! 너도 도련님을 좋아하지?" 장 아주머니는 수수를 힐끗 보면서 말을 이었다. "사람도 없는데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만약 내가 조금 젊었다면 너처럼 은준 도련님의 외모에 반했을 거야. 어르신과 닮지 않았고 엄마를 닮은 걸 보면 엄마도 미인이실 거야.""네.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은 어르신을 닮았어요. 특히 둘째 도련님은 완전히 똑같이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수수는 심심한지 장 아주머니와 수다를 떨었다."맞아. 사모님은 어르신께서 항상 둘째 도련님을 이뻐하신다고 하는데, 닮았으니까
"하하! 내기할까? 난 오늘 돌아오지 못한다에 걸게. 노씨 가문 아가씨 생일인데 하루로 끝날 거라 생각해?" 서준빈은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며 말을 이었다. “내일 돌아올 수도 있어! 아버님께서 오늘 나씨 가문 별장으로 보내고 이틀동안 축제한다고 말했어!”수수: "아... 둘째 도련님, 알려줘서 고마워요. 그럼 저 먼저 퇴근할게요.""그래. 그런데 왠지 실망한 것 같은데?" 서준빈은 농담 삼아 말을 이었다. “설마 내 동생을 좋아하는 거야?”"둘째 도련님, 하나도 웃기지 않아요." 수수는 무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오늘 은준 도련님께서 오라고 하셔서 온 것뿐이에요. 저는 도련님의 가정부일 뿐, 시키는 일은 해야죠.""수수야,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야." 서준빈은 소파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나와 큰 형보다 서은준이 여자한테 인기가 많다고 생각해?”"둘째 도련님, 저는 잘 모르겠어요. 만약 공부와 관련된 문제라면 바로 답할 수 있을 거예요." 수수는 바보처럼 서준빈에게 미움 살 생각 없었다."하하, 나도 알고 있어. 그냥 나와 큰 형보다 잘 생겼을 뿐이잖아. 잘 생겼다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건 아니잖아. 노씨 가문 아가씨도 참 사람 보는 눈이 없단 말이지." 서준빈은 서은준의 운에 질투했는지 계속해 원망했다. "그리고 아버님도 참, 왜 우리 가문이 노씨 가문과 결혼이라도 할 것처럼 좋아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수수는 그의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말을 돌렸다. “둘째 도련님, 목마르지 않아요? 제가 물이라도 부어드릴까요?”"괜찮아." 서준빈은 다시 그녀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전에 빚을 갚아주겠다는 말은 생각해 봤어?"수수는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 "둘째 도련님, 저 진짜 도움 필요 없어요. 전에도 말씀드렸잖아요.""월급도 높지 않은데, 지금은 빚을 갚을 수 있다고 해도 등록금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서준빈은 사실 진짜 그녀를 돕고 싶었다. “내 도움을 원하지 않는 건, 설마 서은준이 도와줬어?”수수
수수는 그래도 그와 미리 얘기하는 게 좋을 거라 생각했다.혹시 이따 돌아오면 어떡하지?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휴대폰에서 울리는 신호음에 심장이 벌렁벌렁 뛰기 시작했다.지금 어떤 상태지? 왜 전화를 받지 않는 거지?그녀는 서은준이 전화를 받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끊으려는 찰나 전화가 연결됐다."안녕하세요. 누구시죠?"휴대폰 저편에는 웬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이에 깜짝 놀란 수수는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 “저... 저는 서씨 가문의 가정부에요... 은준 도련님이 혹시 옆에 계시나요?”"아, 가정부 시구나! 은준이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오늘은 저희 집에서 지낼 거예요." 노은비는 계속해 말을 이었다. "가정부라면 혹시 누구시죠? 전에 서씨 가문에 갔을 때 만난 적 있나요?"수수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순간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아니요... 본 적 없어요.""목소리가 어린 것 같은데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노은비는 수수의 앳된 목소리에 바로 의심했다.수수는 노은비의 태도에서 적대감을 느끼자 순간 당황했고만약 그녀에게 미움을 사면 일거리를 잃을까 봐 걱정부터 앞섰다.노은비가 전화를 받을 줄 알았다면 연락하지 않았을 텐데."저..." 수수는 머뭇거리면서 자기 나이를 선뜻 얘기할 수 없었고이때 노은비가 갑자기 전화를 끊었다.수수는 그녀가 전화를 끊자 바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채 안심하기도 전에 노은비는 서은준의 휴대폰으로 바로 영상 통화로 연락했다.수수: "..."수수는 한밤중의 추위에 심호흡을 하고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킨 뒤, 전화를 받았다.노은비는 어두운 불빛 속에 비친 수수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봤고 그녀 얼굴의 흉터를 보자 깜짝 놀라 욕을 퍼부으면서 바로 휴대폰을 바닥에 던졌다.수수: "..."수수는 어두운 환경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면 낮보다 훨씬 무서울 거라는 걸 알고 있고방금 전의 결정에 엄청 후회했다.사실 그녀는 가면을 벗고 진짜 그녀의 모습으로 서은준과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볼 생각이었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