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수수는 아침을 먹은 후 채소를 씻고 주방에서 나왔다.그녀는 책을 보면서 서은준과 과외 선생님을 기다릴 생각이었지만이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수수는 바로 문을 열었지만, 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서준빈이었다."둘째 도련님."수수는 서준빈이 왜 자꾸 별관으로 찾아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만약 서은준이 집에 있다면 그를 집에 들여보낼 용기도 없었고지금 집에 없어도 들어오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없었다."내 말이 맞지?" 서준빈은 말하면서 문을 밀어 거실로 향했다. "어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말했잖아.""둘째 도련님, 혹시 볼 일이라도 있으세요?" 수수는 그와 서은준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서준빈은 계속해 말을 이었다."수수야, 서은준이 너한테 잘 대해줘서 편을 들어주는 거라 알고 있어." 서준빈은 소파에 앉아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그런데 절대 그한테 걸맞지 않은 환상을 품지 않았으면 하는 내 말도 들어줬으면 해."수수는 서준빈이 말을 돌리지 않고 설득까지 하려 하자 더는 말하지 않았다.만약 서준빈이 하려던 말을 마저 하지 않으면 불쾌함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내 동생은 무식하고 얼굴만 잘생겼을 뿐이야!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돈도 아버님께서 준 돈이야. 나중에 서씨 가문에서 나가면 아무것도 아니야.""그런 녀석이 아무리 대학을 졸업해도 좋은 직장 하나 찾기 어려울 거야. 만약 서씨 가문 회사에 남아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걸? 아버님께서도 알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요구가 간단한 거야. 그냥 외모를 이용해서 부잣집 아가씨와 만나야 앞으로의 삶을 보장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수수야, 여자한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이런 남자가 진짜 좋아?"수수는 서준빈의 말에 얼굴이 빨개졌고 낯빛이 어두워졌다.왜 서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서은준을 좋아하고 그한테 뭔가를 바란다고 생각하는 거지?가난한 집안 때문에 그녀가 무조건 그런 사람일 거라 생각하는 건가?그녀는 서씨 가문의 가정부가 맞지만, 그렇다
거실에 있던 수수는 밖에서 전해진 소리에조심스럽게 다가가 문을 열어 확인했다."우리 동생, 돌아왔구나!" 서준빈은 서은준이 별관 밖 쓰레기통 옆에 서있자 수수의 뒤에서 인사했다."둘째 도련님, 일단 본관으로 돌아가세요!" 수수는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였고 손에 땀까지 쥐고 있었다.왜냐면 서은준은 지금 적의 가득한 눈빛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알았어. 갈게. 혹시 뭐라고 하면 내가 막무가내로 들이닥쳤다고 책임을 넘겨." 서준빈은 조용히 수수에게 당부하고 바로 밖으로 향해서은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어젯밤 노씨 가문 별장에서 잘 놀았어? 네 가정부 아가씨가 전날 너를 늦게까지 기다렸는데 말이야. 하하. 빨리 가서 달래줘!" 서준빈은 서은준이 그의 비웃음에 주먹을 쥐자 바로 뒤 돌아 본관으로 향했고수수는 별관의 대문을 활짝 열어 서은준이 들어오기를 기다렸지만서은준은 마치 조각상처럼 제자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았다.이때 차가운 바람이 스며들어 수수는 추운지 서은준에게 다가갔다.화가 난 것이었다. 수수는 서은준이 별관에 서준빈이 있어서 그런 건지 두 사람의 대화 때문에 화난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사실 무슨 원인이든 수수는 당당했다.별관은 서씨 가문의 건물로 굳이 들어오겠다는 서은준을 가정부인 수수가 무슨 수로 막을 수 있을까?그리고 서준빈과의 대화는 모두 그녀의 속마음이었고만약 서은준이 이 때문에 화난 거라면 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수수는 바로 서은준에게 다가갔지만, 서은준은 그녀가 멈춰 서기도 전에 바로 스쳐지나 별관으로 향했다.수수는 제자리에 서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고 더는 모습이 보이지 않자 고개를 숙였다.그녀는 이제 가정부의 생활은 끝이라 생각했고한숨을 내쉬며 쓰레기통 뚜껑을 열었다.그녀는 쓰레기통안의 케이크에 깜짝 놀랐다.설마 방금 서은준이 버린 건가?방금 케이크를 던진 소리였을 거야.오늘 아침에 케이크 사러 갔구나!케이크를 사러 가지 않았으면 일찍 돌아왔을 텐데 말이야.수수는 이
한 살 먹으면 더 강해질 거라 생각하고 모든 상황이 더 좋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왜 상상했던 것과 정 반대인 걸까?그녀는 서은준이 절대 그녀를 쉽게 용서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물론 서준빈에게 속마음을 얘기한 것뿐이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이런 말들이 서은준을 속상하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서은준이 무식하든, 능력이 없어서 앞으로 남에게 붙어살든, 이런 말들은 그가 있는 곳에서 말하면 안 되는 거였고해서도 안 되는 거였다.입장을 바꿔 생각해 만약 서은준이 몰래 노은비한테 그녀는 얼굴이 망가진 괴상한 여자라고 말하면 그녀 또한 속상하기 마련이다.그런데 왜 방금 서준빈한테 그런 말을 한 거지?그녀는 서준빈 앞에서 서은준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말이야.수수는 이 모두 너무 흥분해서 그런 거라 생각했고그녀는 서은준이 전날 밤 그녀와 함께 생일을 보내기로 약속했지만노은비의 집에서 밤을 보내 약속을 어겨서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했다.A국.라엘이의 구혼 뉴스를 한 달 동안 지속되었고 관련된 이메일은 이미 수천 개 받은 상태였다.그리고 모든 이력은 이미 나이, 학력, 가정 등 심사 기준을 거쳐 최종 52명의 후보를 선발되었다.52명의 남자는 세계 각지에서 선택된 사람들이었고한이는 이들과 일일이 면담할 계획이었다.진명 그룹.라엘이는 오빠가 보낸 52통의 이메일을 확인했고이는 심사에 통과한 남자 52명의 개인 데이터였다.라엘이는 눈앞에 놓인 이메일들을 볼수록 머리가 아파급히 비서를 불러 도움을 청했고본인은 커피잔을 들고 마시기 시작했다.잠시 후, 한이가 그녀한테 연락했다."오빠, 보내준 메일은 확인했어요. 시간 되면 볼게요." 라엘이는 커피를 마시면서 창 밖의 풍경을 바라봤다."보기 귀찮으면 보지 않아도 돼. 내가 한 명씩 만나서 면담할 거야. 그리고 만나고 나서 얘기할게." 한이는 동생의 구혼을 그 무엇보다 중요히 여겼다.그는 여동생에게 어울리는 남자는 무조건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남자여야 한다고 생각했
그는 바로 C국의 왕자님이었다."내 기억이 맞다면 C국에 왕실 귀족들이 많아. 왕자가 희귀한 것도 아니야." 라엘이는 사실 귀족이라는 말에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다.아무래도 평소 집에서도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란 공주님이고 그녀가 원하는 건 부모님과 오빠가 다 준 이유가 가장 컸다."대표님!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죠! 나중에 왕위를 물려받지 못해도 엄청 많은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잖아요! 그리고 이렇게 잘 생겼는데 돈이 많은 지가 중요하지 않잖아요. 대표님, 이렇게 잘 생긴 사람인데 진짜 설레지 않으세요?" 비서는 사진을 보면서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라엘: "다른 사람은?""있어요! 다들 너무 잘생겼어요! 잘생기고 분위기도 달라요! 그리고 피부색도 다르고, 나라도 다르지만 유일하게 같은 점은 잘생기고, 부자고, 실력 있다는 거예요! 대표님, 만약 이런 사람들과 모두 결혼할 수 있으면...""풉!" 라엘이는 그녀의 말에 깜짝 놀라 커피를 뿜고 말았다. "그런 소리 하지 마. 난 한 명이면 충분해.""그런데 선택하기 너무 어렵잖아요! 대표님, 보세요. 다들 너무 훌륭한 스펙을 가지고 있어요!" 비서는 마치 본인이 선택해야 하는 듯 난처한 모습을 보였다. "일단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얘기하고 만약 괜찮다 싶으면 회사로 초대해서...""회사로 초대해?" 라엘이는 비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로 알아챘다. "아니면 네가 대신 만나지 그래!""대표님, 저를 놀리지 마세요. 저는 잘생긴 남자를 보면 뇌가 마비된다구요. 아니면 친구분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건 어때요?" 비서도 이런 남자들과 만나고 싶은 마음이지만, 결국 현실에서 만날 용기가 없었다."그래! 그럼 내가 시간 있으면 확인할게." 라엘이가 말을 마치자 비서는 바로 자리를 비켜줬다."대표님, 근데 왕자님은 정말 괜찮은 것 같아요. 그리고 눈도 엄청 맑고 관상으로 보면 순진한 멍멍이 같아요."라엘: "..."비서: "대표님, 그럼 천천히 확인하세요. 저는 이만 나갈게요
김세연은 진아연의 답장에 마음이 더욱 착잡해졌다.라엘이는 그의 거절 때문에 몇 년 동안 연락 한번 없었고 그 또한 라엘과 연락하지 않았다.그래도 전에는 자주 만나지 못해도 가끔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인스타그램으로 서로의 게시글에 댓글도 달아줬지만지금의 이들은 남보다 더 어색한 남이 되었다.이런 느낌 진짜 답답하네.김세연은 더는 이런 상황이 싫은지 잠시 고민하고 바로 라엘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요즘 많이 바빠?"게시글의 댓글을 보고 있던 라엘이는 갑자기 튀어나온 김세연의 메시지에 바로 확인했다."내가 올린 게시글을 봤나?" 라엘이는 혼잣말하면서 김세연에게 답장했다. "괜찮아요."그녀는 간단하게 답장한 뒤, 바로 이어 물었다. "여자친구와 언제 결혼할 생각이에요? 저 엄청 기다리고 있어요!"김세연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이어 라엘이의 메시지를 받았다. "두 사람 결혼하면 B국에 정착할 거예요? 아니면 A국에 정착할 거예요?"김세연은 그녀의 말에 어쩔 수 없이 간단하게 답했다. "아직 결혼은 너무 일러. 그런데 인스타그램에 올린 C국 사람과 잘 지내볼 생각이야? C국은 조금 멀지 않아? 네가 신중하게 생각했으면 해. 그리고 부모님께서도 너무 멀리 떨어지는 걸 원하지 않을 거야."라엘: 엄마와 아빠는 신경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리고 지금 비행기도 있는데 원하면 바로 올 수 있죠.김세연: 네 아버지는 원하지 않는 것 같은데?라엘: 그럼 저한테 메시지를 보낸 이유가 고작 이런 말을 하기 위해 보낸 거예요?김세연: ...라엘: 세연 삼촌, 진짜 너무하네요. 매년 새해면 저한테 새해 선물을 줬잖아요. 작년에도 저와 동생에게 선물을 줬는데, 제가 올해 고백했다고 선물도 보내주지 않았잖아요. 전에는 이런 인색한 사람인 줄 몰랐네요? 다른 사람이 보면 제가 고백받고 거절한 줄 알겠어요!김세연: 갖고 싶은 선물 있어? 바로 너와 지성이한테 보내줄게.라엘: 됐어요! 괜히 제가 달라고 부탁하는 것 같잖아요
그가 창문을 잠그지 않았다면 말이다.그녀는 그의 방을 자주 청소했기 때문에 그가 창문을 잠그는 버릇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추위를 무릅쓰고 밖으로 나가 그의 창문을 열었다.열린 창문을 따라 방안으로 찬 바람이 방안으로 불어왔다...침대에 누워 있던 서은준은 곧 이불을 젖히고 성큼성큼 창가로 걸어가 창문을 잠그려 했다."도련님, 죄송해요, 남에게 빌붙어서 산다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사실 그건 제가 한 말이 아니라 둘째 도련님이 하신 말씀이에요. 전 그저 반박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수수는 창문을 향해 손을 내밀고 그가 창문을 닫지 못하게 했다.이 일을 계속할 수 있든 없든 그녀는 서은준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헤어지더라도 그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어쨌거나 서씨 가문에서 몇 년 동안 일하면서 서은준은 그녀에게 잘해준 유일한 사람이었으니 말이다."도련님이 사주신 케이크는 제가 먹었어요." 수수가 감동하며 말했다. "도련님이 안 드실 줄 알고 제가 다 먹었어요. 케이크가 아주 맛있었어요. 고마워요. 도련님."서은준: "..."그는 자신이 케이크를 쓰레기통에 버린 것을 기억했다.그렇다면 그녀는 그것을 다시 꺼내 먹었다는 말인가?"아침에 화가 좀 나서 도련님 편을 들어주지 않은 건 맞아요. 어젯밤 저랑 함께 생일을 축하해 준다고 했는데 안 돌아오셔서 오래 기다렸거든요." 수수는 코끝이 찡해왔고 그에게 자신의 기분을 말해줬다. "도련님한테 전화해도 받지 않았잖아요. 안 돌아 올 거면 미리 저한테 얘기해주시지. 그러면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았을 테고, 화도 나지 않았을 거예요.""넌 그냥 우리 집 하녀일 뿐이야. 내가 약속을 안 지켰다고 해도 너한테 설명할 이유가 없어." 서은준이 차갑게 말을 마치고 그녀의 손을 창밖으로 밀어내더니 창문을 닫고 잠갔다.수수는 멍하니 닫힌 창문을 바라보다가 창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도련님, 아무리 화가 났다 하더라도 식사는 하셔야죠. 식사를 거르면 위장이 안 좋아요. 창문을
선생님이 가르치고 있을 때 수수는 곁눈질로 부엌을 향해 걸어가는 서은준을 보았다.수수는 곧바로 선생님에게 기다려달라고 부탁한 뒤 부엌으로 달려갔다."도련님, 배고프세요? 제가 부침개를 만들었는데 지금쯤 아마 식었을 거예요. 전자레인지로 데워 드릴게요." 수수는 그가 주방을 향해 걸어가자 배고파서 먹을 것을 찾으러 왔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서은준보다 한 걸음 앞서 주방에 들어가 바쁘게 움직였다."압력솥에 고기도 삶아 놓았는데 도련님이 너무 느끼하다고 해서 많이 만들지는 않았어요. 연근을 넣고 만든 건데 드셔보세요." 수수는 부침개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나서 숟가락으로 연근 갈비를 한 그릇 담았다."도련님, 전기밥솥에 밥이 있는데 따뜻해요. 밥 드시지 않을래요?" 수수가 물었다."내가 알아서 할게." 서은준은 전자레인지를 마주하고 수수에게 등을 돌렸다.수수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도련님, 미안해요. 정말 잘못했어요. 화내지 말아요.""넌 그냥 하녀일 뿐이야. 자신의 신분을 기억해. 매일 밥하고 청소하는 것 외 나한테 아무것도 말걸지 마." 서은준이 차갑게 말했다..수수: "아... 알았어요, 도련님, 앞으로 귀찮게 안 할게요. 그럼 전 먼저 보충수업을 하러 갈게요. 식사를 마친 후에 그릇과 접시를 상 위에 놓으면 내가 나중에 설거지하면 돼요."말을 마친 수수는 서은준이 대꾸하지 않자 과외 선생님에게 돌아갔다."선생님, 게스트룸에 가서 수업 보충해요." 수수는 책을 안고 과외 선생님과 함께 게스트룸으로 갔다.두 사람이 게스트룸에 들어가 문을 닫은 후 선생님이 물었다. "두 사람 싸웠어?"수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네, 제 잘못이에요. 제가 말을 잘못해서 도련님이 화났어요.""하하, 도련님이 성격이 안 좋잖아. 괜히 영향을 받지 마."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선생님, 사실 도련님 꽤 착해요. 선생님이 성격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도련님이 겪은 일을 몰라서 그래요." 수수가 말했다. "도련님은
"걔는 참 철이 없어. 은비 마음에 들기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주제도 모르고. 은비가 우리 승우를 좋아하면 내가 얼마나 기쁘겠어?" 서 사모님은 눈을 흘기며 말했다. "어느 대학에 보낼 예정이에요? T대예요?"서 어르신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T대에 연락해 봤는데 은준이를 입학시키는 게 별로 어렵진 않대. 다만 특기생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면 은준이가 동의하지 않을 거야. 특기생이면 매일 훈련해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어.""작은 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정성이군요! "서씨 사모님이 비꼬면서 말했다. "서씨 가문이 없으면 그 자식은 아무것도 아닌데 뭘 두려워하고 그래요? 노은비는 그냥 그를 갖고 노는 거라구요. 노은비는 딱 봐도 놀기 좋아하는 여자잖아요.""그 애가 두려운 게 아니야. 서씨 가문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으니 적응하기 어려우니..." 서 어르신이 설명했다."돌아온 지 반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적응을 못 해요? 적응력이 그렇게 안 좋으면 앞으로 어떻게 대학을 간대요? 졸업하고나서 사회는 어떻게 나가고 일은 어떻게 해요? 평생 키울 거예요?" 서씨 사모님이 비꼬면서 말했다. "승우와 준빈에게 그렇게 친절한 걸 못 봤네요. 준빈이가 예전에 해외에서 학교를 다닐때 내가 당신에게 전화해보라고 해야 겨우 전화 한 통 하지 않았잖아요...""그런 소리는 왜 해?" 서 어르신은 체면이 말이 아니라 생각해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준빈이는 어릴 때부터 말을 잘 들어서 무슨 일이 생길 거라 걱정하지 않았어. 그런데 은준이는 준빈이랑 다르잖아.""서은준이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당신이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하는 거예요? 그럼 승우와 준빈에게 공평해요?" 서 사모님은 말을 하고 나서 수저를 내려놓았다. "왜 그 애는 별관에서 지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안 되는 거예요? 아예 밖에서 별장 한 채를 사주지 그래요?""당신도 필요하면 별관에 가. 누가 말린대?" 서 어르신이 소리 질렀다."엄마, 그만 해요." 서승우가 엄마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