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가르치고 있을 때 수수는 곁눈질로 부엌을 향해 걸어가는 서은준을 보았다.수수는 곧바로 선생님에게 기다려달라고 부탁한 뒤 부엌으로 달려갔다."도련님, 배고프세요? 제가 부침개를 만들었는데 지금쯤 아마 식었을 거예요. 전자레인지로 데워 드릴게요." 수수는 그가 주방을 향해 걸어가자 배고파서 먹을 것을 찾으러 왔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서은준보다 한 걸음 앞서 주방에 들어가 바쁘게 움직였다."압력솥에 고기도 삶아 놓았는데 도련님이 너무 느끼하다고 해서 많이 만들지는 않았어요. 연근을 넣고 만든 건데 드셔보세요." 수수는 부침개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나서 숟가락으로 연근 갈비를 한 그릇 담았다."도련님, 전기밥솥에 밥이 있는데 따뜻해요. 밥 드시지 않을래요?" 수수가 물었다."내가 알아서 할게." 서은준은 전자레인지를 마주하고 수수에게 등을 돌렸다.수수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도련님, 미안해요. 정말 잘못했어요. 화내지 말아요.""넌 그냥 하녀일 뿐이야. 자신의 신분을 기억해. 매일 밥하고 청소하는 것 외 나한테 아무것도 말걸지 마." 서은준이 차갑게 말했다..수수: "아... 알았어요, 도련님, 앞으로 귀찮게 안 할게요. 그럼 전 먼저 보충수업을 하러 갈게요. 식사를 마친 후에 그릇과 접시를 상 위에 놓으면 내가 나중에 설거지하면 돼요."말을 마친 수수는 서은준이 대꾸하지 않자 과외 선생님에게 돌아갔다."선생님, 게스트룸에 가서 수업 보충해요." 수수는 책을 안고 과외 선생님과 함께 게스트룸으로 갔다.두 사람이 게스트룸에 들어가 문을 닫은 후 선생님이 물었다. "두 사람 싸웠어?"수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네, 제 잘못이에요. 제가 말을 잘못해서 도련님이 화났어요.""하하, 도련님이 성격이 안 좋잖아. 괜히 영향을 받지 마."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선생님, 사실 도련님 꽤 착해요. 선생님이 성격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도련님이 겪은 일을 몰라서 그래요." 수수가 말했다. "도련님은
"걔는 참 철이 없어. 은비 마음에 들기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주제도 모르고. 은비가 우리 승우를 좋아하면 내가 얼마나 기쁘겠어?" 서 사모님은 눈을 흘기며 말했다. "어느 대학에 보낼 예정이에요? T대예요?"서 어르신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T대에 연락해 봤는데 은준이를 입학시키는 게 별로 어렵진 않대. 다만 특기생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면 은준이가 동의하지 않을 거야. 특기생이면 매일 훈련해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어.""작은 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정성이군요! "서씨 사모님이 비꼬면서 말했다. "서씨 가문이 없으면 그 자식은 아무것도 아닌데 뭘 두려워하고 그래요? 노은비는 그냥 그를 갖고 노는 거라구요. 노은비는 딱 봐도 놀기 좋아하는 여자잖아요.""그 애가 두려운 게 아니야. 서씨 가문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으니 적응하기 어려우니..." 서 어르신이 설명했다."돌아온 지 반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적응을 못 해요? 적응력이 그렇게 안 좋으면 앞으로 어떻게 대학을 간대요? 졸업하고나서 사회는 어떻게 나가고 일은 어떻게 해요? 평생 키울 거예요?" 서씨 사모님이 비꼬면서 말했다. "승우와 준빈에게 그렇게 친절한 걸 못 봤네요. 준빈이가 예전에 해외에서 학교를 다닐때 내가 당신에게 전화해보라고 해야 겨우 전화 한 통 하지 않았잖아요...""그런 소리는 왜 해?" 서 어르신은 체면이 말이 아니라 생각해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준빈이는 어릴 때부터 말을 잘 들어서 무슨 일이 생길 거라 걱정하지 않았어. 그런데 은준이는 준빈이랑 다르잖아.""서은준이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당신이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하는 거예요? 그럼 승우와 준빈에게 공평해요?" 서 사모님은 말을 하고 나서 수저를 내려놓았다. "왜 그 애는 별관에서 지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안 되는 거예요? 아예 밖에서 별장 한 채를 사주지 그래요?""당신도 필요하면 별관에 가. 누가 말린대?" 서 어르신이 소리 질렀다."엄마, 그만 해요." 서승우가 엄마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
이렇게 되니 서은준은 말하는 것조차 귀찮아졌다.그가 말을 하지 않으면 아빠는 돌아갈 것이다.하지만 의외로 서 어르신은 소파에 앉아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리 와. 우리 얘기 좀 하자.""무슨 할 얘기가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요." 서은준은 귀찮은 듯 다가갔다."너의 엄마한테서 전화 왔었어." 서 어르신은 아들이 걸어오자 물었다. "너 혹시 엄마 전화번호를 차단했니? 너랑 연락이 안 돼서 다른 번호로 걸었는데 네가 받지 않는대.""네, 차단했어요." 서은준은 솔직하게 인정했다. "다른 일은요?"서 어르신은 숨이 가빠졌다. "엄마가 전화 와서 슬프게 울었어. 나한테...""듣고 싶지 않아요." 서은준은 아빠의 말을 가로챘다. "다른 일 없으면 전 방에 들어갈게요.""은준아!" 서 어르신이 소파에서 일어서더니 빠른 걸음으로 아들 앞에 다가갔다. "네 엄마가 많은 말을 했어. 설전에 일부러 너랑 의논하지 않고 나한테 데려가라고 한 게 아니야. 너희 두 사람 여러 번 다퉜다고 했어. 넌 네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네 엄마는 널 가르칠 수 없다고 생각했지. 네가 나쁜 길로 나갈까 봐 이런 결정을 한 거야. 엄마가 너랑 의논했다면 넌 엄마 말에 안 따르거나 가출했을 거야.""저에 대해 참 잘 아시네요." 서은준이 차갑게 비꼬았다. "네 엄마잖아. 그런데 어떻게 널 모를 수 있겠어? 네 엄마도 네가 더 잘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한테 보낸 거야." 서 어르신이 말했다. "그리고 나도 일부러 널 버린 게 아니야. 내가 네 엄마랑 헤어질 때 네 엄마가 임신했다는 걸 몰랐어. 네 엄마는 나중에 널 낳았고 나한테 말해주지 않았어.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서 그녀가 아이를 낳았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지. 네가 내 아들이라는 걸 알았을 때 데려오려 했지만 네 엄마가 죽음으로 협박하며 널 나한테 주려 하지 않았어."서은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엄마는 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네 엄마는 널 사랑해. 널 사랑하지 않는다면 왜 굳이 널 키웠겠어
수수는 그가 평소처럼 종일 방에 있을 줄 알았는데 그는 검은색 배낭을 메고 나왔다."도련님, 외출하시려고요?" 수수는 국수 그릇을 내려놓고 서은준을 향해 걸어갔다.서은준은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그는 외출하려는 것이 분명했지만외출해서 무엇을 하려는 지 알 수 없었다.수수는 별관 문 앞에 서서 서은준이 서씨 가문의 차에 타고 빠르게 떠나가는 것을 바라보았다.수수는 차가 사라지는 곳을 바라보며 강렬한 예감이 들었다.그녀는 앞으로 서은준과 점점 멀어지고 결국 아무런 교집합이 없어질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잠시 찬 바람을 쐬고 난 그녀는 주방으로 돌아왔다.설거지를 마친 그녀는 본관 주방으로 갔다.서은준이 점심에 돌아와 식사할 지 알 수 없었다.서은준은 지금 아무것도 그녀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정상적인 주인과 하녀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다."장 아주머니, 제가 요리하는 걸 도와드릴게요.""서 도련님 외출했지? 출국한대." 장 아주머니는 본관에 있었기에 소식이 빨랐다.수수는 멍해졌다. "해외에서 대학을 다니는 거예요?""그래, 어젯밤 어르신이 별관에 가서 도련님이랑 얘기를 나눴잖아? 아마 어젯밤 결정한 것일 거야. 오늘 아침 사모님께서 화가 나 아침밥도 안 드셨어. 도련님이 해외에 나가 공부하면 돈이 많이 든다고 말이야." 장 아주머니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수수: "도련님이 어느 나라 어느 대학에 간대요? 언제 간대요? 지금 저한테 화가 나셔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아요.""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기사가 돌아오면 기사에게 물어볼게. "장 아주머니도 알고 싶었다. "도련님이 해외로 나갈 때면 너도 대학에 가겠지.""네." 수수는 고개를 숙이고 감자를 씻으며 마음이 불안해 왔다.서은준이 출국하면 더 좋은 미래가 있을 테니 그녀는 서은준을 위해 기뻐할 것이지만그가 화가 나서 해외로 가기로 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아침 10시에 집사가 수수를 찾아왔다."수수야, 할 말이 있어." 집사는 미소를 지으며 수수에게 말했다. "오늘부
이 두 나라 사이에는 여러 나라가 있었다.비행기를 타더라도 오래 걸릴 것 같았다."수수야, 넌 여기서 안 도와줘도 돼. 집에 돌아가 쉬어. 학교에 수업도 나가고 그래. 넌 수능을 봐야 하잖아." 집사가 말했다. "T 대에 붙으면 나한테 빚진 돈은 안 갚아도 돼. 너의 할머니의 생전 소원이 네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거였어.""가정부 아저씨, 고맙습니다. 제가 T 대학에 들어갈 수 있든 없든 아저씨에게 빚진 돈은 꼭 갚을 거예요." 수수는 고맙게 인사하고 서씨 가문을 나섰다.집사의 말대로 수능이 코앞이라 그녀는 시간을 다그쳐 공부해야 했다.학교로 돌아오니 쉬는 시간에 몇몇 학생들이 수수의 책상 옆에 몰려왔다."수수야,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너는 아르바이트하고 있다고 들었어."이 사건은 선생님이 같은 반 학생들에게 알려준 것이 틀림없었다.수수가 오랫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았기에 학생들은 수수가 자퇴한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네." 수수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한 마음을 이해했다."그럼 지금 일 안 해도 돼?""나 아르바이트해. 다만 지금 일이 조금 쉬워졌어. 오후 수업이 끝나고 가면 되거든." 수수가 침착하게 설명했다."아, 아르바이트로 뭐 하는데? 부잣집에서 아르바이트한다고 들었어.""요리해." 수수는 이 단어를 말하고 나서 더 이상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다행히 이때 담임선생님이 오셔서 수수에게 사무실로 가라고 하셨다."수수야, 아리 선생님이 나한테 문서를 보내서 프린트하라고 해서 프린트했어. 가지고 가서 잘 봐봐." 담임 선생님이 잘 묶은 인쇄물을 수수에게 건넸다. "아리 선생님이 널 정말 좋아해! 앞으로 네가 좋은 대학에 가서 힘들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어.""고맙습니다." 수수는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서은준이 아니었더라면 그녀는 과외 선생님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서은준이 아니었더라면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함과 동시에 학교에 나가 수업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그래서 서은준의
수수는 대야를 들고 와 서은준의 앞에 내려놓았다."도련님, 예전에 둘째 도련님에게 했던 말이 전부 진심이 아니에요. 알잖아요. 사람은 화가 날 때 말을 거꾸로 한다는 걸 말이에요. 전 도련님이 노력하기만 한다면 큰 도련님이나 둘째 도련님 못지않을 거라 생각해요."서은준은 손을 씻고 나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 "너희들이 날 어떻게 평가하든 관심 없어.""알았어요. 도련님. 그렇게 해요. 공부에만 열중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신경 쓰지 말아요." 수수는 대야를 옆으로 옮기고 그에게 국을 떠줬다. "도련님, 많이 드세요. 안 그럼 제가 도련님 댁 월급을 받기 미안하잖아요."서은준: "..."하루에 한 끼만 요리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었다.서은준은 식량이 별로 크지 않아 수수가 매끼 반찬 두 개와 국 하나만 만들면 됐다."도련님, 외국어 잘하세요?" 수수는 밥 한 공기 먹고 나서 국을 마시며 그에게 물었다. "E국에 가야 하는데 그곳의 언어를 배워둬야죠."서은준이 그녀를 힐끗 보았다."도련님, 저 외국어를 잘하는데... 말하기가 조금 안돼서 가르칠 수 없어요. 도련님은 해외에 나갈 거라서 말하기가 더 중요할 거예요. 아버지한테 외국어 강사를 부탁해서 전문적으로 외국어를 배워요." 수수가 건의했다."내가 오늘 뭐 하러 갔다고 생각해?" 서은준이 묻자 그제야 수수는 알아차렸다."도련님, 이렇게 변화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수수가 말했다. "도련님, 전 결심했어요. 도련님이 출국하고 나면 저도 서씨 가문에서 일하지 않을 거예요."서은준은 대답하지 않았다."오늘 담임 선생님께서 대학에 진학하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이자도 없다고 하니 대학에 가면 공부만 하고 아르바이트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수수는 자신의 미래를 서은준에게 말해줬다. "도련님, 정말 고마웠어요. 지난 몇 달 동안은 저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는데 도련님이 싫어하지 않고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수수는 말하다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시울이
A국.라엘이는 공개 구혼 일차 선발 결과가 나온 후 더 바빠졌다.그녀는 매일 일에 지쳤을 때, 그리고 점심 휴식 때마다 메일에서 남자를 찾아 영상통화를 했다.첫 두 명과 대화를 할 땐 조금 어색했지만 두 명을 거치고 나니 훨씬 편안하고 홀가분해졌다.요즘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이 랜덤으로 영상통화를 하는 게 유행이지 않던가? 그냥 그런 게임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저녁에 라엘은 엄마에게 불평했다."엄마, 오늘 점심에 통화한 남자가 얼마나 어이없는지 알아요?" 라엘이는 웃으면서 말했다. "오빠를 노리느 것 같았어요. 대화가 거의 끝날 무렵 나한테 본인이 마음에 안 들면 오빠의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진아연: "너의 오빠가 대단하긴 해. 너의 오빠는 집안의 힘이 필요 없이 혼자의 힘으로 지금의 모든 걸 이루었잖아. 그러니 누군가 너의 오빠를 존경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야."라엘이는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오빠가 그렇게 대단하니 좋아하는 여자도 많을 거잖아요?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요. 사업도 안정됐는데 왜 연애를 하지 않는 거예요?"진아연: "라엘아, 사람마다 생각이 달라. 연애하는 걸 즐기는 사람도 있고 혼자를 즐기는 사람도 있어."박시준이 끼어들었다. "내가 너의 엄마를 알기 전에도 연애해 본 적이 없었어."라엘: "그럼 오빠는 아빠를 닮은 건가 봐요. 야심이 너무 커요. 이미 많은 걸 이루었는데 매일 너무 열심히 일해요."박시준: "전진하지 않는 것이 곧 후퇴하는 것이야."라엘: "아빠, 아빠는 언제 은퇴해요? 은퇴하면 엄마랑 함께 세계 일주를 해요. 엄마가 반평생 고생했는데 이젠 좀 누려야죠!"진아연이 수줍게 말했다: "라엘아, 엄마는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 아빠가 출근하는 걸 좋아하니 그냥 일하게 놔둬. 일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허전하실 거야."박시준과 함께 몇 년 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그녀는 박시준에 대한 감정이 더 커졌다."내가 돌아다니는 걸 싫어해서 그래." 진아연이 덧붙였다.
라엘: "아빠, 아직 결혼에 관한 얘기까지 안 했어요. 그냥 재미있는 사람이라 생각해서 호기심이 생겼을 뿐이에요. 연애할 수 없다면 친구로 지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엄마 아빠도 이성 친구가 많잖아요?"진아연: "엄마는 널 응원해.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친구를 많이 사귀어 나쁠 건 없어."박시준: "라엘아, 조심해야 해. 만날 때 꼭 경호원을 데리고 나가. 절대 혼자 만나러 나가면 안 돼. 저녁에 만나도 안되고. 만나기 전에 나한테 알려줘."진아연: "..."라엘: "아빠, 알았어요. 지성이랑 함께 나가도 돼요."박시준: "네 동생은 조금 허약해.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보호할 수 없어. 경호원을 데리고 나가는 게 더 좋겠어."라엘: "..."라엘은 식사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진아연은 딸이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박시준을 향해 말했다. "세연 씨가 대학에 가서 음악을 가르칠 예정이래요. 출근하기 전에 우리에게 밥 한 끼 사주고 싶다고 하는데 같이 갈래요?"박시준: "언제 약속인데?""이번 토요일이에요. 당신이 나랑 함께 갈 거라는 생각에 토요일로 약속했어요." 진아연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 갈 거죠?"."당신이 그렇게 말하는데 내가 안 갈 수 있겠어?""당신은 가도 되지만 욕하거나 손찌검하면 안 돼요." 진아연이 경고했다."내가 왜 세연 씨를 때리겠어?" 박시준이 차분하게 말했다. "라엘이의 고백을 받아줬으면 때릴 수 있을지 몰라도."거실에 있던 라엘이는 주방에서 나누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귀울였다.엄마 아빠가 토요일 김세연을 만나려 했다."지성아, 너 조금 있다가 엄마 아빠한테 토요일에 어디서 만나는지 알아봐." 라엘이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누나, 아직도 세연이 삼촌을 포기하지 못한 거야?" 지성이가 중얼거렸다. "만나면 어색하지 않겠어? 내가 누나라면 안 갈거야...""네가 뭘 알아? 난 복수해야 한단 말이야!" 라엘이는 나지막하게 소리쳤다. "도와줄 건지나 말해. 너 날 안 도와주면..."라엘이의 손이 날아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