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있는데요? 전 이 사찰밖에 몰라요.” 진아연도 눈앞에 펼쳐진 인파에 깜짝 놀랐다."나오기 전에 지도를 봤어. 다음 사찰이 여기서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니 차로 가면 곧 도착할 거야.” 박시준이 그녀와 의논했다. “다른 사찰로 가보자.”"그래요, 여긴 사람이 너무 많긴 해요. 산 위엔 사람이 더 많겠죠.” 진아연은 안전벨트를 다시 매며 물었다. “그 사찰 이름이 뭐예요? 휴대폰으로 검색해 봐야겠어요.”"사원이라고 해.""그 사찰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진아연은 휴대폰을 켜고 검색란에 사찰 이름을 입력했다.박시준: “절인 것 같던데.”그는 이 사원을 검색했었다.사원은 백 년 넘는 역사가 있는데 처음 가려고 했던 사원도 전성기가 있었지만 차츰 몰락해 지금은 비구니 사찰로 변했다.그리고 사원은 여성만 받기 때문에 여기에 와서 향을 피우고 복을 기원하는 사람이 지금 있는 이 사찰에 비해 훨씬 적었다."맞아요. 사원은 예전에 아주 큰 사찰이었는데 나중에 이름만 안 바뀌었을 뿐 안에 있는 사람은 다 바뀌었대요. 역사적으로 큰 변동이 있던 거죠.” 진아연은 인터넷 검색을 마친 후 이 사찰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당신이 몰래 날 따라 산에 오르는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요.”박시준: "내가 몰래 당신 따라 산에 올라갈 생각이었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따라오겠다고 한 게 놀러 가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진아연이 그를 흘겨보았다. “내가 산에서 일찍 내려오면 함께 산책 가요요.”"산에서 내려온 후에도 체력이 남아있다면 그때 다시 얘기해. 등산이 쉬운 일이 아니야.”"알았어요! 날씨가 좋을 때 산책하러 나가도 되고요.”"내가 이젠 정상적인 사람이랑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지?” 박시준이 진지하게 물었다.“당신이 답답해할까 봐 그래요. 매일 집에만 있으면 지루하잖아요. 이번 주말에 날씨가 좋으면 애들 데리고 설 맞이 준비하러 가요.”박시준: "지금 설 준비하기엔 좀 이르지 않아?”"우린 부족한
박시준이 그를 붙잡고 말렸다. “농담한 거야. 누가 산에 오른대?”경호원은 자리로 돌아가 앉더니 난감한 기색을 띠었다. “대표님이 산에 오르고 싶어 하는 줄 알았어요.”"산에 오르고 싶긴 해. 하지만 이 사찰은 남자가 들어갈 수 없어. 산에 올라가도 아연이를 찾지 못할 거야. 그러니 그냥 여기서 기다리는 게 나아.” 박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 “사찰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해도 내가 산에 오른 걸 진아연이 보게 되면 화를 낼 거야. 어렵게 나온 건데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아.”경호원이 무심코 한마디 했다. “대표님, 왜 진아연 씨를 두려워하는 거예요? 여자인데...”"너 이 일 그만두고 싶어?’ 박시준이 예리한 눈빛으로 경호원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함께 일한 지 좀 오래되긴 했어.”"대표님, 전... 아닙니다. 잘못했어요. 진아연 씨 말씀이라면 당연히 들어야죠. 진아연 씨도 대표님을 걱정해서 그러는 거잖아요.” 경호원은 곧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했다."그냥 진아연 씨야?” 박시준은 온화한 것 같지만 예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따져 물었다."사, 사모님입니다!” 경호원이 정정했다."앞으로 나만 아연이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게 아니라 너도 아연이의 말을 잘 들어야 해.”"알겠습니다. 대표님, 새겨두겠습니다. 앞으로 사모님이 나가지 말라고 하는데 대표님이 꼭 나가겠다고 고집한다면 전 사모님의 말을 들어야 하나요, 아니면 대표님의 말을 들어야 할까요?” 경호원이 난제를 던졌다.박시준은 말문이 막혔다.한참을 고민한 후 힘겹게 그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연이 말대로 해. 아연이가 기분 좋은 걸 원칙으로 하면 돼. 알겠지?”"알았어요. 새겨둘게요. 대표님도 지금 한 말을 기억해 둬요. 제가 아연 씨를 돕는다고 뭐라 하지 말고...” 경호원은 미리 그에게 경고했다.박시준은 컵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미 뱉은 말은 엎질러진 물이라 도로 거둘 수 없다.산꼭대기.진아연은 순조롭게 사원에 도착했다.경호원은 문 앞에서 기다
직원은 머뭇거렸다.이때 다른 관광객들도 말했다. “스님, 한번 보여줘요, 애들이 좋아할지도 모르잖아요. 우리는 애들을 도우려고 그러는데 우릴 싫어하지 않을 거예요.”"알았어요! 보여줄게요."스님은 그들을 데리고 사찰 맨 뒤에 있는 건물로 향했다.가까이 다가가자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들렸다."학교에 간 아이들도 있어요. 지금 사찰에 남아 있는 애들은 몸이 아파 학교에 갈 수 없거나 아직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에요.” 스님이 앞으로 걸어가며 설명했다."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매일 혼자 산에서 내려갔다 오는 거예요?” 진아연이 물었다."네. 우리가 매일 번갈아 가며 데리러 갑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스스로 산을 올라야 하니 산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에 비해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더 힘들게 다니고 있어요. 지금은 겨울이라 날이 밝기도전에 일어나서 산에서 내려가야 해요.” 스님이 설명했다.진아연은 방금 산을 오르며 조금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 매일 산에서 내려갔다 올라와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하기 힘들었다."학교에 갈 수 있는 아이들은 왜 지역 보육원에 보내지 않는 거죠?""보육원은 한 번에 그렇게 많은 아이를 받을 수 없어요, 그리고 아이들도 사찰에 적응되어 이곳을 떠나는 걸 원하지 않아요.” 스님이 설명했다. “예전에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긴 했는데 아이가 거부해서 저희도 강요하진 않았어요.”진아연은 매우 감동했다. "스님께서 아이들에게 잘해주나 봐요. 그래서 아이들이 여기를 떠나려 하지 않는 거겠죠.”말을 하는 동안 그들은 아이들이 놀고 있는 구역에 도착했다.12명 정도의 아이들이 직원의 보살핌을 받으며 장난질하거나 장난감을 갖고 놀기도 하고 땅에 엎드려 개미를 관찰하기도 했다.그때 누군가 한 여자아이 앞에 다가갔다."너 수현이지? 수현아, 너 너무 귀엽다. 그리고 아주 용감하고. 이모가 너한테 장난감을 가져왔어...”수현이를 본 진아연은 깜짝 놀랐다.이 아이는 머리가 백발이고 피부가 유
아이는 들어가서 듣고 싶었지만 옆에 있던 할머니가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할머니, 저 아줌마가 수현이에게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수수가 물었다.수수는 세 살이 넘었지만 아직 유치원에 가지 못했다."할머니도 안 들려. 좀 있다 수현이에게 물어보는 게 좋겠어.” 약 60세가 된 할머니는 머리카락이 백발이었지만 아주 건강해 보였다."저 아줌마가 수현이를 데려가려는 거야. 수현이를 입양하고 싶어 해.” 아연이와 함께 있던 누군가가 그들의 뒤에서 말했다그 말을 들은 수수는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수수는 수현이가 떠난다는 사실이 아쉬웠다.수현이가 떠난다면 앞으로 함께 놀 친구가 없기 때문이다.아쉬운 것도 있지만 수수는 수현이가 부럽기도 했다.방에서 수현이와 대화하고 있는 아줌마가 다정해 보였는데 수현이가 그 아줌마를 따라간다면 수현이한테 잘해줄 것 같았다.이런 생각에 수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수수는 손으로 눈을 비볐다."꼬마야, 넌 이름이 뭐니? 넌 예쁘게 생겼으니 입양하려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야.” 수수가 우는 걸 본 그 사람은 곧 어른의 사고방식으로 아이의 마음을 넘겨짚었다.할머니가 곧 수수를 안더니 그 사람을 흘겨보며 말했다. “얘는 제 아이예요. 그러니 꿈도 꾸지 말아요.”할머니는 수수를 안고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수수는 수현이를 떠나보내기 싫어서 할머니에게 부탁해서 스님을 찾아갔다.스님은 수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수수야, 저 아줌마는 수현이를 입양하려는 게 아니야. 수현이를 데리고 내려가 병을 치료해 주겠대. 너도 수현이의 병이 치료되길 바라잖아. 그렇지?”수수는 눈물을 참으며 중얼거렸다. “그 아줌마가 정말 수현이의 병을 치료할 수 있어요?”“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저 아줌마는 아주 유명한 의사야. 방금 주지 스님이랑 얘기를 나눠봤는데 주지 스님도 수현이가 저 아줌마를 따라 내려가는 걸 허락하셨어.”"흑흑... 수현이가 아줌마를 따라 가면 난 앞으로 수현이를 못 보는 거예요?” 수수는 어깨를 들썩이며 슬
"수수가 여기 없는 거 아니야?” 진아연은 수현이의 얼굴이 빨갛게 되도록 불러도 대답이 없자 물었다. “다른 곳에 갔을지도 모르잖아.”수현이가 입을 삐죽하며 말했다. “우린 보통 여기서만 놀아요. 다른 곳에 가지 않아요."낮잠을 자는 건 아닐까?" 진아연이 물었다."모르겠어요..." 수현이는 옷자락을 당기며 침실로 걸어갔다. “그래도 수수한테 말하고 가야 해요. 좀 있다 날 찾지 못하면 분명 울 거예요.”"그래. 나도 같이 찾아볼게.” 진아연은 수현이를 따라 여자아이들이 잠자는 곳으로 갔다.널찍한 방에 침대가 여러 개 놓여 있었다.진아연은 침대가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하지만 침대 위엔 잠을 자는 아이는 없었고수수도 거기에 없었다."수수가 어디 갔지?” 수현이는 중얼거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스님 한 분이 문 앞에서 나가는 수현이를 막았다."수현아, 아줌마랑 함께 산에서 내려가기로 했으면 어서 내려가. 수수는 네가 내려갈 거라는 거 알고 지금 슬퍼해서 할머니가 데리고 다른 곳에 갔으니 찾지 마.” 스님이 설명했다. “자주 돌아와야 해.”수현이의 눈시울이 순간 붉어졌다.스님은 수현이가 후회할까 봐 황급히 진아연에게 말했다. “진아연 씨, 어서 데리고 내려가요. 내려가면 연락하는 거 잊지 말고요.”"알았어요. 수현이가 자리 잡으면 곧 연락드릴게요.” 진아연은 수현이의 조그마한 손을 잡고 자리를 떴다.멀지 않은 곳에서 친구가 아줌마를 따라 떠나가는 것을 보며 수수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수수는 수현이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수현이가 내려가서 병을 치료할 거라고 한 스님의 말씀이 떠올랐다.수수는 수현이가 병을 치료받으러 가는 데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B국.강민을 만나고 난 강재성은 집에 돌아갔다.그녀는 불안했다.강민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일 원 한 푼 받지 못할 것이다.그녀는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버지가 어떻게 그렇게 무정할 수 있단 말인가?그녀는 미화제약에서 일하며 매달 기본 급여만
강훈: "유서에 뭐라고 적혔는지는 나도 몰라요. 변호사가 날 만난 건 절 위로하려고 그런 거지 유서를 보여주려고 그런 거 아니에요.”"네... 강훈 씨가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얘기해줬죠?” 강재성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아요. 강훈 씨, 전 하나만 알고 싶어요... 아빠의 유서 중 내 몫이 있었어요?”강훈은 이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모르겠어요. 강재성 씨, 유서가 발표되면 알게 될 거예요.”"그래요, 강훈 씨, 설마 아빠가 유산 전부를 당신에게 준 건 아니겠죠?” 강재성이 떠보듯 물었다. “누가 나한테 이런 말을 했는지 알아요?”강훈이 침묵했다.그는 누가 강재성에게 이런 말을 했는지 알지 못했지만 강재성이 화가 났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그만 해요. 내일 변호사를 만나서 다시 얘기하죠.” 강재성이 전화를 끊었다.강훈에게 희망을 거느니 그냥 강민이랑 손을 잡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적어도 강민은 숨김없이 모든 일을 말하고 일 원 한 푼 주지 않을 만큼 야박하진 않으니 말이다.A국.박시준은 레스토랑에서 두 시간 가까이 기다렸다.그동안 그는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그는 산 위에 있는 진아연의 경호원에게 전화했다. 경호원은 진아연이 사찰에 들어간 후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경호원은 억지로 사찰도 들어갈 수 없어서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두 시간을 기다린 끝에 진아연은 드디어 무사히 산에서 내려와 그의 앞에 나타났다..진아연의 옆에 있는 여자아이를 본 순간 박시준은 어리둥절해졌다."시준 씨, 이 아이는 수현이라고 해요.” 진아연이 박시준에게 설명했다. “알비노 병을 앓고 있는데 데리고 가서 치료해 주고 싶어요.”수현은 태양 모자를 쓰고 있었다. 아이는 빛을 두려워하고 햇볕을 쬐지도 못했다.아이는 길고 하얀 머리카락을 뒤로 묶고 모자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눈에 띄었다.박시준은 진아연의 이런 친절함에 큰 의견이 없었다."수현이, 안녕, 난 박시준
"일단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고 어디에 머물지 생각해요.” 진아연은 수현이를 힐끗 보고 나서 말했다. “수현이가 착해요. 그리고 난 이 아이와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수현이를 데려가려는 사람이 많았는데 다 거절했대요. 하지만 오늘 날 보고 별로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더라고요.”"그래,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 그 사찰에 머무는 건 좀 위험해 보여.” 박시준은 아이의 하얀 머릿결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꼭 천사 같네.”"시준 씨, 난 당신이 거절하지 않을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토록 다정할 줄은 몰랐어요. 참 의외예요.”"내가 그렇게 무정한 사람이었어?” 박시준이 반성했다. “당신이 나에 대한 인상은 나에게 아이가 있기 전에 머물러 있지? 난 아이가 있은 후 부터 줄곧 자상했어.”운전석과 조수석의 경호원은 할 말을 잃었다.두 사람은 웃음을 터뜨릴뻔했다.진아연은 박시준의 ‘잘생기고 자상한’ 얼굴을 보고 또 보았다. “당신에 대한 인상을 탈바꿈하긴 해야겠어요. 좀 있다 당신을 먼저 집까지 배웅할 테니 당신은 돌아가서 쉬어요. 전 수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겠어요.”"하루 쉬게 하면 안 돼?” 박시준은 이렇게 서두를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아이의 병이 불치병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리고 발작을 일으키지 않으면 정상적인 일상을 보낼 수도 있고.”진아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럼 오늘은 쉬고 내일 병원에 데려가죠.”"오늘 밤은 우리 집에 머물도록 해. 라엘과 지성이가 이 아이를 보면 좋아할 거야.”"이 아이도 지성이와 라엘을 좋아할 거예요.” 웃고 있던 진아연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녀는 갑자기 현이가 떠올랐다.그녀가 오늘 데리고 온 아이가 현이라면 라엘과 지성이가 얼마나 기뻐하겠는가!오후, 지성이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꼬맹이는 가방을 메고 예전과 다름없이 경호원의 뒤를 따라 거실에 들어섰다.신발을 갈아신으려고 하던 순간 그는 거실에 앉아 있는 수현에게 눈길이 끌렸다.수현이가 집에 온 후 이모님은
지성이는 수현이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현이라고 해. 그런데 어디에 있는지 몰라.”수현이 대답했다. “나에게도 동생이 있는데 내 친구야. 수수라고 해.”지성이는 수현의 머리에 꽂은 핀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 머리에 꽂은 핀은 우리 누나 핀이야. 누나가 자기 핀을 꽂은 걸 보면 화낼지도 몰라.” 잠시 멈칫하던 그가 한마디 보충했다. “나중에 내가 더 예쁜 핀을 사다 줄게. 어때?”현이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좋아. 하지만 난 너에게 아무것도 못 줘. 난 돈이 없거든.”"난 돈이 아주 많아. 한 통 선물할게.” 지성이는 수현의 손을 잡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두 아이는 어른의 개입이 없이 빠르게 친해졌다.진아연은 두 아이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하하, 지성이가 여자애와 잘 어울리네요. 앞으로 여자친구 문제는 걱정 안 해도 되겠어요.” 이모님이 웃으며 농담했다.“다른 여자애들에게도 이렇게 다정하진 않겠죠?” 박시준이 말했다.예전에 지성이가 같은 동네 여자애와 장난감을 가지고 싸웠다는 말을 이모님에게 들었는데 지금처럼 남자답진 않았다."그래요,. 지성이는 다른 여자애들에게 이토록 남자답지 않아요. 친한 여자애들에게만 남자답죠.” 이모님이 말하며 지성이와 수현이를 보러 갔다. “배고프면 먼저 드세요. 전 애들을 보고 있을 테니.”"라엘이 돌아오면 먹을래요.” 진아연도 아이들을 보고 싶었다.진아연과 이모님이 함께 지성의 방으로 갔다.두 사람이 방에 도착하기도 전에 지성이와 수현이가 저금통 하나씩 들고 방에서 기분 좋게 나오고 있는 걸 보았다."엄마, 내 돼지 저금통을 수현이에게 선물했어요.” 지성이는 저금통이 적어도 스무 개가 있었다.크고 작은 이 저금통엔 지성이의 용돈과 세뱃돈이 담겨 있었는데자성이가 선물한 이 돼지저금통은 꽉 차 있었다."네가 수현이한테 선물했으면 이제 수현이 것이야. 나중에 후회하면 안 돼.” 진아연이 가르쳤다."후회 안 해요. 나한텐 아직 저렇게나 많이 있잖아요. 수현이가 좋아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