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조명주에게 연락하려던 찰나 강훈이 급히 메시지를 보냈다. 일단 진정하세요! 지금 조명주 씨를 찾으면 저를 팔아넘기는 것과 다를 바 없잖아요?강훈은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그녀에게 알렸고 만약 강도평이 알게 된다면 그는 무조건 강훈의 충성심을 의심하게 될 것이었다.왜냐면 강도평은 아직 조명주에게 알리지 않았고 만약 진아연이 바로 조명주에게 연락하면 조명주 또한 바로 강도평에게 알리기 때문이었다.진아연은 강훈의 메시지를 보면서 기분을 가라앉혔다.강도평의 야망은 아무도 막을 수 없고강훈은 물론 조명주도 강도평의 결정을 바꿀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강도평은 그녀가 조명주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 생각해 이런 결정을 했을 거라 믿었고이들을 벗어나려면 최대한 빨리 방법을 찾아야 했다. 만약 강도평이 그녀를 위협하기 전에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고분고분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진아연은 이런 생각에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고만약 강도평이 조명주와 결혼하고 계획을 실행할 생각이라면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단기간에 박시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라 느꼈다.그녀는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었다.물론 이런 일을 박시준에게 얘기할 수도 없었다.만약 그한테 말하면 그저 괴로움만 쌓이는 것뿐이었다.박시준이 제일 걱정하는 건, 진아연이 자기 때문에 위협을 당하는 거였다. 물론 진아연은 조명주가 이들을 힘들게 하지 않을 거라 위로했었지만조명주가 힘들게 하지 않아도 강도평은 이들을 그냥 내버려 둘 생각 없었다.조명주가 강도평과의 결혼을 결정한 이유는 그라는 사람을 인정한 것뿐만 아니라 강도평이 했던 모든 일에도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했다.이에 진아연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했다.A국, 병원.3일째 병원에 입원해 있던 이하늘은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퇴원할 생각이었고전날 기성이한테 퇴원할 생각을 알리자 기성은 오늘 아침 바로 찾아왔다.그리고 혼자뿐만 아니라낯선 남성분과 함께 찾아왔다.이하늘은 그의 곁에 서 있는 낯선 남자를 보자 놀란 표정이
"진짜 말이 안 통하네요." 이하늘은 도저히 거절할 수 없자 바로 타협했다. "기성 씨, 저한테 이렇게 잘 대해주면 제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기성은 당황한 듯 헛기침을 하며 말을 돌렸다. "그럼 부모님과 화해했어요?""어떻게 보면요! 저를 위해 그런 결정을 했다는 건, 아직 저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거겠죠. 그리고 제가 원하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말했어요." 이하늘은 어쩔 수 없이 강에 뛰어내렸지만, 어찌 보면 화로 인해 복을 얻은 거라 볼 수 있었다.만약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부모님과의 관계 또한 이리 빨리 풀리지 않았을 거다."그럼 한동안은 이곳에서 일하다가 부모님 곁으로 돌아갈 생각이에요?" 기성은 계속해 그녀에게 물었고이하늘은 참지 못해 웃으며 물었다. "그럼 혹시 제가 떠나지 않기를 바라는 거예요?"기성은 그녀의 말에 낯빛이 확 변했고 바로 부정했다. "아니요. 그런 건 아닙니다. 떠나고 싶으면 떠나요.""왜 아직도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얼굴이 빨개졌어요. 저를 좋아하는 게 그리 창피한가요?"기성은 그녀가 이리 직설적으로 말할 줄 몰랐고 바로 뒤돌아 자리를 떠났다.이하늘은 그의 떠나는 뒷모습에 입꼬리가 올라갔다.이리 듬직한 남자가 그녀의 말 한마디 때문에 부끄러워하다니.이하늘은 한참 웃더니 바로 진지하게 고민했다.부모님과의 화해로 부모님의 곁에 돌아갈 생각은 했었지만, 라엘이와 기성이의 곁은 떠나기 싫어한동안 계속 일하면서 기성이의 결정에 따라 남을지 말지 생각하기로 했다.B국.우중충한 날씨에 번쩍이는 번개는 침실 안을 비췄고박시준은 천둥소리에 깜짝 놀라 바로 잠에서 깨어났다.그는 눈을 떠 창밖의먹장구름과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창밖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봤고침실로 들어온 진아연은 바로 불을 켰다."오늘 날씨가 별로 좋지 않네요." 진아연은 눈을 비비며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아침 8시에요. 배고프지 않아요?"여전히 창밖을 보면서 넋을 잃고 있는 박시준의 모습에진아연은 침대에
성빈은 그의 말에 잠시 멍했다. "나도 네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잖아?"박시준은 오히려 그한테 되물었다. "뭐가 걱정된다는 거야? 내가 배 굶을까 봐? 아니면 추운데 입을 옷이라도 없을까 봐? 또 아니면 언제라도 죽을 수 있으니까 곁에 지킬 수 없을까 봐?"성빈은 그의 마에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시준아, 난 그런 뜻이 아니야.그냥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걱정되는 마음에 더 얘기하자는 거야...""앞으로 이렇게 얘기할 기회가 없어서 걱정인 거지!" 박시준은 계속해 성빈의 진짜 뜻을 분석했다."당연히 아니지! 난 진아연 씨의 실력에 자신 있어." 성빈은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알렸다. "그리고 오늘 새 휴대폰을 사면 내일 마음 편히 귀국할 수 있겠어.""강민 씨의 일은 알고 있었지?" 박시준은 직설적으로 그한테 물었다."조순현 씨를 매수해서 Y국에 있는 너와 진아연 씨를 모함한 일을 말하는 거야? 솔직히 강민 씨가 독한 사람인 건 알고 있었어! 겉만 봤을 때는 그런 여자일 줄 몰랐어. 전에 너한테 아부하고 아첨을 떨어서 너를 추구하는 여자들과 같을 줄 알았는데, 망치고 싶은 생각일 줄 몰랐어." 성빈은 진지한 모습으로 모든 걸 말해줬다."그녀는 지금 강도평 씨에게 의지하고 있어. 그리고 강도평 씨는 곧 조명주 씨와 결혼해서 당분간 어찌할 수 없어. 하지만 진명 그룹은 그녀와 강도평 씨에게 절대 넘길 생각이 없어." 박시준은 항상진명 그룹이 걱정이었고 이는 다른 사람이 아닌 진아연의 것이라고 생각했다."시준아, 네 뜻은 조정 메커니즘을 취소해 강민 씨를 떼어낼 생각이야?" 성빈은 잠시 고민하다 박시준의 뜻을 추측했다."그럼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어?" 박시준은 그한테 바로 되물었다."돌아가서 생각해 볼게. 만약 진짜 다른 방법이 없으면 네 말대로 취소하자. 사실 우리가 강민 씨를 쫓아내도 힘든 삶을 지내지 않을 거야. 그녀는 강도평 씨의 딸일 뿐만 아니라 실력 또한 뛰어나 강도평 씨가 곁에 둘 거라 생각해."박시준은 이에 대답하지 않았다
"진아연 씨가 갑자기 부드러워진 것 같아 적응이 안 되네." 성빈은 이에 바로 감탄했다. "만약 전에도 이리 부드러운 사람이었으면 맨날 싸우지도 않았을 텐데.""난 차라리 과거의 그녀였으면 해. 그럼 나도 과거의 나라는 걸 증명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박시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말했다."시준아, 지금의 상황은 그냥 잠깐이야. 장기 휴가라고 생각해." 성빈은 박시준이 얼마나 힘든지 충분히 이해했다. "힘든 상황에 죽지 않고 되살아나면, 꼭 행복한 일을 맞이할 거야.""성빈아, 진짜 그리 낙관적인 생각인 거야?" 박시준은 그를 보며 침착하게 물었다. "아연이가 나를 달래는 것도 모자라 너도 나를 달래다니."성빈은 그의 날카로운 눈빛에 몹시 불편했다."그럼 네가 곧 겪을 힘든 상황에 대해 얘기하기를 바라는 거야?" 성빈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시준아, 난 진심으로 진아연 씨를 믿고 있어. 절대 너를 달래는 거나 스스로의 생각을 말하는 게 아니야. 만약 진아연 씨조차 너를 구할 수 없다면 그 아무도 구할 수 없을 거야.""만약 나를 구하기 위해 그리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차라리 구해주지 않았으면 해.""일단 너무 많은 생각하지 말고 진아연 씨가 시도하는 대로 지켜봐 줘." 성빈은 박시준이 생각을 바꿨으면 했다. "매일 집에만 있어서 지루하지? 아니면 떠나고 싶은 곳이라도 있어? 가고 싶은데 있으면 같이 가자. 진아연 씨는 요즘 많이 바빠 너와 함께 할 시간이 별로 없겠지만, 난 시간이 많아."이에 박시준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아.""그냥 진아연 씨와 함께 있고 싶은 거지?" 성빈은 입꼬리를 올려 그한테 물었다. "내가 널 데리고 함께 바람이나 쐬러 가려 해도 진아연 씨가 더 아쉬워서 놓아주지 않을걸? 자기 아이들보다 너를 훨씬 아끼는 게 분명해"박시준은 그의 말에 단언하지 않았다.같은 시각, 강씨 집안.오늘 날씨가 좋지 않아 조명주는 조영과 함께 집 보러 나가지 않았다.강도평은 디자이너가 이들의 결혼 예복
디자이너는 강도평의 지시를 듣자 바로 예복을 들고 자리를 떠났고디자이너가 떠나자마자 강도평은 조명주를 부축해 소파에 앉았다."명주야, 그래도 전에 말했어야지. 그럼 디자이너한테 다시 부탁하지 않았어도 되지 않을까? 돈은 괜찮은데, 시간이 아깝잖아." 강도평은 아무렇지 않은 척 기쁜 얼굴로 그녀한테 말했다."도평 씨, 죄송해요! 이건 제 불찰이에요. 전에 확인할 때 여러모로 고려하지 못한 제 탓이에요. 결혼 일이 다가오니 긴장되서요..." 조명주는 강도평에게 계속 설명했다. "인생의 반을 자유롭게 살아왔는데, 막상 결혼해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가야 한다니 긴장돼요!""명주야,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난 너를 저버리지 않을 거야. 반평생을 살아오면서 이제는 나도 많이 지쳤어. 그래서 지금 안정된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거고. 그리고 네가 제일 나와 어울린다고 생각해." 강도평은 그녀의 손을 꽉 잡고 계속 위로했다. "난 검은색을 좋아하지 않지만, 너를 위해서라면 괜찮아. 왜냐면 너는 유일하게 나를 정복한 여자니까 말이야."이는 강도평이 생각하기에 제일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말들이었고이에 조명주는 그저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그리고 집은 마련했어?" 강도평은 이어 그녀한테 물었다. "마음에 드는 매물이 있으면 바로 알려줘. 그럼 괜찮은 집이 있는지 알아볼게.""우리가 지낼 집이 아니니니 조영 자신의 선택에 맡겨요! 그리고 아직 상금을 받지 못해 마음에 들어도 살 수 없어요." 조명주는 사실 그리 급한 마음은 아니었다. "이틀 동안 계속 집을 알아보니 힘들어 죽겠어요. 오늘부터 집에서 결혼 당일까지 휴식을 취할 생각이에요.""하하, 그럼 일단 마치 의학상 수상부터 기다려 보자!" 이들의 결혼 일은 마치 의학상 수상식 다음 날에 진행할 예정이었고 강도평은 이에 상상했다. "수상식 당일 나도 따라갈 생각이야. 때가 되면 의학계뿐만 아니라 너로 인해 세상이 바뀔 거야."조명주도 강도평처럼 그날만을 기다려 왔다.이는 그녀가 평생 꿈꾸던 영광이기 때문이었다.
“장치가 별로 크진 않은데 기능이 다양하네요. 원리가 뭐죠?”진아연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종이 몇 장을 건넸다.”자료 뒤지다 찾은 설계도인데요. 이해가 잘 안돼서요. 아마도 관련된 임상실험 내용이 없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이 설계도 보시면 회로 기판처럼 생겼는데 혹시 회로 기판 본 적 있어?” 선배가 말했다. “뇌의 신경들을 이 회로 기판에 연결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 좀 말이 안되는 것 같긴 하지만, 조명주는 이런 말도 안되는 대단한 실험을 한 거지, 그리고 성공까지 했고.”이것은 진아연이 배운 지식을 초월했다.가설을 세우는 것뿐이라도 그녀는 감히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방금 소희 말이 맞아. 원리를 빨리 이해하고 싶다면 장치를 빼내서 연구해야만 그 작동원리를 이해하기 쉬울 거야.” 선배가 말했다.진아연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지금 시준 씨 이 장치로 겨우 목숨 유지하고 있는데 빼냈다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요?””그래,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정말로 장치를 빼내라는 게 아니야.” 선배는 자료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연아, 이건 쉬운 일이 아니야. 조명주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들여 이 장치를 연구해 냈는지 넌 모를 거야...””하지만 전 지금 조명주의 모든 연구자료를 가지고 있어요.” 진아연이 설명했다.”이 자료들은 단지 간단한 진술서일 뿐 핵심 내용은 들어있지 않아.” 선배가 말했다. “조명주가 어떻게 핵심 자료들을 다른 사람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주겠어?””아연 씨, 유감스럽지만 전 도와드릴 수 없을 거 같아요. 전 일도 해야 하고 아이도 봐야 해요, 연구할 시간을 만들기가 좀 어려울 거 같네요.” 그들 중 한 명이 겁을 먹고 물러났다.”저도 어려울 거 같아요... 박시준의 머릿 속에 들어있는 것과 똑같은 장치를 개발해내려면 아마 평생 동안 연구한다고 해도 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그리고 전 따로 연구해야 하는 과제도 있어요.””조명주는 분명 자신이 개발해 낸 성과에 대해 특허를 신
대답하려는 순간, 마이크는 여광으로 박시준의 모습을 보았고 진아연에게 눈짓을 주었다.진아연은 뒤를 돌아 박시준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그녀의 얼굴에는 반사적으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시준 씨, 잘 잤어요?”"응." 사실 박시준은 전혀 잠에 들지 못했다.매일 집에서 먹고 자는 것 밖에 한 일이 없었으니, 잠에 들리가 없었다.그는 전에 늘 헬스를하던 습관이 있었지만 지금은 헬스는 커녕 가벼운 산책도 벅찬 상태가 되버렸다.지금의 허약한 몸상태로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다행인데, 어떻게 감히 운동할 생각을 하겠는가?”바람 쐬러 밖에 나갈래요? 저랑 같이 산책가요!” 그녀는 바깥 날씨를 보며 말했다. “마침 해가 질 무렵이라 지금 춥지도 덥지도 않을 거예요.”그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대답했다.”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했으니 둘이 아무 옷이라도 걸치고 나가!” 마이크는 목을 쭉 내밀고 두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예전의 박시준이었다면 마이크는 절대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지금 멀쩡한 상태가 아니였기에 마이크는 그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박시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진아연도 괴로워할 뿐만 아니라 옆에서 많은 고생을 하기 마련이다.”외투 가져올게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손을 놓고 성큼성큼 침실로 돌아가 외투를 가지러 갔다.진아연이 침실로 돌아간 후 박시준의 시선은 마이크의 얼굴로 떨어졌다.박시준의 따가운 시선을 느낀 마이크도 박시준을 쳐다봤다.두 남자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마치 공기 중에 보이지 않는 스파크가 튀고있는 것 같았다.마이크는 이해가 안갔다. 그는 분명 박시준이 걱정되서 외투를 걸치라고 귀띔해준 것뿐인데 박시준은 왜 그런 적대적인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걸까?”왜 그렇게 째려보세요?” 마이크는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며 딱히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자신의 잘생긴 얼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째려보지 않았어.” 박시준은 해석하며 말했다. “여기서 같이 지내니까 좋네.”
“나는 통증에 대해 잘 견디는 편이잖아.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난 아무 느낌도 없는데.””호호호! 그럴 수도 있죠. 당신은 원래부터 아픈 거 잘 참긴 했죠.” 오랜만에 그의 농담을 들은 진아연은 새삼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나는 죽는 것도 전혀 두렵지 않아.” 박시준은 편한 분위기를 빌어 무거운 말을 내뱉었다. “진아연, 비록 당신이 천재긴 하지만 짧은 시간안에 내 머릿속에 있는 것과 똑같은 장치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는 거 알아.”진아연의 얼굴에 번지던 환한 미소는 갑자기 얼어붙었다, 그녀는 그가 왜 갑자기 이런 엄숙한 얘기를 하는 건지 이해가 안갔다.”시준 씨, 제가 어떤 사람들을 집에 초대했는데 혹시 그 사람들이 가버린 거 보셨어요?” 진아연은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다.박시준: “보진 못했고 인기척은 느꼈어.”하지만 그 사람들이 왔다 갔기 때문에 이 얘기를 꺼낸 것은 아니다.그는 어젯밤 강훈이 진아연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았다.어젯밤부터 지금까지 그는 진아연이 자신에게 먼저 얘기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박시준에게 이 일을 말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이렇게 큰 일을 그에게 숨기려고 하다니. 두 사람은 전에 분명 이런 일이 생기면 비밀로 하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그녀는 그와 한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그녀는 이 문제를 언제까지 숨길 수 있겠는가?얼마 지나지 않아 조명주는 강도평과 결혼할 것이고, 조명주가 강씨 집안의 일원이 되고나면 강도평은 조명주를 이용하여 자신의 계획을 실행할 것이다.진아연이 강도평의 요청을 들어주든 말든 박시준이 결국 이 일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어젯밤 강훈이 그녀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지 못했다면 그는 이 일을 마지막으로 알게 된 사람일 것이다.이런 생각은 계속 박시준의 마음을 괴롭혔다.”시준 씨, 당신도 방금 말했듯이 장치를 만들어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이 한다면 더 어려울 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