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떠난 후 진아연은 빠르게 마음을 가다듬고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시준 씨,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아요, 네?”박시준도 방금 한이를 보았다.한이의 눈매와 기품이 점점 자신을 닮아가는 것 같았다.자신이 어렸을 때 말수가 적었던 것은 억압된 가정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인데, 한이는 무엇 때문일까?만약 그의 생명이 이대로 끝나버린다면 그는 절대 좋은 아버지로 남지 못할 것이다.그가 자식들에게 진 빚은 이생에서 어떻게 노력한다고 한들 결코 갚을 수 없을 것이다.”시준 씨, 제가 생각해봤는데 집에서 매일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것보다 뭐라도 조금씩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진아연은 방금 박시준의 비관적인 생각을 듣고 잠시 반성했다. “뭐라도 하면 당신도 쓸데없는 잡생각 적게 할 거예요.”"그래." 그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내일 노트북 한 대 사드릴게요. 회사 일 처리해도 되고 다른 거 해도 되고요.”"알겠어."”방금 다툰 건 없었던 일로 해요, 네?”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의논하듯 얘기했다. “시준 씨, 당신이 제게 얼마나 중요한지 당신은 모르실 거예요. 저 다시는 당신을 잃을 수 없어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신을 꼭 지켜낼 거예요.”그는 그녀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그 마음을 너무 잘 알기에 숨이 턱턱 막혀오는 것 같았다.자신을 위해 좋아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라는 말을 그는 차마 입밖에 뱉을 수 없었다.저녁.진아연은 서재에서 몇 박스나 되는 조명주의 연구자료들을 보고있었다.그녀는 이 자료들의 요점을 정리하고 있었다.우선 이 기술의 원리를 파악할 수 있다면 뒤에 작업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잠시 후, 휴대폰 화면이 켜졌다.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여소정이 보내온 메시지를 확인했다: 아연아, 시준 씨랑은 어떻게 됐어? 어제 가서 라엘이랑 지성이 만나고 왔는데, 애들이 너희들이 돌아오길 엄청 기다리고 있어! 물론 나도 기다리고 있고.진아연: 우리 당분간은 돌아가기 힘들 것 같아
위정은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어 마치 의학상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달력을 확인하며 곧 마치 의학상의 시상식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번 마치 의학상은 조명주에게 줄 거라고 들었어.” 위정이 물었다. “시상식에 참가할 거야?”요며칠, 진아연은 서재에 틀어박혀 지냈다.”글쎄요... 한 번 가볼게요!” 그녀는 좀 쉬고싶기도 했고 구경하고 싶기도 했다.”나도 원래는 현장에 가고 싶었는데 시은이랑 딸을 두고 떠나기가 좀 그렇네.” 위정이 말했다. “마치 네가 박시준을 위해 귀국할 수 없는 것처럼. 아연아, 만약에 현장에서 조명주를 보게 되면 조명주랑 얘기를 나눠봐도 좋을 거 같아. 조명주에게 기술에 대해서 물어볼 수도 있고....””하지만 그게 쉽겠어요? 조명주는 돈에 욕심 많은 사람은 아니잖아요.” 진아연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 “선배가 말한 것처럼 할 수 있다면 사실 돈은 얼마든지 줄 수 있어요.””가서 얘기해보지 않고서 조명주가 돈을 원하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겠니? 우리가 알고있는 조명주는 다른 사람들의 입으로만 들은 조명주일 뿐이야.” 위정은 격려하며 말했다. “너 혼자서 무리하다 무너질까봐 그래.”진아연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그럼 내일 현장에서 대화할 기회를 한 번 찾아볼게요.””정 안되면 노 교수님 얘기도 해봐, 지인카드 찬스 한번 써보는 거지.” 위정이 그녀에게 말했다.”됐어요! 노 교수님 이용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조명주도 이제 곧 강도평과 결혼할 거잖아요, 이미 교수님에 대한 감정은 잊었을 거예요. 다시 노 교수님 얘기 꺼내봤자 오히려 심기만 불편하게 건드릴 뿐이에요.””그래, 네가 알아서 해.”"네."갑자기 누군가가 서재의 문을 두드렸다. 진아연은 전화를 끊고 황급히 문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박시준은 마치 외출하려는 듯한 차림으로 문 앞에 서있었다.”지운이가 여기 왔어. 나가서 같이 커피 한 잔 하고 올게.” 그의 목소리는 매우 차가웠다.진아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
마이크는 잠시 마음 속으로 생각하다 진아연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지운 씨가 일 때문에 온 거라고 했어.””일 때문에? ST그룹이 B국에 지사가 있었나? 없었던 거 같은데?” 진아연은 이해가 안갔다.”없는 거 같긴 한데...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여기에 지사가 있다는 소리는 못들었던 거 같아. 근데 진명그룹이 ST그룹 산하 그룹이잖아? 그럼 B국에 있는 진명그룹 지사도 엄밀히 말하면 ST그룹에 속하는 거지...” 마이크가 설명하며 말했다. “어쩌면 진명그룹에 관한 일 처리하러 온 걸 수도 있겠지?””진명그룹은 이미 강민에게 모두 넘긴 거 아니였어?” 진아연은 더 궁금해졌다. “설마 강민을 상대로 어떻게 해볼 생각인가?”마이크: “나도 잘 모르겠어. 조지운 지금 나한테 화났어. 우리 드림메이커 그룹 만들 때도 자기한테 아무 얘기도 안 했다면서, 지금도 나한테 아무 얘기도 해줄 수 없대.”진아연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만약에 지운 씨가 정말로 일 때문에 온 거라면 확실히 너한테 말하기 어렵긴 하지.””쳇, 그냥 일부러 그렇게 말하는 거지. 전에 나한테 박시준에 관한 비밀도 꽤 많이 얘기해 줬거든. 지운 씨 스파이 신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알잖아? 아마 박시준 씨도 잘 알고 있을걸.” 마이크는 야유를 떨며 말했다. “좀이따 찾아가면 뭐든지 다 말해줄 거야.”"그래."…박시준은 진아연의 집에서 나와 조지운의 차에 탔다.조지운은 박시준이 오라고 해서 B국에 온 것이다.박시준은 전화에서 딱히 B국으로 오라고 한 이유를 말하지 않았고 조지운도 따로 묻지 않았다.진아연의 집을 나선 후 조지운은 박시준을 카페로 모셨다.박시준이 커피를 마시러 나온 건 맞았지만 조지운이랑 마시러 온 것은 아니였다.박시준은 오늘 여기에서 누군가와 약속을 잡았다.조지운은 그를 카페에 데려다 준 후 다른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시간이 10분 정도 지난 후, 스포츠 모자와 검은색 마스크를 쓴 여성이 카페에 들어왔다.조지운은 그녀가 카페에
”오늘 만나자고 한 건 아연이가 언제 성공할지에 대해 알고싶어서 부른 게 아닙니다.” 박시준은 정색하며 말했다. “강도평이 조명주와 결혼하게 되면 제 머릿속에 있는 장치를 꺼내주세요.”구혜진은 넋을 잃은 사람마냥 얼어붙었다.잠시 후 그녀가 물었다: “지금 무슨 얘기 하고 계신지 알고있는 거죠?”"알고 있어요."”진아연도 알고 있어요?””이건 제 일입니다, 그녀와 상의할 필요 없습니다.” 박시준은 이미 결심한 것 같았다.진아연이 강도평에게 협박을 당하느니 차라리 죽어서 아무도 진아연을 위협하지 못하게 하고싶었다.”혹시 두 사람 다투셨어요? 아니면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건가요?” 구혜진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박시준처럼 훌륭한 사업가가 왜 살 궁리는 안하고 죽으려는 걸까?”이유는 알 필요 없어요. 지금 당장이라도 지불해 드릴 수 있으니 원하시는 금액 말씀하세요.” 박시준의 목소리는 차갑고 차분했다. “그리고 이 일은 절대 아연이에게 말하지 마세요.””돈은 필요없어요. 장치 꺼내서 제게 주시면 됩니다.””그 장치는 반드시 아연이에게 주셔야 합니다.” 박시준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저는 아연이가 미래에 꼭 사회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구혜진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박 대표님, 대표님이 아연이 고생시키기 싫어서 장치를 꺼내려는 건 알겠습니다. 근데 왜 굳이 강도평이 조명주와 결혼한 후에 꺼내길 원하시는 겁니까?””구 여사님, 다른 얘기하죠! 할 얘기 없다면....””알겠어요, 그럼 더 이상 원인에 대해 묻지 않을게요. 다른 얘기합시다!” 구혜진은 박시준과 나누고 싶은 얘기가 많았다. “박 대표님에 대해 오래 전부터 얘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비록 저는 늘 B국에서 일하면서 지내왔지만 대표님과 아연이에 대해서, 그리고 대표님과 심윤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지요.”구혜진이 심윤을 알고있는 것에 대해 박시준은 딱히 놀라지 않았다.그들은 모두 노경민 교수의 제자였기 때문에 만난 적이
두 사람은 열정적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박시준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특히 진아연과 마이크에게 말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몰래 사진이라도 찍어 마이크에게 보내서 누군지 아냐고 묻고 싶었다.시간이 약 20분 정도 지난 후, 구혜진은 전화 한 통을 받았고 먼저 자리를 떠났다.구혜진이 떠난 후 조지운은 자신의 커피 잔을 들고 박시준의 테이블로 향했다.”대표님, 방금 그 여자 누굽니까?”박시준: “지운아, 만약에 마이크가 너한테 왜 여기 왔는지 집착하면서 물어도 절대 말하면 안되는 거 알지?”조지운은 그의 강렬한 눈빛에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대표님, 마이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일 때문에 왔다고 둘러댔어요, 방금 여자 분과 만나신 일은 절대 말하지 않겠습니다.””그래. 당분간은 B국에서 지내!” 박시준은 무심한듯 얘기했다. “여기 좀 있다가 돌아가.””알겠습니다. 진작에 대표님 뵈러 오고 싶었습니다, 성빈 형님도 여기 계시고 하니까 고민하다 결국 국내에 남아서 열심히 일했지만요. 대표님께서 이렇게 불러주셔서 전 너무 행복합니다.” 조지운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지운아, 너도 내 상황에 대해 알다시피 나는 언제든 죽을 수가 있어.” 박시준은 마치 사후의 일을 당부하듯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내가 죽게 된다면 내 변호사와 함께 내가 남긴 유서대로 잘 처리해 줘. 장례식은 최대한 간단하게 치르면 돼.”조지운의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대표님, 왜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이미 살아나셨지 않습니까?””지금 난 언제든 죽을 수 있는 상태야.” 박시준은 차분한 표정과 말투로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내 머릿속에 지금 언제든 고장날 수 있는 장치가 들어있어. 일단 오작동하게 된다면 난 바로 죽는 거야. 그래서 지금 이렇게 정신이 맑을 때 사후의 일에 대해 미리 당부해 놓는 거야.”조지운은 ‘
일단 승낙을 해야만 조명주의 연구기술을 해독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쟁취할 수 있었다.앞으로 기술만 해결할 수 있다면 그녀와 박시준은 더 이상 누구의 위협도 받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박시준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그녀는 아직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다.늦어도 강도평과 조명주가 결혼하기 전까지 박시준에게 말할 생각이었다.박시준이 동의하든 말든 상관없이 그녀는 꼭 그렇게 할 것이라 이미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다.공항에 도착한 그녀는 마이크를 만났다.마이크는 얼마 전에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뇌 전문의들을 찾아오겠다고 했었다.마이크가 제안한 가격이 충분히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그는 신속하게 5명의 전문의들을 모집할 수 있었다.오늘 5명의 전문의들을 모두 모셔왔다.마이크는 이미 전에 모셔온 4명의 전문의들을 자신이 구입한 별장에 모셨으며 지금은 다섯번 째 전문의를 데리러 온 것이다. 이 전문의는 5명 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전문의이기도 했다.이 전문의를 모신 후, 진아연은 나머지 네명의 전문의들을 만나러 함께 별장으로 갈 것이다.세계 각지에서 왔기 때문에 진아연은 이들에게 시차를 적응하라고 이틀간의 휴식 시간을 줬다.”사실 공항에 안와도 되는데.” 마이크는 진아연을 보고 말했다. “이틀 있다가 연구 시작할 때 직접 만나면 되는데, 그럼 시간도 낭비하지 않고 좋잖아.””시준 씨가 나가고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왔어.” 진아연이 대답했다. “마이크, 사실 너희한테 말하지 않은 일이 하나 있어.””무슨 일인데?” 마이크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뭔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이때 다섯 번째 전문의가 와서 마이크의 손에 있는 픽업 카드를 보고 그들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피트연이라고 합니다. 진 아가씨, 당신의 연과 제 연은 같은 연자입니다!”진아연은 피트연을 바라보았다. 피트연은 수염이 길었고 면도를 하지 않았으므로 언뜻 보기에 얼굴이 두꺼운 모발에 덮여있는 것 같았다.그러나 그의 눈은 초롱초롱하고 푸르른 빛이 나고 있어 매
”젠장! 조명주도 이 문제로 너희 협박하지 않았는데, 강도평 이 늙은 것이 죽고싶어서 환장했나!?” 마이크가 욕을 퍼부었다.”나 내일 마치 의학상 시상식에 갈 거야. 만약에 조명주와 만날 수 있다면 얘기를 한 번 나눠볼 생각이야.” 진아연은 눈을 뜨고 말했다. “이건 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어.””아연아, 난 네가 이렇게 당하는 거 싫어! 강훈 그 멍청이는 너랑 하나도 안 어울려! 가짜 결혼이라 해도 너와 함께 이름을 오르고 내릴 가치가 없다고!” 마이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당장 사람 찾아서 강도평 그 늙은이 죽여줄게!”진아연은 마이크가 분노로 얼굴이 새빨개지고 피줄이 튀어오른 것을 보고 바로 저지했다: “나도 강도평이 죽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암살 계획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조명주가 강도평의 죽음을 우리와 연결할 수 있는 거잖아. 나는 지금 어떤 위험도 감당할 수 없어.””조명주는 도대체 강도평이 어디가 좋은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가! 우리 이미 강도평의 스캔들 동영상도 폭로했잖아, 조명주는 영상도 못봤나?” 마이크는 심호흡을 하면서 말했다.”사랑은 원래 답이 없는 거야. 조명주가 나한테 얘기했었어, 내가 먼저 건드리지 않는 한, 나 곤란하게 만들지 않겠다고. 그니까 우리 지금 절대 강도평 건드리면 안돼.” 진아연은 중얼거리며 말했다. “우선 내일 조명주 만나보고 얘기하자.””얘기가 잘 안되면 정말 강훈이랑 결혼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마이크는 그녀를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진아연, 박시준이 정말 이런 수모를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해? 박시준이 살기 위해서 견딜 수 있다고 해도, 한이가 강훈같은 새아버지를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아? 라엘이는?”진아연은 이미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생각했었다.하지만 박시준의 목숨과 비교했을 때 이런 문제들은 모두 중요하지 않았다.”네가 박시준 구하고 싶어서 눈에 뵈는 게 없다는 거 나도 잘 알아. 하지만 넌 박시준과 아이들을 너무 과소평가했어. 박시준이 정말로 사나이라면 네가 자기 때
마이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를 쫓아 나갔다."조지운 씨,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당신, 이제 당신 대표가 하는 말도 듣지 않는 거예요?" 마이크는 조지운과 알고 지낸 지 오래였지만, 그가 이렇게 이상하게 행동하는 건 처음 보았다."저리 가세요! 혼자 있고 싶어요! 귀찮게 하지 마세요!" 조지운은 차마 박시준과 진아연에게는 화를 내지 못하고, 오직 마이크 앞에서만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당신, 뭐 잘못 먹었어요?!" 마이크가 그의 팔을 놓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누가 당신 건드렸어요?!""그런 것 아니에요. 어제 잠을 잘못 잔 탓에 오늘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서 그래요. 별일 아니에요!" 조지운은 이 말을 끝으로 성큼성큼 마당을 걸어 나갔다.조지운이 혼자 나가는 것을 본 진아연이 고개를 돌려 박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지운 씨가 갑자기 왜 이러는 거예요? 두 사람, 아까 커피 마실 때 무슨 얘기 했어요?""내 앞에선 평소와 다르지 않았어." 박시준이 마이크에게 떠넘기며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마이크 씨한테 물어봐.""오... 두 사람 다툼에 우린 끼어들지 않을래요." 진아연이 박시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준 씨, 함께 일을 도와줄 사람을 몇 명 찾았어요. 이렇게 하면 일의 진행이 더 빨라질 거예요. 그래서 전 내일부터 일을 시작하려고 해요. 집안은 공간이 협소해요. 나중에 실험을 하기엔 영 불편할 거예요..."진아연이 그에게 상의했다."당신은 당신 할 일 해. 나 신경 쓰지 말고." 박시준은 그런 그녀의 결정에 아무런 반대도 하지 않았다."지난 며칠 동안 당신 곁에 있어 주지 않아서 기분이 별로예요? 당신 어쩐지 조금 화가 나 보여요." 진아연이 그의 손을 잡고, 그를 침실로 이끌며 작게 속삭였다. "시준 씨, 내가 돌파구를 찾아 내면 그땐 이렇게까지 바쁘진 않을 거예요. 나한테 조금만 더 시간을 줘요...""화 안 났어." 박시준이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듯한 진아연의 말을 가로막았다. "오늘 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