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박시준 씨에게 무슨 짓을 했냐고요?" 조명주가 진아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내가 아니었으면 박시준 씨는 지금쯤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예요! 난 박시준 씨의 목숨을 구했다고요!""조명주 씨, 정말로 당신이 좋은 마음으로 시준 씨의 목숨을 구한 거면, 왜 지금까지 그 사실을 숨기고 내게 알리지 않은 거죠?!" 진아연은 조명주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조명주는 그녀의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 침착하게 대답했다. "사람의 몸에 실험을 한 건 나도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설사 실험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박시준 씨의 후속 상황을 관찰해야 했어요. 당신에게 알렸다면, 당신은 분명 박시준 씨를 곧바로 데리고 갔을 테죠... 난 박시준 씨의 케이스로 마치 의학상을 신청하고 싶었어요."진아연: "지금 그 상은 이미 당신에게 가는 걸로 확정되지 않았나요?""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았죠?" 조명주는 이 이야기에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그린스 교수님과 아는 사이거든요.""아, 그 노인네! 예전에 만난 적 있는데, 꽤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더군요. 게다가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 있다는 내 말을 전혀 믿지 않았어요... 그 사람에 대해선 무지하다는 말밖엔 할 수가 없네요." 조명주가 거만하게 말을 이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고, 의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어요...""죽은 사람들을 다시 살릴 수 있다면서, 어째서 성공 사례는 시준 씨 한 사람뿐인 거죠? 이 세상에, 날마다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 사람들도 모두 다시 살려 보지 그래요!" 진아연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수많은 사망자에게 실험을 해봤지만, 시준 씨 한 사람만 성공한 건 아니고요?""그렇지 않아요. 난 예전에 동물 실험을 했어요. 박시준 씨는 제가 한 첫 번째 인체 실험 대상자죠. 한 사람을 되살리는데 비용이 한두 푼 드는 줄 알아요?""지금 나한테 시준 씨를 되살린 비용을 요구하는 거예요? 그래요, 이따 시준 씨를 만나 시준 씨한테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하면 당신이 얼마를 원하던 다 줄
조명주가 붉은 입술을 꼭 다문 채 현관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나머지 사람들도 조명주의 뒤를 따라 함께 파란색 건물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를 타자, 진아연은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모든 설렘은 긴장과 불안, 두려움으로 바뀌었다.지금까지 그렇게나 박시준을 만나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를 만나는 것이 두렵게 느껴졌다.그가 자신이 상상한 것과 다른 모습일까 두려웠다. 그를 만난 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까 두려웠다.이를테면, 박시준이 조명주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고집하며, 자신과 함께 가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까?'띵'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지정한 층수에 도착했다.엘리베이터의 문이 천천히 열리고, 조명주가 앞장서서 걸어 나왔다.그들이 내린 곳은 가정집인 것 같았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다음, 그들은 한 현관문 앞에 다다랐다.조명주가 초인종을 누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안에서 문을 열었다.안에서 문을 연 것은 한 젊은 여자였다. 그녀는 조명주를 보자마자 동시에 진아연과 그 일행을 발견했다."엄... 엄마, 괜찮아요?" 여자가 조명주를 '엄마'라고 불렀다.그녀의 말에, 진아연은 이곳은 조명주의 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난 괜찮아. 이 사람들은 박시준 씨를 만나러 왔어. 박시준 씨는 자?" 조명주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진아연은 조명주의 뒤를 바짝 따라서 함께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막 잠이 들었어요." 여자가 조명주를 부축하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이 사람들, 박시준 씨를 데리고 가려고 온 거예요? 너무 무서워요.""무서워하지 마. 이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할 수 없어." 조명주가 딸을 위로하며 고개를 돌려 진아연을 바라보았다. "박시준 씨는 지금 자고 있어요. 내일 아침에 다시 오면 어때요?""그 사람은 어느 방에 있죠? 그 사람을 확인해야겠어요." 진아연은 이대로 떠날 수 없었다.그녀가 이곳을 찾아내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던가. 오늘 밤 이렇게 떠났다가
눈 부신 불빛에 박시준이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손바닥으로 눈을 가렸다.익숙한 그의 얼굴과 그의 행동을 보자, 진아연의 눈가에 곧바로 눈물이 가득 고였다."시준 씨, 드디어 당신을 찾았네요. 나 기억해요?" 진아연이 침대 옆에 서서 그를 바라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예요, 진아연."박시준이 두 눈을 가리고 있던 두 손을 열어 고요하고 차분한 눈으로 진아연을 바라보았다.그의 눈에는 더 이상 생명의 빛이 없었다. 그의 눈은 안개에 휩싸인 것처럼 텅 비어 있었다.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마치 모든 사람과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로봇같았다!"박시준 씨! 당신 설마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건 아니겠죠?" 그런 박시준을 본 마이크가 결국 참지 못하고 고래고래 욕을 퍼부었다. "당신은 지난 두 달 동안 실종되었어요. 그동안 아연이가 어떻게 지냈는지 알기나 합니까? 아연이는 매일 눈물로 세수하며 당신을 찾아 Y국과 A국 두 나라를 오가다가, 이곳 B국까지 오게 되었어요... 아연이는 눈을 떠도 당신 생각, 눈을 감아도 당신 생각 뿐이었어요. 당신을 찾기 위해 아연이는 거의 미친 사람이나 다름없었다고요! 그런데 당신은 여기에 편안히 누워 젋은 여자의 시중이나 받고 있었네요. 정말 속 편하고 좋았겠어요!"진아연이 인상을 찌푸린 채, 곁눈질로 마이크의 말을 가로막았다.마이크가 얇은 입술을 오므린 채 식식거렸다.방금 그가 박시준에게 이렇게 많은 말을 퍼부었음에도, 박시준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계속해서 박시준에게 소리를 질러봤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그가 주먹을 불끈 쥐고는 성큼성큼 방에서 걸어 나갔다.방을 나서자마자, 방문 앞에 앉아 소란스러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조명주와 마주쳤다.그는 한 손으로 조명주의 목을 움켜쥐고는 손가락에 약간 힘을 주며 고함쳤다. "어째서 박시준이 기억을 잃은 겁니까?! 당신 도대체 박시준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우리 엄마
그녀의 말에 마이크가 곧바로 손을 뗐다. "어서 말해요! 난 아연이처럼 좋게 말로 끝내지 않을 테니!""내가 대뇌 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어요... 대뇌의 뇌간 부분에 특수 장치를 배치하는 기술이죠... 이 장치를 통해 뇌간을 자극해서,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게 만드는 거예요... 이 기술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나 하나뿐이에요. 박시준 씨 뇌에 설치한 장치를, 난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어요. 그 말인즉, 난 언제라도 박시준 씨의 목숨을 끊을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러니, 나한테 예의를 차리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난 언제든지 박시준 씨를 죽일 수 있으니!""그럼, 내가 지금 당장 당신을 죽여버려야겠네요! 그럼 적어도 박시준 머릿속의 장치를 계속 유지할 순 있겠죠..." 마이크가 또다시 살기를 띠며 말했다."만약 그 장치가 고장이라도 난다면, 누가 고칠 거죠? 당신이 나를 죽이면, 박시준 씨를 간접적으로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어쨌든 이 기술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거든요! 언제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죠!" 조명주가 큰 소리로 외쳤다. "박시준 씨는 기억을 잃지 않았어요! 내가 박시준 씨를 되살린 후에 그에게 그의 상황을 얘기해줬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뿐이에요! 이제 진아연 씨가 왔으니, 어쩌면 진아연 씨가 박시준 씨의 인생을 되찾아 줄지도 모르죠!"조명주는 마이크가 화를 이기지 못하고 자기에게 손찌검할까 봐 겁이나 크게 고함쳤다.방안.진아연이 침대 옆에 앉아 박시준의 커다란 손바닥을 꼭 잡았다.그의 손은 따뜻했다.따뜻한 그의 체온을 느끼자, 그녀의 마음은 감사함으로 가득 찼다."시준 씨, 저 여자들 말로는 당신은 기억을 잃지 않았다고 하던데, 그럼 우리가 현이를 찾아 Y국에 갔던 것도 기억하고 있겠죠? 우린 조순현의 계획에 의해 교외의 지하실에 갇혔었잖아요. 그때 당신이 나한테 지하실에서 했던 말 기억해요?" 진아연 두 손으로 커다란 그의 손바닥을 잡아 그녀의 입에 가져다 대었다.그녀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
두 사람이 나오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뒤이어, 두 사람이 손을 꼭 잡은 모습을 보고는 모두 단번에 박시준의 선택을 이해했다.그는 정말로 기억을 잃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아연과 함께 가기로 한 것이다."진아연 씨, 당신이 박시준 씨를 데려가는 건 나도 말리지 않겠어요. 어쨌거나 시준 씨는 의식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게 있어요. 지금의 박시준 씨는 예전의 그 박시준 씨가 아니에요. 박시준 씨의 목숨은 내 손에 달렸죠. 내가 그를 살려두겠다면 그는 계속 살아있을 것이고, 내가 그를 죽이겠다면 그는 언제든 죽을 수 있어요. 그러니, 앞으로 나한테 예의를 차리는 게 좋을 거예요!"조명주가 강한 태도로 진아연에게 주의를 주었다.진아연: "뭐라고요? 시준 씨의 목숨이 당신 손에 달렸다니, 그게 무슨 말이죠?"그녀는 방금 방에 있었기 때문에, 조명주가 마이크에게 한 말들을 듣지 못했다.마이크가 설명했다: "조명주 씨 말로는, 박시준의 뇌에 뇌세포를 자극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했대. 나도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이해가 가진 않지만, 이 여자가 하는 알 수 없는 말을 듣기는 했어... 조명주 씨는 박시준의 머릿속에 있는 장치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했어. 박시준의 머릿속에 시한폭탄을 설치해 두고는 리모콘을 손에 쥐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조명주 : "진아연 씨, 당신 껌딱지가 하는 말이 맞아요. 대략 그 뜻이 맞긴 한데, 저 사람 입에서 나오니 영 들어주기 힘드네요. 내가 박시준 씨를 되살린 건, 상을 타기 위해서예요. 앞으로도 계속 내 신경을 건드리면, 박시준 씨의 목숨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진아연은 이런 식의 생존 방법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박시준이 죽는 건 더욱 원하지 않았다."조명주 씨, 처음부터 시준 씨의 이런 상황을 내게 말해줬더라면, 내가 몇 번이고 당신의 '신경'을 건드리지도 않았을 텐데요! 당신이 말한 상황에 대해서는, 돌아가 검사를 마친 다음에 다시 판단하도록 하죠!" 이 말을 끝으로
"엄마, 왜 꼭 집을 사야 해요? 그냥 이 집에 있으면 안 돼요? 나 여기가 좋은데.” 의아한 조명이 던진 질문에조명주가 큰소리로 웃었다. “네가 더 큰 집에서 살게 하려고 그러지.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그만 가서 자.”"엄마, 그럼 강 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그런 거면 제가 바래다 줄게요.”조명주가 고개를 저었다. “너무 늦었어.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아. 좀 있다 강도평에게 전화하면 돼.”…돌아가는 길에 진아연과 박시준은 뒷좌석에 앉았고 마이크가 운전석에, 진경훈이 조수석에 앉았다.“조명주도 두 번째 결혼일 줄 몰랐네요.” 진경훈이 입을 열어 차 안의 숨 막히는 분위기를 깼다."조명주는 예순이 넘었는데 두 번째 결혼 일지 세 번째 결혼 일지 누가 알겠어요... 네 번째 결혼 일지도 모르는 일이에요.”"조명주는 아마 처음 결혼하는 걸 거야. 예전에 내 교수님을 위해 결혼을 안 했거든. 그런데 저렇게 큰 딸이 있으니 결혼을 했다면 다른 사람이 싱글이라고 하지 않을 거야.” 진아연이 대답했다. “그 여자는 조명주를 닮지 않았어. 조명주가 입양한 딸일지도 몰라.”"일리 있는 말이야. 그 여자는 조명주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 마이크는 말을 하며 백미러로 박시준을 힐끗 보았다. “박시준 씨,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부활한 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왜 우리한테 연락을 하지 않은 거예요? 우리가 찾아내지 않았으면 그 파란 집에서 영원히 살 생각이었어요?”진아연은 박시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 마이크의 목소리를 듣고 손을 살며시 움직였다."마이크, 병원으로 가.” 진아연은 박시준의 건강이 걱정되었다.지금 당장 병원에 가서 뇌 검사를 받고 정말 조명주의 말이 맞는지 확인해야 했다."그래, 알았어.” 마이크가 곧 대답했다.박시준은 곧 진아연이 잡고 있는 손을 빼더니 얼굴에 긴장하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진아연은 그런 그의 표정 변화를 살펴보며 말했다."시준 씨, 걱정 말아요. 무슨 일이
"무슨 일이 있었어요?” 한이는 박시준을 곁눈질하며 물었다."조명주는 너의 아빠가 죽었다고 했어. 우리가 보고 있는 너의 아빠는 조명주가 부활시킨 거야.” 진아연은 아들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사를 받게 하고 싶은데 지금 병원에 가는 걸 거부해. 그렇게 당당하던 사람이니 지금의 이런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 거야.”한이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 죽었다고 해도 지금은 이렇게 살아 돌아오지 않았어요?”"뇌에 특별한 장치가 들어있는데 조명주가 컨트롤하고 있어.”한이는 입술을 움직이며 뭔가 말하려 했지만 딱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이 일은 너무 불가사의했고 한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미래의 삶이 다른 사람에 의해 컨트롤 된다면 그냥 죽는 게 좋을 것 같았다.한이는 마음이 복잡했다.박시준이 이런 모습으로 나타났으니 박시준과 싸울 순 없었다.하지만 그는 지금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몰랐다.그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진아연은 박시준의 앞에 다가가 다시 그의 손을 잡고 입을 열었다. “한이가 내일 일찍 학교에 가야 해서 먼저 들어가 쉬는 거예요. 예전처럼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 나랑 함께 움직여요. 다시는 당신 옆을 떠나지 않을 거고 당신을 고생시키지도 않을 거예요.”마이크는 두 사람이 방에 들어가는 걸 지켜보다가방문이 닫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긴 악몽을 꾼 것 같았다. 이제 그 악몽에서 깨어난 것이다.마이크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 휴대폰을 켜고 조지운의 이름을 클릭하고는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당신 대표님이 돌아왔는데 사진 볼래요?그의 문자를 확인한 조지운이 기뻐하며 답장을 보냈다: 볼래요. 빨리요. 대표님 괜찮아요? 괜찮은 거죠?마이크: 보고 싶어도 어쩔 수 없어요. 아연이가 방으로 데려갔거든요.조지운: 장난해요? 됐어요. 안 볼 거예요. 지금 전화받을 수 있어요?마이크: 피곤해요... 말하고 싶지 않아요.조지운: 문자를 하는 게
"무슨 소리예요? 알아듣게 말해요.” 조지운은 자신이 환청이 생긴 게 아닌가 의심하며 뺨을 때렸다.마이크: "???""대표님이 왜 예전의 박시준이 아니란 말이죠? 마이크,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당장 B국으로 가는 티켓을 끊을 거예요.” 조지운은 방금 때린 따귀가 얼얼해 꿈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다."조명주는 박시준이 죽었다고 했어요. 지금의 박시준은 조명주가 부활시킨 거라고 했어요.”"풉!” 조지운은 놀라 멍해졌다."당신의 대표님은 지금 로봇이나 다름없어요. 그리고 리모컨을 들고 있는 사람이 조명주예요. 어때요? 무섭지 않아요?” 마이크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래서 당신 대표님이 지금 조금 우울해 하고 있어요. 내가 박시준이었대도 그럴 것 같아요.”"너무 무서운데요.” 조지운은 속상했다. “그럼 어떻게 해요? 이렇게는 안돼요. 대표님은 누가 협박하는 걸 가장 싫어하는데, 앞으로 하루하루를 다른 사람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야 한다면 죽기보다 못할 거예요. 아연 씨가 도와줄 방법은 없는 거예요?”"아연이는 조명주가 말하는 기사회생술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어요. 사람은 죽은 사람을 살릴 방법이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아연이도 당신 대표님을 도와줄 방법이 없을 거예요.” 마이크는 그에게 환상을 버리라고 했다.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요. 적어도 당신 대표님이 살아있잖으니 죽은 것보단 낫잖아요. 죽으면 모든 게 다 사라지는 거예요.”"우리는 그렇긴 한데 대표님은 앞으로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 조지운은 말을 마치고 나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그는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았다."조지운 씨, 그럴 필요 없어요.” 마이크가 장난을 멈추고 말했다. “지금은 살아있고 의학적으로 지금 이런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신이 조금 이상한 것만 빼면 예전과 별 다름없어 보여요.”"사람이 살아있다는 건 그냥 숨만 쉰다고 되는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당신의 말처럼 의학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는지도 모르잖아요. 만약 의학적으로 살아있지 않다고 판단하면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