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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0장

강훈이 진아연의 울음소리를 뚜렷하게 들을 수 있듯, 진아연 역시 강훈의 말이 잘 들릴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을 그저 들어주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한참을 울고 난 뒤에야 통화가 계속 켜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가 다급히 말했다: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지..."

이 말을 끝으로 그녀가 전화를 끊었다.

끊어진 전화 통화를 바라보며, 강훈은 머리가 아팠다.

방금 진아연이 한 말에서, 그녀가 예전에 박시준을 오해했었고, 그 사실을 오늘 밤에야 알아차렸다는 걸 헤아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박시준이 그녀의 곁에 있었다면, 그녀는 분명 박시준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시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지금, 그녀는 오해가 풀릴수록 죄책감만 더해질 뿐이었다.

마이크는 진아연의 방문 앞에 서서 서성이다가 어두운 표정으로 한이의 방문을 두드렸다.

그들이 공항으로 떠날 때, 한이도 자기 방에서 나왔었다.

하지만 한이는 그들과 함께 공항에 가지 않았다.

마이크는 분명 한이가 아직 자고 있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방문을 열자, 한이는 역시 깨어 있었다.

"너희 엄마가 방에서 혼자 울고 있어." 마이크가 한이 곁으로 걸어가 힘없이 말했다. "박시준에 대한 감정이 저렇게 깊은 줄은 몰랐어. 박시준이 사고를 당하기 전까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거든."

박시준이 사고를 당하기 전, 진아연은 박시준에게 시종일관 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해가 안 돼요." 한이가 울적한 목소리로 말했다.

"넌 당연히 이해가 안 되겠지. 넌 여자애들과 대화를 해본 적도 없잖아?" 마이크가 침대 옆에 앉아 한이를 놀리며 말했다. "한번 상상해 봐. 엄마가 다치기라도 할까 봐 겁나지? 평생 엄마랑 함께 지내고 싶지? 그런데 나중에 너한테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넌 그 사람도 지켜주고 싶을 거야. 그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어질 테고."

"오글거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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