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당신 사촌 동생한테 들었다고 한 적 없어요!" 진아연은 이하늘을 팔아먹지 않았다. "제가 지금 이곳에 당신을 막으러 온 건, 그만큼 확실한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에요... 강민 씨, 당신은 나와 시준 씨를 죽이고, 진명 그룹을 차지할 생각이었겠죠! 그럴싸한 계획이었어요! 제가 죽지 않고 살아나 유감이네요!""제 사촌 동생이 아니면,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었단 말이에요?! 진아연 씨, 증거가 있으면 어디 그 증거를 내놓아 보세요! 제가 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세요! 하지만 증거도 없이 이렇게 경호원을 대동해 저를 붙잡아 놓고 있는 거라면, 명백한 불법 행위인 줄 아세요!"강민은 '불법'이라는 두 글자에 더욱 힘을 주며, 큰 소리로 쩌렁쩌렁 고함쳤다.강민의 기세등등한 목소리에, 진아연은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렸다!자신과 박시준이 Y국에서 한 고생과, 지금 박시준은 생사조차 불분명한데다, 무슨 고통을 겪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배후의 주동자를 눈앞에 두고서도, 자신에게 법적으로 대응할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걸 생각하면... 그녀는 더욱 침착할 수 없었다!"불법 행위면 뭐요? 당신도 불법 행위를 저질렀잖아요?! 당신도 두려운 게 없듯, 나도 마찬가지예요!" 진아연이 한 손으로 강민의 목을 세게 졸랐다!그러자 강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변하며 호흡이 가빠졌다!마이크의 눈에 주변의 많은 사람이 휴대폰을 꺼내어 몰래 사진을 찍는 것이 들어왔다. 마이크는 일이 커졌다가 결과가 좋지 않을까 걱정되었다.그들에게는 증거가 없었다. 만약 진아연이 정말로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강민을 목 졸라 죽여버리기라도 한다면, 논란이 커질 것이고, 소송이 불가피할 것인데, 그건 그들에게도 전혀 득 될 것이 없었다.강민을 죽여버리고 싶다면, 돌아가 계획을 세우면 그만이었다."아연아, 그만 해. 이 여자를 죽이고 싶더라도, 네가 직접 나서서는 안 돼" 마이크가 진아연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굳이 네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잖아?""시준 씨
"협력이 아니야." 강도평이 강민의 말을 바로잡았다. "네가 날 대신해 일을 처리하는 거지. 네가 일을 잘 처리한다면, 내가 너에게 상을 줄거다. 하지만 만약 네가 일을 망친다면, 앞으로 누가 널 죽이려는 상황이 와도, 네 살길은 네가 알아서 찾아야 할 거야."강도평의 차가운 말에, 강민은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당시 어머니가 강도평의 곁을 떠난 이유가 있었다.지금까지는 어머니가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은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 보니 어머니가 강도평의 곁을 떠난 건, 강도평의 곁에서 마주하게 될 온갖 위험이 얻게 될 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 분명했다."왜 아무 대답이 없지?" 강도평이 그녀를 곁눈질로 흘끗 바라보았다.강민의 얼굴에서 알랑거리던 표정이 싹 사라졌다. 지금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차분해 보였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강도평 씨, 제가 박시준과 진아연을 죽일 계획을 세운 건 맞지만, 진아연은 죽지 않았어요. 만약 당신이 박시준을 그 지하실에서 데려가지 않았다면, 박시준은 진아연과 함께 구조되었겠죠. 박시준을 데려간 게 당신이라는 걸 제가 진아연에게 말하면, 진아연이 노리는 게 정말 저 하나뿐일까요?"강민은 더 이상 '아버지'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지금 나를 협박하는 건가?" 강도평이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녀를 겁주었다."드림 메이커 그룹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강민이 그의 주름살 가득한 얼굴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드림 메이커 그룹은 진아연이 만든 거예요. 지금 B국에서 당신의 세력이 진아연보다 더 클 거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적을 과소평가하면, 오히려 죽음을 더 앞당길 뿐이에요! 왕은지가 죽은 것도 당연하죠. 왕은지는 진아연의 손에 죽었어요. 왕은지가 사망한 날이 마침 진아연 어머니의 기일이었거든요."강도평은 이 일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강민의 말을 집중해서 들었다."지금 박시준은 당신 손에 있죠. 박시준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 행동
공항에서 많은 에너지를 쏟은 탓에, 지금 그녀는 온몸이 으스스하고 기운이 없었다. 머리도 핑 도는 듯했다.그녀는 자신이 죽는 한이 있어도, 하루빨리 박시준을 구해내고 싶었다.하지만 증거도 없고, 박시준이 있는 곳도 알지 못하니, 그녀는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그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휴대폰 벨 소리에 그녀는 정신이 확 깨었다.그녀가 더듬더듬 휴대폰을 집어 들어, 전화를 받았다."진아연, 우리 형이 휘두른 칼에 찔렸다는 소식 들었어. 괜찮아? 아버지가 부르셔서 저녁에 본가에 갔다가, 이제야 집에 돌아오는 길이야." 강훈은 내내 진아연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고 싶었지만, 본가에서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너희 형이 나를 찔렀다기보단, 너희 아버지가 나를 죽이려고 했다고 하는 게 맞지." 진아연의 목소리가 차가웠다."그래, 나도 알아. 오늘 조명주 씨와 대화를 나눴는데, 나더러 농담조로 강민을 조심하라고 하더라. 강민이 똑똑하고 유능하다며, 아버지가 강민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신다고 말이야... 난 이해가 안 돼. 도대체 강민이 어떻게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지? 넌 나보다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게 더 많겠지?" 강훈이 물었다.진아연은 감정이 조금 격해져, 실수로 무음 버튼을 눌렀다."내가 그 여자에 대해 좀 알긴 하지! 그 여자는 야심 찬 데다, 음흉하고 악랄한 사람이야! 그 여자는 시준 씨를 유혹하는 걸 실패하자, 킬러를 고용했어! 게다가 나까지 죽이고 진명 그룹을 차지해, 진명 그룹의 대표 자리에 앉으려고 했지! 나와 시준 씨가 Y국에서 죽을 뻔한 게, 다 그 여자가 꾸민 짓이었던 거야!"여기까지 말하자, 진아연은 상처 부위에서 다시 찢어질 듯한 심한 고통이 느껴졌다.방금 말을 할 때 너무 힘을 준 탓에, 상처 부위에 압력이 가해진 것이다.그녀가 말을 멈추고 고통스러운 숨을 내쉬었다."진아연... 왜 대답이 없어? 내가 쉬는 걸 방해한 거야? 지금 시간이 좀 늦긴 했지. 내가 내일 찾아갈게, 만나
강훈이 진아연의 울음소리를 뚜렷하게 들을 수 있듯, 진아연 역시 강훈의 말이 잘 들릴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그녀의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을 그저 들어주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그녀는 한참을 울고 난 뒤에야 통화가 계속 켜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가 다급히 말했다: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지..."이 말을 끝으로 그녀가 전화를 끊었다.끊어진 전화 통화를 바라보며, 강훈은 머리가 아팠다.방금 진아연이 한 말에서, 그녀가 예전에 박시준을 오해했었고, 그 사실을 오늘 밤에야 알아차렸다는 걸 헤아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박시준이 그녀의 곁에 있었다면, 그녀는 분명 박시준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하지만 박시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지금, 그녀는 오해가 풀릴수록 죄책감만 더해질 뿐이었다.마이크는 진아연의 방문 앞에 서서 서성이다가 어두운 표정으로 한이의 방문을 두드렸다.그들이 공항으로 떠날 때, 한이도 자기 방에서 나왔었다.하지만 한이는 그들과 함께 공항에 가지 않았다.마이크는 분명 한이가 아직 자고 있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방문을 열자, 한이는 역시 깨어 있었다."너희 엄마가 방에서 혼자 울고 있어." 마이크가 한이 곁으로 걸어가 힘없이 말했다. "박시준에 대한 감정이 저렇게 깊은 줄은 몰랐어. 박시준이 사고를 당하기 전까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거든."박시준이 사고를 당하기 전, 진아연은 박시준에게 시종일관 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이해가 안 돼요." 한이가 울적한 목소리로 말했다."넌 당연히 이해가 안 되겠지. 넌 여자애들과 대화를 해본 적도 없잖아?" 마이크가 침대 옆에 앉아 한이를 놀리며 말했다. "한번 상상해 봐. 엄마가 다치기라도 할까 봐 겁나지? 평생 엄마랑 함께 지내고 싶지? 그런데 나중에 너한테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넌 그 사람도 지켜주고 싶을 거야. 그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어질 테고.""오글거려요."
"잠이 안 오시면 인터넷에 업로드된 영상들을 전부 삭제해 주세요. 내일 일어났는데, 엄마가 신문 헤드라인에 나타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네요.""그래. 지금 바로 처리할게."강민이 강씨 저택에서 나올 즘, 이미 새벽 1시가 되었고강도평은 그녀에게 하루 묵고 떠나라고 말했지만, 강민은 바로 거절했다.강민은 원래부터 강도평이 싫었지만 강도평이 곧 조명주와 결혼한다는 소식에 더욱 싫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강도평의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싫은 티를 낼 수 없었다.만약 어쩔 수 없이 한 지붕 아래 살게 된다면 강민은 아마 미쳐버릴 것이다.그녀는 강도평에게 사람을 보내 B국 자기 집까지 호송을 부탁했고집에 도착했을 즘, 거의 새벽 2시가 되었지만전혀 졸리지 않았다.이때 엄마가 갑자기 그녀에게 연달아 메시지를 보내 상황을 물었고이에 강민은 바로 엄마에게 연락했다."엄마, 강도평 씨는는 그냥 진명 그룹을 원할 뿐이고 딸인 저는 안중에도 없어요." 강민은 얘기할수록 화가 나는지 언성을 높였다. "그 사람한테 저는 그냥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도구일 뿐이에요. 이제 73세인데, 왜 아직도 이익만 추구하는 걸까요? 왜 가족에게 신경도 쓰지 않냐고요?"이는 강민이 강도평을 만나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73세 노인은 어찌 보면 인생 반을 넘게 살았다고 볼 수 있지만 왜 그한테서 한 톨의 진심과 자비조차 보이지 않을까?"강민아, 엄마는 30년 전에 그와 만난 후로 더는 만난 적이 없어." 강민의 어머니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강도평 씨는 호색한이지만, 이는 남에게 말 못 할 병 때문에 그러는 거야. 엄마가 전에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이런 사람들은 보통 정서적으로 비뚤어진 사람이야.""네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지 않았다면, 나 또한 절대 너를 그 사람한테 보내지 않았을 거야. 솔직히 엄마도 강도평 씨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엄마, 방금 말 못 할 병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것 때문에 아이를 적게 낳은
사실 진아연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머릿속에 박시준과 함께 했던 나날들이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괴로웠고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만약 마이크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마 계속 슬픈 추억을 되살리며 멍하니 있었을 것이다."그래도 우리 한이 형이 실력이 대단하다니까. 난 조명주 씨를 조사할 생각도 없었는데, 한이 형이 갑자기 이상한 부분을 캐치했다니까." 흥분한 마이크는 진아연의 침대 옆에 앉아 말을 이었다. "강도평 씨와 조명주 씨가 어떤 사이인 줄 알아?"진아연: "강도평 씨는 두 사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했어.""조명주 씨가 강도평 씨의 투자로 회사를 세웠는데 말이야. 이상한 건, 회사가 돈을 벌기는커녕 매년 엄청난 돈을 쓰고 있거든. 그런데 강도평 씨가 조명주 씨에게 매년 빠짐없이 돈을 바치는 이유가 뭔지 알아? 너도 알다시피 강도평 씨는 아주 현실적인 사람이잖아. 자기 친자식한테도 인색한 양반이 왜 다른 연자한테 이리 잘해주는지 이상하지 않아?"진아연은 그의 말을 끊지 않고 진지한 모습으로 바라봤다."우리 한이 형이 그 회사를 조사했는데, 주로 의학 연구를 진행하는 회사였어.""의학 연구? 어떤 분야의 연구야?" 진아연은 마이크가 말을 하지 않자 바로 그에게 물었지만마이크는 고개를 저으면서 답했다. "아직 몰라. 하지만 네트워크 보안에 공을 엄청 들였는지 한이 형이 아무리 애를 써도 뚫을 수가 없었어. 꽤 신비로운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아? 아무래도 단순한 회사는 아니라고 생각해."진아연은 마이크의 분석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강도평 씨가 조명주 씨를 매우 존경하는 것 같았어. 겉으로는 조명주 씨가 강도평 씨의 돈을 쓰는 것 같지만, 왠지 강도평 씨가 조명주 씨한테 도움을 청하고 있는 듯 해. 그러니까 조명주 씨의 회사는 분명 어떤 문제가 있을 거야!""그래. 한이 형과 나도 똑같은 생각이야." 마이크는 계속해 자기의 추측을 말했다. "그리고 강도평 씨는 여자를 좋아하지 남자를 좋아하지 않잖아. 그러니까 박시준
마이크는 그녀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래서 두 사람 무음 버튼 잘못 눌러서 그렇게 큰 오해를 일으켜 서로 3년 동안 미워했던 거야? 물론 이보다 더 비참한 건, 네가 진명 그룹을 포기한 이유로 박시준 씨가 진명 그룹을 강민 씨에게 줬다는 사실이지만, 두 사람 자칫하면 강민 씨 때문에 죽을 뻔했잖아! 진짜 대단하다! 사람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할 거 같은데?!"마이크는 너무 심하게 말하지 않았나 싶어서 다시 말을 이었다. "물론 다 지난 일들이야. 더는 그런 일로 울지 않아도 돼. 그래도 오해를 풀고 두 사람 화해했잖아? 그게 무슨 뜻이겠어?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곤경에 처해도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라는 뜻이야."진아연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옷장에서 옷을 꺼내 화장실로 들어갔다.마이크는 그녀가 대답이 없자 방에서 나와 거실로 향했고 밖에 웬 사람들이 서 있는 걸 보자밖으로 향했고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바로 강훈이었다.다만 경호원은 강훈이 들어오지 못하고 문을 막고 있었다."그냥 들여보내세요." 이때 마이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다만 다른 분들은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경호원은 마이크의 말에 바로 문을 열어줬고강훈은 마이크를 보자 바로 부탁했다. "죄송한데 선물들 좀 들어주실래요? 저 혼자는 무리인 것 같아서 말이죠.""이런 것들은 왜 들고 왔어요?" 마이크는 바닥에 놓인 선물들을 보며 싫은 티를 팍팍 냈다."어제 제 큰 형 때문에 진아연 씨가 다쳤잖아요? 그래서 아빠가 진아연 씨한테 너무 미안해서 저를 보냈죠." 강훈은 말하면서 마당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진아연 씨는요? 괜찮으신 거죠?""어제 공항에서 당신 누나인 강민 씨를 죽이려 했는데, 몰랐어요?" 마이크는 차가운 표정으로 답했다. "진아연은 괜찮아요. 그리고 이런 물건들은 필요 없으니까 다시 가져가세요.""무사하다니 다행이에요. 그런데 어제 연락할 때 계속 울어서 저도 그 때문에 밤새 자지 못했어요." 강훈은 걱정
"마이크, 너 자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진아연은 두 사람이 서로 얼굴을 붉히는 모습에 바로 나서서 마이크를 말렸다. "일단 가서 쉬고 있어! 나 오늘 집에 있을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알았어. 확실히 졸리긴 해." 마이크는 말하면서 다시 기성이에게 다가가 지시했다. "거실에 있어요. 누가 자리를 비켜달라고 해도 여기에 있어요. 아니면 강훈 씨만 따라다니면서 지켜봐 주세요."이에 기성이는 우렁찬 목소리로 답했다. "알겠습니다!"마음이 놓인 마이크는 방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고 기성이는 거실에 서서 강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이에 강훈은 몹시 불편했지만, 이대로 떠날 생각은 없었다.강훈이 소파에 앉자 가정부가 다가와 그한테 뭘 마시고 싶은지 물었다."저는 물 한 컵이면 됩니다." 강훈은 고개를 돌려 진아연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어제 밤새 자지 않았죠? 얼굴이 하얗고 눈도 충혈됐네요. 왠지 좀 무서운데요."진아연은 그의 말에 맞장구칠 생각 없었고가정부는 강훈에게 물컵을 가져다주면서 진아연의 아침도 함께 가져왔다.진아연은 우유를 한 모금 마시면서 바로 강훈에게 물었다."어제 저한테 강민에 관한 일들을 물어보셨잖아요? 혹시 당신 아버지께서 강씨 집안의 재산을 두 사람한테 물려줄 생각이에요?"강훈은 진아연의 말에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어서 말이죠. 그런데 어젯밤 강민 씨를 데리러 공항까지 직접 가셨어요. 솔직히 자식들 중에서 이런 대우를 받은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어요.""사실 어젯밤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특수 상황이죠. 당신 아버지가 마중 나오지 않았다면 제가 강민 씨를 잡았을 겁니다." 진아연은 컵을 내려놓고 빵을 먹으면서 말을 이었다."네...""그녀 때문에 저와 박시준 씨가 Y국에서 사고를 당했던 거예요.""그건 들었어요. 사실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격은 강도평 씨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녀에 관한 소식들을 접했었는데, 모두 그녀와 박시준 씨가 함께 있었을 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