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는 방에서 나오자마자 한이와 마주쳤다.두 사람은 말없이 주방을 향해 걸어갔다."너희 엄마가 괜찮다고는 하지만 얼굴이 온통 창백했어. 분명 출혈이 심했을 거야." 마이크가 낮게 속삭였다."그 늙은이를 가만두지 않겠어요!" 한이가 어두운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그 문제는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해. 너희 아빠가 아직 그의 손에 있잖아. 그러니 지금 우리는 매우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수밖에 없어." 마이크가 날카롭게 상황을 분석하며 말했다. "지금 너희 엄마가 아빠 때문에 속앓이가 심하잖아. 우린 우선 박시준을 숨긴 장소를 찾은 다음, 박시준을 구해낼 방법을 생각해야 해. 박시준을 구하고 나면, 강도평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전혀 걱정할 게 없을 거야."침실 안.진아연은 아무렇게나 몸을 닦은 뒤,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방에서 나왔다.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그녀가 침대 옆으로 걸어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강도평에게서 온 전화였다.그녀는 깊게 심호흡을 한 다음 전화를 받았다."진 아가씨, 별일 없습니까? 성환이가 갑자기 칼을 들고 날뛰는 바람에 다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놈의 자식이 정말 미쳤나 봅니다!" 강도평이 욕을 퍼부으며 진아연에게 사과했다. "진 아가씨, 정말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몸은 좀 어떠십니까? 아니, 이럴 게 아니라, 지금 어디세요? 제가 찾아 뵙지요.""전 괜찮습니다, 강 회장님. 시간이 늦었으니, 댁에서 편히 쉬세요!" 진아연이 침대 옆에 앉았다. 감정은 이미 많이 가라앉은 상태였다."그럼, 내일 찾아 뵙겠습니다. 사시는 곳이 어디죠? 주소를 알려줄 수 있겠습니까? 제가 정말 죄송해서 그래요. 훈이도 이번 일을 듣고 나서, 정말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훈이가 아가씨에게 전화하려던 걸, 제가 직접 하는 편이 더 진심이 전해질 것 같아 말렸습니다."강도평이 진심으로 말했다.진아연은 강도평에게 자기 주소를 알려준 다음 전화를 끊었다.강도평이 지금까지 이룬 업적은, 확실히 그의 완벽한 철면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이하늘은 라엘이의 초대에 흔쾌히 동의했다."선생님, 우리 집에 오시면 안 돼요? 저번에 오셨을 때는 제대로 대접해 드리지 못했잖아요!"이하늘: "그래도 괜찮을까?""선생님, 그냥 편하게 오셔도 돼요! 오늘 기성 삼촌이 쉬는 날이라, 제가 외출하기 좀 힘들거든요. 엄마가 외출할 땐 반드시 기성 삼촌이랑 같이 가야 한다고 당부하셨어요.""너희 집에 경호원은 기성 씨 한 명뿐이야?""당연히 아니죠! 그렇지만 전 기성 삼촌과 제일 친하거든요. 기성 삼촌이 곁에 없으면 전 외출하고 싶지 않아요.""알았어! 그럼, 선생님이 그쪽으로 갈게." 이하늘은 라엘이의 초대를 받은 것이 매우 영광이었다.한 시간 후, 이하늘이 과일 한 봉지를 들고 박씨 가문이 사는 단지에 도착했다.기성이 단지 입구에 그녀를 데리러 나왔다.기성을 보자, 이하늘이 조금 놀라며 물었다: "라엘이 말로는 오늘 쉬는 날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아닌가요?""맞아요. 라엘 아가씨가 선생님과 약속한 직후에, 지성 도련님께서 조르는 탓에 놀러 나갔거든요. 그래서 라엘 아가씨가 선생님을 맞아달라고 저를 불렀어요." 기성이 대답하며 그녀의 손에 들린 과일을 받아 들었다."제가 괜히 번거롭게 해 드린 거 아니에요? 오늘 라엘이가 바쁘면, 전 이만 돌아가도 괜찮아요.""여기까지 오셨는데, 잠깐 놀다 가세요!" 기성이 성큼성큼 걸어 길을 안내했다.이하늘이 빠른 걸음으로 그의 뒤를 따랐다."기성 씨, 저 좀 기다려 주시면 안 돼요?" 이하늘은 걷는 동안 온 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기성이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그녀를 바라보며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업어드릴까요?"이하늘: "...""아니면 여기서 잠깐 기다리시겠어요? 제가 가서 차를 가져올게요." 기성은 걸음이 빠른 편이라, 이하늘의 체력이 그와 같지 않다는 걸 잊었다.이하늘이 얼굴을 붉히며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조금만 천천히 가주시면 돼요. 오늘은 주말이니 급한 일도 없잖아요. 그러니 그렇게 서두를 필요도 없죠.""라엘 아가씨는
가족들에게 죄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녀는 적어도 더 이상 양심에 거리낄 것이 없었다.기성은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 아가씨, 방금 이하늘 씨가 저한테 말하길, Y국에서 아가씨와 대표님 해하려던 계획은 모두 강민의 소행인 것 같다고 합니다." 기성은 이하늘에게 들은 내용을 진아연에게 알렸다. "이하늘 씨가 강민이 전화로 Y국에 있는 사람과 내통하는 걸 들었다고 해요."진아연은 침대에 누워 전화를 받고 있다가, 휴대폰을 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사실 내심 이번 일이 강민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지는 오래였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다는 말을 들은 지금, 가슴이 칼에 찔린 것처럼 고통스러웠다.강민을 회사에 들인 건 박시준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 박시준은 강민을 진명 그룹의 책임자 자리에 앉혔다.그런데 강민은 오히려 그들을 모두 죽이려 했다!이게 무슨 아이러니한 상황이란 말인가!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었다!이 모든 일을 꾸민 게 강민이라는 걸 박시준이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었다."당장 강민을 잡아 오세요! 그리고 시준 씨의 행방을 알아내세요!" 진아연이 낮게 읊조렸다."알겠습니다!" 그녀의 지시에, 기성이 성큼성큼 박씨 가문으로 향했다.돌아오는 길에, 기성은 이번 일을 성빈에게도 알렸다.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소식에 성빈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나도 함께 가지! 그 여자가 어디 사는지 내가 알고 있어!""저도 그 여자가 사는 곳을 알고 있습니다. 그 여자의 사촌 동생이 지금 저와 함께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안내를 부탁했습니다.""알았어, 먼저 가 있어, 나도 곧 따라갈 테니!" 성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정말 대담한 여자다!어떻게 감히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단 말인가?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완전무결해, 영원히 들키지 않을 거로 생각한 걸까?기성은 이하늘을 데리고 박씨 가문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기성은 곧바로 차를 몰아
진아연: "어쨌든 그 여자는 선생님의 사촌 언니잖아요. 왜 바로 말씀해 주지 못하셨는지 저도 이해해요. 귀국하면 직접 만나서 감사 인사드릴게요.""아니에요, 그러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어서 박 대표님을 찾아 돌아오시길 바랄 뿐이에요. 그래야 기분이 좀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네, 우린 반드시 시준 씨를 찾아낼 거예요."......잠시 후, 성빈은 공항의 소식통을 통해 강민의 동향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성빈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연 씨, 강민이 B국으로 향했대요! 한 시간 후면 도착할 거예요. 어서 공항으로 가서 그 여자 막아요!"진아연이 휴대폰을 쥐고 방에서 나왔다.인기척을 들은 아주머니가 걸어 나왔다."진 아가씨, 어디 가시려고요? 지금 다치셨잖아요?" 차 키를 챙기는 그녀를 본 아주머니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주머니의 말소리에 마이크가 방에서 나왔다."아연아, 나가려고?""공항에 가야 해! 강민이 탄 비행기가 곧 공항에 도착할 거야!""강민? 그 사람이 왜?" 마이크가 그녀의 팔을 잡고 물었다. "네 배의 상처는 잊어버린 거야? 넌 나가면 안 돼!""꼭 가야 해! 나와 시준 씨가 Y국에서 죽을 뻔했던 게, 모두 강민의 소행이었어! 강민의 사촌 동생이 강민이 전화로 이번 꿍꿍이를 벌이는 걸 직접 들었대!" 진아연이 현관으로 걸어가 다급히 신발을 갈아 신었다.그런 그녀를 따라 마이크도 신발을 갈아 신었다."강민... 아무래도 강민이 강도평의 딸이 맞는 것 같아." 마이크가 방금 알아낸 정보를 진아연에게 말했다. "오늘 밤에 알아냈어. 원래는 내일 알려줄 생각이었는데.""놀랄 것도 없지..." 진아연은 누군가 심장을 세게 움켜쥐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준 씨와 내가 갇혀있던 그 지하실은, 보통 사람이라면 도무지 찾기 힘든 위치였어. 그 꿍꿍이를 벌인 장본인이 아니라면 말이야!""아연아, 넌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공항에는 내가 경호원들과 함께 가서 그 여자를 만나고 올게!" 마이크는 그녀의 상처가 덧날까
"진 아가씨,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죠? 진 아가씨도 공항에 마중하실 분이 있어 나오셨나요?" 갑자기 뒤에서 강도평의 목소리가 들렸다.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강도평이 많은 경호원을 대동해 다가오고 있었다."강 회장님, 공항에 오시는데 이렇게 많은 경호원을 대동하셨네요. 공항에 깡패라도 있나 보죠?" 마이크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강도평이 웃으며 대답했다: "공항에는 사람이 많지요. 전 사람이 많은 곳에 갈 때는, 늘 많은 경호원을 데리고 다닙니다." 강도평이 대답하며, 그들이 데리고 온 경호원을 훑어보았다. "두 분께서 데리고 오신 경호원 수도 적지 않은 것 같은데요."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강민이 강도평의 앞에 다가와 멈춰서더니 작게 속삭였다: "아버지, 데리러 와주셔서 감사해요."강도평이 옆에 있던 부하에게 눈짓하자, 부하가 곧바로 강민의 손에서 캐리어를 가지고 왔다.강도평이 강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넌 내 딸이잖니. 널 데리러 오는 길은 전혀 수고롭지 않단다."그들의 대화를 듣자, 진아연은 가슴이 칼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강도평이 강민을 이렇게 낚아채다니, 진아연은 화가 치밀었다!그녀가 이성을 잃고, 강민에게 달려들어 강민의 팔을 꽉 붙잡았다."시준 씨는 어디 있죠? 그 사람 지금 어디에 있어요?!"진아연의 히스테릭한 고함은, 주변의 모든 사람을 놀라게 했다.그녀는 가녀린 체구에 지금 배에 상처까지 입었다. 그런 그녀가 강도평의 보호 구역 안에서 강민을 잡아챈 것이었다!이를 본 강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강민을 다시 데려오려 다급히 달려왔다.하지만 진아연 측의 경호원들이 강씨 가문의 경호원들을 가로막았다.두 세력이 맞붙자, 현장의 분위기는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한 수류탄처럼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맴돌았다.강도평이 곧바로 경호원들을 제지했다. "지금 뭣들 하는 거야? 진 아가씨한테 오해가 있는 거겠지! 여긴 공항이니, 진 아가씨도 함부로 행동하진 않으실 거야."강민은 곁눈질로 강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아버지의 곁으로
"전 당신 사촌 동생한테 들었다고 한 적 없어요!" 진아연은 이하늘을 팔아먹지 않았다. "제가 지금 이곳에 당신을 막으러 온 건, 그만큼 확실한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에요... 강민 씨, 당신은 나와 시준 씨를 죽이고, 진명 그룹을 차지할 생각이었겠죠! 그럴싸한 계획이었어요! 제가 죽지 않고 살아나 유감이네요!""제 사촌 동생이 아니면,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었단 말이에요?! 진아연 씨, 증거가 있으면 어디 그 증거를 내놓아 보세요! 제가 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세요! 하지만 증거도 없이 이렇게 경호원을 대동해 저를 붙잡아 놓고 있는 거라면, 명백한 불법 행위인 줄 아세요!"강민은 '불법'이라는 두 글자에 더욱 힘을 주며, 큰 소리로 쩌렁쩌렁 고함쳤다.강민의 기세등등한 목소리에, 진아연은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렸다!자신과 박시준이 Y국에서 한 고생과, 지금 박시준은 생사조차 불분명한데다, 무슨 고통을 겪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배후의 주동자를 눈앞에 두고서도, 자신에게 법적으로 대응할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걸 생각하면... 그녀는 더욱 침착할 수 없었다!"불법 행위면 뭐요? 당신도 불법 행위를 저질렀잖아요?! 당신도 두려운 게 없듯, 나도 마찬가지예요!" 진아연이 한 손으로 강민의 목을 세게 졸랐다!그러자 강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변하며 호흡이 가빠졌다!마이크의 눈에 주변의 많은 사람이 휴대폰을 꺼내어 몰래 사진을 찍는 것이 들어왔다. 마이크는 일이 커졌다가 결과가 좋지 않을까 걱정되었다.그들에게는 증거가 없었다. 만약 진아연이 정말로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강민을 목 졸라 죽여버리기라도 한다면, 논란이 커질 것이고, 소송이 불가피할 것인데, 그건 그들에게도 전혀 득 될 것이 없었다.강민을 죽여버리고 싶다면, 돌아가 계획을 세우면 그만이었다."아연아, 그만 해. 이 여자를 죽이고 싶더라도, 네가 직접 나서서는 안 돼" 마이크가 진아연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굳이 네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잖아?""시준 씨
"협력이 아니야." 강도평이 강민의 말을 바로잡았다. "네가 날 대신해 일을 처리하는 거지. 네가 일을 잘 처리한다면, 내가 너에게 상을 줄거다. 하지만 만약 네가 일을 망친다면, 앞으로 누가 널 죽이려는 상황이 와도, 네 살길은 네가 알아서 찾아야 할 거야."강도평의 차가운 말에, 강민은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당시 어머니가 강도평의 곁을 떠난 이유가 있었다.지금까지는 어머니가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은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 보니 어머니가 강도평의 곁을 떠난 건, 강도평의 곁에서 마주하게 될 온갖 위험이 얻게 될 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 분명했다."왜 아무 대답이 없지?" 강도평이 그녀를 곁눈질로 흘끗 바라보았다.강민의 얼굴에서 알랑거리던 표정이 싹 사라졌다. 지금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차분해 보였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강도평 씨, 제가 박시준과 진아연을 죽일 계획을 세운 건 맞지만, 진아연은 죽지 않았어요. 만약 당신이 박시준을 그 지하실에서 데려가지 않았다면, 박시준은 진아연과 함께 구조되었겠죠. 박시준을 데려간 게 당신이라는 걸 제가 진아연에게 말하면, 진아연이 노리는 게 정말 저 하나뿐일까요?"강민은 더 이상 '아버지'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지금 나를 협박하는 건가?" 강도평이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녀를 겁주었다."드림 메이커 그룹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강민이 그의 주름살 가득한 얼굴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드림 메이커 그룹은 진아연이 만든 거예요. 지금 B국에서 당신의 세력이 진아연보다 더 클 거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적을 과소평가하면, 오히려 죽음을 더 앞당길 뿐이에요! 왕은지가 죽은 것도 당연하죠. 왕은지는 진아연의 손에 죽었어요. 왕은지가 사망한 날이 마침 진아연 어머니의 기일이었거든요."강도평은 이 일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강민의 말을 집중해서 들었다."지금 박시준은 당신 손에 있죠. 박시준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 행동
공항에서 많은 에너지를 쏟은 탓에, 지금 그녀는 온몸이 으스스하고 기운이 없었다. 머리도 핑 도는 듯했다.그녀는 자신이 죽는 한이 있어도, 하루빨리 박시준을 구해내고 싶었다.하지만 증거도 없고, 박시준이 있는 곳도 알지 못하니, 그녀는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그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휴대폰 벨 소리에 그녀는 정신이 확 깨었다.그녀가 더듬더듬 휴대폰을 집어 들어, 전화를 받았다."진아연, 우리 형이 휘두른 칼에 찔렸다는 소식 들었어. 괜찮아? 아버지가 부르셔서 저녁에 본가에 갔다가, 이제야 집에 돌아오는 길이야." 강훈은 내내 진아연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고 싶었지만, 본가에서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너희 형이 나를 찔렀다기보단, 너희 아버지가 나를 죽이려고 했다고 하는 게 맞지." 진아연의 목소리가 차가웠다."그래, 나도 알아. 오늘 조명주 씨와 대화를 나눴는데, 나더러 농담조로 강민을 조심하라고 하더라. 강민이 똑똑하고 유능하다며, 아버지가 강민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신다고 말이야... 난 이해가 안 돼. 도대체 강민이 어떻게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지? 넌 나보다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게 더 많겠지?" 강훈이 물었다.진아연은 감정이 조금 격해져, 실수로 무음 버튼을 눌렀다."내가 그 여자에 대해 좀 알긴 하지! 그 여자는 야심 찬 데다, 음흉하고 악랄한 사람이야! 그 여자는 시준 씨를 유혹하는 걸 실패하자, 킬러를 고용했어! 게다가 나까지 죽이고 진명 그룹을 차지해, 진명 그룹의 대표 자리에 앉으려고 했지! 나와 시준 씨가 Y국에서 죽을 뻔한 게, 다 그 여자가 꾸민 짓이었던 거야!"여기까지 말하자, 진아연은 상처 부위에서 다시 찢어질 듯한 심한 고통이 느껴졌다.방금 말을 할 때 너무 힘을 준 탓에, 상처 부위에 압력이 가해진 것이다.그녀가 말을 멈추고 고통스러운 숨을 내쉬었다."진아연... 왜 대답이 없어? 내가 쉬는 걸 방해한 거야? 지금 시간이 좀 늦긴 했지. 내가 내일 찾아갈게,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