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에게 죄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녀는 적어도 더 이상 양심에 거리낄 것이 없었다.기성은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 아가씨, 방금 이하늘 씨가 저한테 말하길, Y국에서 아가씨와 대표님 해하려던 계획은 모두 강민의 소행인 것 같다고 합니다." 기성은 이하늘에게 들은 내용을 진아연에게 알렸다. "이하늘 씨가 강민이 전화로 Y국에 있는 사람과 내통하는 걸 들었다고 해요."진아연은 침대에 누워 전화를 받고 있다가, 휴대폰을 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사실 내심 이번 일이 강민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지는 오래였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다는 말을 들은 지금, 가슴이 칼에 찔린 것처럼 고통스러웠다.강민을 회사에 들인 건 박시준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 박시준은 강민을 진명 그룹의 책임자 자리에 앉혔다.그런데 강민은 오히려 그들을 모두 죽이려 했다!이게 무슨 아이러니한 상황이란 말인가!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었다!이 모든 일을 꾸민 게 강민이라는 걸 박시준이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었다."당장 강민을 잡아 오세요! 그리고 시준 씨의 행방을 알아내세요!" 진아연이 낮게 읊조렸다."알겠습니다!" 그녀의 지시에, 기성이 성큼성큼 박씨 가문으로 향했다.돌아오는 길에, 기성은 이번 일을 성빈에게도 알렸다.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소식에 성빈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나도 함께 가지! 그 여자가 어디 사는지 내가 알고 있어!""저도 그 여자가 사는 곳을 알고 있습니다. 그 여자의 사촌 동생이 지금 저와 함께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안내를 부탁했습니다.""알았어, 먼저 가 있어, 나도 곧 따라갈 테니!" 성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정말 대담한 여자다!어떻게 감히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단 말인가?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완전무결해, 영원히 들키지 않을 거로 생각한 걸까?기성은 이하늘을 데리고 박씨 가문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기성은 곧바로 차를 몰아
진아연: "어쨌든 그 여자는 선생님의 사촌 언니잖아요. 왜 바로 말씀해 주지 못하셨는지 저도 이해해요. 귀국하면 직접 만나서 감사 인사드릴게요.""아니에요, 그러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어서 박 대표님을 찾아 돌아오시길 바랄 뿐이에요. 그래야 기분이 좀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네, 우린 반드시 시준 씨를 찾아낼 거예요."......잠시 후, 성빈은 공항의 소식통을 통해 강민의 동향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성빈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연 씨, 강민이 B국으로 향했대요! 한 시간 후면 도착할 거예요. 어서 공항으로 가서 그 여자 막아요!"진아연이 휴대폰을 쥐고 방에서 나왔다.인기척을 들은 아주머니가 걸어 나왔다."진 아가씨, 어디 가시려고요? 지금 다치셨잖아요?" 차 키를 챙기는 그녀를 본 아주머니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주머니의 말소리에 마이크가 방에서 나왔다."아연아, 나가려고?""공항에 가야 해! 강민이 탄 비행기가 곧 공항에 도착할 거야!""강민? 그 사람이 왜?" 마이크가 그녀의 팔을 잡고 물었다. "네 배의 상처는 잊어버린 거야? 넌 나가면 안 돼!""꼭 가야 해! 나와 시준 씨가 Y국에서 죽을 뻔했던 게, 모두 강민의 소행이었어! 강민의 사촌 동생이 강민이 전화로 이번 꿍꿍이를 벌이는 걸 직접 들었대!" 진아연이 현관으로 걸어가 다급히 신발을 갈아 신었다.그런 그녀를 따라 마이크도 신발을 갈아 신었다."강민... 아무래도 강민이 강도평의 딸이 맞는 것 같아." 마이크가 방금 알아낸 정보를 진아연에게 말했다. "오늘 밤에 알아냈어. 원래는 내일 알려줄 생각이었는데.""놀랄 것도 없지..." 진아연은 누군가 심장을 세게 움켜쥐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준 씨와 내가 갇혀있던 그 지하실은, 보통 사람이라면 도무지 찾기 힘든 위치였어. 그 꿍꿍이를 벌인 장본인이 아니라면 말이야!""아연아, 넌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공항에는 내가 경호원들과 함께 가서 그 여자를 만나고 올게!" 마이크는 그녀의 상처가 덧날까
"진 아가씨,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죠? 진 아가씨도 공항에 마중하실 분이 있어 나오셨나요?" 갑자기 뒤에서 강도평의 목소리가 들렸다.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강도평이 많은 경호원을 대동해 다가오고 있었다."강 회장님, 공항에 오시는데 이렇게 많은 경호원을 대동하셨네요. 공항에 깡패라도 있나 보죠?" 마이크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강도평이 웃으며 대답했다: "공항에는 사람이 많지요. 전 사람이 많은 곳에 갈 때는, 늘 많은 경호원을 데리고 다닙니다." 강도평이 대답하며, 그들이 데리고 온 경호원을 훑어보았다. "두 분께서 데리고 오신 경호원 수도 적지 않은 것 같은데요."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강민이 강도평의 앞에 다가와 멈춰서더니 작게 속삭였다: "아버지, 데리러 와주셔서 감사해요."강도평이 옆에 있던 부하에게 눈짓하자, 부하가 곧바로 강민의 손에서 캐리어를 가지고 왔다.강도평이 강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넌 내 딸이잖니. 널 데리러 오는 길은 전혀 수고롭지 않단다."그들의 대화를 듣자, 진아연은 가슴이 칼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강도평이 강민을 이렇게 낚아채다니, 진아연은 화가 치밀었다!그녀가 이성을 잃고, 강민에게 달려들어 강민의 팔을 꽉 붙잡았다."시준 씨는 어디 있죠? 그 사람 지금 어디에 있어요?!"진아연의 히스테릭한 고함은, 주변의 모든 사람을 놀라게 했다.그녀는 가녀린 체구에 지금 배에 상처까지 입었다. 그런 그녀가 강도평의 보호 구역 안에서 강민을 잡아챈 것이었다!이를 본 강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강민을 다시 데려오려 다급히 달려왔다.하지만 진아연 측의 경호원들이 강씨 가문의 경호원들을 가로막았다.두 세력이 맞붙자, 현장의 분위기는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한 수류탄처럼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맴돌았다.강도평이 곧바로 경호원들을 제지했다. "지금 뭣들 하는 거야? 진 아가씨한테 오해가 있는 거겠지! 여긴 공항이니, 진 아가씨도 함부로 행동하진 않으실 거야."강민은 곁눈질로 강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아버지의 곁으로
"전 당신 사촌 동생한테 들었다고 한 적 없어요!" 진아연은 이하늘을 팔아먹지 않았다. "제가 지금 이곳에 당신을 막으러 온 건, 그만큼 확실한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에요... 강민 씨, 당신은 나와 시준 씨를 죽이고, 진명 그룹을 차지할 생각이었겠죠! 그럴싸한 계획이었어요! 제가 죽지 않고 살아나 유감이네요!""제 사촌 동생이 아니면,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었단 말이에요?! 진아연 씨, 증거가 있으면 어디 그 증거를 내놓아 보세요! 제가 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세요! 하지만 증거도 없이 이렇게 경호원을 대동해 저를 붙잡아 놓고 있는 거라면, 명백한 불법 행위인 줄 아세요!"강민은 '불법'이라는 두 글자에 더욱 힘을 주며, 큰 소리로 쩌렁쩌렁 고함쳤다.강민의 기세등등한 목소리에, 진아연은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렸다!자신과 박시준이 Y국에서 한 고생과, 지금 박시준은 생사조차 불분명한데다, 무슨 고통을 겪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배후의 주동자를 눈앞에 두고서도, 자신에게 법적으로 대응할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걸 생각하면... 그녀는 더욱 침착할 수 없었다!"불법 행위면 뭐요? 당신도 불법 행위를 저질렀잖아요?! 당신도 두려운 게 없듯, 나도 마찬가지예요!" 진아연이 한 손으로 강민의 목을 세게 졸랐다!그러자 강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변하며 호흡이 가빠졌다!마이크의 눈에 주변의 많은 사람이 휴대폰을 꺼내어 몰래 사진을 찍는 것이 들어왔다. 마이크는 일이 커졌다가 결과가 좋지 않을까 걱정되었다.그들에게는 증거가 없었다. 만약 진아연이 정말로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강민을 목 졸라 죽여버리기라도 한다면, 논란이 커질 것이고, 소송이 불가피할 것인데, 그건 그들에게도 전혀 득 될 것이 없었다.강민을 죽여버리고 싶다면, 돌아가 계획을 세우면 그만이었다."아연아, 그만 해. 이 여자를 죽이고 싶더라도, 네가 직접 나서서는 안 돼" 마이크가 진아연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굳이 네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잖아?""시준 씨
"협력이 아니야." 강도평이 강민의 말을 바로잡았다. "네가 날 대신해 일을 처리하는 거지. 네가 일을 잘 처리한다면, 내가 너에게 상을 줄거다. 하지만 만약 네가 일을 망친다면, 앞으로 누가 널 죽이려는 상황이 와도, 네 살길은 네가 알아서 찾아야 할 거야."강도평의 차가운 말에, 강민은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당시 어머니가 강도평의 곁을 떠난 이유가 있었다.지금까지는 어머니가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은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 보니 어머니가 강도평의 곁을 떠난 건, 강도평의 곁에서 마주하게 될 온갖 위험이 얻게 될 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 분명했다."왜 아무 대답이 없지?" 강도평이 그녀를 곁눈질로 흘끗 바라보았다.강민의 얼굴에서 알랑거리던 표정이 싹 사라졌다. 지금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차분해 보였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강도평 씨, 제가 박시준과 진아연을 죽일 계획을 세운 건 맞지만, 진아연은 죽지 않았어요. 만약 당신이 박시준을 그 지하실에서 데려가지 않았다면, 박시준은 진아연과 함께 구조되었겠죠. 박시준을 데려간 게 당신이라는 걸 제가 진아연에게 말하면, 진아연이 노리는 게 정말 저 하나뿐일까요?"강민은 더 이상 '아버지'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지금 나를 협박하는 건가?" 강도평이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녀를 겁주었다."드림 메이커 그룹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강민이 그의 주름살 가득한 얼굴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드림 메이커 그룹은 진아연이 만든 거예요. 지금 B국에서 당신의 세력이 진아연보다 더 클 거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적을 과소평가하면, 오히려 죽음을 더 앞당길 뿐이에요! 왕은지가 죽은 것도 당연하죠. 왕은지는 진아연의 손에 죽었어요. 왕은지가 사망한 날이 마침 진아연 어머니의 기일이었거든요."강도평은 이 일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강민의 말을 집중해서 들었다."지금 박시준은 당신 손에 있죠. 박시준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 행동
공항에서 많은 에너지를 쏟은 탓에, 지금 그녀는 온몸이 으스스하고 기운이 없었다. 머리도 핑 도는 듯했다.그녀는 자신이 죽는 한이 있어도, 하루빨리 박시준을 구해내고 싶었다.하지만 증거도 없고, 박시준이 있는 곳도 알지 못하니, 그녀는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그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휴대폰 벨 소리에 그녀는 정신이 확 깨었다.그녀가 더듬더듬 휴대폰을 집어 들어, 전화를 받았다."진아연, 우리 형이 휘두른 칼에 찔렸다는 소식 들었어. 괜찮아? 아버지가 부르셔서 저녁에 본가에 갔다가, 이제야 집에 돌아오는 길이야." 강훈은 내내 진아연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고 싶었지만, 본가에서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너희 형이 나를 찔렀다기보단, 너희 아버지가 나를 죽이려고 했다고 하는 게 맞지." 진아연의 목소리가 차가웠다."그래, 나도 알아. 오늘 조명주 씨와 대화를 나눴는데, 나더러 농담조로 강민을 조심하라고 하더라. 강민이 똑똑하고 유능하다며, 아버지가 강민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신다고 말이야... 난 이해가 안 돼. 도대체 강민이 어떻게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지? 넌 나보다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게 더 많겠지?" 강훈이 물었다.진아연은 감정이 조금 격해져, 실수로 무음 버튼을 눌렀다."내가 그 여자에 대해 좀 알긴 하지! 그 여자는 야심 찬 데다, 음흉하고 악랄한 사람이야! 그 여자는 시준 씨를 유혹하는 걸 실패하자, 킬러를 고용했어! 게다가 나까지 죽이고 진명 그룹을 차지해, 진명 그룹의 대표 자리에 앉으려고 했지! 나와 시준 씨가 Y국에서 죽을 뻔한 게, 다 그 여자가 꾸민 짓이었던 거야!"여기까지 말하자, 진아연은 상처 부위에서 다시 찢어질 듯한 심한 고통이 느껴졌다.방금 말을 할 때 너무 힘을 준 탓에, 상처 부위에 압력이 가해진 것이다.그녀가 말을 멈추고 고통스러운 숨을 내쉬었다."진아연... 왜 대답이 없어? 내가 쉬는 걸 방해한 거야? 지금 시간이 좀 늦긴 했지. 내가 내일 찾아갈게, 만나
강훈이 진아연의 울음소리를 뚜렷하게 들을 수 있듯, 진아연 역시 강훈의 말이 잘 들릴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그녀의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을 그저 들어주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그녀는 한참을 울고 난 뒤에야 통화가 계속 켜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가 다급히 말했다: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지..."이 말을 끝으로 그녀가 전화를 끊었다.끊어진 전화 통화를 바라보며, 강훈은 머리가 아팠다.방금 진아연이 한 말에서, 그녀가 예전에 박시준을 오해했었고, 그 사실을 오늘 밤에야 알아차렸다는 걸 헤아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박시준이 그녀의 곁에 있었다면, 그녀는 분명 박시준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하지만 박시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지금, 그녀는 오해가 풀릴수록 죄책감만 더해질 뿐이었다.마이크는 진아연의 방문 앞에 서서 서성이다가 어두운 표정으로 한이의 방문을 두드렸다.그들이 공항으로 떠날 때, 한이도 자기 방에서 나왔었다.하지만 한이는 그들과 함께 공항에 가지 않았다.마이크는 분명 한이가 아직 자고 있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방문을 열자, 한이는 역시 깨어 있었다."너희 엄마가 방에서 혼자 울고 있어." 마이크가 한이 곁으로 걸어가 힘없이 말했다. "박시준에 대한 감정이 저렇게 깊은 줄은 몰랐어. 박시준이 사고를 당하기 전까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거든."박시준이 사고를 당하기 전, 진아연은 박시준에게 시종일관 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이해가 안 돼요." 한이가 울적한 목소리로 말했다."넌 당연히 이해가 안 되겠지. 넌 여자애들과 대화를 해본 적도 없잖아?" 마이크가 침대 옆에 앉아 한이를 놀리며 말했다. "한번 상상해 봐. 엄마가 다치기라도 할까 봐 겁나지? 평생 엄마랑 함께 지내고 싶지? 그런데 나중에 너한테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넌 그 사람도 지켜주고 싶을 거야. 그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어질 테고.""오글거려요."
"잠이 안 오시면 인터넷에 업로드된 영상들을 전부 삭제해 주세요. 내일 일어났는데, 엄마가 신문 헤드라인에 나타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네요.""그래. 지금 바로 처리할게."강민이 강씨 저택에서 나올 즘, 이미 새벽 1시가 되었고강도평은 그녀에게 하루 묵고 떠나라고 말했지만, 강민은 바로 거절했다.강민은 원래부터 강도평이 싫었지만 강도평이 곧 조명주와 결혼한다는 소식에 더욱 싫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강도평의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싫은 티를 낼 수 없었다.만약 어쩔 수 없이 한 지붕 아래 살게 된다면 강민은 아마 미쳐버릴 것이다.그녀는 강도평에게 사람을 보내 B국 자기 집까지 호송을 부탁했고집에 도착했을 즘, 거의 새벽 2시가 되었지만전혀 졸리지 않았다.이때 엄마가 갑자기 그녀에게 연달아 메시지를 보내 상황을 물었고이에 강민은 바로 엄마에게 연락했다."엄마, 강도평 씨는는 그냥 진명 그룹을 원할 뿐이고 딸인 저는 안중에도 없어요." 강민은 얘기할수록 화가 나는지 언성을 높였다. "그 사람한테 저는 그냥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도구일 뿐이에요. 이제 73세인데, 왜 아직도 이익만 추구하는 걸까요? 왜 가족에게 신경도 쓰지 않냐고요?"이는 강민이 강도평을 만나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73세 노인은 어찌 보면 인생 반을 넘게 살았다고 볼 수 있지만 왜 그한테서 한 톨의 진심과 자비조차 보이지 않을까?"강민아, 엄마는 30년 전에 그와 만난 후로 더는 만난 적이 없어." 강민의 어머니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강도평 씨는 호색한이지만, 이는 남에게 말 못 할 병 때문에 그러는 거야. 엄마가 전에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이런 사람들은 보통 정서적으로 비뚤어진 사람이야.""네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지 않았다면, 나 또한 절대 너를 그 사람한테 보내지 않았을 거야. 솔직히 엄마도 강도평 씨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엄마, 방금 말 못 할 병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것 때문에 아이를 적게 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