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매번 거짓말을 할 때마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꼈다.다행히 여소정은 이 질문을 마지막으로 하고 행복해하며 떠났다.진아연은 손을 들어 이마의 땀을 닦은 후 바로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이크는 망설임 없이 전화를 받으며 아첨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아연아, 메시지 봤어?””겁도 없이 어떻게 이런 농담을 할 수가 있어?” 진아연은 심호흡을 하고 계속해서 꾸짖었다. “강 건너 불구경 한다고 아주 신났어, 그치?””내가 무슨 강 건너 불구경한다고 그래? 나 B국에 있어서 박시준이 어떤 반응인지 전혀 볼 수도 없는데!” 마이크는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기왕 내가 이렇게 말했으니까, 사실대로 말하지 말고 오해하라고들 해! 박시준이 진심으로 널 되찾고 싶다면 네가 다른 사람한테 시집간다고 해도 알아서 방법을 찾겠지! 결심이 확고하지 못하다면 널 그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고.”진아연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나도 지운 씨를 위해서 더 좋은 사람 찾아봐도 괜찮을 것 같은데, 지운 씨도 누가 더 자기한테 잘 어울리는지 알 수도 있고.”마이크는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 “진아연! 이렇게 할 필요까지는 없잖아? 나도 다 널 도와주고 싶어서 그런 건데! 박시준이 비밀리에 차까지 주문해서 선물한 거 보면 너랑 다시 잘해보고 싶다는 의도 뻔하잖아. 근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허락할 수 있겠어? 전에 당했던 거 다 잊었어? 난 그냥 너 대신에 시험해 보는 것뿐이야, 그게 그렇게 안쓰러워? 그렇게 신경 쓰이면 박시준한테 전화해서 내가 거짓말했다고 다 말해!””또 뭐가 그렇게 서운해?” 진아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내가 화난 건 네가 날 가지고 농담한 거 말고 나랑 미리 상의도 없이 이렇게 일을 벌인 것도 있어! 나랑 먼저 상의할 수 없었어?””미리 상의했으면 못 할 게 뻔하지. 네가 허락할 리 없잖아!” 마이크가 말했다. “마음 편히 먹어! 박시준이 정말 질투하고 화난다고 해도 혼자 참아야지 뭐 어쩔 건데, 너 찾아가서 트집이라도 잡겠어?””
...여소정은 특수제작한 드림메이커의 새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차가 집앞에 도착한 후 여소정의 어머니가 손녀딸을 품에 안고 나왔다.”소정아! 이거 누구 차야? 너무 예쁘다!” 여소정 어머니의 외침소리를 듣고 하준기도 거실에서 나왔다.”아연이 차인데요! 아연이 남자친구가 선물해 준 차에요! 예쁘죠?” 여소정은 차에서 내린 후 휴대폰을 꺼내며 서둘러 하준기를 불렀다. “여보, 얼른 와서 사진 찍어줘요!”하준기는 ‘대박’이라고 외치며 성큼성츰 여소정에게 다가갔다.”이게 진아연 남자친구가 선물해 준 차라고!? 너무 멋진데!””맞아요! 아연이가 원하는 만큼 몰고 다니라고 했어요.” 여소정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연이가 저한테 다 말해줬어요. 드림메이커 대표랑 금방 만나기 시작해서 저한테 얘기 안 한 거예요. 대표님 아주 잘생겼어요, 내놓기 부끄러운 사람은 절대 아니에요!”여소정의 어머니는 실버 핑크색 새 차를 바라보며 볼수록 더 마음에 들었다: “너희들 괜한 걱정이야! 아연이가 사람 보는 눈이 어디 낮겠어? 드림메이커 대표라면 아주 뛰어난 인재일 텐데! 절대 박시준보다 못하진 않을 거야!””어머니 말이 맞아요, 저도 어머니랑 같은 생각이에요. 드림메이커의 대표 절대 평범한 사람은 아닐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아연이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박시준을 잊었겠어요?” 여소정은 웃으며 휴대폰을 하준기에게 건넸다. “여보, 이따 인스타그램에 올릴 거니까 사진 예쁘게 찍어줘요.”여소정은 차 옆에 서서 찰칵, 딸을 품에 안고 차 옆에서 찰칵, 다시 차에 앉아서 찰칵,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사진을 다 찍은 여소정은 곧바로 딸을 바닥에 놓고 휴대폰을 도로 가져와 사진을 한 장씩 넘겨보았다.”여보, 당신 이 새 차 운전해 보고 싶죠? 드라이브 한 바퀴 하고 오세요!” 여소정은 휴대폰을 들고 뽀샵에 집중했다. “어떤 모델로 할지도 생각해 봐요. 아연이가 남자친구한테 부탁해서 우리에게도 특수제작 해줄 수 있대요.”하준기의 눈은 삽시에 초롱초롱해졌다
여소정이 올린 아홉 장의 사진과 그녀가 올린 글을 보고 박시준은 삽시에 벼랑 끝에서 떨어진 기분이었다.여소정의 말은 진아연이 그녀에게도 특수제작한 차를 주문해 줄 수 있다는 뜻일까?박시준은 이런 생각과 함께 곧바로 하준기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준기는 차를 길가에 세우고 박시준의 전화를 받았다."시준 형."”진아연이 너희들에게 차 주문해 주겠다고 했어?” 그가 물었다.”그걸... 형이 어떻게 알았어?” 하준기는 궁금해하며 물었다.”여소정의 인스타그램 보고 알았지.” 박시준은 다시 물었다. “진아연이 어떻게 너희들을 도울 수 있는 거야? 준기야, 네가 알고 있는 것 다 사실대로 알려줘.”하준기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시준이 형, 정말 사실대로 듣고 싶어?””진아연 대체 드림메이커랑 무슨 관계야?” 박시준은 점차 인내심을 잃었다.하준기는 목청을 가다듬고 얘기했다: “아연 씨 드림메이커 대표랑... 연애해.” 하준기는 잠시 멈칫하다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지운이가 우리한테 말해줬어. 지운이는 마이크한테 들은 거고. 그니까 거짓은 아닐 거야.”박시준의 숨소리는 갑자기 거칠어졌다.”시준이 형, 오늘 소정이가 아연 씨 만나러 갔는데 아연 씨한테서 확인도 받았어. 진아연 확실히 드림메이커 대표랑 만나고 있어. 형도 얼른 진아연 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해!” 하준기는 박시준이 어떤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무척 당황했다.박시준이 자극을 받고 충동적인 일을 벌일까봐 걱정이 되었다.하준기가 말을 마친 후 박시준은 전화를 끊었다.”아빠! 저 누나랑 놀러 갈건데... 아빠도 우리랑 같이 나가요!” 지성이는 라엘이와 함께 나가기 전에, 자신의 작은 손으로 아빠의 큰 손을 잡으며 같아 나가자고 했다.박시준은 마치 꼭두각시처럼 아들을 따라 나갔다.라엘이는 작은 입을 삐죽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나쁜 놈아, 우리끼리 나가 놀건데 아빠는 왜 불렀어?”지성이는 억울해하며 말했다: “아빠랑 같이 놀고 싶어서 그랬지!””
"없어요! 밖에서 동생이랑 드론을 날리고 있어요." 여기까지 말하고는 라엘이의 목소리가 갑자기 퉁명스럽게 변했다. "정말로 남자친구 생겼어요? 누구예요? 잘생겼어요? 몇 살이에요? 어디에 살아요?"딸의 목소리를 듣자, 진아연은 갑자기 딸이 너무 보고 싶어졌다. 딸을 만나 직접 이야기하고 싶었다."기사 아저씨한테 엄마 있는 곳으로 데려달라고 하렴. 엄마가 만나서 직접 이야기해 줄게""음... 알았어요." 라엘이는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기사를 찾아 나섰다.잠시 후, 운전기사가 라엘이를 태우고 밖을 나섰다.이모님이 박시준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대표님, 라엘이가 아연 씨를 만나러 가야겠다며 고집을 부려서, 제가 기사에게 라엘이를 데리고 가 달라고 했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따가 기사한테 라엘이 데리고 오라고 할게요.""알겠어요." 박시준의 시선이 현관문을 향했다.진아연이 라엘이를 어떻게 설득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하지만, 진아연이 만나는 남자친구는 이미 한이라는 커다란 난관을 넘어섰을 것이다.이미 한이를 설득했다면, 라엘이와 지성이 정도는 진아연에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대략 한 시간 정도가 지난 후, 기사가 라엘이를 데리고 돌아왔다.박시준의 눈에 한결 편안해진 딸의 표정이 들어왔다. 보아하니, 진아연이 설득에 성공한 것 같았다."엄마가 뭐라고 하셨어?" 박시준이 아무렇지 않은 척 라엘이에게 물었다.라엘이는 잠시 당황하는 듯하더니, 이내 박시준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옆에 앉았다."아빠, 엄마가 저한테 다 말씀해 주셨어요." 라엘이가 온 얼굴에 활짝 웃음꽃을 띄운 채 말했다. "빌리 아저씨는 젊고 멋진 사람이래요. 능력도 있고 잘생긴 데다 돈도 많이 번대요.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빌리 아저씨가 엄마를 굉장히 아끼고 사랑해 준대요. 그래서 번 돈을 모두 엄마한테 드릴 뿐만 아니라, 엄마 말이라면 뭐든 다 들어준다고 했어요."라엘이의 말에 박시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빌리에 관한 이야기가 사실이었단 말인가
"그렇지만!" 박시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라엘이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만약 엄마가 정말로 빌리 아저씨랑 결혼하겠다고 한다면, 저도 마냥 반대할 수는 없을 거예요. 엄마가 빌리 아저씨는 저랑 오빠, 그리고 동생한테 아주 잘해 줄 거래요. 얼른 빌리 아저씨를 만나보고 싶어요. 아빠보다 더 제 말을 잘 들어줄지도 모르잖아요."라엘이의 말에 박시준의 분노가 절정에 달했다."라엘아, 너 정말로 그 남자를 새아빠로 받아들이기라도 할 생각이야?"그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라엘이는 아버지의 분노를 느꼈지만, 굴하지 않고 마음속에 있는 말을 모두 꺼내기로 마음먹었다."엄마만 행복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 아저씨를 새아빠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그런 딸의 대답에 박시준은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그는 말없이 소파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걸어갔다.아무 말 없이 위층으로 올라가는 아빠를 보자, 라엘이는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아빠가 나 때문에 화가 난 걸까?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라엘이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이모님에게 달려갔다."제가 방금 아빠를 화나게 했어요." 침대 위의 이미 곤히 잠든 동생을 바라보며 라엘이가 양 볼을 크게 부풀린 채 말했다.이모님이 라엘이를 데리고 방에서 나왔다."나도 들었어. 어머니께 새 남자친구가 생기셨다고." 이모님이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그게 사실이니?"라엘이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몇 초 동안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만약 엄마한테 정말로 남자친구가 생겼으면, 아빠가 어떻게 할 것 같으세요?”이모님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나야 모르지. 우선 그 남자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봐야 할 것 같아. 만약 좋은 사람이라면 아버지께서도 간섭하지 않으시겠지. 하지만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어머니께서 나쁜 남자한테 끌려다니는 걸 아버지께서 두고 보고 계시지만은 않으실 거야.”"엄마의 남자친구는 분명 좋은 사람일 거예요!""오, 그럼, 아버지께서 어떻게 하실지 나도 잘 모르겠네. 하지만 확실한 건, 아버지께서 분명히 상처받으
딸의 사과에, 박시준은 곧바로 휴지를 건네받아 눈가의 눈물을 닦아내었다."내가 부족해서 네가 그런 거겠지." 그가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딸의 속마음을 말을 더 듣고 싶었다.그와 진아연이 이혼한 뒤로, 딸은 줄곧 그와 함께 지내면서도 단 한 번도 속마음을 내비친 적이 없었다.지금 딸이 먼저 그를 찾아 와 그에게 대화를 걸자, 그는 내심 크게 감동했다.라엘이는 여름 방학 숙제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들어 다시 아빠를 바라보았다."아빠, 전 아빠가 엄마를 달래서 데리고 오지 않은 게 화가 나요. 전 아이돌 드라마를 몇 편 찍었잖아요. 모두 여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긴 했지만, 그 드라마가 어떻게 끝나는지 알고 있어요. 두 주인공이 얼마나 싸웠는지 상관 없이, 결국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달래서 데리고 돌아왔죠. 그런데 아빠는 왜 엄마를 달래서 데리고 오지 않은 거예요?"라엘이가 불평을 늘어놓았다."아빠가 엄마를 말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박시준이 실망이 가득한 딸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아빠는 엄마를 말리지 않았잖아요!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그래요!""아빤 엄마한테 전화도 해보고, 문자 메시지도 보내보고, 엄마를 만나러 B국에 가기도 했었어. 아빠가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봤단다. 아빤 너희 세 남매가 떨어져 지내는 것도 원하지 않았고, 불완전한 가족으로 자라게 하고 싶지도 않았어. 그런데 아빠가 어떻게 해도, 엄마는 절대 아빠를 용서하지 않았어. 어떻게 해야 엄마 마음을 달래서 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 아빠는 잘 모르겠어."박시준은 말을 하다 보니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눈가가 다시 촉촉해졌다."라엘아, 아빠는 그렇게 냉정하고 무정한 사람이 아니야. 아빠도 너와 동생이 너희 엄마, 그리고 오빠와 영원히 함께하기를 바라. 아빠도 우리 가족이 함께 단란하게 지내길 바라고. 그저 아빠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 것 뿐이야."아빠의 말을 듣자, 라엘이의 눈가에 두 줄기의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라
엄마의 말에 라엘이는 마음이 조금 진정되었다."그럼, 우선 마이크 아저씨의 말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마이크 삼촌이 엄마를 위해서 그런 걸 테니까요." 라엘이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라엘아, 정말로 아빠가 울었어?" 진아연은 어쩐지 믿어지지 않았다.지금까지 박시준은 그렇게 마음이 여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정말이에요!" 라엘이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 "제가 어떻게 엄마한테 거짓말을 하겠어요? 제 눈으로 직접 봤어요.""그랬구나..." 진아연은 여전히 믿어지지 않았다. "라엘아, 혹시 아빠가 다른 일 때문에 운 건 아닐까?""네?" 라엘이가 순간 당황해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리 집에 아빠가 울 만한 다른 일은 없었어요! 오늘 동생도 밖에서 잘 놀고 돌아와 곧바로 잠이 들었어요. 아빠를 화나게 한 건 저 하나뿐이예요.""라엘아, 속상해하지 마. 언젠간 아빠도 진실을 알게 되실 거야." 진아연이 딸을 위로했다. "시간이 많이 늦었어. 샤워는 했니?""아직 안 했어요...""그럼, 샤워부터 하고 오렴. 샤워하고 나서 푹 자도록 해. 여름 방학 숙제를 다 끝내면 동생 데리고 엄마한테 오렴. 무슨 일이 있으면 만나서 얘기하자꾸나." 진아연이 딸을 진정시키려 편안한 말투로 말했다."엄마, 아빠가 다시 만나자고 하면, 아빠한테 기회를 줄 거예요?" 라엘이는 아빠에게 아직 기회가 있는지 궁금했다. "전 아빠가 좋아요. 지성이도 아빠를 좋아해요. 저와 지성이가 아빠 곁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빠 곁을 떠나기 힘들어질 거예요."라엘이가 자기의 입장을 밝혔다.진아연은 딸의 감정 변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2년이 넘는 시간은, 길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짧은 시간도 아니었다.아이가 이런 마음이 들게 한 걸 보면, 박시준이 아이에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음을 알 수 있었다."너희 아빠가 현이를 찾아오면, 엄마도 아빠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진아연이 자기의 생각을 딸에게 밝혔다
"무슨 움직임이요?" 한이가 무관심하게 물었다."박시준이 빌리의 신상 정보와 사진을 찾는 데 현상금 200억을 걸었어." 마이크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200억이면 괜찮은 수익이지! 내가 가서 차지하고 싶어."한이: "너무 싱겁네요."이 두 마디 말을 끝으로 한이는 전화를 끊어버렸다.마이크는 여전히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입으로는 이 200억은 차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지금 그가 그 200억을 차지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강민이 차지해 버릴지도 모른다.결국 강민은 곧 빌리의 '진짜 얼굴'을 보게 될 테니 말이다.오늘 강민은 짙은 붉은색의 타이트한 롱스커트를 입고 늘씬한 몸매를 과시했다.그녀는 연한 화장에 머리를 뒤로 넘긴 채, 심플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그녀는 혼자서 차를 몰아 빌리가 알려 준 주소에 도착했다.이곳은 드림 메이커 본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한 고급 라운지였다.선배의 말에 의하면, 드림 메이커의 임원진은 예전에, 이곳에서 팀을 꾸렸다고 했다. 하지만 팀을 꾸리던 당시, 빌리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오늘 빌리는 그녀에게 이 라운지에서 만나자고 했다. 어떤 엄청난 충격을 맞이하게 될지 알 수 없었다.그녀가 차를 몰아 라운지 입구에 도착하자, 라운지의 주차 요원이 곧바로 그녀의 차를 발레파킹했다.라운지의 로비에 들어선 다음 그녀가 직원에게 빌리와 일정을 잡았다고 말하자, 직원이 곧바로 그녀를 빌리가 있는 룸으로 안내했다.강민의 심장이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곧 빌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녀는 빌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나이가 몇 살인지도 모르고 있었다.강민은 어젯밤 내내 생각에 잠겨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녀는 빌리의 외모가 못생겼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빌리는 철저히 정체를 숨기고 남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차마 남들 앞에 나설 수 있는 행색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정말로 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는 사람들을 만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