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반박하지 않았다.이 문제에 대해 논쟁할 필요가 없었다, 논쟁해도 별 의미가 없었다.오후 5시, 마이크는 김세연에게 전화를 걸어 진아연을 데리고 그가 이미 예약한 레스토랑으로 가라고 했다.통화를 마친 후, 김세연은 진아연을 부축이며 나갔다.”전에 있던 간병인은 어디 갔어요?” 김세연이 물었다. “간병인 없이 정말 혼자 괜찮겠어요?””전에 일하던 간병인 집에 일이 생겼어요. 또 시력도 점점 회복할테고 해서 용돈 좀 드리고 집에 가서 일 보라고 했어요.””집에만 있으면 별 일 없을 거에요. 당분간 혼자 외출하지 마요.” 김세연이 말했다."네."두 사람은 마이크가 예약한 고급 레스토랑에 도착했다.레스토랑에 손님이 많지 않았다.마이크는 창가 옆에 있는 테이블을 예약했다.마이크는 원래 룸으로 예약하려 했지만 아쉽게도 룸은 이미 예약이 다 찼다.”저 전에 마이크랑 이 레스토랑에 자주 왔었어요. 이 레스토랑에서 비교적 유명한 정통 A국 음식을 맛볼수 있거든요.””저도 이 레스토랑에서 먹어본 적은 없지만 들어본 적은 있어요. 친한 친구들과 함께가 아니라면 별로 외식을 선호하진 않아서요.” 김세연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었다.눈앞에 놓여진 그의 잘생긴 얼굴을 보며 진아연은 감탄했다: “세연 씨는 어떻게 하나도 안 변한 것 같아요, 항상 젊고 멋있으시네요.”진아연은 지난 2년 동안 정신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많이 지친 것 같았다.특히 지성이를 낳고 몸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졌다.”항상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것도 엄청 중요해요.” 김세연은 자신의 관리 비결을 말했다.”될수록 쓸데없는 생각은 많이 안 하도록 해볼게요.” 진아연은 웃으며 말했다.이때 웨이터가 다가와 주문한 음식을 바로 올려도 되는지 물었다.”이미 음식을 다 주문했나요?” 진아연이 물었다.”네. 테이블 예약하신 분이 이미 음식을 미리 주문해 놓으셨어요.” 웨이터는 마이크가 주문한 음식 메뉴를 그녀에게 보여주었다.”일단 전화 한 번 해볼게요.” 진아연은 휴대폰을 꺼내 마이크에게 전
”어머나! 공공장소에서 먹여주기까지 하고... 너무 티 내는 거 아니야! 김세연은 사진 찍힐까봐 걱정되지도 않나?””그의 여자 친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해. 뒷모습만 보면 수수해 보이는데.””옆으로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척 하면서 한 번 봐야겠어.” 한 여성이 일어났다. “김세연이 연애 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여자친구가 엄청 예쁘다면 모를까...”말을 마친 여성은 옆으로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척 하면서 김세연과 진아연의 옆으로 다가갔다.진아연의 얼굴을 본 여성은 깜짝 놀랐다.이 여자... 진아연이랑 너무 닮았는데...!?진아연은 김세연이 먹여주려는 걸 거절했다, 하지만 김세연은 진아연이 테이블 위의 음식들이 잘 보이지 않을까봐 걱정되어 굳이 먹여주겠다고 고집을 부렸다.그녀는 강제로 김세연이 먹여주는 음식을 몇 입 먹은 후, 자신의 접시에 놓으라고 했다.”세연 씨, 곧 저녁 식사 시간이에요. 레스토랑에 손님들 점점 많아질 거예요. 좀 조심하세요.” 진아연은 말하며 옆으로 좀 옮기며 그와 거리를 두었다.”여기 B국이에요, 저를 아는 사람 많지 않을 거에요.” 김세연은 겸손하게 말했다.”하지만 마이크가 세연 씨 B국에서도 인기 엄청 많다고 했어요, 그냥 반대편에 가서 앉으세요. 좀이따 한이 오면 한이가 제 옆에 앉으면 되요.” 진아연이 이렇게 말했으니 김세연은 다시 맞은편에 가서 앉을 수밖에 없었다.병원.박시준은 병원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저녁을 사온 조지운은 포장지를 열었다.그는 어젯밤 강민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후, 박시준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경호원을 데리고 곧장 달려왔다."대표님, 죽 좀 드세요!"조지운은 죽을 들고 물었다: “아니면 제가 먹여드릴까요?”박시준은 눈을 뜨고 답했다: “내 손은 멀쩡하니까 거기 두면 되, 나중에 먹을게.””따뜻한 죽 사왔어요, 조금 있으면 죽 다 식을겁니다.” 조지운은 시간을 보았다. “이미 6시 반이에요.”박시준은 몸을 일으켜 죽 그릇을 들었다: “여기 온 거
사진 속, 김세연은 다정하게 그녀 옆에 앉아 젓가락을 들고 그녀에게 음식을 먹여주고 있었다.하!그는 드디어 진아연이 자신과 이혼을 고집하는 이유와 아이들에게 이렇게 무정한 이유를 알았다!그녀는 김세연과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었다!”대표님, 아니면 우선 진아연 씨 차단하지 마세요!” 조지운은 그가 진아연을 차단 중이라 안색이 이렇게 어둡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를 설득했다. “어쨌든, 진아연 씨는 아이들의 생모입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연락이 필요할 때가 분명 있을겁니다.”박시준은 이마에 핏줄을 세운 채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알려줘서 고맙다.”조지운: "???"”이미 이혼했으니 더이상 그녀의 삶에 간섭할 권리는 없지. 누구랑 잘되든 난 신경 안 써! 이렇게 쉽게 마음이 변하는 여자한테 더이상 내 마음을 줄 가치없어!” 박시준은 흥분하며 말했다, 그는 연락처를 열어 그녀의 번호를 차단했다.이후, 각종 SNS 앱을 열어 진아연을 일일이 차단했다.조지운은 그의 옆에서 지켜보며 놀라서 입이 떡 벌어졌다!지금 병실에 아무도 없다면 조지운은 정말 자신을 한 대 치고 싶었다!원래 박시준은 진아연을 차단하려 하지 않았는데 자신이 쓸데없이 얘기해서 박시준이 진아연을 차단해버렸다!”대표님...” 조지운의 심장은 칼에 베인듯, 목에는 가시를 삼킨 것 같았다.”나가!” 박시준은 진아연의 모든 연락처를 차단한 후 마치 영혼을 잃은 것 같았다.그는 혼자 조용히 있고 싶었다.조지운은 더 이상 그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바로 도시락을 들고 나갔다.레스토랑.강민은 박시준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아무런 답장도 받지 못했다.박시준이 메시지를 못 본 건지, 아니면 봤는데 답장하기 싫은 건지 몰랐다.강민의 관찰에 따르면 김세연이 진아연을 일방적으로 좋아하고 진아연은 김세연에게 그런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사실 강민은 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마자 진아연을 알아보았다.그녀는 전에 인터넷에서 진아연의 사진과 연관된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다, 때문에 실물을 본
”세연 씨, 내일이면 떠나는 거에요?” 최은서는 자리에 앉은 남자들에게 술을 따랐다.오늘 밤 김세연의 매니저도 자리에 함께 있었다.원래 매니저는 술을 못 마시게 하지만 기분이 업된 그는 술을 마시려 했다.”내일부터 다시 쉬는 시간 없이 계속 일해야 해, 오늘 이 술 못 마시게 하면 내일 귀국하지 않을 거야.” 김세연은 매니저를 협박했다."내일 얼굴 부을까봐 걱정되지 않니?" 매니저는 한숨을 쉬었다.”내일은 비행기만 탈꺼니가 괜찮아.” 김세연은 술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아연 씨, 좀 뭐라고 해줘요. 세연 씨 술 약해요.” 매니저는 다른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진아연에게 도움을 청했다.진아연은 김세연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내일 다른 일 없으면 좀 마시게 두세요! 많이 마시지만 않으면 괜찮을 거에요.””들었어? 아연 씨가 괜찮다잖아.” 김세연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승리의 미소를 띠며 말했다.이때 최은서는 자신의 술잔을 채우고 잔을 들고 김세연과 건배하려고 했다: “세연 씨, 바쁘신데 이렇게 와줘서 너무 감사해요. 제 생에 첫 광고계약이에요, 저 정말 너무 벅차요.””은서야, 너 내일도 스케줄 있어, 일해야 해.” 최은서의 매니저 서혜리가 입을 열었다. “근데 세연 씨한테도 술 한잔 올리긴 해야지. 세연 씨 도움 없었다면 이 계약 따내기 힘들었을 거야.””은서 씨, 힘내세요. 앞으로 또 같이 일 할 기회 있을거에요.” 김세연은 그녀를 격려해 주었다.”저 진짜 열심히 할게요. 요며칠 세연 씨랑 같이 일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이미 이렇게 훌륭하신데 여전히 최선을 다해서 일 하시는 모습 너무 멋있으세요...” 최은서가 얘기하고 있을 때 테이블 위에 있던 그녀의 휴대폰 화면이 밝아졌다.그녀 옆에 앉아 있던 진아연은 바로 그녀의 휴대폰에 걸려오는 전화를 보았다.”은서 씨, 성빈 오빠한테서 전화왔어요.” 진아연이 말했다.마이크는 놀리듯 얘기했다: “둘이 매일 전화 끌어안고 연애하시는 거에요? 언제 관계 확정하셨어요? 성빈이 형
순식간에 식탁의 분위기가 돌변했다.”은서 씨, 우리 오늘 이 자리에 모인거 은서 씨 축하해주기 위해서에요. 다른 얘기는 할 필요 없어요.” 다행히 진아연의 기분은 평온해 보였다.전에도 박시준이 앤 테크놀러지를 망하게 할 거라고 얘기하지 않았던가?지금 강민에게 돈을 준 건 단지 계획을 시작한 것에 불과했다.마이크의 기분도 매우 평온해 보였다, 전에 이 일로 이미 박시준에게 뭐라고 했었기 때문이다.그는 더이상 박시준에게 시간낭비를 하고싶지 않았다.”모두 얼굴 좀 펴요, 하늘이 무너진 것도 아닌데요! 저랑 아연이 그렇게 못 믿겠어요?” 마이크는 술잔을 들고 건배했다. “자, 우리 다같이 건배해요! 은서 씨 하루빨리 슈퍼모델이 되길 바래요! 다음엔 더 좋은 데서 회식해요!”최은서는 얼굴이 빨개지며 쑥스럽게 얘기했다: “만약에 제가 진짜 슈퍼모델이 되면 오히려 어디에서 대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여기보다 더 좋은 데 간 적이 없어서요.””괜찮아요. 그럼 그때 제가 모두들 데리고 갈게요, 은서 씨는 계산만 하시면 되요.” 마이크는 농담을 하며 건배했다.순식간에 분위기가 되살아났다.”아연 씨, 솔직히 얘기해서 앤 테크놀로지를 지키지 못해서 망한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전혀 없어요.” 김세연의 매니저가 진아연에게 입을 열었다. “저 너무너무 라엘이랑 계약하고 싶어요. 라엘이 조건이 너무 좋아요! 얼굴도 너무 예쁘고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하고, 못 하는게 없어요. 천생 연예인이에요. 라엘이 연예인 데뷔하는 것만 허락해 준다면 절대 지금 회사못지 않게 벌거에요.”서혜리는 귀띔해 주었다: “라엘이 지금 박시준한테 있어요. 아연 씨한테 이 얘기는 왜 하는 거에요?””라엘이가 박시준 곁에 있는 거 알아요, 하지만 라엘이는 엄마를 더 좋아해요. 나중에 라엘이가 돈을 벌게되면 엄마한테 안 주겠어요?” 김세연의 매니저가 분석했다.진아연은 난감해하며 얼굴이 약간 빨개졌다: “우리 딸 예뻐해줘서 고마워요. 하지만 라엘이의 앞날은 라엘이가 결정하는게 좋아요. 그리고,
차가 앞으로 얼마 나가지 않아 두 사람은 뭔가를 떠오른 듯 같이 입을 열었지만, 서로의 반응에 말을 멈췄다."먼저 얘기해." 이때 마이크가 먼저 말했다."한이가 너무 바빠 몸이 힘들까 봐 걱정이야. 아직 어리잖아." 진아연은 원래 한이와 함께 밥을 먹으려 했지만, 한이는 일이 있다고 오지 않았다."그럼 나중에 쉴 때 잘 얘기해 봐. 그리고 귀가 시간도 정해주고 말이야." 마이크도 요즘 바짝 힘을 주고 한이의 모습을 발견했고한이가 왜 그러는지 알고 있었다.아무래도 박시준이 진아연에게 가한 다양한 충격을 줄곧 지켜봤던 한이었고어릴 때부터 자존심이 세고 승부욕이 강한 아이여서 스스로 뭔가를 이뤄내서 박시준에게 타격을 주고 싶은 게 분명했다."그래. 방금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진아연은 마이크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지만마이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 난 그냥 박시준 씨와 이대로 틀어져도 괜찮다는 생각이었어. 인제 굳이 욕할 기력도 없고 말하기도 귀찮아."진아연은 창밖 도시의 불빛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우리한테 진짜 승산이 없는 거야?""만약 마음먹고 우리를 이기려면 진짜 승산이 없다고 봐야지. 아무래도 ST그룹은 강민을 위해 지속적인 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실력도 있고 진명그룹도 우리 때문에 많이 발전했잖아. 이런 양심도 없는 사람일 줄 알았으면 지분을 포기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말이야."마이크는 솔직히 조금 후회되었다."그건 아이들의 양육비라고 내가 말했잖아." 진아연은 그와 반대로 이런 결정에 후회하지 않았다."됐어. 나도 그냥 해본 소리야. 졸리면 일단 눈 감고 쉬어. 집에 도착하면 알려줄게.""그래."그 후의 나날은 이들한테 수수하지만, 충실한 시간이었다.마이크는 진아연이 심심할 때 음악이라도 들을 수 있게 그녀한테 레코드플레이어와 LP 판을 사줬고은서는 그녀한테 가을 옷들을 사서 보내줬다.진아연은 은서가 옷을 보내주지 않았다면 가을이 찾아온 줄도 몰랐을 거다.소파에 앉아 잔잔한 노래를
약 30분 후,여소정 일가족은 진아연의 집에 도착했고진아연은 이들을 보자 바로 웃으며 환대했다.소염이와 처음 만난 진아연은 아이를 보자 봉투를 건넸다."아직 어린아이야, 봉투를 줘서 뭐해?" 여소정은 재차 거절했지만, 도저히 막아낼 수 없어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어린 나이라 맨날 먹고 자기만 해. 그래도 낯을 가리지 않으니까 네가 안아봐!"진아연도 아이를 안고 싶었지만, 아직 시력이 회복되지 않아 만약 아이를 실수로 떨어뜨릴까 봐 걱정했다.하지만 소염이의 귀여운 얼굴을 보자니 도저히 참을 수 없는지 바로 여소정한테서 소염이를 품속으로 안았다."갓 태어난 아이들은 다 그래. 나중에 자라면 잠도 줄어들 거야." 진아연은 소염이를 안고 소파에 앉아 아기의 통통한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다. "소염아, 라엘 누나와 지성이 오빠와 만나 재밌게 놀았어?""지성이와 라엘이 학교를 다니니까 주말에 시간 내서 소염이를 데리고 갔어. 그런데 주말에 박시준 씨도 집에 있으니까 오래 있지 못했어. 분위기도 이상해서 말이야. 어떤 느낌인지 알지?" 여소정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그럼 이모님한테 부탁해서 라엘과 지성이를 데리고 너네 집에 가면 되잖아.""라엘은 주말에 수업이 있어서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난 이모님과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라 그런 부탁하는 건 어려워. 아무튼 네가 없으면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야." 여소정은 입을 삐죽거리며 그녀를 원망했고진아연은 그녀의 말에 슬픈 기색이 역력했다.여소정은 적어도 라엘과 지성이를 만날 수 있지만, 그녀는 아이들과 만난 지도 오래다."아연 씨, 왜 갑자기 눈이 빨개졌어요?" 하준기는 진아연의 반대편에 앉아 빨개진 두 눈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진아연은 아직 실밥을 제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눈이 살짝 빨간 상태였다."요즘 제대로 쉬지 못해 그런 거예요." 진아연은 아무 이유나 둘러댔다."하준기 씨, 알면서 일부러 그런 질문을 한 거죠? 아연이가 잠을 제대로 잘 수 있겠어요? 박시준 씨가 했던 다른
하준기는 어찌 보면 육아하는 아빠 중에서 최고라 자랑할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 아이에게 분유 먹이고 기저귀 갈아주는 것쯤은 그한테 일도 아니고 목욕해 주는 것조차 능숙했다."준기 씨, 진짜 대단하시네요." 진아연은 그런 하준기가 새롭게 보였다."저한테 아이는 하나뿐인데, 아끼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 하준기는 진아연의 품속에서 딸을 건네받으며 말을 이었다. "만약 두 사람 지금 나가서 놀고 싶으면 가도 돼요. 그리고 저녁에 먹을 것만 부탁할게요."진아연은 별문제 없었지만, 여소정이 시차 때문에 힘들까 봐 걱정했다."일단 오늘은 쉬고 내일 같이 나갈까?"그녀의 걱정과 반대로 여소정은 눈에 빛을 발하며 진아연의 손을 잡고 밖으로 향했다. "나 옷 사고 싶어. 임신하고 배가 불룩해지면서 지금까지 일 년이 지났는데, 평범한 옷 한 벌조차 사지 못했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그럼 국내에서도 살 수 있잖아! 여기에서 사면 가져가는데 힘들지 않을까?" 진아연은 겉옷과 휴대폰을 들고 그녀와 함께 외출했다.인제 실밥도 풀었으니 시력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고적어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길을 걸을 수 있고 밥상에 놓인 반찬도 잘 보였다."이쪽에서 옷을 사고 소포로 보내면 되잖아. 그리고 난 국내에서 함께 쇼핑할 친구도 없단 말이야. 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들은 인제 결혼해 신혼여행을 떠났거나 임신했어. 그래서 함께 쇼핑할 사람도 없어." 여소정은 진아연을 바라보며 입을 삐죽거렸다.두 사람이 외출하자 소염이는 하준기의 품에서 새곤 새곤 잠에 들었고하준기는 딸을 소파에 눕히고 객실로 향했다.하준기는 여소정이 진아연에게 미리 알려주기를 바랐지만, 여소정은 진아연에게 서프라이즈로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물론 이런 이유 때문에 그는 스스로 객실을 찾아 청소해야 했었다."진아연 씨는 집에 가정부 한 명 두지 않았나?" 하준기는 텅 빈 집을 둘러보며 중얼거렸고아무래도 진아연의 집은 처음이라 집안 구조에 익숙하지 않아 아무 방문이나 열고 들어갔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