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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5장

하준기는 어찌 보면 육아하는 아빠 중에서 최고라 자랑할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 아이에게 분유 먹이고 기저귀 갈아주는 것쯤은 그한테 일도 아니고 목욕해 주는 것조차 능숙했다.

"준기 씨, 진짜 대단하시네요." 진아연은 그런 하준기가 새롭게 보였다.

"저한테 아이는 하나뿐인데, 아끼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 하준기는 진아연의 품속에서 딸을 건네받으며 말을 이었다. "만약 두 사람 지금 나가서 놀고 싶으면 가도 돼요. 그리고 저녁에 먹을 것만 부탁할게요."

진아연은 별문제 없었지만, 여소정이 시차 때문에 힘들까 봐 걱정했다.

"일단 오늘은 쉬고 내일 같이 나갈까?"

그녀의 걱정과 반대로 여소정은 눈에 빛을 발하며 진아연의 손을 잡고 밖으로 향했다. "나 옷 사고 싶어. 임신하고 배가 불룩해지면서 지금까지 일 년이 지났는데, 평범한 옷 한 벌조차 사지 못했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

"그럼 국내에서도 살 수 있잖아! 여기에서 사면 가져가는데 힘들지 않을까?" 진아연은 겉옷과 휴대폰을 들고 그녀와 함께 외출했다.

인제 실밥도 풀었으니 시력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고

적어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길을 걸을 수 있고 밥상에 놓인 반찬도 잘 보였다.

"이쪽에서 옷을 사고 소포로 보내면 되잖아. 그리고 난 국내에서 함께 쇼핑할 친구도 없단 말이야. 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들은 인제 결혼해 신혼여행을 떠났거나 임신했어. 그래서 함께 쇼핑할 사람도 없어." 여소정은 진아연을 바라보며 입을 삐죽거렸다.

두 사람이 외출하자 소염이는 하준기의 품에서 새곤 새곤 잠에 들었고

하준기는 딸을 소파에 눕히고 객실로 향했다.

하준기는 여소정이 진아연에게 미리 알려주기를 바랐지만, 여소정은 진아연에게 서프라이즈로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물론 이런 이유 때문에 그는 스스로 객실을 찾아 청소해야 했었다.

"진아연 씨는 집에 가정부 한 명 두지 않았나?" 하준기는 텅 빈 집을 둘러보며 중얼거렸고

아무래도 진아연의 집은 처음이라 집안 구조에 익숙하지 않아 아무 방문이나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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