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준: "...""어디 불편한 곳도 없으니, 그냥 피곤해서 그랬던 걸 거예요." 그녀가 눈을 비비며 말했다. "좀 자야겠어요.""그래." 그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떠나지 않았다.그녀의 호흡이 일정해진 뒤에야 그는 방에서 나왔다.그가 거실로 나오자, 지성이가 그를 바라보았다."아들, 매일 집에서만 노니까 지루하지 않아?" 박시준이 아들의 곁에 다가가 말을 걸었다. "조기 교육반에 가고 싶지 않니?"지성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대표님, 조기 교육반은 지성이가 첫 돌이 지날 때까지는 기다려 주세요." 이모님이 말했다. "아무래도 항상 혼자 집에 있으니 지루할 만도 하죠. 함께 놀 또래 친구가 없으니 말이에요.""그럼, 그때 아연이와 상의해 볼게요.""아연 씨는 조기 교육반에 대한 말을 꺼낸 적이 없어요. 아마 자제분들이 댁에서 지내시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이모님이 말을 이었다. "예전에 지성이와 단지 내에서 놀고 있었는데, 한 아주머니가 하는 말을 듣게 됐어요. 손자가 유치원에 간 이후로 매일 병을 달고 산다지 뭐예요. 집에만 있을 땐 아픈 적이 없었는데,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 아프기 시작했대요."박시준이 놀라 얼어붙었다. "그럼, 지성이는 조기 교육반에 보내지 않는 걸로 하죠."그는 그저 아들이 또래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더 즐겁게 지내길 바랬을 뿐이다.아이들이 함께 모여있을 때 더 쉽게 병에 걸리는 거라면, 혼자 지내더라도 집에 있는 편이 더 나았다!"대표님, 지성이 좀 봐주세요. 전 주방에 올려둔 국 좀 보고 올게요."이모님이 말을 마친 뒤 주방을 향해 걸어갔다.그러자 지성이도 곧바로 장난감을 끌어안고는 이모님을 따라 주방으로 걸어갔다."아가, 네가 주방에 따라가서 뭐 하려고? 아빠가 놀아줄게!" 박시준이 재빨리 아들을 쫓아가 안아 들며 말했다. "아빠가 엄마와 누나의 사진을 보여줄까? 형 사진도 있고... 형 본 지 오래되었지? 네 첫 번째 생일 때, 우리가 가서 형을 데려오자."
사실 그는 의심쩍은 마음이 더 컸다.이론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 아이가 정말 그와 김영아의 딸이라고 하더라도, 두 사람 중 어느 쪽을 닮았던 그 아이가 라엘이를 닮기란 불가능했다.라엘이의 이목구비는 진아연을 더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영아의 친구 신청을 수락한 후, 박시준은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김영아가 사진을 보내오길 기다렸다.'영아' 라는 두 글자 옆에 뜬 '입력 중' 표시를 보자, 그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그 순간, 갑자기 지성이가 조그만 손을 뻗어 그의 휴대폰을 툭 하고 내리쳤다.순식간에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졌다.지성이가 사진을 보려고 했지만, 박시준이 보여주지 않자 지성이가 떼를 쓰기 시작했다.휴대폰이 바닥으로 떨어지자, 지성이는 식식거리며 바닥으로 내려가려고 발버둥 쳤다.박시준이 한 손으로는 지성이를 안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아빠가 사진 보여줄게, 그만 성질내!" 박시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그마한 게 어쩜 이렇게 고집 세. 너희 엄마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그의 말이 좋은 뜻이 아니란 걸 느낀 지성이가 다시 칭얼거리기 시작했다.박시준이 휴대폰을 집어들어 사진첩을 다시 열어 주자, 지성이는 그제야 조용해졌다.그 순간, 카카오톡에 세 개의 새로운 메시지 알람이 떴다.하지만 박시준은 곧바로 눌러보지 않았다.잠시 후, 이모님이 국 두 그릇을 가지고 왔다."대표님, 국이 완성되었어요. 지성이랑 같이 오셔서 맛 좀 보세요." 이모님이 식탁 위에 국을 올려놓으며 말했다.지성이는 이모님을 보자 곧바로 소파에서 내려가 이모님을 향해 걸어갔다.박시준이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는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하던 녀석이 이제는 사람을 가릴 줄도 아네요.""그만큼 지성이가 컸다는 뜻이죠." 이모님이 지성이를 안아 어린이용 식탁 의자에 앉힌 뒤, 국을 먹여주었다.박시준은 카카오톡을 열어 김영아가 보내온 메시지를 확인했다.그는 김영아가 보낸 컬러 초음파 사진을 클릭했다.아이는 아직 비교적 자그마했고
하지만 김영아가 올린 건 라엘이의 몇 년 전 사진이었다.라엘이의 옛날 사진과 초음파로 찍은 아기의 사진은 보면 볼수록 닮은 것 같았다.김영아는 자신이 차단당하지 않은 것을 보고 바로 메시지를 또 보냈다: 시준 씨, 제가 진아연보다 못하다는 거 알아요, 당신이 진아연을 택했으니 저도 어쩔 수 없네요. 다만 저와 아기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아기가 태어나면 한번 보러 와줘요. 당신이 안 오셔도 탓하지 않을게요. 부디 저를 차단하지 말아줘요, 나중에 우리 아기 사진 보내주고 싶어요. 우리 아기한테 너무 무정하게 대하지 말아줘요. 부탁해요!박시준이 한창 사진을 비교하고 있을 때, 작은 손이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겼다.지성이는 국을 다 마시고 걸어왔다.지성이는 사진을 계속 보고 싶어 휴대폰을 달라고 손을 뻗었다.박시준은 아기들이 휴대폰을 계속 보면 눈에 안 좋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지성이의 고집스러운 표정을 보고 아들의 뜻을 따랐다.그는 재빨리 카카오톡을 닫고 앨범을 열어 지성이에게 보여주었다."대표님, 먼저 국 좀 드세요! 식으면 맛이 없어요." 이모님이 입을 열었다. "국을 마신 후 지성이한테 휴대폰을 돌려주라고 할게요.""평소에 지성이한테 휴대폰을 가지고 놀라고 시켰나요?" 박시준은 지성이가 휴대폰을 가지고 노는 나쁜 습관을 들일까 봐 걱정됐다."아니요. 매번 아연 씨와 영상통화 할 때만 가끔 만지게 했어요.""휴대폰을 아주 잘 놀던데요.""지성이는 아주 똑똑해요, 라엘이가 몇 번 노는 것을 보고 금방 배우더라고요." 이모님은 지성이 옆으로 다가가 휴대폰을 멀리 가져다 놓았다.침실.진아연은 깊은 잠에 들지 못했다.그녀는 낮에 잠깐만 눈을 붙이기에 보통 낮에는 꿈을 잘 꾸지 않는다.그러나 오늘은 꿈을 꾸었다.자신이 다른 세계로 가는 꿈을 꾸었다.다른 세계라고 한 이유는, 그 세상이 그녀에게는 완전히 낯선 곳이기 때문이었다.아는 사람도 없고 집도 없었고, 단지 길가에서 목적지 없이 걷고 있었다.그녀는 그 세계에 적응하려 했지만, 그
그가 아이를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다만 아이를 낳는 것이 여성의 몸에 큰 무리를 가져다주기 때문이었다.그녀가 더이상 어떤 고통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이상 낳지 않을래요. 우리에겐 이미 아이가 셋이나 있잖아요, 충분해요."그는 그녀의 말을 새겨듣고 고개를 끄덕였다."배고파요... 어떤 맛있는 음식들이 있는지 보러 가요." 그녀는 그의 부러진 다리가 아직 회복 중이라는 것을 잊고 빠르게 걸어갔다.그는 지팡이를 짚고 그녀를 따라가기 위해 힘을 썼다.식탁에 도착해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여보, 미안해요. 당신 다리가 아직 회복 중인 걸 깜빡했어요.""이미 많이 나았어. 사실 지팡이 없이도 걸을 수 있어." 그는 말하며 지팡이를 내려놓았다.그녀는 그를 부축이고 식탁 의자로 향했다: "저 오후에 잘 때 악몽을 꾸었어요. 일어나서 엄청 슬펐는데 당신이 절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모든 슬픔이 행복으로 바뀌었어요. 이런 느낌 당신도 겪은 적 있나요?""방금 당신이 넋을 잃은 모습을 보고 기분이 안 좋은 건 예상했어, 근데 악몽 때문일 줄은 몰랐지." 그는 젓가락을 들고 그녀에게 새우를 집어주었다. "무슨 악몽 꿨어?"그녀는 웃으며 자신의 꿈에 대해 얘기했다: "제가 아주 낯선 곳으로 간 꿈을 꾸었어요.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표정이 어두웠고 제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얘기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전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당신과 아이들을 찾고 싶었어요. 집에 돌아오고 싶은데 가족들과 집이 그 세상에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어요."그의 얼굴에 있던 평온함은 사라졌다.분명 그녀가 잔인한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는 온 몸에 한기가 스며드는 것 같았다.고독과 적막은 종종 가장 무서운 것이다."불안해?" 그가 물었다.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저 오늘 너무 행복해요. 적어도 우리의 미래에 대해 기대와 확신으로 가득 차 있어요. 아마도 오늘 소정이를 보러 간 게 충격이 좀 컸나 봐요.""걱정하지 마, 두 사람 절대 헤어지지 않
이것은 그에게 두 번째로 괴로운 일이였다."당신이 오후에 자고 있을 때 자꾸 뭔가 빠뜨린 거 같았어. 생각하다 정서훈이 생각났어." 그는 김영아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한 번도 잊은 적 없어요. 전에 당신이 같이 정서훈 가족을 만나러 가주겠다고 해서 당신 다리가 나으면 같이 가려고 했어요.""그래. 지성이 돌잔치는 어디서 할까?" 박시준이 물었다. "슬슬 준비해도 될 거 같은데.""호텔에서 해요! 아이도 아직 너무 어리고 멀리 가기도 힘들 거 같아요." 그녀는 국자를 들고 국을 한 그릇 담았다. "그리고 당신 다리도 불편하니까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해요.""사람들은 얼마나 초대할까?" 그는 계속해서 물었다."당신이 알아서 해요! 대신 보안 준비는 꼭 철저히 해야 해요.""응."방안.라엘이는 한이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엄마 아빠의 혼인관계증명서를 보여주었다."오빠, 아빠 서재에서 몰래 꺼냈다. 지금 둘이서 근사하게 저녁식사 하고 있어! 엄청 로맨틱 해!" 라엘이는 휴대폰을 책상에 올려두고 동생이 나가서 분위기를 망치지 않도록 달래주었다."곧 동생 생일인데 무슨 선물 줄 건지 생각했어?" 한이가 전화 건너편에서 물었다.라엘이는 이마를 찌푸리고 지성이의 뺨에 뽀뽀해 주었다: "아직 이렇게 어린데 뽀뽀를 선물로 해주면 되지!"누나에게 뽀뽀를 받은 후 지성이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리 동생 얼마나 행복한지 봐봐! 내가 물건을 선물로 준다면 지금보다 덜 기뻐할걸!" 라엘이가 웃으며 말했다.한이는 비교적 난처했다.지성이는 여전히 형이라고 부르지 않았고 형과 영상통화도 하기 싫어했다.지성이의 돌잔치를 축하해주러 귀국하면, 지성이는 분명 형이 뽀뽀해주는 것을 싫어할 것이다."우리 지성이한테 어떤 선물을 사주면 좋을 것 같아?" 한이가 라엘이에게 물었다."돌아오면 알려줄게. 돌아오면 오빠 절대 못 가게 할거야." 라엘이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연말에 돌아오기로 했잖아.""아직 연말 안 됐어." 한이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정관수술 후 얼마 만에 성관계를 가질 수 있나요?인터넷 답변: 한 달 뒤에 가능합니다.그녀는 빨개진 얼굴로 휴대폰을 내려놓고 그를 바라보았다: "정말 수술할 거예요? 어떤 수술이든지 다 위험이 있어요.""작은 수술일 뿐인데 어떤 위험 있겠어." 그는 이미 결정을 내린 듯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 "게다가 의사가 나중에 재개관 수술로 회복할 수도 있다고 했어."이미 마음을 정한 것을 보고 그녀는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또한 그녀가 고통받을 위험을 줄이기 위해 피임을 자처한 것이다.그녀는 매우 감동했다."내일 같이 가요.""당연히 같이 가야지." 주황빛 촛불 아래 그의 표정은 더 다정해 보였다. "나 조금 긴장돼.""하하하... 당신 아무것도 두렵지 않을 줄 알았어요! 간단한 수술이니까 수술실에도 같이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그럴 필요 없어. 당신이 옆에 있으면 더 떨릴 거 같아.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면 돼." 그는 부끄러워 하며 말했다."알겠어요, 당신이 하라는 대로 할게요."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물었다. "밖에 바람 쐬러 갈래요? 휠체어 밀어줄게요.""나가고 싶은데 휠체어 타고 싶지 않아."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절름발이로 오해받고 싶지 않았다."그럼 저랑 지팡이 짚고 나가실래요?" 그녀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 "아니면 그냥 휠체어 타세요, 당신 이미지 신경 많이 쓰잖아요? 지팡이 짚는 모습 별로 보기 안 좋아요."박시준: "..."그녀는 휠체어를 꺼내 그의 앞으로 밀었다.그는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휠체어에 앉았다.외출하려는 순간 갑자기 두 아이가 생각났다: "애들은 뭐하고 있어? 집이 너무 조용한데.""이모님이 잘 보고 있을 거예요. 라엘이가 동생을 보고 있으니 마음 놓으세요! 라엘이 아기 잘 봐요." 진아연은 라엘이가 아기를 보는 것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가끔 지성이가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을 때도 라엘이가 가장 먼저 나서서 고쳐줬다."라엘이 숙
"응, 기억하지.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해." 그는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 "당신과 라엘이가 못 견딜가봐 그렇지. 라엘이가 정말로 빵점을 받으면 우선 라엘이도 울거고 당신도 초조할거고. 천재인 당신이 딸이 그렇게까지 못하는 걸 참을 수 있어?"그녀는 할 말이 없었다.그가 한 말이 전부 옳았기 때문이다.라엘이가 시험에서 빵점을 받으면 라엘이뿐만 아니라 그녀도 울 것이다.집에 돌아오니 이모님이 지성이를 데리고 목욕하고 있었다.라엘이는 숙제를 하고 있었다.진아연은 라엘이의 곁으로 다가가 딸이 숙제하는 것을 지켜봤다."오늘 밤 동생이랑 노느라 라엘이한테 방해됐지?""아니에요! 숙제는 벌써 다 했어요. 이건 제가 밖에서 산 문제집이에요." 그녀는 문제집을 엄마에게 보여주었다. "친구가 사는 거 보고 저도 하나 샀어요."진아연은 매우 놀랐다. "왜 엄마한테 말 안 했어?""오늘 방과 후에 샀어요." 라엘이는 순진하고 찬란한 미소를 지었다. "방금 엄마랑 아빠 찾으러 내려갔는데 못 찾았어요. 동생은 씼으러 갔고 아무도 안 놀아줘서 문제집 풀고 있었어요." "라엘아, 그렇게 열심히 할 필요없어..." 그녀는 딸이 너무 힘들까봐 걱정했다."오빠가 저 다음 시험에서 만점 받으면 돌아오겠다고 했어요." 그녀는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저 이번에 꼭 만점 받을 거에요!""오빠가 정말 그렇게 말했어?""네! 방금 오빠한테 전화 했는데 그렇게 말했어요.""라엘아, 너무 부담 갖지 말고. 곧 연말이라 만점 안 받아도 오빠 돌아올 거야.""전 오빠가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하루라도 더 일찍 돌아오면 전 그만큼 더 행복할 거예요.""그래. 엄마가 옆에 있어줄게." 진아연은 의자를 가져와 딸 옆에 앉았다.다음날 라엘이가 학교에 간 후 진아연은 박시준과 함께 병원에 갔다.외출할 때 지성이는 진아연의 다리를 껴안고 함께 나가고 싶어 했다."아가야, 엄마 아빠 지금 놀러 가는 게 아니라 병원에 가는 거야, 그래서 우리 지성이는 데려갈 수가 없네.
그녀는 순간 마음이 차가워졌고떨리는 손가락으로 그의 주소록에서 김영아의 ID를 찾아봤지만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친구 목록에서 '영아' 라는 두 글자를 입력했지만 관련 결과를 찾을 수 없었다.그녀는 다시 한번 그의 친구 목록을 하나씩 훑었지만 끝내 아무런 수확도 없었다.그는 김영아를 추가했었지만 다시 삭제했을 것이다.이럴 가능성밖에 없다.김영아는 친구 추가 신청 메시지에 그녀의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라엘을 닮았다고 썼다. 그래서 박시준은 호기심에 그녀의 친구 추가 신청을 수락했을 것이고그는 그녀가 보내온 사진을 보고 나서 그녀를 삭제했다.이렇게 생각하니 진아연은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그녀는 김영아가 너무 뻔뻔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신청 메시지에 라엘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더라면 박시준은 그녀의 친구 추가 신청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 게 아니라면 박시준이 그렇게 쉽게 그녀를 삭제했을 리 없다.진아연은 곧 마음이 안정되었다.박시준이 아무렇지 않게 그녀에게 휴대폰을 보여줬다는 건 그가 걱정할 게 없다는 걸 말해준다.약 30분 후 수술이 끝났다.박시준은 스스로 걸어 나왔다.진아연은 황급히 다가가 그를 부축하며 물었다. "어때요? 아파요? 좀 쉬다 갈까요?""괜찮아." 괜찮다고 하지만 얼굴이 창백했다.아무래도 수술을 받은 사람이었기에 불편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그럼 돌아가요. 며칠 동안 푹 쉬세요.""알았어."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후 그의 안색은 조금 회복되었다."방에서 쉬지 않을래요?"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박시준을 본 그녀는 그의 옆에 앉았다."어젯밤에 잘 잤더니 잠이 오지 않아." 그는 휴대폰을 켜고 말했다. "아들 돌잔치 준비를 해야 하는데...""이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 시준 씨는 집에서 푹 쉬면서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아요." 진아연은 그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말했다. "수술했으니 과로하면 안 돼요. 요즘은 애들도 안지 말아요.""애를 안는 게 무슨 힘든 일이라고 그래?" 그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