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여소정은 베개를 껴안으며 침대에 누워있었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들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잠시 뒤,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아연아, 나 하준기랑 싸웠어. 재혼하지 말았어야 했어..." 여소정은 답답했다. "아니, 남자들 자기들은 맨날 나가서 술 마시면서 왜 우리는 안 된다는 거야?""소정아, 울지마. 두 사람 문제니깐 서로 대화를 통해야지." 진아연이 그녀를 위로했다."항상 말했어. 한, 두 달 정도만 바쁠 거라고. 그다음에는 괜찮아질 거라고. 그렇게 서로 약속했는데. 오늘 나한테 화를 낸 거 있지!" 여소정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 엄마까지 욕하고... 정말 참을 수 없어서 뺨을 때렸어.""뭐? 준기 씨가 아주머니를 욕했다고? 그럴 사람이 아닌데!?""내 귀로 똑똑히 들었다고!""뭐라고 했는데?""... 이, 잊어버렸어.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여소정은 울면서 계속 말했다. "아연아, 너라면 어떻게 할 거야...? 나 진짜 너무 혼란스러워.""준기 씨가 정말 아주머니를 욕했다면 절대 용납할 수 없지. 하지만 네가 그의 말을 오해했을 수도 있잖아."여소정은 울다 지친 목소리로 알겠다고 대답한 다음, 물었다. "박시준 씨는 만나봤어?""응... 많이 다쳐서 아직 혼수상태야." 진아연은 여전히 병원에 있었다. "생명에는 크게 지장이 없긴 한데. 그래도 지켜봐야 할 거 같아.""뭐어?! 어쩌다가? 설마 김형문의 집안사람들이? 하... 김영아라는 그 여자 정말 별로다!""말도 마." 진아연은 보조 침대에 누워있는 김영아를 흘끗 보았다.병실은 매우 넓었고, 환자 침대 이외에도 보조 침대가 있었다.박시준이 병실에 있는 동안, 김영아는 매일 밤 보조 침대에 있었다.오늘 밤, 진아연은 호텔로 돌아가거나 병실 소파에서 잠을 청할 생각이었다.그녀는 호텔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호텔로 돌아간 뒤, 김영아가 내일 그녀가 병원에 오지 못하게 막을까 봐 두려웠다.하지만 그녀는 소파에서 자고 싶지 않았다.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고, 라엘이에게서 걸려온 영상 통화였다.그녀는 해외에 나가면 라엘이에게 매일 영상 통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엄마! 어디예요?" 라엘은 진아연의 뒤로 보이는 병원을 보자 놀랐다."엄마 병원에 있어. 아빠 보고 싶어?" 진아연은 딸에게 박시준의 현재 모습을 보여줘야 하나 고민했다.그리고 잠시 망설였지만 이런 것도 견뎌내야 할 거라 생각했다."네!" 라엘이는 대답했다.진아연은 심호흡을 한 뒤, 박시준이 누워 있는 병원 침대로 카메라를 향했다.라엘이는 눈을 크게 뜨고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을 보고 크게 소리쳤다. "아빠예요?! 엄마?! 아빠... 왜 그래요?!"진아연은 카메라를 다시 자신에게 돌렸다. "아빠가 좀 아파.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 우리 라엘이랑 대화를 할 수 없어. 김영아 씨가 라엘이한테 말한 건 다 거짓말이야."라엘이는 안도해 하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김영아의 거짓말. 자신의 아빠는 그렇게 무자비한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아픈 아빠는 자신과 대화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걱정이 많이 됐다."엄마, 아빠를 치료할 수 있어요?" 라엘이는 몇 초간의 침묵 뒤,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빠가 그렇게 심한 병에 걸린 건 아니야. 그저 회복하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지." 진아연은 딸을 안심시키려 했다. "걱정 마. 한 달 뒤에는 아빠를 볼 수 있을 거야.""아... 엄마, 아빠 다시 보여주세요."딸의 요청에 진아연은 다시 박시준에게 카메라를 향했다.라엘이는 박시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자신에게 다정했던 아빠의 표정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딸의 흐느끼는 소리에 진아연은 바로 카메라를 돌렸다."라엘아, 울지 마. 아빠 괜찮을 거야.""엄마... 라엘이는요. 그것도 모르고 아빠를 욕했어요... 그러면 안 되는 거였는데..." 라엘이는 스스로 자책하며 눈가가 빨개질 정도로 비볐다."엄마도 우리 라엘이 마음을 알아. 아빠를 그만큼 사랑하니까 나쁘게 말한 거잖아."
김영아는 머리가 차갑게 식어가는 것 같았다.그녀는 임신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검사라 필요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진아연은 컬러 초음파 결과서를 손에 들며 말했다."아, 아이가 박시준 씨의 아이라고 했죠? 3개월 뒤에 친차 확인 검사를 하자고요. 그렇지 않으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하! 해요! 하자고요! 제가 두려워할 거 같아요?!" 김영아는 컬러 초음파 결과서를 유모에게 준 뒤, 침대로 걸어가 말했다. "오늘 시준 씨 약 처방은 했나요? 회진하러 안 와요?""시간이나 먼저 보지 그래요?" 진아연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의사 회진 왔었고. 처방 약에 문제가 있어 제가 다시 바꿔오라고 했어요."김영아는 얼굴이 빨개졌다.진아연 역시 의사였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진아연의 비해 그녀는 보호자로서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기분이 들었다."아가씨, 화를 내지 마시고 곁에서 간호하라고 하세요. 이런 힘든 일을 아가씨께서 하실 필요는 없으시잖아요? 박 대표님께서 일어나신 뒤, 집에 돌아가시면 되죠. 그렇죠?" 유모는 김영아에게 말했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푹 쉬어야 한다고 했으니 집으로 돌아가시죠!"김영아는 고집을 피웠다. "만약... 시준 씨가 일어나서 절 보지 않으면요...""경호원을 배치하면 되죠. 박 대표님께서 깨어나시면 바로 알릴 수 있게 말이에요."김영아는 붉은 입술을 오므리며, 고민했다."아가씨, 가시죠! 진아연 씨랑 같이 있어봤자 기분이 안 좋으시잖아요." 유모가 계속해서 설득했다.박시준이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확실히 이곳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무의미하기도 했다.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태교에 집중하는 것이었다.그렇게 그녀는 생각하며 병실에서 나갔다.김영아가 떠난 뒤, 간호사가 새롭게 처방된 약을 가지고 들어왔다."주세요." 진아연이 간호사에게 말했다. "제가 하겠습니다."간호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 선
그녀는 박시준이 그녀에게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지만 김영아의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면 그녀 역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진실을 알고 싶었다.A국.하준기는 밤새 잠을 잘 수 없었다. 아침이 되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아침 8시. 그의 부모님이 집에 찾아왔다.그는 묻지 않아도 유모가 부모님에게 여소정의 일에 대해 말했다고 생각했다."준기야, 어떻게 생각하니?"하준기는 혼란스러웠다. "이렇게까지 오셔서 진지하실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요? 소정이랑은 하루 이틀 싸운 것도 아니고...""아, 그래?""... 저희 둘의 문제입니다." 하준기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전 좀 더 자야 할 거 같아요... 두 분도 가서 쉬세요!""네가 우리와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소정이 집에 찾아갈 수밖에 없단다." 하준기 어머니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아! 어머니! 그러지 마세요!" 하준기는 급히 붙잡았다. "저희 그냥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에요! 그러니 찾아가지 마세요.""시간이 뭐가 그렇게 필요하니? 그저 우리가 보기에는 둘 다 피하는 것처럼 보이는구나." 하준기 어머니는 아들을 쳐다보았다. "네가 소정이를 많이 좋아하고 헤어지기 싫은 거 잘 안다. 우리도 아이 문제로 너희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아... 하지만 소정이랑 언젠가는 아이 문제로...""아니요! 전 그냥 소정이가 밖에서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뿐입니다! 아이 문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어요!""소정이가 밖에서 사업하는 게 싫은 것이냐? 넌 그 집안 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구나?"하준기는 부모님의 반문에 말문이 막혔다."준기야, 소정이를 많이 이해해 줘야지. 소정이를 비난하면 안 돼." 하준기 어머니는 말했다. "이제 아이 문제로 소정이에게 강요하지 말거라. 의사 역시 임신하기가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니?""... 정말이에요?" 하준기는 깜짝 놀라며 부모님을 바라보았다."그래. 나와 네 아버지는 다른 방법을
여소정의 호기심이 발동했다.그녀는 유모에게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저랑 관련된 건가요?"유모는 망설이며 말했다. "관계가 있다면 관계가 있죠...! 아이들 문제로... 아, 관계가 없는 건가...""아이에 관한 일인데 왜 저랑 관계가 없다는 거죠?" 여소정은 예쁜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말하세요. 정확하게."유모는 당황스러웠다. "저... 소정 씨, 들으시면 분명히 화가 나실 거예요... 그러니 그냥 못 들은 걸로 하세요!""말하지 않으시면 하준기한테 직접 물어보죠!""아아! 제가 말씀드릴게요." 유모는 그녀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그게... 준기 도련님에게 대리모 관련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도련님께서는 화를 엄청 내셨어요. 아이를 가지는 게 힘들다면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되는 거 아니냐 하시면서요. 그렇게 해도 안주인은 여전히 사모님이시고. 사업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셨어요..."여소정은 누군가에게 한 대 맞은 것처럼 빨개졌다. "알겠어요! 제가 왔다고 말하지 마세요!"여소정은 화가 너무 나서 가방을 소파에 두고 왔다는 것을 잊었다.점심. 하준기는 자존심까지 다 버리고 여소정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오후 4시. 하준기는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받지 않았다.하준기는 처음에는 짜증이 몰려왔지만, 하루 종일 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에 걱정이 되기도 했다.그는 일찍 일을 마치고 여소정의 본가로 차를 몰았다.여소정의 어머니는 집에 있었다.여소정의 어머니는 하준기가 오는 것을 보고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준기야, 요즘 소정이가 접대하는 거 때문에 너무 미워하지 말렴. 사실 우리 바깥양반이 소정이한테 스트레스를 준 거니까.""어머니, 저 이제 화 안 나요. 여자가 사업을 하는 거... 멋있는 일이에요.""우리는 항상 네게 감사함을 느낀단다. 나와 소정이 아버지 외에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건 너뿐이니까." 여소정의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 소정이가 전화를 받지
"하루 종일 호텔에서 쉬고 있는데요... 저도 여기 있겠습니다!" 경호원은 침대로 걸어가 박시준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누워만 계시는 겁니까?""응.""살아있는 시체가... 이런 거겠죠?" 경호원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깨어나실 수 있으실까요?""심각하다면 일반 병동이 아니라 중환자실에 있겠죠." 진아연은 탕을 한 모금 떠먹으며 말했다. "일어날 거예요.""네, 그러면 다행입니다." 경호원이 그녀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 "대표님, 저는 대표님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김형문, 김영아의 상대로 이렇게 버티시다니. 병실에서 김영아를 내쫓으시고. 정말 박시준 대표님의 여자 다우십니다."진아연은 그의 칭찬에 몸 둘 바를 몰랐고, 얼굴이 빨개졌다. "김영아 씨는 지금 임신한 상태에요. 그래서 조심할 뿐.""아...! 그런 거였군요!""밤에 식사 가져올 때, 제 캐리어 좀 가져와 주시겠어요?" 진아연이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경호원이 일어나 성큼성큼 걸어나갔다.진아연은 식사를 마친 뒤, 도시락을 버렸다.그리고 아침에 왔던 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왔다.진아연은 그녀를 보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진 선생님, 박 대표님, 깨어나셨나요?" 병실 문밖으로 김형문의 집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간호사는 말을 돌려 물었다.진아연은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병실로 들어온 뒤, 문을 닫았다."진 선생님, 정확한 건 제가 알지는 못했지만. 김영아 씨 수술은 원장님께서 직접 했다고 들었습니다." 간호사가 말했다.진아연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김형문의 집과 관련된 모든 일은 특히나 가족에 관한 모든 것은 비공개일 것이다."하지만 다른 이상한 말을 들었어요." 간호사가 목소리를 갑자기 낮추며 말했다. "시험관 아기 수술을 하려면 절차랑 꽤 많은 시일이 걸리잖아요. 진 선생님은 의사시니깐 잘 아실 거예요. 근데 그런 절차가 하나도 없어서 바로 이식을 한 게 아닌가 말하더라고요. 대체... 그러면 그 아이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아버지
"대표님, 가만히 서서 뭐 하세요?! 물어보고 싶은 거 있으셨잖아요!" 진아연은 그저 멍하게 경호원을 바라보았다.진아연은 충격으로부터 벗어나 제정신을 되찾았다."잠깐만요. 방금 일어난 사람한테... 조용히 좀 해봐요." 그녀는 경호원을 병실 밖으로 밀쳐내며 말했다. "밖에서 기다리세요. 명령 없이 들어오시면 안 돼요."경호원을 밀어낸 뒤, 재빨리 병원 침대로 돌아갔다.박시준의 눈이 감겨져 있었다!진아연은 자신의 눈을 비비며 방금 잘못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방금 경호원도 보지 않았는가?분명 그녀가 잘못 본 것이 아닌 박시준이 깨어난 것이다.그녀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망설이고 있을 때, 그가 다시 눈을 떴다."시준 씨!" 그녀는 재빨리 말했다. "시준 씨!"박시준이 그녀를 쳐다보았다."저, 저예요...! 진아연!" 그녀는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김형문 씨도 죽었으니 퇴원하면 이제 같이 돌아가요...!"그녀는 이 한 마디를 그에게 말하는 것이 너무나도 길게만 느껴졌다."시준 씨,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많이 아플 거라는 거 알아요. 바로 대답할 필요는 없어요..." 진아연은 그의 큰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알았어..." 그는 매우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가 병원에서 퇴원하면 함께 돌아갈 것이다.진아연의 눈가가 순식간에 촉촉해졌다.그가 자신의 어떤 말에 대답을 했는지는 알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그가 깨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저녁. 김영아는 도시락을 든 채로 돌아왔다.박시준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바로 유모에게 죽을 준비하라고 했다."시준 씨!" 김영아는 도시락을 캐비닛 쪽에 올려두고 바로 병원 침대로 향했다. 박시준은 눈을 크게 떴고, 그녀는 부드럽게 물었다. "시준 씨... 기분은 어때요? 제가 가지고 온 이것 좀 먹어봐요..."그때 유 부원장이 그녀를 방해했다. "아가씨, 지금 뭘 드시기에는 좀 힘드십니다. 가벼운 죽만 좀 드실 수 있습니다."
유모는 김영아를 부축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여기서 무너지시면 안 돼요. 뱃속에 아이를 생각하셔야죠!"김영아는 크게 심호흡을 하며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그녀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박시준은 그녀에 대한 태도가 완전 달라졌다.유모는 병실에서 김영아를 부축해서 나왔다."아가씨, 왜 거기서 억울하게 있으려고 하세요?" 유모는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그리고 봉민 씨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적어도 봉민 씨는 아가씨를 생각하지만... 박시준 대표님께서는 전혀 아가씨를 생각하지도 않잖아요!"김영아는 목이 탁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뱃속에 자신의 아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절대 이렇지 않을 거예요."유모는 그녀가 미련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벼랑 끝에 몰릴 때, 누가 그녀의 편인지 알게 될 것이다."아가씨, 임신 3개월도 안 됐으니 안정을 취하셔야 해요. 그러니 돌아가시죠!" 유모가 말했다. "박시준 대표님께서도 바로 퇴원은 못하실 테니 친자 감정 결과서를 보내서 어떤 선택을 하실지 지켜보면 돼잖아요."김영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아가씨,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해요." 유모는 그녀를 상기시켰다. "만에 하나 박시준 대표님께서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강해지셔야 해요.""그렇게 못하면 어떻게 하죠?" 김영아는 충혈된 눈으로 절규했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는데...! 제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강하지 못하면 저는 그냥 죽은 목숨인가요...?"유모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들이 엘리베이터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렸고, 그 안에는 봉민이 서 있었다.유모의 눈은 봉민을 보자마자 눈이 반짝거렸다. "봉민 씨, 아가씨 데리고 산책 좀 가세요! 전 이만."유모는 말을 마치고 먼저 자리를 떠났다.봉민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김영아의 괴로워하는 표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박시준 씨가 일어났다고 하던데요. 병실에 안 계시고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