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정의 호기심이 발동했다.그녀는 유모에게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저랑 관련된 건가요?"유모는 망설이며 말했다. "관계가 있다면 관계가 있죠...! 아이들 문제로... 아, 관계가 없는 건가...""아이에 관한 일인데 왜 저랑 관계가 없다는 거죠?" 여소정은 예쁜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말하세요. 정확하게."유모는 당황스러웠다. "저... 소정 씨, 들으시면 분명히 화가 나실 거예요... 그러니 그냥 못 들은 걸로 하세요!""말하지 않으시면 하준기한테 직접 물어보죠!""아아! 제가 말씀드릴게요." 유모는 그녀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그게... 준기 도련님에게 대리모 관련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도련님께서는 화를 엄청 내셨어요. 아이를 가지는 게 힘들다면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되는 거 아니냐 하시면서요. 그렇게 해도 안주인은 여전히 사모님이시고. 사업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셨어요..."여소정은 누군가에게 한 대 맞은 것처럼 빨개졌다. "알겠어요! 제가 왔다고 말하지 마세요!"여소정은 화가 너무 나서 가방을 소파에 두고 왔다는 것을 잊었다.점심. 하준기는 자존심까지 다 버리고 여소정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오후 4시. 하준기는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받지 않았다.하준기는 처음에는 짜증이 몰려왔지만, 하루 종일 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에 걱정이 되기도 했다.그는 일찍 일을 마치고 여소정의 본가로 차를 몰았다.여소정의 어머니는 집에 있었다.여소정의 어머니는 하준기가 오는 것을 보고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준기야, 요즘 소정이가 접대하는 거 때문에 너무 미워하지 말렴. 사실 우리 바깥양반이 소정이한테 스트레스를 준 거니까.""어머니, 저 이제 화 안 나요. 여자가 사업을 하는 거... 멋있는 일이에요.""우리는 항상 네게 감사함을 느낀단다. 나와 소정이 아버지 외에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건 너뿐이니까." 여소정의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 소정이가 전화를 받지
"하루 종일 호텔에서 쉬고 있는데요... 저도 여기 있겠습니다!" 경호원은 침대로 걸어가 박시준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누워만 계시는 겁니까?""응.""살아있는 시체가... 이런 거겠죠?" 경호원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깨어나실 수 있으실까요?""심각하다면 일반 병동이 아니라 중환자실에 있겠죠." 진아연은 탕을 한 모금 떠먹으며 말했다. "일어날 거예요.""네, 그러면 다행입니다." 경호원이 그녀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 "대표님, 저는 대표님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김형문, 김영아의 상대로 이렇게 버티시다니. 병실에서 김영아를 내쫓으시고. 정말 박시준 대표님의 여자 다우십니다."진아연은 그의 칭찬에 몸 둘 바를 몰랐고, 얼굴이 빨개졌다. "김영아 씨는 지금 임신한 상태에요. 그래서 조심할 뿐.""아...! 그런 거였군요!""밤에 식사 가져올 때, 제 캐리어 좀 가져와 주시겠어요?" 진아연이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경호원이 일어나 성큼성큼 걸어나갔다.진아연은 식사를 마친 뒤, 도시락을 버렸다.그리고 아침에 왔던 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왔다.진아연은 그녀를 보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진 선생님, 박 대표님, 깨어나셨나요?" 병실 문밖으로 김형문의 집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간호사는 말을 돌려 물었다.진아연은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병실로 들어온 뒤, 문을 닫았다."진 선생님, 정확한 건 제가 알지는 못했지만. 김영아 씨 수술은 원장님께서 직접 했다고 들었습니다." 간호사가 말했다.진아연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김형문의 집과 관련된 모든 일은 특히나 가족에 관한 모든 것은 비공개일 것이다."하지만 다른 이상한 말을 들었어요." 간호사가 목소리를 갑자기 낮추며 말했다. "시험관 아기 수술을 하려면 절차랑 꽤 많은 시일이 걸리잖아요. 진 선생님은 의사시니깐 잘 아실 거예요. 근데 그런 절차가 하나도 없어서 바로 이식을 한 게 아닌가 말하더라고요. 대체... 그러면 그 아이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아버지
"대표님, 가만히 서서 뭐 하세요?! 물어보고 싶은 거 있으셨잖아요!" 진아연은 그저 멍하게 경호원을 바라보았다.진아연은 충격으로부터 벗어나 제정신을 되찾았다."잠깐만요. 방금 일어난 사람한테... 조용히 좀 해봐요." 그녀는 경호원을 병실 밖으로 밀쳐내며 말했다. "밖에서 기다리세요. 명령 없이 들어오시면 안 돼요."경호원을 밀어낸 뒤, 재빨리 병원 침대로 돌아갔다.박시준의 눈이 감겨져 있었다!진아연은 자신의 눈을 비비며 방금 잘못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방금 경호원도 보지 않았는가?분명 그녀가 잘못 본 것이 아닌 박시준이 깨어난 것이다.그녀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망설이고 있을 때, 그가 다시 눈을 떴다."시준 씨!" 그녀는 재빨리 말했다. "시준 씨!"박시준이 그녀를 쳐다보았다."저, 저예요...! 진아연!" 그녀는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김형문 씨도 죽었으니 퇴원하면 이제 같이 돌아가요...!"그녀는 이 한 마디를 그에게 말하는 것이 너무나도 길게만 느껴졌다."시준 씨,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많이 아플 거라는 거 알아요. 바로 대답할 필요는 없어요..." 진아연은 그의 큰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알았어..." 그는 매우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가 병원에서 퇴원하면 함께 돌아갈 것이다.진아연의 눈가가 순식간에 촉촉해졌다.그가 자신의 어떤 말에 대답을 했는지는 알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그가 깨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저녁. 김영아는 도시락을 든 채로 돌아왔다.박시준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바로 유모에게 죽을 준비하라고 했다."시준 씨!" 김영아는 도시락을 캐비닛 쪽에 올려두고 바로 병원 침대로 향했다. 박시준은 눈을 크게 떴고, 그녀는 부드럽게 물었다. "시준 씨... 기분은 어때요? 제가 가지고 온 이것 좀 먹어봐요..."그때 유 부원장이 그녀를 방해했다. "아가씨, 지금 뭘 드시기에는 좀 힘드십니다. 가벼운 죽만 좀 드실 수 있습니다."
유모는 김영아를 부축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여기서 무너지시면 안 돼요. 뱃속에 아이를 생각하셔야죠!"김영아는 크게 심호흡을 하며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그녀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박시준은 그녀에 대한 태도가 완전 달라졌다.유모는 병실에서 김영아를 부축해서 나왔다."아가씨, 왜 거기서 억울하게 있으려고 하세요?" 유모는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그리고 봉민 씨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적어도 봉민 씨는 아가씨를 생각하지만... 박시준 대표님께서는 전혀 아가씨를 생각하지도 않잖아요!"김영아는 목이 탁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뱃속에 자신의 아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절대 이렇지 않을 거예요."유모는 그녀가 미련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벼랑 끝에 몰릴 때, 누가 그녀의 편인지 알게 될 것이다."아가씨, 임신 3개월도 안 됐으니 안정을 취하셔야 해요. 그러니 돌아가시죠!" 유모가 말했다. "박시준 대표님께서도 바로 퇴원은 못하실 테니 친자 감정 결과서를 보내서 어떤 선택을 하실지 지켜보면 돼잖아요."김영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아가씨,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해요." 유모는 그녀를 상기시켰다. "만에 하나 박시준 대표님께서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강해지셔야 해요.""그렇게 못하면 어떻게 하죠?" 김영아는 충혈된 눈으로 절규했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는데...! 제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강하지 못하면 저는 그냥 죽은 목숨인가요...?"유모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들이 엘리베이터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렸고, 그 안에는 봉민이 서 있었다.유모의 눈은 봉민을 보자마자 눈이 반짝거렸다. "봉민 씨, 아가씨 데리고 산책 좀 가세요! 전 이만."유모는 말을 마치고 먼저 자리를 떠났다.봉민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김영아의 괴로워하는 표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박시준 씨가 일어났다고 하던데요. 병실에 안 계시고 왜
그녀는 임신을 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휴대폰 좀 빌려주세요." 그는 가방을 내려놓고 유모에게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다.유모는 바로 휴대폰을 가져와 그에게 건넸다.그는 유모의 휴대폰을 사용하여 여소정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몇 초 뒤, 통화가 연결됐다."여소정, 확실하게 말해줘! 대체 내가 뭘 했다는 거야? 왜 나랑 끝내겠다고 하는 건데?!" 하준기는 좋게 그녀와 대화를 나눌 생각이었지만, 전화가 연결되자 어쩔 수 없이 큰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지금 누구 휴대폰으로 전화한 거야?""유모님! 너 정말 유치한 거 알아? 네가 아직도 최은서 씨와 같은 철없는 여자 애인 줄 알아? 예전부터 화만 나면 나부터 차단이나 하고 말이야!"여소정은 그의 화난 목소리에 웃음이 터질 뻔했다. "차단하고 싶으면 차단하는 거지. 그게 왜? 다른 여자나 신경 쓰지. 나한테 왜 전화한 거야?"하준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유모를 쳐다보았다. "소정이가 왔을 때, 부모님께서 자리 안 계셨다고 하지 않았나요? 설마 부모님이 하신 말을 소정이한테 얘기했나요?"유모는 고개를 숙였다. "준기 도련님, 저는 그냥 소정 씨를 설득하고 싶어서...""... 꺼져요!" 하준기가 분노했다.뚜뚜뚜ㅡ 여소정이 전화를 끊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하준기 손에 들린 휴대폰이 땅에 떨어지며 박살 났다!Y국.박시준은 죽을 몇 입 먹은 뒤, 눈살을 찌푸렸다.진아연은 그릇을 옆으로 치우고 티슈로 입을 닦았다.의사와 간호사가 병실에서 나갔다.두 사람 외에 병실에는 진아연의 경호원도 있었다.경호원은 진아연에게 음식을 가져다줬다.예전에 병실 밖을 지키고 있던 김형문의 집 경호원들은 모두 떠났기 때문에 이제 아무렇지 않게 들어왔다."김영아 씨 엄청 속상해하던데요." 경호원은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김영아를 비웃으며 말했다. "이걸 뭐라고 하더라?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본다?"진아연은 경호원의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저 그녀는 박시준의 병원복의 단추
그가 정신을 차린 뒤, 가장 길게 말한 것이었다.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다 말했다. "전 당신을 원래 믿었어요. 근데 김영아 씨가 이 아이가 당신의 아이라길래... 그래서 다시 물어본 거예요.""그렇게 말했다고?""네. 라엘이한테 먼저 그렇게 말했어요." 진아연은 다시 수건을 들어 그의 몸을 천천히 닦았다. "라엘이가 정말 속상해하며 울었어요. 라엘이가 당신을 엄청 걱정했죠."박시준은 그 말을 듣자 동요하기 시작했다."시준 씨, 화내지 마요. 라엘이한테 이미 제가 다 말했으니까요." 그녀는 그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천천히 감싸며 말했다. "김영아 씨가 절 속였어요. 전화도 안 받고. 그래서 의심이 돼서 산이 오빠에게 전화해서 확인을 했죠. 역시나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았어요.""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왜 나한테 다시 물은 거지?" 그가 다시 물었다.그녀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아이들을 가지고 거짓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김영아 씨가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할 거라고는... 이런 일로 저를 속일 거라고는..."그녀는 말을 마치며 탁자 위에 있던 휴대폰이 울렸다.그녀는 수건을 내려놓고는 휴대폰을 보았고, 라엘이에게 걸려온 전화라는 것을 알고 바로 받았다.그녀 역시 라엘이가 얼른 그를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엘아, 아빠가 일어났어!" 진아연은 카메라를 박시준 쪽으로 돌렸다.라엘이 역시 박시준을 보자 신이 나서 말했다. "아빠! 드디어 일어났어요?! 라엘이가 정말 걱정했어요!"박시준은 딸의 웃는 얼굴과 목소리를 들으며 저절로 미소가 나왔다. "아빠, 괜찮아.""아빠, 왜 맞았어요? 누가 때린 거예요? 이름을 말해주세요. 라엘이가 크면 복수할 거예요." 라엘이가 화를 내며 말했다.라엘이는 자신의 노트를 펼쳤다.안에는 누가 그녀에게 돈을 빌렸는지, 누가 그녀를 화나게 했는지 다 기록되어 있었다.노트에 메모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쉬웠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녀는 나쁜 마음을 그렇게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박시준은
"시준 씨,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그녀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만약 김영아 뱃속의 아이가 정말 당신의 아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어요?""그녀의 아이는 내가 원한 것이 아니야. 그러니 난 그녀의 아이에 대해서 책임을 질 필요가 없지."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말했다."알았어요. 충분해요. 이번 일을 통해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절대 당신을 속이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가장 먼저 당신에게 말하겠다고 말이죠." 그녀는 자책하며 말했다. "시준 씨, 전... 정말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이 저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어요."박시준은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나도 잘못했어.""아니에요. 다 제 잘못이에요."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만약 내가 당신이었으면 더 충동적인 행동을 했을 거예요."그는 그녀와 이런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나 일어나도 될까?" 그는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무슨 말이에요! 다리가 부러졌어요." 그녀는 그의 왼쪽 다리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살짝 몸을 움직이고 싶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내 다리 괜찮은 거지?" 그는 다리를 움직였고 그녀 말처럼 심각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른쪽 다리는 괜찮아요.""일어나고 싶어도 이틀만 참아요. 다리 부상 외에도 팔도 부러졌다고요." 진아연은 그가 몸을 일으키자 베개를 가져와 등 쪽에 두어 그가 기댈 수 있게 했다."팔도 부러졌다고?" 그는 조금 놀랐다."저리지는 않아요? 왼팔 정말 괜찮아요?" 그녀는 초조하게 물었다."아프지 않은데." 그는 자신의 몸을 천천히 만져보았고, 크게 아픈 곳은 없는 듯했다. "팔은 다리만큼 중상은 아니에요. 하지만 퇴원한 뒤에도 휠체어를 좀 타야 해요." 그녀는 그를 천천히 만지며 말했다. "며칠 누워 있었더니 많이 불편하죠?""응. 근데 언제 온 거야?""어제 왔어요. 침대가 엄청 좋더라고요. 잘 잤어요." 그녀는 그가 미간을 찌푸리는 표정을 보며 무슨
전화는 한이로부터 온 것이었다.수신 버튼을 누르자마자 한이의 목소리가 바로 들렸다. "엄마, 박시준 씨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었어요."박시준은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감동이 밀려왔다.그의 아들이 자신을 걱정하여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건 것이다."엄마, 누구를 선택할 건지 물어보세요. 그 아줌마랑 헤어지고 싶지 않다면... 그냥 돌아오세요." 한이는 엄마와의 통화인 줄 알고 자유롭게 말했다.그 말을 듣자 박시준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갔다.자신이 걱정된 것이 아닌 진아연이 걱정돼서 전화를 한 것이었다.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들이 엄마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했다."엄마, 왜 아무 말이 없어요? 설마... 울고 있는 거예요?" 한이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박시준은 침묵을 깨고 말했다. "아빠다. 엄마는 지금 씻으러 갔어."한이는 잠시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박시준: "네가 물어봤던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네 엄마에게 전했어."한이는 그의 다른 사람과의 사랑 이야기에 전혀 듣고 싶지 않았다.한이는 그저 그에게 괜찮은지 묻고 싶었지만 부끄러운 마음에 차마 물어볼 수 없었다.한이가 아무 말이 없었기 때문에 박시준이 먼저 말을 꺼냈다. "한이야, 공부 때문에 바쁘지?"질문을 들은 한이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예전처럼 두 사람의 관계가 엄청 나쁘진 않았지만, 이런 일상 이야기를 하는 건 많이 어색했다.박시준은 한이가 바로 전화를 끊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박시준 씨?" 최은서의 목소리였다.박시준은 당황했다.이 목소리는..."한이는?" 박시준이 물었다."한이가 저한테 휴대폰을 주고는 이야기하라고 하네요." 최은서 역시 당황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저기...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했는데 괜찮아요?""응." 박시준은 딱히 하고 싶은 말이 없었다."제가 누군지 아시겠어요?" 최은서가 물었다.두 사람이 전화 통화를 한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박시준은 그녀의 목소리가 완전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