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가 이런 말들로 그녀를 진정시키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도무지 진정할 수 없었다!그녀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리고 마음이 아플수록, 두부의 상처도 더욱 아파졌다."아연아, 더는 아무 생각하지 마!" 박시준이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있어도 넌 아무 걱정하지 마! 다른 건 퇴원한 후에 생각해!"그녀는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려 깊게 심호흡했다.몇 분 뒤, 그녀는 마침내 조금 진정되었다."눈 감고 있어." 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려 퍼졌다. "푹 쉬어야 빨리 낫지."그녀는 곧이곧대로 눈을 감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싶지 않았다.눈을 감으면 머릿속에는 온통 정서훈에 관한 생각만 가득할 것이 분명했다.정서훈의 메시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그녀는 김형문이 이토록 잔인한 사람일 거라고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마냥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 수 없었다.끓어오르는 분노를 잠깐이나마 억누르기 위해서는, 그녀는 반드시 깨어 있어야 했다."나가요! 혼자 있고 싶어요." 그녀는 그의 큰 손에서 자기의 손을 빼내었다. "잘 쉬고 있을 거고,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않을 거예요. 혼자 있고 싶어요.""알았어." 그가 몸을 일으켜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밖에 있을게. 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럴 필요 없어요."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당신도 가서 쉬어요! 경호원이 지키고 있으니 전 아무 일 없을 거예요. 내일이면 일어나 움직일 수도 있을 거고요.""왜 나를 계속 보내려는 거야?" 그는 추측했다. 김형문에 대한 그녀의 원망이 그에게 옮겨간 것이라고."혼자 있고 싶어요. 어떤 조언도, 충고도 듣고 싶지 않아요.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다고요! 그냥 조용히 쉬고 싶어요!" 그녀의 붉어진 두 눈에서 쉴 새 없이 눈물이 떨어졌다. 그녀가 목멘 소리로 말했다. "제발 부탁이에요, 나가줘요!"그는 성큼성큼 병실 밖으로 나갔다.그가 나오는 것을 본 경호
"시준아, 내가 맡긴 일은 잘 처리했더구나." 김형문이 박시준을 보고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참, 둘째, 넷째와의 협상은 어떻게 됐어? 두 사람이 널 찾아왔었지?"박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두 사람과 만났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승원과 막내의 재산입니다...""그건 내 재산이야! 승원이와 막내의 재산은 진작에 내 것이 되었다고! 두 사람들에게서 합법적으로 사들인 내 재산이야!"승원과 막내가 죽은 후, 김형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들의 재산을 헐값에 사들였다.합법적인 매입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약탈이나 다름없었다.둘째와 넷째는 그런 이유로 김형문과 갈라섰다.만약 김형문이 이런 비열한 수단을 외부인을 상대할 때 사용했다면, 그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승원과 막내는 친형제나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그들의 재산을 가로챌 수 있단 말인가? 가로채더라도, 그 재산은 다른 형제들과 나누어야 할 일이지, 어떻게 김형문 혼자 독차지하려 한단 말인가?더군다나 승원과 막내는 김성우가 벌인 일을 수습하려다 살해당한 것인데, 김형문은 자기 이익을 위해 이런 짓을 벌이다니,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형님, 이 사업으로 얻은 이익 중, 3분의 1은 국가에 기부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공익 활동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우리는 남은 3분의 1을 갖고요." 박시준은 김형문이 화를 낼까 이어 설명했다. "회계 작업을 통하면 아주 적은 금액만 손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이익의 작은 부분만 손해를 볼 거예요.""흥, 아무리 작은 부분일 뿐이라 해도 난 잃고 싶지 않아!" 김형문이 차가운 얼굴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 "젠장! 처음부터 형제들과 나누지 않았더라면 이런 손해를 볼 일도 없었을 텐데!""그들과 사이가 틀어지게 되면 우리에게 좋을 게 없습니다. 서로 다투다 남 좋은 일만 시킬 수도 있고요. 더 큰 전진을 위해, 지금은 우리가 한 발짝 물러서도록 하죠.""그래, 네 말대로 하지!" 김형문이 말을 하면서 금단 현상을 일으켰다.
김형문은 마치 박시준이 그에게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노발대발했다."형님, 지금 환자 아니십니까. 푹 쉬시고 다른 생각은 하지 마세요." 박시준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영아가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합니다. 돌아가 살피겠습니다."평온한 그의 목소리에, 김형문은 마치 주먹으로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었다.그가 떠난 후, 김형문은 몹시 화가 났다."갈수록 나에게 속내를 감추는군." 김형문이 경호원에게 입을 열었다. "방금 나를 굉장히 존중하는 것처럼 대했지만, 속으로는 나를 아주 원망하고 있을 거야.""정서훈이라는 의사 때문에 말씀이십니까? 제가 보기엔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습니다.""당연히 정서훈 때문은 아니지... 진아연 때문이야." 김형문이 눈살을 찌푸렸다. "진아연 상태가 안 좋다고 하는 거 못 들었어? 정서훈의 죽음 때문에 진아연의 상태가 않 좋은 거야.""원망하려면 원망하라죠! 그녀는 지금 아무런 힘도 없지 않습니까. 아무리 대표님을 원망한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경호원이 비웃었다. "박시준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은 대표님의 구역입니다. 대표님께서 그를 중요하게 여길 때나 쓸모가 있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죠!" "그래도 박시준이 봉민보다 나아. 난 박시준이 필요해." 김형문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하지만 난 걱정할 필요가 없어. 영아가 그를 확실히 붙잡아 둘 거야."...A국.진명그룹.마이크는 임원 회의를 열어, 회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알렸다."제가 회사에 누를 끼쳤습니다." 마이크가 말했다. "지금 아연이는 국내에 없고, 회사 일을 관리할 여력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지금 회사가 마주한 문제는 아연이로서도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지금 우리 회사에는 도난당하지 않은 최신 제품만 남아있다는 뜻입니까?" 한 고위 간부가 깜짝 놀라 물었다."맞습니다. 최신 모델을 제외한, 나머지 구형 모델을 계속 생산하게 되면 한 가지 상황에 부딪히게 됩니다. 바로 팔
회의가 끝난 후 마이크는 기분이 우울했다.만약 임원들이 그에게 화를 내며 따져 물었더라면 그는 이토록 골치 아프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조지운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점심을 먹자고 했다."날 탓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로하더라고요. 내 탓이 아니니 자책하지 말라고요." 마이크는 맥주 한 캔을 따서 한 모금 마셨다. "사실 다들 회사가 부도나는 걸 원하지 않아요. 그들 중 대부분 사람은 진준 씨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 많이 미안해요."마이크의 우울한 모습을 본 조지운은 마음이 불편했다.요즘 생긴 돌발상황으로 인해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있었다.전임자의 잘못으로 인한 결과로서 그와 상관이 없었지만 그는 여전히 모든 걸 짊어지려 했다."아연 씨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할지 물어봐요." 조지운이 말했다. "파산 신청을 할 건지 계속 버틸 건지 한 번 물어봐요.""수술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일로 귀찮게 하면 안 돼요. 부도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했어요. 그러니 회사가 부도날 거라는 사실을 이미 받아들였다는 거예요. 다만 제가 인정하기 싫을 뿐이에요.""아연 씨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실을 당신이 왜 인정 못 해요?""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절대 인정 못해요." 마이크가 술을 단숨에 마셨다. "요즘 드는 생각이 있어요. 모든 청춘을 낭비한 것 같아요. 나한테 한 번 상처를 준 것으로 모자라 또 상처를 주다니, 그것도 이렇게나 깊게 말이에요. 젠장, 찾아가서 죽여버리고 싶어요.""그만하고 술이나 마셔요." 조지운이 맥주 한 캔을 따서 그와 함께 마셨다."회사가 부도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어요. 박시준이였다면 눈뜨고 진아연의 회사가 망하는 걸 지켜보지 않을 거예요." 마이크가 이를 갈며 말했다. "박시준이 돌아올 때까지 버텨야 해요."조지운을 그를 힐끗 보고 나서 물었다. "그때까지 버틸 수 있어요?""박시준이 곧 돌아올지도 몰라요."조지운은 대꾸하지 않았다그는 마이크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사람을 보내 귀국을 도와줄 거예요. 병원에도 데려가도록 하죠." 박시준이 의사에게 설명했다.그의 말을 들은 의사는 곧 퇴원 서류를 건네주었다.진아연은 자신의 생활이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는 어두운 표정으로 박시준의 팔을 잡고 밖으로 나갔고,두 사람은 사무실에서 나와 비상통로 쪽으로 걸어갔다."시준 씨, 전 지금 귀국할 생각이 없어요.""항공권을 이미 예약해 놨어. 오늘 가야 해." 박시준은 그녀의 말을 못 들은 듯 말했다."전 안 가요.""꼭 가야 해." 박시준이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환자인 그녀와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다. "당신이 가면 내가 당신을 대신해 복수할 거야."그녀는 많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와 당장이라도 뱉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이성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직접 김형문을 죽이고 정서훈을 위해 복수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지금 아픈 몸이라 김형문을 죽일 힘이 없었다.김형문을 죽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그의 손에 들어간다면 박시준만 난처하게 된다."어디 가는 항공권을 예약했어요?" 그녀가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아직 안 샀어. 예전에 B국으로 간다고 해서 A국으로 가는 걸 사야 하는지 B국으로 가는 걸 사야 하는지 모르겠어." 박시준이 대답했다."B국으로 해요." 그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정서훈 부모님을 만나 미안하다고 사과해야겠어요.""회복하고 나서 가. 널 탓하면 어쩌려고 그래?" 박시준이 말했다. "내가 여기 일을 다 해결하고 나면 같이 가."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잠시 후 의사가 퇴원 서류를 그들에게 건네주었다.박시준은 퇴원 서류를 받아들고 그녀와 함께 병실을 나섰다.그녀는 이미 짐을 챙겨놓았고 경호원이 짐을 들고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가자!" 그가 말했다.경호원: "호텔로 돌아갈까요, 아니면...""공항으로 가." 박시준은 진아연의 손을 꼭 잡은 채 그녀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도록 했다.경호원이 짐을 들고
"네, 아무거나 사 오면 되긴 하는데 너무 많이는 사지 말아요.""알았어."위정이 떠난 후 진아연은 졸여왔던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았다.그녀는 병원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켜고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곧바로 연결되었다."나 지금 B국에 입원 중이야. 열흘에서 보름은 있어야 퇴원할 것 같아." 그녀는 자신의 상황을 그에게 전했다."드디어 악마의 소굴에서 탈출했구나!""하지만 시준 씨가 아직 거기에 있어."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그를 걱정했다."그래도 두 사람 다 거기 있는 것보단 낫잖아. 그리고 박시준은 그 사람들을 잘 아니 괜찮을 거야." 마이크는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아연아, 회사가 부도날 것 같아."예전에 귀띔한 적이 있기에 그녀도 심리준비를 하고 있었다."지금 회사 상황이 어때?" 그녀가 물었다.마이크가 구체적인 상황을 알려주지 않았기에 그녀는 더 불안했다.마이크가 상황을 솔직히 말하자 그녀는 오히려 그다지 비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신제품을 생산할 수 있지 않아? 일단 버텨봐." 그녀가 말했다. "정 안되면 일부 생산라인을 없애도 되고. 도마뱀은 살기 위해 꼬리를 끊고 도망가잖아. 우리도 살길을 생각해 봐야지."그녀의 말을 들은 마이크는 코끝이 찡해왔다. "어젯밤 라엘이 어디선가 회사가 어렵다는 말을 주워듣고 자기 카드를 주더라고. 자신이 번 돈이니까 가지고 가서 회사를 살리라면서 말이야."진아연은 마음이 아팠다."오늘 확인해 봤는데 카드에 잔액이 40억이나 있더라고. 걔한테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이 있어?" 마이크가 의아하게 물었다."라엘의 돈이 아니야." 그녀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라엘의 카드는 나한테 있어. 어젯밤에 준 그 카드는 아마 김세연이 너한테 주라고 했을 거야.""그런 거였구나. 어쩐지 라엘이 회사에서 일어난 일을 알고 있다 했어.""세연 씨는 내가 어려울 때마다 항상 묵묵히 날 도와줘.""언제 밥 한 번 사야겠어.""그래, 회사의 일은 다시 생각해 보고 얘기하자. 지금 머리가 좀 아파서
그녀는 이상함을 느꼈다.정서훈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데 정서훈은 그녀에게 주입한 마취 용량이 전신 마취를 할 정도가 아니라고 했다.그녀는 그를 철석같이 믿었기에 그가 주입한 용량이 얼마인지 자세히 보지 않았다.두 번째 방사선 조영 때도 그녀는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검사 결과를 요구하지 않았다.지금 위정의 질문에 대해 그녀는 아무런 답변도 줄 수 없었다."정서훈이 도대체 뭘 했던 거지? 직업적 도덕이 있는 한 이런 장난을 할 리 없는데." 위정이 답답한 마음에 입을 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서훈이 죽은 지금 그에게 따져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위정 선배, 설마 무슨 음모론 같은 걸 생각하는 거 아니죠?" 진아연은 말을 하며 자신의 몸에 불편한 데 없는지 느껴봤다.지금 머리 부분의 상처가 가장 불편했다.수술 전 그녀는 아픈 곳이 없었다. 정서훈이 일부러 자신에게 전신 마취를 하고 나쁜 일을 꾸미려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다만 정서훈은 수술 전에 그녀에게 전신 마취를 했는데 이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았다."위정 선배, 왜 그랬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어요. 그리고 전 지금 불편한 곳도 없어요. 별일 없을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전신 검사를 받아보자." 위정은 걱정되었다. "다 쉬었으면 지금 가서 검사를 받자."진아연은 한이, 은서와 최운석을 바라보았다."저쪽은 걱정할 필요 없어, 일단 본인 몸이나 잘 챙겨." 위정이 말했다. "걱정 말고 검사를 받고 있어. 경호원이 집까지 바래다 줄 거야.""위정 선배, 지금 나한테 너무 엄하게 대한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진아연이 뾰로통해서 말을 뱉고는 그와 함께 검사받으러 갔다."박시준한테서 전화가 왔었어." 위정이 설명했다. "네가 지금 너무 고집이 심하대. 아픈 걸 알면서도 수술을 안 하려 하더니 수술 후에는 제대로 된 입원 치료도 거절한다고...""시준 씨는 왜 내 험담을 하고 다닌대요?" 진아연이 눈살을 찌푸리고 약간 짜증을 냈다. "Y국에 가지 않았더라면 내가 이렇게
주문을 마친 후 최은서가 최운석에게 말했다. "아연 씨 회사가 어려워. 아연 씨에게 돈이 필요할 거야. 운석아, 네가 지금 ST그룹의 대표님이면 대표님답게 아연 씨에게 돈을 좀 주면 안 돼?"최운석: "좋아, 어떻게 하면 되는데?"최은서: "성빈 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진명그룹에 투자하고 싶다고 해... 아니면 네가 직접 아연 씨에게 돈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하든가. 네가 이렇게 말하면 알아들을 거야. 넌 지금 대표님이니 네 말을 들어줄 거야. 그리고 성빈 씨도 진아연을 돕고 싶어 해."최운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화번호가 없어.""나한테 있어." 최은서는 휴대폰을 켜고 블랙리스트에서 성빈의 번호를 찾아 불렀다. "내가 방금 한 말 다 기억했지?"최운석: "난 진아연에게 돈을 지원하고 싶다.""맞아. 전화를 받으면 그렇게 말하면 돼." 최은서가 말하며 성빈의 번호를 눌렀다.전화가 걸렸고 한참이 지나서야 성빈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전화기 너머로 나지막한 성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성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최은서는 곧 최운석에게 말을 하라고 눈짓했다.최운석은 최은서가 눈썹을 씰룩거리는 걸 보며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성빈이 두 번 '여보세요' 를 외친 뒤 최은서가 최운석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넌 참 바보야!"최은서의 목소리를 들은 성빈은 멍해졌다. "왜 욕은 하고 그래? 이건 네 새 번호야?""아니요! 이건 성빈 씨 새 대표님 번호예요." 최은서가 화를 내며 말했다.성빈은 어리둥절해졌다. "둘째 오빠 새 번호라고? 지금 B국에 있는 거 아니야? Y국엔 왜 갔어?""지금 누가 대표님인지 아직도 몰라요? 그런 머리로 어떻게 재무부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예요?" 최은서가 놀려댔다.성빈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최운석 말이야? 이건 최운석의 번호야?""대표님 번호도 저장하지 않는다니, 대표님을 깔보는 거예요?"성빈: "알았으니까 그만 놀려. 무슨 일인지나 얘기해.""최운석, 네가 얘기해." 최은서는 휴대폰을 최운석에게 건네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