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못 하잖아요." 진아연은 차갑게 웃었다. "당신은 여전히 저를 기억하지 못해요. 그래도 만족해요, 절 기억하지 못해도 저에 대한 태도가 처음보다 훨씬 좋아졌으니까요. 제가 여기에 계속 남는다면 당신은 여전히 절 사랑하게 될 거예요.""진아연, 지금이 이런 얘기 할 때야?""안 그럼 무슨 얘기 해요? 당신이랑 김영아 얘기하자는 거예요?" 그녀는 무너질 것 같았다. "그 여자 당신 얘기 잘 듣던데요, 그 여자가 당신을 향한 사랑이 저 못지않는 거 같던데요.""지금 이 상태를 즐기고 있는 거예요? 어장관리하시면서 둘 다 놓치기 싫은 거예요?" 그녀는 비웃었다. "이런 나날들이 계속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저 그만 포기할 거예요."전화기를 쥔 그의 손이 갑자기 굳어졌다."제일 길어서 이번 달 말까지 버틸 거예요. 그때도 이런 태도로 저와 함께 가지 않으시겠다면 그럼 전 이만 물러나겠어요." 그녀는 마지막 선고를 내렸다. "저와 양육권 분쟁할 필요는 없어요, 당신 새 와이프 그렇게 어린데 당신이 아이 낳자는 대로 좋아서 낳을 거예요.""진아연, 네 말은 이번 달 말까지 시간 끌다가 가겠다는 거야?" 박시준은 그녀의 냉소를 무시했다.그녀는 마음속의 불쾌함을 이런 말들로 자극했다."이달 말까지 며칠 남지 않았어요." 그녀는 갑자기 추위를 느꼈다.그녀는 그의 말투에서 이달 말까지 기다려도 그가 그녀와 함께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느꼈다.그의 태도는 매우 명확했고, 당분간 Y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적어도 기억을 되찾기 전까지는 그녀와 함께 떠날 일은 없을 것이다.결국 누가 먼저 전화를 끊었는지 모르겠다.그녀는 침대에서 뒤척이며 잠들지 못했고 갑자기 아랫배가 당기는 느낌을 받았다.그녀는 휴대폰으로 달력을 열고 날짜를 흘끗 보았다.그녀의 생리가 일주일 지연되었다.최근 일이 너무 많고 지쳐서 내분비 실조가 생리불순으로 이어진 것 같았다.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슈퍼로 향해 생리대를 사서 미리 챙겨놓으려고 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30분 후 정서훈은 진아연을 깨웠다."너 방금 초음파실에서 잠들었어."진아연은 반 시간 자고 나니 정신이 많이 회복했다: "민망하네, 호텔에서는 어떻게 해도 잠이 안 오는데 병원에서 나는 소독약 냄새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나 봐.""어쩌면! 나도 소독약 냄새를 맡는 거 좋아해." 정서훈은 말하며 그녀는 엘리베이터로 데려갔다."결과는 어때?" 그녀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기계가 고장 나서 검사 결과 프린트 못 했어. 대신 의사가 자궁 상태 봐줬어." 정서훈은 엄숙하게 말했다. "큰 문제는 없고 스트레스로 인한 내분비 실조 같아.""내가 말했지! 예전만큼 어리진 않아도 나 여전히 어린 편이라고." 그녀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이윽고 그녀의 목소리는 낮아졌다. "오늘 시준 씨한테 이번 달 말까지만 기다리겠다고 말했어."정서훈은 생각이 많아졌다, 건성으로 그녀에게 대꾸했다."참, 일단 약 먹을 필요는 없고 일단 더 지켜봐.""응. 이것 때문에 병원에 올 생각 없었어. 내려가 생리대 사려던 참이었는데 어쨌든 고마워." 진아연은 웃으며 말했다. "넌 정말 책임감 있는 좋은 의사야.""칭찬 그만해. 나도 평시에 아파도 병원에 잘 안 가."병원에서 나온 정서훈은 그녀를 호텔로 데려다주었다.오후 4시 30분, 저녁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다.정서훈은 경호원을 불러내 담배를 피우며 얘기를 나눴다."담배 안 피우는 거 아니었어요?" 경호원이 그에게 담배를 건넸다."어렸을 때 담배를 피웠었어요. 그러다가 일이 너무 바빠서 끊었어요.""네, 담배 좋은 거 하나 없어요!" 경호원이 말하며 불을 붙였다."좀 심란해서요." 정서훈은 담배를 한 모금 들이마신 후 먼 곳을 바라봤다. "진아연, 고집 센 거 같지 않아요?""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아요. 떠나고 싶으면 언제든지 떠나실 수 있습니다. 대표님께선 함께 있어달라고 강요하지 않을 겁니다." 경호원이 말했다.정서훈은 고개를 저었다: "진아연이 처음 임신했을 때 쌍둥이였어요. 그때 이미 박시준이랑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직 안 자고 뭐해? 거의 1시인데 이렇게 늦게까지 안 자다니?"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는 책상으로 걸어갔다.한이는 노트북을 닫아야 하나 2초 동안 망설이다 닫지 않기로 결심했다.김영아는 아직 대학도 졸업하지 않아 박시준과 결혼한 뒤, 학교도 그만두고 집에만 머물렀다.게다가 김영아는 철학과였기 때문에 김영아의 지식수준으로는 노트북에 있는 내용에 대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왜 마음대로 들어오시죠?" 한이는 김영아의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사실... 방금 악몽을 꿨어. 네가 큰 오빠한테 끌려가는 꿈을 말이야." 김영아는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했다. "그래서 보러 온 거야.""그럼 제가 당신의 큰 오빠한테 잡혀가길 원해요? 아니면 원치 않으세요?" 한이는 물었다. "만약 제가 잡혀갔다면 박시준 씨는 당신의 꼭두각시 노릇을 톡톡히 할 테니, 시키는 건 뭐든 하겠죠."김영아: "..." 그녀는 한이가 이런 말을 꺼낼 줄은 몰랐다."저는 그 사람을 싫어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음속으로는 저라는 아들을 엄청 신경 쓰죠." 한이는 계속해서 물었다. "아니면 지금 당신 큰 오빠한테 전화하던가요?"김영아는 심장이 뛰었다!하지만 김영아는 그렇게 했을 때의 결과가 더욱 두려웠다."한이야, 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어. 물론 내가 탐탁지는 않겠지. 하지만 난 우리 큰 오빠랑 다르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김영아는 인내심을 가지고 말했다. "난 네 아빠랑..."그녀는 다음 말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결국 한이에게 그녀는 그저 계모일 뿐이었다."만약 제가 당신의 큰 오빠라는 사람을 죽인다면 저를 숨겨주실 건가요?" 한이는 일부로 김영아를 자극했다. 김영아의 한계심이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었다.김영아는 이 말에 깜짝 놀랐다.자신의 앞에 있는 꼬마 아이가 자신의 큰 오빠를 죽이고 싶다고 말하다니...그런 능력이 정말 있을까?김영아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한이가 입을 먼저
한이는 그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한이는 그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것을 생각하고, 벌떡 자리에서 앉아 물었다. "기억을 잃지 않았어요?""잃었어." 박시준은 한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엄마와 내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진 않지만. 만난 뒤에 알았어. 나한테서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말이야.""쳇! 제 아빠가 되실 자격이 없으세요!" 한이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저 피하기만 하는 겁쟁이! 최악의 남자예요!"박시준은 아들에게 꾸짖음을 당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마음속의 분노가 들끓어 올랐다.사람들은 충동적일 때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쉽다.당시 포레스트 별장에서 그는 자신의 두 손으로 직접 한이의 목을 졸라 죽일 뻔했다. 그가 Y국에 왔을 때, 김형문에 의해 기억 제거술로 받아 그들을 잊어버린 일도.하지만 지금 과거를 바라보고 낙담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우선 엄마를 데리고 돌아가. 여기 문제를 해결한 다음, 찾으러 갈게." 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한이에게 말했다. "알겠지만 네 엄마는 내 말을 잘 듣지 않거든. 그러니 한이 네가 엄마를 설득시켜 같이 돌아가게 해야 해.""저는 엄마의 아들입니다! 제 말을 들을까요?!" 한이는 약간 부담이 되었다."애교라도 부려!" 박시준은 그의 아들에게 조언했다.한이는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 저는 그런 거 못해요!"박시준은 깊은 눈으로 그의 앞에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이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자신의 아들을 가까이서 본 적은 처음일 것이다.그리고 그 둘이 이렇게 많은 대화를 나눈 것도 처음일 것이다."김성우를 네가 어떻게 죽일 건데?" 박시준은 그의 아들을 조용히 바라보다 입을 떼며 말했다."제 계획입니다! 관심 끄세요!"박시준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감당할 수 없을 거 같아서 그래. 아빠가 도와줄까?""저 혼자 처리할 수 있어요. 도와주지 않으셔도 돼요!" 한이는 단호하게 거절했다.박시준: "그래... 지
"제 아들이 말했어요." 박시준은 한이의 계획에 대해서 알지는 못했지만 한이는 한다면 하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늦어도 모레 전. 김성우가 죽는다면 김형문의 집은 난리가 날 겁니다. 그때, 진아연이랑 아들을 귀국시킬 예정입니다."배태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들 아직 10살이라고 알고 있는데? 설마 그 말을 믿는 건가요?""왜 믿지 않으시죠?""김성우가 죽은 뒤, 다시 이야기하시죠!" 배태준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김형문이 그를 보호하지 않았다면 이미 죽은 목숨일 겁니다! 아, 그럼 진아연이 A국에 돌아갈 때 같이 돌아가십니까?""가지 않습니다." 박시준은 침착하게 말했다. "전 지금도 김형문의 집과 연관된 일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만약 A국으로 돌아가더라도 김형문이 A국까지 쫓아와 괴롭힐 겁니다. 여기서 일어난 일은 이곳에서 마무리 지을 겁니다."배태준은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좋네요. 자, 이제 게임을 다시 시작해 볼까요!"...아침 7시.진아연은 일어나자마자 한이가 생각났다.그래서 잠시 망설이다가 한이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한이야, 이제 좀 적응했어? 김영아 씨가 괴롭히지는 않아? 혹은 네 아빠가..."아들의 얼굴을 보자 그녀는 바로 질문을 던졌다."엄마, 박시준... 정말로 기억하지 못해요." 한이는 휴대폰을 들고 앉았다.휴대폰 벨 소리에 잠에서 깬 한이는 헝클어진 머리를 만지며 일어났다. 헝클어진 머리와 다르게 마음은 맑았다.그는 어젯밤 박시준이 그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해 냈다."무슨 말을 한 거야?" 진아연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네."진아연은 이 결과에 놀라지도 않았다.박시준이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면 그는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 없었을 것이다."엄마, 김성우 씨가 죽으면 저랑 같이 먼저 돌아가요." 한이는 어젯밤 박시준이 말한 것처럼 진아연을 설득시키려고 했다.그는 애교 부리는 방법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라엘이가 그런 태도를 매우 좋아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는 할 수 없었다."어젯밤
물을 마시려고 하다 그는 잠시 행동을 멈췄다."우리 딸, 갑자기 아빠한테 왜 물을 가져왔니?"사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딸이 물을 준다는 상황에 대해 결코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휴대폰 화면의 카운트다운 숫자를 보며 모든 것에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그는 새벽 3시까지... 기다릴 것이다!대체 누가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는지!새벽 3시를 넘어서도 살아있다면 해커의 장난질에 맞춰줄 것이다!만약 새벽 3시에 죽지 않는다면 해커는 반드시 박시준의 아들 진지한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진지한은 고작 10살의 어린아이였다.비록 진지한은 매우 똑똑하여 휴대폰을 해킹할 수 있지만 어린아이의 장난은 딱 거기까지 일 것이다!진지한은 그를 죽이기에는 너무 어리기 때문이었다!김성우의 딸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아빠, 엄마한테 물 한 잔 드리는... 영상을 찍어오라는 숙제를 시켰어요."그리고 그제야 김성우는 아내가 휴대폰을 들고 멀지 않은 곳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찍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하하하! 그랬구나!" 김성우가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그의 딸은 유치원에 다니고 있으며, 조 선생님은 간혹 이런 숙제를 내주실 때가 있었다.김성우가 집에 없었기 때문에 두 모녀에게는 딱히 생소한 일은 아닐 것이다.김성우는 자신의 아내와 딸을 의심했다는 생각에 얼굴이 빨개졌다.그는 잔에 담긴 물을 단숨에 마신 뒤, 빈 잔을 딸에게 건넸다."우리 착한 딸, 잘 마셨어. 아빠가 앞으로 우리 딸에게 신경 많이 쓸게. 알았지?"딸은 잔을 들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김성우는 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우리 딸, 아빠한테 굿나잇 뽀뽀해 줘야지."딸은 잠시 머뭇거리다 김성우에게 다가가 그의 볼에 뽀뽀를 했다."아, 성우 씨. 목욕하실래요?" 아내가 물었다."괜찮아. 먼저 애나 씻겨줘!" 김성우는 말했다. "아, 그리고 오늘은 먼저 자. 기다리지 말고."아내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성우 씨, 뭘 기다리는지 알고 있어요. 같이 기다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 방으로 돌아가 쉬기로 결정했다.기다리다가는 날을 샐 것이다.몇 시간 뒤에는 그가 김형문을 대신하여 둘째 형과 넷째 형과 만나 협상을 해야했다.김성우의 죽음과 관계없이 오늘은 매우 특별한 날이었다.그는 자신의 방의 문고리를 돌리려는 순간, 한이의 방문이 열렸다.그리고 그는 한이의 방을 보는데ㅡ두 부자는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한이는 자신처럼 박시준이 자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기다렸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박시준이 그의 계획을 믿었다니.그리고 박시준은 한이의 표정을 보고 이미 어떤 결과가 그려지는지 알 수 있었다."김성우 씨, 죽었어요." 한이가 말했다.박시준은 휴대폰을 켰지만 어떠한 연락이 온 것이 없었다."정말이야?" 그는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의심하시는 거예요?" 한이가 무심하게 말했다."설마... 정말 죽인 거야?" 박시준은 한이에게 한걸음에 다가가 물었다. "어떻게 한 거야?"한이는 자신의 엄마를 대신해 복수를 했기에 그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그의 아내가 집사와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그들이 김성우를 죽이지 않는다면... 그들이 죽었겠죠."박시준은 그 말을 듣자 한번에 이해했다.김형문은 김성우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경호원들을 보냈지만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김성우를 죽인 사람이... 김성우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이다."방으로 돌아가 쉬어." 박시준은 휴대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지만 아무도 김성우에 관한 연락이 오지 않았다.그리고 갑자기 그의 마음이 불안해졌다.한이가 방에 들어가기 위해 등을 돌리자 그는 물었다. "짐은 다 챙겼지?""지금 챙기려고요.""그래." 박시준이 말했다. "그럼 난 김영아 쪽에 연락을 받은 게 있는지 확인해 볼게."그리고 그는 침실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침실의 문을 조용히 열었고 안은 여전히 캄캄했다.물어볼 필요도 없이 김영아는 아직 김성우의 사망 소식을 받지
박시준은 그녀의 말을 흘려들었다.그리고 그는 침실에서 나와 운전기사에게 전화해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라고 시켰다.이곳에는 김형문과 김성우의 별장으로 향하는 길이 있었다."돌아오는 길에 김형문 쪽 상황도 살펴보도록."운전기사: "네, 박 대표님. 알겠습니다."이곳의 유모, 운전기사 및 경호원까지 모두 김영아 쪽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김영아는 박시준의 사람이기도 했다."만약에 누가 물어보면 영아가 야식을 좀 사 오라고 했다고 둘러대."운전기사: "알겠습니다."운전기사와 통화를 끝낸 뒤, 박시준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는 1층 거실의 등을 켜지 않았다.그는 단지 김형문 쪽의 상황이 너무 궁금했다. 아마 김형문 역시 지금 그를 몰래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김성우의 죽음은 의심할 여지없이 김형문에게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김형문은 슬하에 4명의 자식들이 있었고, 3남 1녀였다. 하지만 현재 아들들이 모두 사망했다.그래서 김영아는 김형문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박시준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이미 일은 벌어졌는데 쓸데없는 두려움은 필요하지 않았다.김형문이 어떻게 나와도 그는 한이의 안전부터 생각해야 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운전기사가 정원에 차를 주차했다.강한 헤드라이트 빛으로 박시준은 자리에서 바로 일어났다.그리고 운전기사가 들어와 그에게 말했다. "박 대표님, 그곳은 이미 폐쇄된 상태였습니다. 아무도 들여보내주질 않고 있습니다. 영아 사모님께서 야식 심부름을 시켰다 해도 절대 안 된다고 하더군요.""음... 김형문과 김성우...""근데 별장 불은 모두 켜져 있었습니다." 운전기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조용히 말했다. "뭔가 심각한 일이 생긴 거 같습니다. 경호원들이 가득했고, 울음소리도 들리기도 했고요..."박시준은 눈을 내리깔며 대책을 생각하기 시작했다.김성우가 죽은 뒤, 김형문은 바로 모든 별장 내 이동을 막았다.이렇게 무자비하게 움직일 줄이야!"혹시 밖으로 나갈 다른 출구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