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 손으로는 라엘이를 안고, 다른 손으로는 아연의 손을 꼭 잡았다.그녀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공항 로비를 나섰다.공항 관제 센터.박시준은 아연과 라엘이를 데리고 들어온 후, 비행기의 활주로가 잘 보이는 커다란 창문을 마주했다."30분 후면 한이가 탄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거야." 그는 아연을 창가로 데려갔다. "어젯밤에 마이크와 대화를 나눴어. 나도 그와 같은 생각이야. 한이가 지금 해외로 나가 공부를 하는 게, 어쩌면 한이한테 훨씬 좋은 선택일 수 있어."진아연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예선전에서 한이는 동이보다 고작 3점밖에 높지 않았어. 그래서 동이는 선생님에게 점수의 공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거야. 만약 한이가 동이보다 30점이 더 높았다면, 동이가 이의를 제기했었을까? 한이의 실력은 아직 조금 부족해..."그의 말을 듣고, 진아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당신은 당신 아들한테 너무 많은 걸 기대하는 거 아니에요? 한이는 동이보다 3살이 어려요. 그 말인즉, 동이는 한이보다 3년을 더 배웠단 뜻이죠. 그런데도 한이는 동이보다 3점이 더 높았어요, 그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일이라고요.""하지만 동이가 이의를 제기한 순간 한이는 곧바로 무너졌을 거야." 박시준은 아연을 침착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한이는 자기의 실력을 키우던지, 자기의 멘탈을 잘 조절하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해. 지금 한이는 본인의 실력을 키우는 쪽을 결정했고, 우리는 한이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해."진아연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지금 한이가 자기의 실력을 확실하게 키워둬야만, 앞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살 수 있어." 시준이 말을 이었다. "난 내 아들이 앞으로 나를 능가하게 되기를 바라. 그래야만 자기 자신과 가족을 더 잘 보호할 수 있을 테니까. 지금의 짧은 이별 정도는 견딜 수 있어."진아연은 눈을 돌려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쩌면 당신 말이 맞을지
그녀는 그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춘 후, 그를 밀어냈다. "얼른 전화받아요, 난 옷 갈아입고 올게요."그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걸려 온 전화를 힐끗 보고는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박한이 오늘 최운석을 데리고 DNA 검사를 하러 갔다고 합니다." 수화기 너머 부하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 생각에 DNA 검사를 하게 한 동기가 탐탁지 않습니다. 최운석이 본인의 친동생임이 확실한 걸 알고 있을 텐데, 굳이 대표님 곁에서 떨어뜨리더니, DNA 검사까지 받게 하다니요."박시준은 아연을 힐끗 쳐다보았다.그녀는 거울을 마주한 채, 등 뒤의 허리 끈을 풀고 있었다."계속 지켜보다가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보고해." 시준은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누구예요?" 그가 전화를 끊는 것을 본 아연이 그에게 물었다."박한이 최운석을 데리고 DNA 검사를 하러 갔대. 당신, 최운석이 걱정된다고 했잖아. 그래서 내가 사람을 시켜 그들을 지켜보게 했거든." 그는 성큼성큼 그녀의 뒤로 다가와 허리 끈을 풀어주었다."아, 박한이 당신한테 뭘 요구하진 않았고요?" 그녀는 내심 불안했다."아직은 아니야.""그가 당신에게 돈을 요구하면, 줄 거예요?" 그녀가 무심코 그에게 물었다. "이전에 낡은 집을 팔아 생긴 돈은, 박우진이 머지않아 다 탕진해버릴 거예요. 돈이 다 떨어지고 나면 분명 당신을 찾아와 돈을 요구하겠죠.""그들이 우리를 찾아오면, 그때 다시 얘기해도 늦지 않아."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지금부터 미리 걱정해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아연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 빈대 같은 사람들! 최경규도 아직 떠나지 않았죠?""아연아, 그들 때문에 기분 상해 할 필요 없어. 그들이 나에게 돈을 요구한다 해도, 나도 그냥 내주진 않을 거야." 그는 아연의 웨딩드레스를 벗겨준 후, 옆에서 잠옷을 꺼내어 그녀의 머리에 씌워주며 말했다. "오늘은 집에서 쉬어!""그러려고요, 집에서 라엘이와 함께 있어 줘야겠어요. 한이가 떠났으니, 라엘이도 마음이
스타팰리스 별장.이모님이 우편물 꾸러미 하나를 진아연에게 가져왔다."아연 씨, 제가 열어드릴까요, 아니면 직접 열어 보시겠어요?" 이모님이 물었다.아연은 우편물을 받아 들고 발신인을 확인했다.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작은 나라에서 온 것이었다.그녀는 곧바로 포장을 뜯어, 안에서 엽서 한 장을 꺼냈다.엽서를 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위정의 얼굴이 떠올랐다."위정 씨가 보낸 거예요?" 이모님이 물었다. "지난번과 주소가 같은가요?"아연이 고개를 저었다. "같은 주소가 아니네요. 시준 씨가 결혼식 후에, 지난번에 엽서를 보냈던 나라에 가 볼 계획이었거든요. 지금은 괜찮아요. 나라가 또 바뀌었거든요."이모님이 눈살을 찌푸렸다. "세계 여행을 하고 싶으시대요?"아연은 엽서를 자세히 살펴보았다.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으로 된 엽서에는, 한 쌍의 남녀 캐릭터가 결혼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예전엔 그가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는 줄 몰랐어요. "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네요. 이번 일 때문에 집에도 돌아가지 않을 필요는 전혀 없었는데.""그러니까요! 위정 씨 부모님도 위정 씨 아들 한 분뿐이신데, 이렇게 오랫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으시니, 부모님께서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겠어요." 이모님이 말했다. "지금 위정 씨랑은 전혀 연락되지 않으시는 거예요?""네 안되요. 번호도 바꾼거 같아요.""무정도 하시지. 아이의 생일도 기억하고 있고, 두 분 결혼식도 알고 있으면서. 그래도 위정 씨가 국내 뉴스에 줄곧 관심이 있다는 뜻 아니겠어요? 정말 모순적이네요."아연이 엽서를 내려놓았다. "그가 이후로도 내버려 둘 수 있는지 보자고요.""마이크 씨는 정오에 도착하신대요?""글쎄요." 아연은 시간을 흘끗 확인했다. "제가 지금 공항으로 데리러 가볼게요.""아직 시간이 일러요. 운전기사님께 부탁드려도 되고요. 괜히 공항에서 사람들 눈에 띄면 곤란하실 거예요." 이모님이 말했다. "이제 유명인이시잖아요."진아연:
"그럼, 할 수 있지! 중요한 건, 너희 둘이 달달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내가 바라건, 바라지 않건 전혀 상관이 없다는 거야! 이전에 너희가 싸운 게, 내가 바라서 그런 거겠어?" 마이크가 비웃었다. "그나저나, 한이는 걱정할 것 없어. 이미 거기서 어느 정도 적응했어.""한이가 너한테 개인적으로 귀띔한 건 없고?" 아연이 물었다.마이크는 재미있는 농담이라도 들은 듯 엷게 웃었다. "네 아들이 어디 다른 사람한테 귀띔 같은 걸 할 애니? 한이는 네 앞에서나 몇 마디 말하지, 다른 사람들 앞에선 너무 말이 없어. 새 학교에서 첫날, 선생님이 나한테 한이가 말을 못 하는 건 아닌지 물었다니까."진아연이 깜짝 놀라 말했다. "한이가 잘 적응했다며?!""적응했다니까! 선생님께 여쭤봤는데, 선생님도, 반 친구들도 다 한이와 잘 어울리고, 한이를 괴롭히게 두지 않겠다고 보장했어. 이게 잘 적응한 거 아니면 뭐겠어?" 마이크가 크게 웃었다.아연이 그를 노려보았다. "내가 한이를 해외로 보내지 말았어야 했어.""한이는 이미 해외에 나갔고, 이제 와서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어. 시준 씨가 결혼식이 끝난 후에 한이를 찾아가겠다고 하니, 너도 가서 만나 봐. 네 아들이 마르긴커녕 오히려 더 자랐을걸.""그게 최고지. 한이가 거기서 잘 지내지 못하면 곧바로 집으로 데려올 거야.""눈 찌푸리지 마. 내일 새신부가 되잖아." 마이크가 그녀를 훑어보았다. "소감이 어때?"진아연은 2초간 생각했다. "내 소감은, 결혼식은 번거로운 일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거야. 시준 씨는 그저께부터 호스트라도 된 것 같아. 매일 같이 손님들을 접대하고 있어.""지운 씨한테 들었어. 시준 씨 말고도 성빈 씨도 너무 바쁘다던데. 그리고 지운 씨 말로는 성준 씨 대학 동창들 중에 미인이 적지 않대. 걱정 안 돼?"아연은 차 문을 열고 차에 오르며 여유롭게 말했다. "시준 씨 회사에 가본 적 없어? 시준 씨 회사에는 젊고 예쁜 여직원들이 셀 수도 없이 많아. 난 갈 때마다 미모랑 연관 된
"아연이는 요리도 잘해. 내가 먹고 싶은 건 뭐든 다 만들어 주지. 나에게 정말 잘해줘.""그리고 스웨터도 짤 줄 알아. 그녀가 짠 스웨터는 바깥의 가게에서 파는 것보다 더 나아.""내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그녀는 농담을 하면서 나를 웃게 해줘.""내가 기분이 좋을 땐 나를 데리고 나가. 너희들도 알지, 내가 얼마나 답답한 사람인지. 하지만 한 번도 나를 내치지 않았어.""내가 아플 때, 도 자지 않고 밤새도록 살뜰히 나를 돌봐주었어. 아연이는 훌륭한 어머니이자 기업가일 뿐만 아니라 좋은 아내야."...박시준은 많이 취한 듯, 혼자서 끝도 없이 수다를 떨었다. 아연은 영문도 모른 채, 쥐구멍에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녀는 자신이 그렇게 좋은 사람이었지 지금껏 알지 못했다.이것이 그가 꿈꾸는 아내의 모습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시준 씨, 오늘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그녀는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주스 한 잔을 따라주었다.그는 주스를 한 모금 마시고는, 오히려 머리를 높이 들고선 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연아, 왜 나랑 결혼해?"진아연: "..."그녀는 그의 눈빛에서 그의 생각을 알아챌 수 있었다.그는 방금 자신이 그녀를 칭찬한 것처럼, 그녀 역시 그를 칭찬해주기를 원하고 있었다."아연 씨, 왜 시준이랑 결혼하는지 말해줘요! 이렇게 훌륭한 분이시니, 분명 쫓아다니는 사람도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누군가 농담을 했다.아연은 난감한 듯 목을 가다듬고는, 뻔뻔스럽게 말했다. "저는 속물이에요. 제가 결혼하려는 이유는, 시준 씨가 잘생기고 몸매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그가 돈이 많기 때문이죠. 맞아요, 제대로 들으셨어요. 전 시준씨의 돈을 좋아해요."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시준은 흐리멍덩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가 계속하도록 격려했다."그는 자기가 다 맞고, 자기만 잘난 줄 아는 남자예요. 그래서 자주 저를 화나게 하죠. 매번 저를 화나게 한 후엔 저에게 값비싼 선물을 줘요." 아연이 폭
"시준 씨, 난 당신이 밖에서 나에 대해 한 번지르르한 말 속의 사람처럼 될 수 없어요." 아연이 침대 밑에 앉았다. "난 스웨터 짜는 방법조차 모른다고요.""그들은 너를 잘 모르잖아. 그래서 내가 알려주려던 거야. 너가 나에게 과분한 사람이란걸." 그는 종이에 모든 비밀번호를 적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여보, 확인해보시죠."아연은 그의 해명을 받아들였다.그녀는 그가 건네준 종이를 받아 들고 자세히 살펴보던 중, 무언가를 발견했다. "당신 SNS 비밀번호 앞자리의 JAY가 혹시 내 이니셜이에요?""응.""금고 비밀번호는 내 생일이고요?" 그녀는 또 다른 포인트를 발견했다."응. 은행 카드 비밀번호는 라엘이 생일이야." 그가 먼저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내 목숨보다도 더 중요한 여자들이니까."그녀는 달아오른 얼굴로 물었다. "아들은 중요하지 않고요?""상대적으로 딱히?" 그는 침대 옆에 앉았다. "당신과 딸이 나랑 더 마음이 잘 맞지. 아들 녀석은 나한테 화만 낼 줄 아는데 말이야.""지성이는 당신한테 화낸 적 없어요. 한이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고 해서, 아들은 다 별로라고 생각하지 말아요.""아들이 별로라고 생각하는 게 아냐. 그저 내 아들은 나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앞가림을 스스로 했으면 하는 거지." 그는 창가로 걸어가 속 커튼을 쳤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는 나도 기꺼이 도와줄 테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도와주지 않을 생각이야."아연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이들이 막 성인이 되었을 때는, 말만 성인이지 아직 스무 살도 안 되었을 텐데. 그래도 성인이라는 이유로 내버려 둘 거예요?""아이들이 나에게 도움을 구하면 난 도와줄 거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먼저 도와줄 생각은 없어." 그는 외투를 벗어 한쪽에 건 후, 그녀 곁에 앉았다. "난 우리 아들이 박우진 같은 망나니가 되지 않길 바래."아연은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를 접어 가방에 넣었다. "모든 재벌 2세가 박우진 같진 않아요. 물론, 당신의 결정을 존중
"아연 씨, 우선 대표님께 전화해서, 사람을 보내 확인하게 하시죠." 이모님이 제안했다. "이런 외딴곳에, 박우진이 왜 왔겠어요? 분명 뭔가 나쁜 속셈이 있을 거예요. 내일 결혼식을 망쳐버리면 어떡해요."진아연: "네. 이따가 만나서 얘기해볼게요.""아연 씨, 박한이 괜찮은 사람일거로 생각하지 말아요. 그는 전혀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이모님이 지성을 끌어안은 채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박우진이 이렇게 질 나쁜 사람인 게, 어디 그 사람 혼자 그렇게 된 거겠어요? 사실 그건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거겠죠. 그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비슷한 부류일 거예요. 아버지란 사람도 어디 괜찮은 구석이 하나도 없잖아요. 옛말에 그런 말도 있고요, 유유상종!"아연은 인상을 쓰고 몇 초 동안 생각하더니 말했다. "어렴풋이 기억나요. 시준 씨가 식물인간이 되었을 때, 박우진은 저를 이용해 시준 씨의 재산을 가로채려 했었죠. 그런 어마어마한 일은 분명 박시준 혼자 꾸미진 않았을 거예요.""맞아요! 대표님이 깨어난 후에 박우진이 대표님을 찾아왔었죠? 그때 대표님께서 크게 화를 내셨잖아요." 이모님은 당시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대표님께서 그들의 행실을 모를 줄 아셨죠? 박한이 이렇게까지 질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대표님도 이 정도로 매정하진 않으셨을 거예요."진아연은 침묵했다."그래서 내일 저 두 부자를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이모님이 재차 말했다."네, 이따가 시준씨와 이야기해 볼게요."차가 리조트에 들어선 후, 아연은 한눈에 시준을 발견했다.그는 밖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그녀와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는 곧장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운전기사가 차를 세우자 진아연이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시준 씨." 아연이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사람을 보내 밖을 좀 확인하게 해요. 방금 박우진을 봤어요."박시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확실해?""이모님도 봤어요. 그가 수상한 남자와
잠시 후, 박우진을 찾으러 갔던 경호원이 돌아왔다."대표님, 근처 여러 곳 찾아봤지만 박우진을 찾지 못했습니다."박시준: "찾을 필요 없어.""알겠습니다. 부하들에게 리조트 대문을 지키고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도록 지시하겠습니다.""그래."별장에서 진아연은 샤워를 마치고 나와 여소정이 지성이를 안고 있는 것을 보고 좀 이상하게 생각했다."네가 지성이 데려온 거야?""응! 누가 담배를 피우고 있어서 박시준 씨가 나더러 지성이 데려가라고 했어." 여소정이 말했다. "박시준 씨가 지성이를 안고 밖에서 어찌나 과하게 칭찬을 하던지, 담배 피우는 사람도 박시준 씨를 못 견뎠을 것 같아."진아연은 웃음을 참았다."박시준 씨 요며칠 유난히 흥분한 거 같지 않아? 점심에 밥 먹을 때도 너를 엄청 칭찬했잖아? 오전에도 라엘이를 항상 안고 다니면서 다른 사람이 라엘이 칭찬 한마디만 하면 시준씨는 열마디씩 하고, 남들이 라엘이 다리 다친 거 아니냐고 할 정도야 웃겨 죽겠어!" 여소정은 아침 일찍 왔기에 모든 걸 봤었다."시준씨 너무 오랫동안 참아서 요 이틀 터진 거 같아, 이번처럼 이렇게 많은 손님을 초대한 건 처음이랬어." 진아연은 분석했다. "그 사람 사업 성공한 건 다들 알고 있지만, 지금 삶도 아주 행복하다는 것도 알게 하고싶은 거지.""행복하니까 저렇게 자랑하고 싶은 거겠지, 잘됐어!" 여소정은 지성이를 침대에 올려놓고 두 손으로 그의 양팔을 붙잡고 서 있게 했다. "귀염둥이 아가야, 아빠하고 부르면 우유 줄게."지성이는 앵두같은 작은 입술을 쩝쩝거렸다."아빠." 여소정은 지성이에게 가르쳤다 "아빠, 아빠, 아빠!"지성이는 다시 입을 쩝쩝거렸다."아빠, 아빠, 아빠!" 여소정은 계속해서 '아빠' 로 애기에게 주입했다.지성이는 마침내 작은 입을 열었다. "아...빠!" 발음도 정확하고 말에 힘도 있어 박시준이 들으면 당장 미쳐 버릴 것이다."아연아! 들었니! 네 아들 이제 아빠라고 부를 줄 안다!" 여소정은 흥분하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