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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장

그녀는 한이가 의도적으로 그녀와의 대화를 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너무 아팠다. 마음이 복잡해진 그녀는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준 씨, 한이가 유학을 가겠대요. 내 곁을 떠나겠대요."

시준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말했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당신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요. 어차피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테니." 그녀가 흐느끼며 말했다. "한이는 이미 마음을 정했대요. 마이크 말로는, 늦어도 내일모레에는 떠난다더군요. 한이는 이 집에서 하루도 더 머무르고 싶지 않은가 봐요."

"기왕 본인이 스스로 가겠다고 하니, 그냥 보내줘." 박시준이 체념한 듯 말했다. "울지 마. 이제 어린애도 아닌걸. 어린애처럼 대하면 안 돼."

"하지만 나한텐 아직 어린애인걸요. 시준 씨, 어쩐지 난, 한이를 이대로 영영 잃어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에요."

"그렇지 않아. 한이는 당신 아들인걸. 절대로 한이를 잃을 일은 없어." 시준이 아연을 위로했다. "한이는 그저 나와 마주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한이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해. 때가 되면 한이를 보러 가면 되지."

그의 깊은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그녀는 점차 진정되었다.

"아연아, 살면서 모든 일이 다 마음처럼 되지는 않아. 한이가 무탈하기만 하다면, 우린 더 바랄 게 없지." 그는 계속해서 아연을 위로했다.

"맞아요. 내일 일찍 일어나서 한이랑 얘기를 좀 해봐야겠어요. 갈 때 가더라도, 이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보낼 순 없죠."

"그럼 일찍 쉬도록 해."

"네. 당신은 지금 뭐 하고 있어요?" 그녀가 물었다.

"책 읽는 중이야."

"무슨 책이요?" 그녀는 그의 곁에 누워 그를 안고 있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전쟁과 관련된 책이야."

"... 너무 늦게까지 보지 말아요. 내일 컨디션 생각도 해야죠."

"알겠어. 잘 자."

전화를 끊은 후, 진아연은 눈을 뜬 채 어두컴컴한 방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박시준은 모든 일이 다 마음처럼 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물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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