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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장

그녀는 두 눈에 눈물이 고인 채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시준 씨, 이건 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제가 악몽을 꿔서 그래요."

그녀가 황급히 설명하는 모습을 본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럼 무슨 악몽을 꿨는지 알려줄래?"

그녀는 심호흡하며 감정을 추스르려 했다.

"우리가 결혼하는 꿈을 꿨어요. 성당 앞에 서 있었는데 주위엔 하객들로 붐볐고 난 아주 기뻐했죠. 그런데 갑자기 성당 지붕이 열리더니 눈부신 빛줄기가 들어왔어요. 아주 큰 검은색 괴물이 빛과 함께 나타나더니 거대한 발톱을 내밀어 당신을 잡아갔어요..."

말을 하는 그녀는 흐느낌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믿었다. 그래서 가슴이 아파져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연아. 그건 꿈이야. 현실이 아니라고. 세상에 거대한 괴물 따위가 어디에 있어. 정말 거대한 괴물이 나타난다고 해도 난 잡혀가지 않고 오히려 괴물을 잡을 거야."

그녀는 눈앞에 있는 그의 얼굴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안고 잘게." 그는 불을 끄고 옆에 누워 기다란 팔을 내밀어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녀는 그의 가슴에 기대어 그의 익숙하고 따뜻한 숨결을 느끼며 슬픈 감정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녀가 오늘 밤 그를 찾아온 건 그가 보고 싶어서였기도 하지만 최경규의 일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최경규의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면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 밤 그에게서 긴장함과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최경규가 나타난 게 그에겐 아무런 위협이 안 된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녀가 깊은 잠에 빠진 후 박시준은 잠이 들 수 없었다.

그녀의 흐느낌 소리가 귓가에서 맴돌았다. 그 흐느낌은 너무 슬프고 괴로워 보였다. 안정감이 부족해서인 걸까?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거나 그녀가 그에게 하지 못한 말이 있어서인 건 아닐까?

그는 최근 그녀의 생활을 돌이켜봤다.

그녀는 결혼식 준비에 참여하지 않았다. 매일 회사로 출근하는 것 외 여소정과 가끔 만나거나 아이들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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