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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수현은 이 말을 듣고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럼 이 시계는 시중에 유통된 적이 있나요?"

"만약 유통된다면, 그 가격은 절대로 엄청 높을 것입니다. 경매장의 핫이슈로 되기 마련이죠.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네요."

수현은 이제 대충 짐작이 갔다. 그녀는 그 점원과 매니저한테 감사하다고 말한 뒤 넋을 잃은 채로 이곳을 떠났다.

이 손목시계, 그리고 그때 은수가 호텔로 사람을 파견해서 그날 밤의 일을 여러 차례 조사한 것을 보면 수현은 기본적으로 그날 밤의 남자가 바로 은수라는 것을 확신했다.

다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수현은 뜻밖에도 망연자실했다.

그동안 수현은 줄곧 아이는 그녀 자신의 것이고 그때 단 한 번 나타나서 씨를 뿌리고 간 아이의 그 보잘것없는 아버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지금, 이런 식으로 이 아이의 아버지의 신분을 그녀에게 알려주다니, 그리고 이 남자가 뜻밖에도 그녀의 법률상의 남편 온은수라니.

수현은 자기도 모르게 하느님이 자신을 놀리고 있다고 느꼈다.

이와 동시에 수현도 이 일을 은수에게 알려줄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다.

은수는 지금 뜻밖에도 그날의 여자가 바로 유예린이라고 인정했으니, 그는 자신을 믿어줄까?

이런 문제들을 생각하자 수현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한동안 어쩌면 좋을지 몰랐다.

수현은 결국 가연에게 전화를 했다. 바둑을 두는 사람보다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수를 더 잘 읽는다고 그녀는 가연한테 아마도 다른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연은 수현의 전화를 받은 후 인차 그녀를 만나러 나왔다. 두 사람은 아침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자고 약속했다.

수현이 도착했을 때 가연은 이미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연은 수현의 안색을 살펴보았다.

"수현아, 너 요즘 푹 안 쉬었어? 너 지금 임신했으니까 잠을 잘 자야 해."

"어젯밤에 잠 좀 잘 못 잤어."

수현은 피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가연은 인차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수현이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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