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의 온도는 점차 높아지며 수현은 이미 은수한테 이끌려 모든 일을 뒤로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그녀의 몸에서 이리저리 키스하던 남자가 자신의 어깨를 깨물었다.은수는 세게 물진 않았지만, 그 가벼운 통증에 수현은 그나마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수현은 바로 미혹에서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지금 임신을 하고 있었으니 어떻게 은수와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반드시 뱃속의 아이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수현은 잠시 마음이 급해지며 몸에 있는 남자를 힘껏 밀어냈다.은수는 무방비한 상태인 데다 두 사람은 또 침대 옆에 있었으니, 수현한테 이렇게 밀리자 그는 바로 땅바닥에 떨어졌다.수현은 은수가 침대에서 떨어진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재빨리 일어나 그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다. 그러나 침대에서 내려오자 그녀는 남자가 또다시 잠든 것을 보았고 방금처럼 이기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현은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그녀는 얼떨결에 그와 관계를 맺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은수가 바닥에서 아주 달콤하게 잘 자는 모습을 보고 수현은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 두 번 발로 걷어찼지만 그는 반응이 없었다.수현은 입을 삐죽거렸다. 이 못된 남자는 설마 유예린에게서 만족을 느끼지 못해서 그녀를 이렇게 희롱한 것일 가?이렇게 생각한 수현은 그를 신경 쓰는 것조차 귀찮아서 이불을 덮고 자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밖에서 하인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방금 방 안에서 아주 큰 소리가 났는데, 무슨 일 있는 건가요? 제가 들어와서 좀 도와드릴까요?"수현은 얼굴이 빨개졌다."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 내가 하면 돼요."하인을 돌려보낸 뒤, 수현은 그제야 어이없는 눈빛으로 은수를 힐끗 보았고 할 수 없이 혼수상태에 빠진 남자를 침대 위로 끌고 올라왔다.이 남자가 만약 내일 감기에 걸리거나 어디가 아프기라도 하면, 온 씨네 가족들은 모두 그녀가 그를 잘 돌보지 않았다는 걸로 알 것이다. 그때 가
수현은 마음을 정한 뒤, 즉시 밝은 곳을 찾아 핸드폰으로 그 시계를 디테일하게 찍었다.비록 이 시계는 그날 그녀가 본 것과 완전히 똑같은 거 같지만, 그래도 그 두 사람은 마침 같은 시계를 살 수도 있었으니 그녀도 그날의 사람이 바로 온은수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었다.사진을 찍은 후에야 수현은 걱정이 태산인 채로 침대에 누웠다.다만, 이 충격적인 현실 때문에 그녀는 뒤척이며 전혀 잠을 이루지 못했고, 한밤중이 되어서야 무척 피곤해지며 어쩔 수 없이 꿈나라에 빠져들었다.......다음날 아침, 햇살이 방 안에 쏟아지자 은수는 눈살을 찌푸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일어나자마자 그는 자신이 어젯밤 연회에서 입은 옷 그대로 잔 것을 보았고 숙취는 이따금 두통을 가져왔다.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언짢았다.수현은 원래 잠을 잘 자지 못해서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쪽에서 인기척이 나는 것을 듣고 일어나 조심스럽게 그 시계를 은수에게 건네주었다."어젯밤 내가 온은수 씨를 침대에 올려놓았을 때 실수로 떨어뜨렸어요. 미안해요."은수는 이 시계를 받자 또 유예린이 생각났다. 어젯밤 그가 술에 취했을 때 일어난 일부의 일들도 머릿속에 떠올랐다.그는 어젯밤에 술기운에 수현한테 홀려 하마터면 그녀와 무슨 일이 일어날 뻔했었다니?이것은 정말 믿기 힘은 사실이었다. 유예린은 혼신의 힘을 다해도 그는 조금의 느낌도 없었지만, 앞에 있는 이 여자는 단지 그에게 조금 다가갔을 뿐인데 그가 자랑스럽게 여기던 그 이성은 완전히 사라졌다.그는 뜻밖에도 뱃속에 사생아를 품고 나쁜 마음을 품은 여자 때문에 그답지 않게 자신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거듭 저질렀다.은수는 얼굴이 어두워지며 시계를 내려놓았다."앞으로 함부로 내 물건 건드리지 마. 주제에 맞게 행동해."말이 끝나자 은수는 즉시 일어나서 욕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수현은 어리둥절해졌다. 이 나쁜 놈, 아침부터 왜 이러지? 왜 그녀에게 갑자기 화풀이를 하는 것일까?원래 수현은 은수의 손목시계를 돌려주
수현은 이 말을 듣고 주먹을 꽉 쥐었다."그럼 이 시계는 시중에 유통된 적이 있나요?""만약 유통된다면, 그 가격은 절대로 엄청 높을 것입니다. 경매장의 핫이슈로 되기 마련이죠.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네요."수현은 이제 대충 짐작이 갔다. 그녀는 그 점원과 매니저한테 감사하다고 말한 뒤 넋을 잃은 채로 이곳을 떠났다.이 손목시계, 그리고 그때 은수가 호텔로 사람을 파견해서 그날 밤의 일을 여러 차례 조사한 것을 보면 수현은 기본적으로 그날 밤의 남자가 바로 은수라는 것을 확신했다.다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수현은 뜻밖에도 망연자실했다.그동안 수현은 줄곧 아이는 그녀 자신의 것이고 그때 단 한 번 나타나서 씨를 뿌리고 간 아이의 그 보잘것없는 아버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 왔다.그러나 지금, 이런 식으로 이 아이의 아버지의 신분을 그녀에게 알려주다니, 그리고 이 남자가 뜻밖에도 그녀의 법률상의 남편 온은수라니.수현은 자기도 모르게 하느님이 자신을 놀리고 있다고 느꼈다.이와 동시에 수현도 이 일을 은수에게 알려줄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다.은수는 지금 뜻밖에도 그날의 여자가 바로 유예린이라고 인정했으니, 그는 자신을 믿어줄까?이런 문제들을 생각하자 수현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한동안 어쩌면 좋을지 몰랐다.수현은 결국 가연에게 전화를 했다. 바둑을 두는 사람보다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수를 더 잘 읽는다고 그녀는 가연한테 아마도 다른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가연은 수현의 전화를 받은 후 인차 그녀를 만나러 나왔다. 두 사람은 아침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자고 약속했다.수현이 도착했을 때 가연은 이미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가연은 수현의 안색을 살펴보았다."수현아, 너 요즘 푹 안 쉬었어? 너 지금 임신했으니까 잠을 잘 자야 해.""어젯밤에 잠 좀 잘 못 잤어." 수현은 피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가연은 인차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수현이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병실 밖에서.핸드폰이 울리자, 수현은 익숙한 전화번호를 보았다. 그것은 요 몇 년 동안 줄곧 연락이 없었던 온은서의 번호였다. 그때 은서는 의학을 배우겠다며 외국으로 떠났고, 그 후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수현은 한 때 매일 그의 소식을 기다렸지만 줄곧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녀는 은서가 이때 나타날 줄은 몰랐고 예전 같으면 수현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겠지만, 지금의 자신은 이미…….수현은 정신을 차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온은서, 우리 헤어지자. 귀국해도 나 찾아올 생각하지 말고."말이 끝나자 수현은 은서가 떠나지 말라고 붙잡을까 봐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그녀는 마음이 무척 피곤했다. 수현은 벽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며 그녀는 무릎을 꼭 안았다.만약 은서가 좀 일찍 돌아왔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엄청 기뻐하며 그를 마중하러 갈 것이고 두 사람은 전에 약속한 대로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평생 함께 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모든 것은 이미 변했다. 설령 은서가 변하지 않았더라도, 그녀는 이미 전의 차수현이 아니었다…...수현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겼을 때, 은수는 사무실에서 나왔다.방금 수현은 그렇게 진지하게 자신에게 중요한 할 말이 있다고 말하고는 또 영문 없이 나가더니 더는 들어오지 않았다.그는 호기심 때문에 그녀를 찾으러 나왔다.밖으로 나오자 그는 수현이 넋을 잃은 채 바닥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눈시울이 새빨개진 채 마치 엄청난 억울함이라도 당한 것 같았다.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왜 그래? 방금 그 전화 누구지?"수현은 깜짝 놀라며 재빨리 일어섰다."아…... 아무것도 아니에요…...""아무것도 아닌데 왜 표정이 이 모양이지?" 은수는 불쾌해하며 입을 열었다."병......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요. 우리 엄마는 아직 수술을 할 수 없다고 해서 기분이 좀 안 좋은 것뿐이에요."수현은 당연히 은서의 일을 말할 수 없었다. 은수는 줄곧 그녀를 의심하고 있는 데다 만약 그녀가 다른 남자
은수는 회사를 떠나 바로 육무진을 찾으러 갔고 그에게 수현의 어머니를 수술해 줄 수 있는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 찾아보라고 했다."쯧쯧, 은수야, 너 겉으로는 아내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하지만, 사실은 무척 신경 쓰고 있는 거 같은데?"무진은 평소에 늘 은수한테 자주 당했으니 지금처럼 이런 좋은 기회에 어찌 그를 안 놀릴 수가 있겠는가?은수는 실눈을 떴다.그가 이랬던 이유는 거의 일시적인 충동이었다. 그는 수현의 망연하고 어찌할 바 모르는 모습을 보고 그런 그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기왕 승낙한 이상 은수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므로 번복할 수 없었다.다만, 그렇다고 해서 무진이 자신을 놀릴 수 있다는 게 아니었다."너 좀 심심했구나? 그렇다면, 내가 아저씨께 일러바칠까? 널 빨리 너희 집 회사에 가서 일하도록?"무진은 외국에서 졸업한 후 국내로 돌아오며 회사에 가서 일하지 않았고 무척 한가하게 놀고 있었다. 그는 원래 은수처럼 타고난 일중독에 사업을 낙으로 삼는 사람이 아니었다.그에게 매일 무미건조한 사무실에 앉아 교활한 상인들과 겉에서만 공손한 체 일하게 하는 것은 정말 너무 가혹했다."에이 또 뭘 그렇게까지 말하고 그래, 네가 그렇게 말하면 우리 아빠 아마 내 귀가 닿도록 잔소리 할 거야."무진은 재빨리 손을 들고 항복했다. 그는 어머니 쪽 병원에 전화를 해서 그들더러 좀 살펴달라고 했다."이제 됐지?"무진은 은수를 보았다. 남자는 말을 하지 않고 차 한 모금 마셨다.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은수의 핸드폰이 울렸다.은서한테서 자신이 귀국한다는 문자가 왔다.은수는 은서가 도착할 시간을 보고 말했다."은서가 귀국한대. 난 이따가 그를 마중하러 갈 거야."무진은 그 말을 듣고 바로 입을 열었다."나도 같이 갈래."무진과 은서도 사이가 좋았다. 두 사람 모두 욕심이 크게 없는 부류의 사람이기 때문에 나름 관념이 맞는 벗이라 할 수 있었다.두 사람은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잠시 쉬다가 시간이 다 되갈 때 함께 공항으
은수가 결혼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은서는 줄곧 이 작은어머니를 보려고 했지만, 지금 그는 또 한 번 실망했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볼 수밖에 없었다.무진은 자신이 무시를 당했다고 느끼며 갑자기 여린 여자인 흉내를 내며 은수의 팔을 붙잡았다."네가 작은어머니 그렇게 보고 싶다면, 내가 잠깐만 대신해줄까?"말하면서 그는 쑥스러워하며 은수의 어깨에 기댔다.은수는 무진의 말과 행동에 소름이 돋아 얼른 그를 밀어냈다."은서야, 이 일은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이야기하자. 우리 먼저 집에 돌아가서 아버지께 인사해야지. 매일 네가 돌아오기를 바라며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계셔."은서도 할아버지가 그를 가장 아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은수는 차에서 내려 차의 트렁크를 열고 은서를 도와 짐을 올려놓았다.은서가 차에 올라타자, 은수는 그제야 차를 몰고 공항을 떠났다.은수의 차에 앉은 은서는 창밖에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무척 그리워하며 마음속으로 또 감탄했다. 그는 정말 이곳을 떠난 지 너무 오래됐었다. 지금 고향의 이 모든 풍경들이 그에게 좀 낯설게 느껴졌었다.감탄도 잠시 은서는 속으로 다소 흥분해하고 있었다.그는 지금 수현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몰랐고 전화에서의 그녀는 화가 엄청 났지만 은서는 그녀가 홧김에 그런 말을 한 거라고 믿고싶었다.은수는 은서를 데리고 본가로 돌아갔다. 어르신은 집을 떠난 지 몇 년이나 된 손자가 마침내 성과를 이루고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감격에 겨워 일찌감치 문 앞에서 맞이했다.어르신은 은서를 붙잡고 얼마나 많은 대화를 했는지 시간은 어느새 저녁이 되어있었다."은서야, 오늘 저녁에 남아서 같이 밥 먹자꾸나. 네가 가장 좋아하는 그 몇 가지 음식 차리라고 하마!"은서는 할아버지가 자신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완곡하게 거절했다."할아버지, 저 아직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도 못 뵈었어요 오늘 저녁에는 여기서 식사 못할 거 같아요. 그리고 며칠 뒤, 모든 일을 다 처
저녁에 수현은 집에 돌아오자 은수가 소파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수현은 은서가 갑자기 귀국한 일로 정신이 없었기에 그와 주동적으로 인사하지 않고 묵묵히 그의 곁을 지나갔다.은수는 인기척 소리에 고개를 들자 수현이 고개를 숙이고 걱정이 가득한 채 방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잠깐만, 차수현 씨."은수는 입을 열어 수현을 불렀다.수현은 바로 정신을 차리며 발걸음을 멈추고 은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마음이 찔렸다.비록 은서와의 감정은 이미 지난 일인데다 은수와는 형식적으로 결혼을 한 것이지만 그녀는 지금 이 남자를 보면 여전히 마음이 좀 불편했다."무슨 일이죠, 도련님?""당신이 오늘 나한테 부탁한 그 일은 내가 이미 사람을 찾아서 알아보라고 했으니 소식이 있으면 바로 당신한테 말할 거야.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그가 자신의 엄마에 관한 일을 말하자 수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만, 마음속의 알 수 없는 죄책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그녀가 아무렇게 말한 핑계를, 은수는 뜻밖에도 이 정도까지 신경 써주다니."고마워요."수현은 진지하게 고맙다고 인사했고 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더러 방으로 들어가게 했다.수현은 방으로 돌아오자 혼란스러움에 빠졌다. 은서가 돌아왔으니 그는 자신을 찾아오지 않을까? 만약 은수에게 발각되면, 그녀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아이에 관한 얘기도 해야 할 텐데…...인정하기 싫지만 수현은 이미 자신도 모르게 온은수라는 남자를 믿고 의지하고 있었다.그녀는 심지어 그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도 나쁜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런데 그녀는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까?수현은 바로 컴퓨터를 켜고 두 개월 된 태아가 친자확인검사를 할 수 있는지 검색해 보았다.웹페이지에는 곧 그녀에게 답을 알려주었다. 비록 지금 아이는 여전히 그녀의 뱃속에 있지만 친자확인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한다면 태아에게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고 심지어 유산을 초래할
손에 힘을 너무 많이 주고있던 나머지 수현의 손에는 핏줄이 불끈 솟아오르며 그녀의 마음이 그다지 평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온은서가 왜 이 사진 속에 있는 것일까?그녀는 사진 속 다른 사람들을 모두 본 적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온 씨 집안의 사람들이었고 은서는 온진수와 유은비의 중간에 서 있었다.그래서…... 그들이 한 가족이라고?그때 수현도 여기서 온은서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지만, 그녀는 전에 그렇게 소박했던 은서가 권세가 하늘을 찌를 듯한 온 씨 가문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또는 그녀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그러나 지금, 사진 속 그가 온은수와 함께 서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더 이상 믿지 않을 수 없었고 회피할 수도 없었다.수현은 지금 자신의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사진을 든 손에 힘이 풀리더니 그 액자는 바로 바닥에 떨어져 탁 소리를 내며 유리가 깨지는 소리를 냈다.어르신은 원래 수현에게 가문의 다른 사람들과 알아가길 바랬고 또 은서와 어색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사진을 미리 보여준 것인데 그녀의 상태가 이상해진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의아해하면서 수현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새아가, 너 왜 이래,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은 게야? 어디 아픈 게야?"수현은 정신을 차리며 어르신이 다소 놀란 표정으로 의아해하며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팔 안쪽을 세게 꼬집었고 통증은 그녀를 혼란스러움에서 정신 차리게 했다. 그녀는 가까스로 정신을 되찾았다."저 괜찮아요. 실수로 떨어뜨렸네요. 그리고 저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먼저 나가볼게요."수현은 말을 마치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고 거의 허둥지둥 도망쳐 나왔다.어르신은 급히 떠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몰랐다. 그는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결국 묻지 않았다.......수현은 어르신의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