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녀는 금방 스스로에게 말했다. 온은서는 당시 학교에서 빈털터리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다. 만약 그가 온 씨 집안 사람이라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도련님인데, 뭐 하러 그렇게 고생을 했겠는가?그렇게 생각하자 차수현은 마음이 한결 놓였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이 그 동안 너무 긴장해서 신경이 과민해진 거라고 생각했다.그 사람은 그저 이름이 같았을 뿐이다. 단지 그것뿐이다.……다른 쪽.온은서는 온진수가 또 무슨 계략을 꾸민 것을 알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삼촌, 또 이런 일이 생겨서 죄송해요."온은수는 온진수와 유은비에 대해 좋은 마음이 없었지만, 온은서에 대해서는 화를 낸 적이 없다."너하고 상관없는 일이야. 너를 탓할 생각 없어.""방금 시집온 숙모님이 증거를 발견했다고 들었어요. 보아하니 할아버지가 삼촌에게 준비한 혼사가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격이 되었나 봐요."온은서는 일면식도 없는 숙모가 점점 더 궁금해졌다.원래 그는 온은수의 성격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온 씨 집안을 떠날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녀는 버텼을 뿐만 아니라, 온은수의 곁에 남아 그를 내조하고 있다. 온은수는 웃으며 이 화제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았다."그 이야기는 그만하고, 너는 언제 귀국할 작정이야? 내가 너를 위해 귀국 환영회를 열어줄 생각이야.”"아마 조만간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온은서는 귀국을 언급하자 마음이 설레었다.그 동안 그는 매우 열심히 일했고, 업무에서 얻은 성과도 뛰어났다. 아마 그는 예상보다 더 빨리 닥터 로스와 함께 귀국할 수 있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즉시 차수현의 어머니를 수술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청혼할 것이다."그럼 너는 그곳에서 안전에 주의하거라. 돌아올 때 나한테 알려주고. 내가 전용기를 보내서 너를 데려오도록 할게."온은수는 몇 마디 당부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온은서는 삼촌이 자신을 적대시하지 않는 것을
차수현은 심지어 온혜정에게 말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입을 가리고 화장실로 달려가 세면대를 향해 토했다. 정신이 어질어질했다.온혜정은 차수현의 모습을 보고 몹시 걱정했다.그녀는 설마 설마 하며 의심이 들었다. 수현이는 망고를 가장 좋아했는데, 지금은 왜 보자마자 헛구역질을 하지?온혜정의 마음속에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또 다소 믿을 수 없었다. 온은서는 외국에 가서 이미 몇 년간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딸이 행실이 단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절대 함부로 남자와 관계를 맺지 않는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차수현이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고 나왔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 듯 했고, 다리도 흐느적거리며 힘을 쓰지 못했다. 고개를 들자 온혜정의 걱정하면서도 의심스러워하는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차수현은 가슴이 떨리고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어머니는 자식을 안다. 온혜정은 딸의 반응을 보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온혜정의 목소리가 떨렸다."수현아, 너 혹시......"임신이라는 두 글자를 온혜정은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감히 말하지 못했다.차수현은 어머니의 표정을 보면서, 언젠가는 들킬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억지로 웃음을 쥐어짜며 말했다. "맞아요 엄마, 나 임신했어요."온혜정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딸의 말을 직접 들었을 때는 침대 시트를 자신도 모르게 세게 움켜쥐었다."온은서의 아이니?"차수현은 그 이름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막 부인하려고 했지만, 당황하고 걱정하는 엄마의 눈빛을 보고, 곧 튀어나오려는 말을 억지로 눌러 참았다.어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다. 만약 차수현이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어머니는 아마 그 충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차수현은 고개를 떨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온혜정은 그녀의 반응을 보고 차수현이 묵인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아이의 아버지가 온은서이라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길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녀
발목에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엄습하자, 차수현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얼굴의 어의 없어하는 웃음이 더욱 씁쓸해졌다.정말 세상의 모든 나쁜 일은 그녀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이게 뭐람? 재수 없는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했던가?차수현은 절뚝거리며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천천히 몸을 옮기고 있을 때 갑자기 뒤에서 한 의사가 다가와 손을 내밀어 그녀를 부축했다."아가씨, 괜찮으세요?"차수현은 자신을 부축하는 사람이 의사라는 것을 확인한 후, 좀 쑥스러워하며 얼른 고맙다고 말했다.의사는 차수현의 얼굴을 확인하고 다소 놀라며 입을 열었다."어! 그날 나를 찾아와 수술해 달라고 했던 분 맞죠?"그가 이렇게 말하자 차수현도 의사를 알아보았다."지금 몸은 어때요?"지난번 차수현이 처량한 표정으로 그에게 수술을 해달라고 부탁하던 모습은 의사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는 줄곧 그녀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불쌍한 여자가 아닐까 추측했고, 그녀가 돌아간 후의 처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마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지내고 있어요.”의사는 그녀의 접질린 발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이 발로는 걸을 수 없어요. 이렇게 합시다. 내가 아가씨를 부축해서 집까지 데려다 줄게요. 안 그러면 발에 부담이 많이 가서 증상이 더 심해질 거예요."차수현은 이 의사가 책임감 있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확실히 걷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의사는 차수현을 부축하여 차에 태운 후, 그녀의 주소를 묻고 차를 출발해 그녀를 데려다 주었다.대략 30분이 지난 후 차가 온 씨 집안 저택 앞에 세워졌다.의사는 기세가 비범해 보이는 건축물을 보고 자기 앞에 있는 이 여자가 명문가 출신인 것에 조금 놀랐다. 명문가도 보통 명문가가 아닌 듯한 느낌이었다.차수현은 재차 감사를 드린 후 차에서 내리려 했다. 의사가 와서 그녀에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 그는 잠깐 생각하더니,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앞으로 무슨
감히 온은수와 날카롭게 대립하는 의사의 모습에 차수현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졌다.만약 화가 난 온은수가 이 친절한 의사에게 열 받아 그에게서 일자리를 빼앗는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그녀는 정말 그 미안함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차수현은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려 애걸하는 표정으로 그 의사를 바라보았다."이 일은 제가 잘 처리할 수 있어요, 선생님. 오늘 저를 집까지 데려다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빨리 그만 돌아가시는 게 좋겠어요."조급한 마음에 차수현의 이마에서는 땀이 다 났다. 의사는 그녀가 자신에게 간청하는 모습에 동정을 느끼면서도 그 무력한 모습에 화가 났다. 하지만, 결국 남의 집안 일이라고 생각한 그는 그대로 차를 타고 떠났다.차수현은 차가 떠나는 것을 보며 그제야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그 남자의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차수현을 보고 온은수의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 그는 더욱 조롱하는 어투로 말했다. "그렇게 아쉬워? 안됐네. 그 남자는 또 이렇게 당신을 버리고 가버린 거야?"남자의 목소리에 차수현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돌려 온은수의 조롱하는 눈빛을 발견한 차수현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못 들은 척하며 들어가려 했다.이 남자와 말을 많이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그가 그녀를 어떻게 보든 그녀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온은수는 그녀가 마음에 켕기는 것이 있어 자신에게 아무 대답을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남자는 차수현의 손목을 덥석 잡고 그녀를 제자리에 멈추게 한 다음 움직이지 못하도록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왜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가는 건데? 감히 정부를 집 앞까지 데려와 놓고, 들키지 않을 줄 알았어?"온은수는 이대로 모른척하고 넘어갈 의사가 없어 보였다. 강압에 못 이긴 차수현이 손을 힘껏 뺐다. 이런 행동이 앞에 있는 남자를 화나게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온은수씨, 저는 당신이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분은 단지 제가 병원에서 만난 의사일 뿐이에요. 당신의 정보
차수현은 온은수에게 또 영문도 모른 채 트집을 잡힐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순순히 의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잠시 후, 집사가 작은 구급상자를 들고 왔다. 차수현이 상자를 받으려 할 때, 남자는 갑자기 그녀의 맞은편에 앉더니 손을 내밀어 그녀의 다리를 들고 그녀의 다친 발목을 그의 무릎에 놓았다.이 약간 야릇한 동작을 보고 차수현은 깜짝 놀라 재빨리 발을 빼내려고 했지만, 온은수는 그녀의 종아리를 쥐고 도망갈 기회를 조금도 주지 않았다.온은수는 고개를 숙이고 차수현의 발목을 진지하게 살펴보았다. 확실히 심하게 접질려 이미 아주 많이 부어있었다.남자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 "아플 수 있어. 함부로 움직이지 마."차수현이 대답하기도 전에 온은수는 차수현의 발을 잡고 힘껏 눌러 그녀의 어긋난 뼈를 바로잡았다.차수현은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기도 전에 가슴을 파고드는 통증을 느꼈다. 그녀는 눈물이 찔끔 나왔다. 온은수에게 이런 식으로 복수하는 거냐고 묻고 싶었는데, 남자는 이미 손을 놓고 구급상자에서 뭔가를 뒤지고 있었다.차수현은 발목을 움직여보았다. 그녀는 방금 조금만 움직여도 죽을 것처럼 아프던 통증이 이미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그럼, 방금 온은수가 나를 치료해 준 거야?차수현이 아직 완전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온은수는 이미 적합한 약을 찾아 꺼내 그녀의 품에 던졌다."이 약을 매일 발라."온은수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더 이상 차수현을 신경 쓰지 않았다. 차수현은 온은수가 그녀에게 던진 물건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현재 임산부이기 때문에 함부로 약을 사용할 수 없다.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그러나 그 연고에 임산부가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 작은 글씨로 쓰여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또 묵묵히 조용해졌다.다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온은수는 뜻밖에도 그녀의 발목 부상을 치료해 주었고, 심지어 직접 그녀에게 쓸 수 있는 약을 골라 주었다.생각할수록 불가사의
"당연히 출근하죠." 차수현은 머리도 숙이지 않은 채 신발을 갈아 신고 나가려고 했다.그러나가 다친 오른발을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헉 하고 숨을 들이마셨다.어젯밤에 약을 발랐는데도 오늘 발목이 부어서 조금만 건드려도 심한 통증이 찾아왔다.차수현이 아파서 숨을 들이쉬는 소리를 듣고 온은수가 눈살을 찌푸렸다."온 씨 집안이 언제 당신더러 돈 벌어 오래? 발목이 그 지경이 됐는데, 빨리 돌아가서 쉬어."차수현은 망설였다. 온은수가 자신에게 돌아가서 쉬라고 한다. 설마 오늘 태양이 서쪽에서 떴나? 이 사람 왜 이렇게 착해졌지?그러나 차수현은 여전히 거절했다."안 돼요. 제가 이미 너무 여러 차례 휴가를 냈기 때문에, 오늘도 출근하지 않으면, 잘릴지도 몰라요.”말을 마친 차수현은 빨갛게 부은 발을 억지로 신발에 쑤셔 넣고, 출근할 준비를 했다.온은수는 분명히 아파 죽을 지경인데도 참고 절뚝거리며 밖으로 나가려는 그녀의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고, 손에 든 커피잔을 탁 소리를 내며 내려놓았다.이 여자는 정말 사람의 호의에 감사할 줄을 모른다.차수현이 미쳐 무슨 일인지 깨닫기도 전에, 온은수는 그녀를 둘러메더니 한쪽 소파로 던졌다."내 말 못 알아들었어? 발목 부상이 회복되기 전에는 나가지 마. 아니면 밖에 또 어떤 남자가 이런 상황에도 나오라고 하는 거야?”차수현은 원래 온은수가 좋은 마음으로 자신의 부상에 관심을 기울이는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가 뒤에 또 늘 하듯이 무슨 남자 어쩌고 하는 말을 덧붙이자, 차수현은 마음속으로 그러면 그렇지 하고 웃었다. 정말 이 남자의 머릿속에는 그녀에 대한 눈곱만큼의 좋은 이미지도 없는가 보다."은수씨는, 설마 모든 사람들이 당신처럼 자기 집안에서 세운 회사에 다닌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은수씨는 가고 싶을 때 가고 안 가고 싶으면 안 가도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죠? 오늘 제가 또 출근하지 않으면, 저는 잘려요, 직장이 없어진다고요. 직장이 없어지면 월급도 없어요. 제가 이 집에서 쫓겨난 다음에도
그 무시무시한 장면을 생각해 보니, 차수현은 자신이 피곤해서 죽을 것 같았다."아버님, 저는 그쪽 방면에 경험이 없어요. 괜히 방해만 될 거예요......”차수현이 거절하려 하자 온 어르신은 다시 재빨리 입을 열었다."겁낼 거 하나도 없어.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배우면 되지. 은수에게 가르쳐 달라고 해라. 게다가, 나도 너한테 공짜로 일해 달라고 안 해. 월급은 네가 지금 받는 것의 3배를 주마. 어떠냐?”차수현은 정말 난처해졌다. 입술을 움직였지만,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온 어르신의 말은 매우 진실했고, 게다가 그녀를 위해 월급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만약 그녀가 계속 거절하면 어르신이 좀 난처할 것 같았다. 차수현은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청하는 눈빛으로 온은수를 바라보았다.온은수는 그녀를 혐오하기 때문에 당연히 24시간 그녀와 함께 하는 것을 싫어할 것이고, 만약 이 남자가 입을 연다면 온 어르신도 다시 생각할 것이다.온은수는 차수현이 그를 향해 눈짓하는 것을 보고도 그냥 무시하고 못 본 척했다.“저는 다른 의견 없어요. 아버지 말씀대로 하죠.”차수현은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이 빌어먹을 온은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차수현의 낭패스러운 모습을 본 온은수는 원래 아침부터 호의를 무시당해 기분 나빴던 마음이 갑자기 많이 좋아졌다."빨리 아침 먹으러 가지 않고 뭐 해? 좀 이따가 출발할 거야."온은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이렇게 내뱉은 후 바로 가버렸다. 차수현은 어이가 없었지만, 온 어르신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또, 어르신의 호의를 더 이상 거절하면 그의 맘을 상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에, 하는 수없이 거절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참았다. 아침을 먹은 후 차수현은 온은수를 따라 차에 올랐다.아침 내내 신경전을 벌인 결과, 결국 그녀는 상황을 받아들였다. 어차피 이 일은 이미 바꿀 수 없는 상황이고, 그럼 그녀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유일한 위안은 그녀의 월급이 즉시 몇 배로 늘었다는
온은수는 운전대를 꽈악 잡았다. “왜? 누가 널 알아 볼 까봐 무서워 ? 혹시라도 내가 당신이 남자들한테 작업거는데 방해가 될 까봐?”대체 어떤 뇌 구조를 가지면 저런 기막힌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차수현은 괜히 트집을 잡는 은수에게 대답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부끄러워 우리 사이를 비밀로 하자고 한건 당신이잖아요! 온은수 씨, 대체 당신 그 머리속 엔 뭐가 들었길래 사사건건 나한테 시비인거죠?”백미러에 비친 토라진 차수현의 모습이 온은수 눈에는 그저 귀엽게만 느껴졌다, 평소와 다르게 차갑고 냉소적인 면이 없어서일까?그런 모습에도 온은수는 오늘따라 차수현의 투덜대는 모습에 화가 나지 않았다. “시비거는게 아니라 조언하는거 잖아, 괜히 이 놈 저 놈 건드리며 다니지 말란 얘기잖아.” 차수현은 대꾸 한마디 하지 않고 고개를 홱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차수현은 그제서야 온은수가 어르신의 말을 고분고분 들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녀가 밖에서 일을 하다 행여나 바람이라도 날까봐 24시간 그녀를 감시하려 했던 것이다.허나 이제 홀몸도 아닌 그녀가 다른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차수현이 바라는 건 딱 하나, 별 탈 없이 무사히 온 씨네 집에서 나가는 것, 엄마와 함께 조용한 곳에서 둘만 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회사에 도착했고 온은수는 차수현을 자신의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보고서를 손에 들고 업무 보고를 하려던 윤찬은 온은수와 함께 온 차수현을 보고 깜짝 놀랐다.대표님은 억지로 끌려오다시피 한 차수현 을 아주 싫어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그녀를 회사에 데리고 온 것도 모자라 비서라니? 제일 가까운 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을 보며 일을 해야 하는 비서 일을 시킨다고?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일이 아닐 수 없다.차수현은 윤찬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적어도 윤찬은 그녀를 난처하게 구는 일이 없었기에 그런 윤찬한테서 일을 배운다면 재수없는 온은수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 마음이 훨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