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는 멈칫하더니 가연을 보며 말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죠?""헛소리인지 아닌지는 직접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지 않겠어요? 아니면, 당신은 할 엄두가 나지 않는 건가요?" 가연도 모든 것을 걸었다. 온가네의 권세로 수현은 또 어떻게 그들과 맞설 수 있겠는가.만약 은수의 생각을 개변시킬 수 없다면 수현은 정말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할 것이다.그래서 가연도 다른 사람과 상의할 수 없었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은수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차수현을 도와줬으면 하는 당신의 마음을 알겠지만, 이런 거짓말은 너무 어이가 없네요."은수는 가연을 돌아 차 문을 열고 떠날 준비를 했다.이 상황을 본 가연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은수는 뜻밖에도 여전히 무뚝뚝하다니. 그는 정말 수현에게 복수하려고 마음을 굳혔단 말인가?어쩔 수 없었던 가연은 꽁꽁 싸인 그 견본을 은수가 차 문을 여는 틈을 타서 그의 차 안에 던질 수밖에 없었다."온은수 씨, 만약 정말 이대로 가버린다면, 당신은 나중에 꼭 후회할 거예요!"가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은수의 차는 떠났다. 그녀는 훌쩍 떠나는 차를 보며 주먹을 세게 쥐었다.은수는 뒤에 앉아 좌석에 놓인 그 물건을 보고 열어보았다. 안에는 혈액 견본이 들어 있었는데 그것은 여전히 차가웠고 분명히 방금 냉동실에서 꺼낸 것이었다.차유담이 그의 아이라니,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는가?은수는 싸늘하게 웃으며 차창을 열고 견본을 밖으로 던지려 했지만 문득 자신과 약간 닮은 유담이의 얼굴이 생각났다.그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초조해졌다.은수는 손을 거두고 그 혈액 견본을 주머니에 넣은 뒤 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무진, 친자 확인 검사 좀 해줘."육무진은 그의 말을 듣고 눈썹을 찌푸렸다.‘뭐야, 설마 누가 아이를 데리고 그를 찾아왔단 말인가?’비록 그는 은수를 놀리고 싶었지만, 이런 일은 전화로 분명하게 말할 수 없어서 무진은 바로 승낙했다.
결과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은수는 더 이상 앉아있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눈 똑바로 뜨고 눈앞의 사람이 들고 있는 그 보고서를 쳐다보았다."세 개 모두 나왔어?"그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든 감정 보고서를 은수에게 건네주었다. 남자는 친자 감정 보고서를 받고 재빨리 읽어보았고, 그 보고서에는 두 사람이 99.99% 부자관계라고 적혀 있었다.그는 또 서둘러 다른 두 결과 보고서를 보았는데, 그 결과 역시 모두 똑같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결과, 틀릴 가능성은 있어?" 은수의 목소리는 뜻밖에도 쉬었다.이 결과는 그의 예상을 너무 벗어나서 그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환각일까 봐 두려웠다."그럴 리가 없습니다, 온 대표님." 의사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들은 이곳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친자 검사를 해왔고 이번에는 더욱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동시에 3번 검사했으니 착오가 나타날 가능성을 거의 최소화한 셈이었다.은수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는 위의 그 글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심지어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그는 유담이 정말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그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은수는 잠시 망연해진 후 또 인차 정신을 차렸다. 그의 마음은 서로 다른 복잡한 감정으로 뒤섞여 한동안 기뻐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감정이어야 할지 몰랐다.그러나 지금은 먼저 수현을 찾아 일을 똑똑히 물어봐야 했다.은수는 휴대전화를 꺼내 윤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그녀는 어디로 넘겨졌지?"윤찬은 은수의 전화를 받고 즉시 "그녀"가 누군지 알아차렸다.윤찬은 의아해했다. ‘차수현 씨의 일을 상관하지 않기로 하지 않았나? 도련님은 역시 그녀를 잊지 못했군…...’윤찬은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결국 은수는 그의 사장이었으니 그도 마음속으로 중얼거렸을 뿐 순순히 경찰서에 가서 수현의 상황을 물었다.윤찬이 주소를 보내자 은수는 바로 기사더러 차를 몰고 그쪽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라고 했다.차에 앉은 남자는
그 사람은 수현을 놓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욱해지더니 아예 그녀를 땅바닥에 세게 밀어붙이며 힘껏 몇 발을 걷어찼다."더 이상 그 입 다물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그 사람은 마침 수현의 복부를 차서 수현은 바로 자신의 위에서 간간이 경련이 일어나며 통증이 전해오는 것을 느꼈다. 어제 그녀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또 이렇게 걷어차였으니 위는 더욱 아파서 마치 칼로 베는 것 같았다.수현은 자신의 입에서 피비린내가 퍼지는 것을 느끼며 일어나려고 했지만 아무런 힘도 없었다. 그녀는 몸을 웅크렸고 지저분한 옷은 식은땀에 흠뻑 젖었다.폭력을 쓰던 그 사람은 수현이 마침내 조용해지자 그녀의 곁에서 침을 호되게 뱉더니 분개하여 떠났다.감방의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을 보고 누구도 찍소리를 내지 못했다. 수현은 이렇게 땅에 쓰러져 있는 채 아무도 그녀를 부축하지 않았고 그녀는 자신의 의식이 갈수록 희미해지는 것만 느꼈다.그러고 나서 그녀의 눈앞은 칠흑같이 어두워졌고, 그 다음엔 아무것도 몰랐다….........은수의 차는 쏜살같이 달리며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감옥 입구에 멈추었다.은수가 면회를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아무도 감히 그를 막지 못했다.은수는 자신이 온 이유를 말했고, 관리자는 직접 남자를 수현이 수감된 감방으로 데려갔다.은수는 걸으면서 어떻게 수현에게 입을 열어 이 일에 관한 사실을 똑똑히 물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그러나 감방에 도착해서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똑똑히 본 순간, 은수의 안색은 돌변하더니 칠흑 같은 눈동자가 순식간에 끔찍한 핏빛으로 가득 찼다.감방 구석에서 그는 한 여자가 몸을 웅크리고 쓰러져 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마치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진 듯 여자의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녀의 창백한 안색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눈부실 정도로 빨갰다…...은수는 오는 길 내내 수현과 만났을 때 어떤 장면일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멀리서 그
은수는 차갑게 이 말 한마디만 남기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교도관은 무슨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결국 사람은 그의 통제 하에 이런 꼴로 됐으니 은수가 정말 변호사를 찾아 추궁한다면 그는 아마 정말 후과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은수를 건드릴 수 없었으니 그는 방금 폭력을 쓰던 그 여자 죄수들을 매섭게 쏘아볼 수밖에 없었다.그녀들은 도대체 무슨 약을 잘못 먹었길래 갑자기 이렇게 흉악하게 방금 갇힌 여자를 때리는 것일까?그런데 이 여자는 온은수의 약혼녀를 다치게 해서 갇힌 거 아냐?왜 그는 그녀가 다친 것을 보고 무척 긴장해 하는 것일까? 호족들의 관계는 정말 복잡했다.만약 그들이 이런 관계라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교도관도 이 여자를 그 극악무도한 죄수들과 함께 가두지 않았을 것이다.......은수는 수현을 안고 나왔고, 곁의 사람들은 그의 손에 아직도 상처가 있는 것을 보고 도와주려 했지만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들을 거절했다.은수는 마치 깨지기 쉬운 사치품을 안고 있는 것처럼 수현을 꼭 안으며 그의 손이 아파도 놓으려 하지 않았다.은수는 걷다가 문득 품에 있는 여자가 예전보다 많이 가벼워진 것을 발견했다.심지어 이렇게 그녀를 안았을 때, 튀어나온 뼈들은 그의 손을 약간 배기게 만들었다.남자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수현을 뒷좌석에 놓은 뒤 즉시 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무진은 은수의 번호를 보고 눈썹을 들었다."무슨 일이야, 차수현 씨 찾으러 간다는 사람이 왜 또 나를 찾는 거야? 내가 그렇게 좋니?""긴급한 일이야. 이곳에 생명이 위독한 사람이 있는데 즉시 개인 병실 하나 마련해줘. 절대 비밀로."은수는 기사에게 운전하라고 하면서 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현재 수현은 어디까지나 경찰에 의해 통제된 범죄 용의자였으니 만약 일반 병원에 간다면 그녀를 알아본 사람들은 아마 그녀를 가만두지 않고 엄청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은수는 어쩔 수 없이 무진을 찾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 은수는 한 세기가 지난 것처럼 느껴졌고 수술은 마침내 끝났다.의사는 수현을 밀며 피곤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은수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앞으로 나아갔다."그녀의 상황은 어떠한가? 여전히 위급한가?""지금은 괜찮습니다. 환자분 최근에 오랫동안 음식을 제대로 먹은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원래 위가 매우 취약한데다 또 다른 사람에게 세게 맞아서 위출혈이 생겼습니다. 제때에 입원해서 다행이지 좀만 더 지체되면 아마 목숨을 잃었을 겁니다."은수는 수현이 지금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안색이 마침내 약간 완화되었지만 그녀가 그 사람들에게 얻어맞아 위출혈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눈빛에 살기가 스쳤다.‘그 사람들은 정말 대담하군!’은수는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이 생겼지만 수현의 종이처럼 창백하고 또 야윈 얼굴을 보며 억지로 분노를 참으며 의료 일군을 따라 수현을 밀고 철저히 보안된 병실로 들어갔다.수현을 병실로 옮긴 후, 은수는 침대 옆에 앉아 수현을 지켰다. 그는 병상에 있는 여자를 보면서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그가 눈 깜짝할 사이에 앞에 있는 여자가 인어공주처럼 거품으로 변하여 순식간에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그렇게 은수는 홀로 밤새 이곳을 지켰다.은수는 심지어 날이 밝았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이미 밝아진 하늘을 보고 화장실에 가서 수건을 물에 적신 다음 수현의 얼굴을 닦아주었다.약간 차가운 수건이 피부에 닿자 수현은 손가락을 움직였고 이를 본 은수는 무척 흥분해하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깨어났어?"수현은 눈을 뜨고 망연하게 주위를 살펴보더니 혼수상태 전의 정경이 즉시 눈앞에 떠올랐고 그녀는 놀라서 귀를 막았다."나 때리지 마요. 난 억울하다고요. 내가 한 게 아니에요!"은수는 수현이 깨어난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매우 기뻤다. 왜냐하면 그녀가 계속 이대로 잔다면 그도 정말 안심할 수 없었다.그러나 그녀의 말을 들은 은수는 갑자기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는 문득 과거로 돌아가서 이 모든
수현의 눈빛에 가득한 방비를 보고 은수는 숨이 막혔다."난 당신을 떠보려는 게 아니라 단지......"은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수현은 사정없이 입을 열었다."지금 와서 내가 당신의 헛소리를 믿을 것 같아요?"수현은 남자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마치 그의 마음을 간파하려는 것 같았다. 한참 뒤 그녀는 조롱하는 미소를 지었다."아니면, 지금 내가 얼마나 처참한지 보고 싶어서 그래요? 그래야 당신 약혼녀에 대한 당신의 깊은 사랑을 나타낼 수 있으니까?"수현은 말한 뒤 바로 이불을 제치고 일어나 이곳을 떠나려 했다.그녀는 1분 1초도 이 남자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았고 그와 함께 있으면 그녀는 역겨웠다.다만 살짝 움직여도 그 사람들에게 맞은 상처는 다시 은근히 아프기 시작했고,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살짝 신음 소리를 냈지만 여전히 이를 악물고 꾹 참았다."수현아, 너 몸에 상처가 있으니 함부로 움직이지 마!" 은수는 수현이 침대에서 내려오며 심지어 떠나려고 하는 것을 보고 그는 그녀를 잡으려고 했다.의사는 수현의 위에 출혈이 있어서 반드시 잘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이렇게 함부로 움직이다 다시 몸을 다친다면 그녀는 또 고생할 것이다.은수의 손이 금방 수현에게 닿자 그녀는 마치 감전된 것처럼 호되게 뿌리쳤다."나 만지지 마요!"수현은 지금 은수의 말에 대해 조금도 믿지 않았고, 화살에 놀란 새처럼 눈이 붉어진 채 은수를 주시하고 있었다. 마치 그가 자신이 가장 꺼리는 적인 것 같았다.은수는 손이 어색하게 공중에서 멈추다가 다시 거두어들였다."그...... 그래, 내가 당신 친구 불러올게."수현이 흥분해 할까 봐 은수는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병실에서 나와 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가연은 원래 잠을 이루지 못한 데다 수현의 상황을 생각하니 더욱 걱정되어 잠을 자지 못했다.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그녀는 깜짝 놀라더니 왠지 모르게 수현한테 무슨 일 생겼을 것이라고 직감했다."여보세요, 수현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은
가연은 은수가 떠나는 것을 보고 더는 머뭇거리지 않고 재빨리 그가 말한 대로 수현의 병실로 갔다.방에 들어서자 그녀는 수현이 안색이 창백한 채 병상에 누워 얼굴에는 멍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딱 봐도 적지 않은 고생을 했을 것이다.가연은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고, 서둘러 다가갔다."수현아, 너 괜찮니?"가연의 목소리를 듣자 수현은 바로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그러나 필경 하루 종일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기에 수현은 힘없이 대답했고 분명 억지를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가연은 그녀의 얼굴을 만지며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수현아, 미안해. 난 네 동의를 거치지 않고 유담이의 신분을 온은수 씨에게 말했어. 이것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그가 너를 풀어줄 유일하게 방법이었어."수현은 멈칫했다. 어쩐지 은수가 갑자기 감옥에 가서 그녀를 찾더라니. 가연이 이 일을 그에게 말했던 것이다."가연아, 나도 너 이해해. 넌 나를 구하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거니까 나도 널 탓하지 않을 거야."수현은 당연히 가연을 원망할 리가 없었다. 필경 이런 상황에서 은수가 나서는 것 외에 다른 그 누구도 그녀를 구할 수 없었다.다만, 수현은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다. 그 남자는 처음부터 자신을 티끌만큼이라도 믿어준 적이 없었고 비록 이번에 그가 자신을 감방에서 구해냈다 하더라도, 그것은 단지 유담이가 그의 아들이란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는 그녀에게 묻고 싶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만약 가연이 나서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마도 은수 덕분에 고의 상해죄란 죄명을 덮어쓴 채 감옥에 들어갈 것이다.이런 남자가 과거에 자신을 사랑한다고 큰소리쳤고, 그녀도 하마터면 믿을 뻔했다니, 정말 너무 가소로웠다.......은수는 차를 몰고 예린이 있는 그 병원으로 곧장 달려갔다.병실에 도착하자 그는 노크도 하지 않고 바로 들어갔다.예린은 은수가 온 것을 보고 그가 자신을 보러 온 줄 알고 마음속으로 기뻐해했다."은수 씨, 여긴 어쩐 일로 왔어요? 회사 쪽에서
은수의 질문은 마치 번개처럼 "우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예린의 머릿속에서 폭발했다.‘망했어, 내가 요 몇 년 동안 정성껏 지어낸 거짓말이 결국 들통난 거야?’그런데 왜 하필이면 그녀가 곧 온가네 사모님이 될 이 시점에 들켰을까?"은수 씨, 내 말 좀 들어봐요. 그게 아니라…..."예린은 당황해지며 변명하려고 했지만 은수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질문은 했고, 예린의 반응도 이미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 그 온은수는 이 5년간 바로 이 교활하고 음험한 여자한테 속았던 것이다.그는 더 이상 그녀에게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은수는 손을 떼고 사람 시켜 예린이 요 몇 년 동안 한 모든 일을 잘 조사하라고 했다.그를 이렇게 오랫동안 속일 수 있었으니 그녀가 한 일도 틀림없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은수 씨, 은수 씨, 가지 마요. 난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그때 은수 씨가 처음 내 앞에 나타났을 때, 나는 첫눈에 반해서 이런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거라고요. 내가 그동안 은수 씨에 대한 감정, 당신도 잘 알고 있잖아요!"예린은 은수가 가려는 것을 보고 재빨리 남자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녀는 만약 은수가 마음을 모질게 먹고 그녀를 조사한다면, 그녀가 한 모든 일을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온가네 정보망은 전 세계 최고였고 만약 그 일들이 모두 밝혀진다면, 그녀는 엄청 비참하게 될 것이다.은수는 발걸음을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예린이 온 힘을 다해 자신에게 감정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그저 웃기기만 했다."감정? 정말 감정이란 게 있어도 그건 다 다른 사람한테서 훔쳐 온 건데,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을까요? 그런 짓을 저질렀으면 이제 책임질 때가 됐죠."은수는 예린의 손을 뿌리치고 곧장 떠났다.더 이상 이 위선적인 여자와 함께 있으면 그는 그저 역겨울 뿐이다.예린은 은수의 힘에 바로 침대에서 떨어졌고, 원래 다친 허리가 매섭게 땅에 부딪치더니 온몸은 순식간에 마비되었다.예린은 처참하게 비명을 질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