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담은 수현의 엄숙한 모습을 보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엄마는 오늘 여기저기서 자신을 찾느라 무척 고생했으니 유담은 그녀를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이렇게 생각한 유담은 순순히 수현의 품에 안기며 말했다."엄마가 무엇을 하든 난 응원해 줄 거예요. 엄마의 유담이가 영원히 엄마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란 거 알면 돼요. 앞으로 더 이상 함부로 움직이지 않을 게요. 엄마 걱정하게 해서 죄송해요."녀석의 목소리는 부드러워서 수현의 마음도 덩달아 따뜻해졌다.그녀는 녀석의 몸을 가볍게 두드리며 그의 몸에서 나는 향긋한 냄새를 맡으며 더할 나위 없이 안심했다.자신의 아들이 이토록 똑똑하고 영리한데다 또 이렇게 철이 들었으니 그녀는 부족할 게 또 뭐가 있겠는가.유담이가 곁에 있기만 한다면 그녀는 어떤 고생이든 버틸 수 있었다.두 모자가 이렇게 조용히 서로를 안고 있을 때, 비좁은 차 안에서 전화벨이 울렸다.유치원 선생님한테서 걸어온 전화였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약간 미안해했다. 방금 너무 정신이 없어서 수현은 유치원 선생님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것을 잊었다.‘아마 유치원 쪽도 유담이를 찾지 못해서 안달이 났겠지.’"선생님, 저 이미 우리 유담이 찾았어요. 안심하세요. 그는 스스로 뛰쳐나갔으니 유치원의 문제가 아니에요. 죄송해요, 제가 잘 훈계할게요."수현은 재빨리 유치원 선생님에게 사과하고 또 많은 칭찬을 하고서야 이 일을 끝낼 수 있었다.전화를 끊은 후 수현은 손가락으로 유담의 이마를 찔렀다."네가 한 일 좀 봐. 날 조급하게 만들면 그만이지만 유치원도 너 때문에 난리가 났잖아. 이따가 유치원에 가서 선생님께 사과드려. 알았니?"유담은 또 무슨 반박을 할 수 있겠는가. 이 일은 원래 자신이 몰래 유치원에서 나와서 범한 잘못이었으니 그는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수현은 녀석을 데리고 유치원으로 돌아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했다.유담이는 평소 영리한데다 수현도 억지를 쓰지 않아서 이 일은 인차 해결됐고 서로 불
대표님이 이렇게 말하자 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가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래서 수현도 억지로 입가의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회사 대표까지 이렇게 말했으니 그녀가 또 참가하지 않겠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아마 그녀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낄 것이다.수현은 은수가 그렇게 바빴으니 반드시 참가할 수 있는 건 아닌 데다 설령 그가 가더라도 그녀를 상대할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도 너무 걱정하지 않았다.마침 대표님이 회의가 끝났다고 선포하자 수현은 시간을 보더니 가져온 자료를 정리한 후 사무실에 놓고는 바로 유치원에 가서 유담을 데리러 갔다.오늘의 일을 겪으면서 그녀는 반드시 일찍 가서 녀석을 데려와야만 안심할 수 있었다.수현은 유치원에 도착했고, 차에서 내리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 집 아이가 하교하기를 기다리는 것을 보고 사람들 뒤에 서서 휴대전화를 보며 유담이 나오기를 기다렸다.잠시 서 있다가 유치원의 하교 종소리가 울리자 한 무리의 어린이들은 하루 종일 수업해서 가뜩이나 답답했고 종소리를 말을 듣자마자 재빨리 뛰어나왔다.수현은 고개를 들어 안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유담은 한눈에 그녀를 보았고, 무척 기뻐하며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러나 몇 걸음만에 한 남자가 갑자기 앞으로 비집고 들어가더니 유담의 몸에 부딪혔다.유담은 비틀거리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고 그 남자는 재빨리 그를 붙잡았다."미안해 꼬마야, 실수로 부딪혔네. 난 우리 집 아이를 찾느라 길을 보지 못했어."말하는 사이 그 남자는 아주 빠른 속도로 무언가를 유담의 책가방에 넣었다.유담은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이 남자가 다른 어린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라고 생각하며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괜찮아요, 아저씨,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걸요."말이 끝나자 유담은 수현을 향해 달려갔다.수현은 그가 낯선 남자와 말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사람은 왠지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수현은 다소 궁금해하며 물었다."유담아, 너 그 사람 알아?"유담은
수현은 구석에 앉아 연회장에서 제공한 음료를 손에 들고 홀짝홀짝 마시고 있었다.그녀는 원래 교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더욱 사람들 앞에서 나서고 싶지도 않아 그냥 조용히 앉아 연회가 끝나길 기다렸다.잠시 후,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이 수현을 향해 걸어왔다."수현 씨, 오랜만이야.""오랜만이에요, 미스터 스빈치."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해서 본부에서도 특별히 사람을 파견했고 마침 스빈치는 수현의 전 상사였다. 그는 전부터 수현의 능력을 인정해 왔고 두 사람은 또 오랜만이라 수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두 사람이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연회장에서는 우아한 음악 소리가 울리며 사교춤을 출 시간이 되었다.수현은 당연히 이런 코너에 흥미가 별로 없었지만 스빈치는 오히려 좀 추고 싶은 듯 앞으로 다가가서 수현을 초청했다."수현 씨, 우리 춤 좀 추지 않을래?"수현은 멈칫하다 거절하려 했지만 스빈치는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바로 수현을 끌고 무도장으로 갔다.이렇게 된 이상 수현도 거절하기가 좀 그래서 그와 같이 춤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연습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현은 전에 배운 스텝을 거의 까먹었고, 가끔 실수로 남자의 발을 밟았다.수현은 매우 난감해져서 스빈치더러 파트너를 바꾸라고 하려고 했지만 스빈치는 기어코 그녀를 가르쳐 준다며 그렇게 두 사람은 천천히 무도장 가운데에서 춤을 출 수밖에 없었다.다른 한쪽, 마침내 사람들 속에서 벗어난 은수는 방금 수현이 앉아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는데 거기에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고개를 돌리자 옆에는 또 몇 명의 여자들이 재잘재잘 수다를 떨고 있었다."저 사람 차 팀장님의 남자친구인가? 꽤 멋있어 보이는데.""어머, 그 남자 엄청 인내심 있는 거 좀 봐. 그렇게 심하게 밟혔는데도 화를 내지 않는다니. 차 팀장님 정말 행복한 여자야."은수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몸을 돌려 샴페인을 마시고 있는 한 여인에게 손을 내밀었다."같이 춤출래요?”은수의 초청을
그러나 수현은 비록 그렇게 생각했지만 무도장에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그녀는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그녀도 이런 사소한 일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지 않았다.수현은 목소리를 낮추고 은수를 노려보며 말했다."이 손 놔요."은수는 수현이 화가 난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이렇게 가까이 그녀를 본 적이 없었고 지금 겨우 기회가 생겨 그녀가 자신의 품 속에 있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으니 은수는 또 어떻게 쉽게 손을 놓을 수 있겠는가?은수는 수현의 항의를 듣지 못한 척하며 그녀의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을 약간 더했다.남자의 뜨거운 손은 옷을 통해 그녀의 피부에 전달되면서 수현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고 이때 노래도 시작되었다.주위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음악에 따라 나풀나풀 춤을 추기 시작했다."음악이 시작되었으니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말자." 은수는 수현의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말을 한 다음 수현을 데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수현은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이 모든 것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보고 만약 자신이 은수와 다투기 시작한다면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래서 수현은 잠시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은수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다만, 영문도 모른 채 은수에게 당한 수현은 마음이 시원치 않았다. 마침 그녀도 스텝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으니 아예 아무렇게 추기 시작했다.수현은 하이힐을 신은 채 은수의 발을 사정없이 밟았다.은수는 수현에게 여러 번 밟혀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눈을 드리우니 수현이 마치 장난치는 어린아이처럼 교활한 미소를 짓는 것을 보고 차마 화를 내지 못했다.만약 자신을 몇 번 밟았다고 해서 그녀를 기쁘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겠지.수현은 은수를 여러 번 세게 밟으며 단단히 복수했고 이 남자가 자신을 놓을 수 있도록 일부러 힘을 많이 썼다.그녀가 고개를 들어 은수의 찌그러진 표정을 보려고 할 때, 남자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깊은 호수
이 여자는 바로 오랫동안 실종된 차예진이었다.여자는 수현을 한참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을 때에야 정신을 차리며 표정을 정리했다.그러나 예진의 충격은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방금 은수와 무도장 가운데서 춤을 추는 사람이 바로 차수현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그녀는 죽어도 그 얼굴을 잊을 수 없었다.‘근데 차수현은 이미 죽었잖아? 어떻게 이런 자리에 나타나서 모두의 초점이 되었을까?’예진은 손에 든 술잔을 꽉 쥐었다. 그때 차가네 집안은 은수한테 복수를 당했고 그녀도 하룻밤 사이에 재벌 집 아가씨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재수 없는 년으로 변했다.그래서 그녀는 결국 낭패하게 s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 요 몇 년 동안 줄곧 남의 시중을 받는 생활에 익숙해진 그녀는 또 어떻게 마음을 가다듬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을 할 수 있겠는가.예진은 그저 자존심을 버려 자신의 괜찮은 미모로 자색으로 천천히 그녀를 위해 돈을 써 주는 남자 몇 명을 찾았고 또 몇 차례 성형수술을 거쳐 기본적으로 얼굴을 바꿨다.그리고 그녀는 지금 또 한 영감과의 관계에 의지하여 자신의 신분을 바꾸었기 때문에 이렇게 다시 대중의 시야에 나타날 수 있었다.요 몇 년 동안 생긴 일에 대해 예진은 돌이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은 아직 잘 살아있고 수현은 이미 죽어 시체로 변했다는 것을 생각하기만 하면 예진은 여전히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했고 마음도 그렇게 괴롭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수현이 이렇게 생생하게 살아있고 심지어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을 수 있으며 은수의 사랑까지 받는 것을 보고, 강렬한 증오가 예진의 마음속에서 솟아올랐다.그녀는 차수현이 자신보다 더 잘 지내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았기에 오늘 밤 반드시 수를 써서 이 천한 년이 망신을 당하게 할 것이다.수현은 예진의 눈빛에 온몸이 불편해지며 심지어 소름까지 돋았다.바로 이때, 노래는 서서히 멈추었다.수현은 더 이상 은수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온은수 씨, 나 이제 화장실에 가야
예진은 옆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와인 한 잔을 들고 다가갔다.수현의 곁에 도착하자 예진은 미끄러지는 척하며 손에 든 와인을 수현의 원피스에 쏟았다."아......"수현은 가만히 앉아 있다가 차가운 와인에 숨을 들이마셨다.예진은 얼른 사과하면서 손수건을 들고 닦아주었다."미안해요, 내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와인을 쏟았네요. 정말 미안해요.""괜찮아요."수현은 원래 화가 좀 났지만 눈앞의 사람은 고의가 아니었고 사과하는 태도도 성실해서 그녀도 따지기가 좀 그래서 그냥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닦으려고 했다.그러나 수현이 입은 원피스는 옅은 색깔이라 와인을 쏟았으니 와인 자국이 너무 선명했고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어떤 곳은 흠뻑 젖어서 심지어 그녀가 안에 입고 있는 속옷까지 은근히 볼 수 있었다."미안해요, 내 잘못이니까 아가씨 나랑 같이 저 탈의실로 가요. 내 차에 다른 옷 한 벌 있는데, 그거 입어요."예진은 수현이 가려는 것을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수현은 원래 직접 떠나려고 했지만, 이렇게 나가면 너무 보기 흉해서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럼 부탁할게요."예진은 그제야 수현을 데리고 홀 옆에 있는 탈의실로 갔다.수현은 휴지로 와인 자국을 닦으면서 예진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수현의 마음속에는 자꾸만 이상한 느낌이 들었고 가시지 않았다. 이 여자는 매우 낯설고 수현은 또 이 여자를 본 적이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좀 익숙하다고 느껴졌다.수현은 이런 이상한 충돌감이 대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기에 그냥 자신이 예민한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수현은 갑자기 가슴에서 이상한 열기가 엄습하는 것을 느꼈고 원래 하얀 얼굴이 서서히 붉어지며 머리도 점차 혼미해졌다. 마치 한 덩어리의 불이 그녀의 이성을 태우고 있는 것 같았다.수현은 눈살을 찌푸렸고 가슴을 움켜쥐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그러나 그녀는 도수가 낮은 샴페인만 조금 마셨을 뿐,
남자는 눈이 갑자기 밝아졌다.그는 원래 예진이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자신더러 망치려고 하는 여자가 틀림없이 엄청 못생긴 여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이런 미인이었다니.그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며 얼굴에는 음란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수현은 발자국 소리를 듣고 억지로 눈을 크게 떴고, 생김새가 옹졸한 남자가 음탕하게 웃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바로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현은 일어서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힘이 하나도 없었다.이를 본 그 남자는 즉시 달려들었다."예쁜이, 발버둥 칠 필요 없어. 보아하니 남자가 많이 그리운가 보지? 이 오빠가 잘 해줄 테니까 아가씨도 만족할 거야…..."수현은 지금 온몸이 매우 더웠지만, 여전히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다."난 당신이 누군지 모르니까 당장 나가요. 그렇지 않으면,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겠어요!"수현은 가능한 한 강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약물의 작용으로 유난히 무기력하여 전혀 위협적인 작용이 없었다.남자는 두려워하기는커녕 더 흥분해지며 수현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연회장 안.은수는 가까스로 치근덕거리는 여자들한테서 벗어났지만 수현이 이미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이미 떠났나?’은수는 휴대전화를 꺼내 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한참 지났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화라도 난 건 아니겠지?’은수는 미간을 더욱 세게 찌푸리며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갑자기 전화가 연결되었다."살려...... 살려줘요! 빨리 와서 나 좀 구해줘요......"말이 떨어지자마자 전화는 바로 끊겼다.은수는 표정이 돌변했다. ‘수현 지금 위험에 빠졌나?’그는 즉시 연회장에 있는 그 웨이터들을 찾아왔다."너희들 혹시 그 베이지색 긴 원피스를 입고 방금 나와 춤을 춘 여자 본 적 있어? 이미 이곳을 떠난 거야?"웨이터 몇 명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었다.은수는 안색이 어두워
수현은 자신이 질식할 것만 같았고 지금 머릿속에는 뜻밖에도 그 사람의 이름이 떠올랐다.온은수…...방금 그는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고 지금 또 여기에 있었으니 만약 그가 오지 않는다면, 그녀는 정말 끝장날 것이다.수현이 절망에 빠졌을 때, 문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여기인가?"은수는 앞에 굳게 닫힌 문을 보고 입을 열었다.수현은 은수의 목소리를 듣고 즉시 목소리를 내여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려 했다.그러나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남자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으윽!"남자의 더러운 손이 그녀의 입을 막자 수현은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발버둥 치려 했지만 여전히 헛수고였다.이때 문밖은 사람이 떠난 것처럼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수현은 점차 절망에 빠졌지만 다음 순간, 갑자기 누군가가 밖에서 매섭게 문을 걷어찼다.수현은 눈을 크게 뜨고 열린 문에서 은수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고, 마침내 긴장을 풀며 몸은 허탈해진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남자는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당황해서 손을 놓았지만 여전히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당, 당신 누구야? 내가 내 여자와 여기서 정상적인 일을 좀 하겠다는데, 당장 나가."은수는 이 남자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의 눈빛은 땅에 쓰러진 수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지금 그녀는 양쪽 볼이 모두 부어올라 비정상적인 붉은색을 띠고 있었고 줄곧 맑은 눈동자는 혼탁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안개가 낀 것 같은 눈빛은 딱 봐도 이상했다.순간 은수는 싸늘한 기세를 내뿜으며 지옥에서 온 악마처럼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고 그 남자는 바로 겁에 질려 일어나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은수에게 호되게 한 발로 걷어차였다.은수는 그 사람의 뼈가 부서지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힘을 주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는 지금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까지 생겼다.그러나 수현의 고통스러운 숨소리는 억지로 그의 이성을 끌어당겼다.은수는 냉정해지며 몸에 입은 양복을 벗고 수현의 몸에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